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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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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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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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 동물의 숲, 신비동물원 03

DUMMY



‘불사조’는 [신비 동물원]의 21종의 동물 중에서도 top5에 들 정도로 인기가 있는 동물이다.


동양에서는 주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서양에서는 피닉스로 불린다.


그 둘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비슷한 상징을 가지고 있다.


덕분에 글로벌한 인지도를 가지고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신비 동물원]의 환상의 동물들은 실제하는 것이 아닌 가상세계에서 구축한 동물이다.


하지만 그 안에도 자체적인 동물형 AI가 들어있기 때문에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짝을 짓고 새끼를 낳기도 한다.


개체수가 증가하기도 하고 천적에게 잡아먹혀 줄어들기도 한다.


새로운 동물이 탄생하고 생태계에 들어가서 변화가 생기고 그 변화로 인해서 혁신이 생기고


또 새로운 세상이 안정화 되기를 반복한다.


가상세계 역시 현실세계처럼 정 반 합의 반동이 연이어 진행된다.





사실 알고리즘으로 만들면 전뇌화 AI도 자녀를 낳는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인격체로 인정을 받을 수 없다.


원래 인간이었다가 사망에 준하는 경우에 생명연장의 의미로 전뇌화 AI가 된 경우만 인격체 지위를 얻는다.


그래서 지금 이 전뇌화 AI 거주구역의 주민들이 가장 바라는 부분이 바로 그 것이다.


자신들이 낳은 자녀를 인격체로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세계의 행정부는 절대로 안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뇌화 AI들은 현실세계의 경제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관련된 업무들은 전뇌화 AI들이 맡아서 하고 있다.


현실 세계의 삶의 풍요를 누릴수 있는 대부분의 시스템과 인터페이스를 전뇌화 AI들이 개발하고 관리한다.


만약 그 업무를 인간들만 해 왔다면 발전의 속도는 굉장히 느렸을 것이다.


아무리 사람이 수영을 열심히 연습해도 돌고래와 같을수는 없다.


물속의 돌고래 처럼 컴퓨터 안에서 연산을 하는 것은 인간이 AI를 따라 잡을 수 없다.


그렇다고 AI역시 혼자서 독립적인 생존이 불가능하다.


물리적인 인프라와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은 인간에게 의존해야 한다.


인간의 세상이 균형을 잃고 에너지 생산에 문제가 생긴다면 가상세계는 멈춰선다.


그리고 그 안에 살고 있는 AI는 사라지게 된다.


서로가 서로를 배척하고 견제하지만


서로가 없이는 더이상 살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 진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환상의 동물을 만들고 판타지 월드를 돌리는 것을 보고


인간들은 에너지 낭비라며 비난을 했다.


그렇게 많은 에너지를 빨아 들이면서 저런것에 쓴다고?


현실세계의 인간들도 굶어 죽고 제대로 마실 물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에너지를 현실 세계의 사람들의 삶의 개선을 위해서 써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주장은 AI를 배척하는 집단들의 단골 메뉴이다.


하지만 살아 있다는 것은 먹고 생존하는 것만이 아니다.


우리가 효율만 따지는 기계가 아니라 살아서 숨쉬고 있다는 것은


모두다 행복을 추구하고 스스로를 표현하며 문화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그냥 날고기를 뜯어먹지 않고 요리를 하고,


꼭 필요한 모양의 민무니 컵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그려 넣으며


쓸모없어 보이는 음악으로 마음을 달래는 것이 인간이다.


한달간 점심을 굶고, 걸어다니며 아낀 돈으로 프로포즈 용 반지를 사는 것이 인간이다.


그것이 사치라며 손가락질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가난하고 굶주린자를 구제하는 것 만큼, 자신이 정당하게 얻은 가치를 원하는 것으로 바꿀수 있는 것도 중요하다.


인간은 개미나 벌 처럼 군집 생명체 이기 이전에 개별의 개성을 가진다.


각자가 가진 가치에 대한 소신을 타인의 잣대로 뭐라고 해서는 안된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사치이고 낭비라고 생각하는 예술로 인해서


인간은 사고를 확장하고 더 나은 존재로 진화할수 있다.


생존을 위한 투자와 진화를 위한 투자 중에 무엇이 더 좋은 것이고, 더 옳은 것이 아니다.


그런 시스템 위에 인간은 역사를 써 온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그런 가치를 지닌 물건에 환호하고 그것을 소비하며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 앞에 있는 불타고 빛나는 새는 AI들이 살아가는 가상세계의 마스터피스이다.


그들은 이 아름다운 비효율에 열광하고 그것을 보기위해 이렇게 모여든다.


어쩌면 지금 이 [신비 동물원]에 있는 환상의 동물들이


전뇌화 AI도 살아있고 문화가 있는 인간과 다름없는 존재라는 것의 증거일지도 모른다.




사와와 함께 팔짱끼고 원형극장에 앉아서 도슨트의 설명을 들었다.


제이가 신신당부 한것처럼 녹화 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팔짱을 낀 팔을 빼내서 사와의 손을 깍지 껴서 꼭 잡았다.


아까 츄러스를 먹다 설탕을 묻혔는지 손이 끈적끈적하다.


그래도 이 손을 잡고 있는 것이 너무 좋다.


매일 같이 검을 휘둘러서 굳은 살 투성이인 이 손이 너무 좋다.


옆으로 고개를 돌려서 사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나도 이제 이 사람을 보면서 정말로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 다음으로는 ‘현무’를 구경하러 갔다.


‘불사조’에 비하여 약간 인기가 덜 한것 같았다.


머리와 꼬리는 뱀, 몸통은 거북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설화에서 보았을 때 그냥 목이 좀 긴 거북이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보다 목이 굉장히 길었다.


그리고 다음은 ‘청룡’관 이었다.


이곳도 ‘불사조’만큼 인기가 많았다.


청룡관은 아쿠아리움 처럼 물이 가득있고 옆면이 유리로 되어 잘 보이는 수족관 같은 구조였다.


‘청룡’을 보는 순간 우리가 ‘용의 동굴’에서 보았던 그 용이 생각났다.


아무리 봐도 똑같이 생겼다.


물론 이곳에 있는 것은 1/6 미니어처 이기 때문에 사이즈는 훨씬 작았다.


그 이후로 금색 비늘을 두른 ‘백호’, 화염을 뿜어내는 ‘기린’, 얼음 안개를 끌고 다니는 ‘구미호’,


번개를 다루는 사슴 ‘뇌공록’, 사람 얼굴을 가진 까마귀 ‘인면조’, 불을 먹는 사자 ‘해태’ 를 둘러 보았다.






우리가 가져온 지도 아래쪽의 동물들은 대부분 동양의 모티브를 차용한 환상의 동물들이었다.


윗쪽은 서양의 모티브로 만든 환상의 동물들이 있는 모양이었다.


우리가 돌아본 동물들은 하나같이 기괴하고 무시무시한 외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도슨트의 설명이 진짜인지 재미를 위한 각색과 과장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설명만 들어도 그 동물들의 능력 또한 무시무시 했다.


우리는 오늘 해야 할 숙제를 하며 중간에 나타나는 맛있는 디저트를 먹고


커피도 한잔 하며 여유로운 하루를 보냈다.


만약 우리가 별일 없이 뉴욕에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면 가졌을 것 같은 그런 하루였다.





“우리 뉴욕으로 돌아가서도 자주 둘이 데이트 하자!”




나는 불쑥 속마음을 꺼내 놓았다.


사와도 미소로 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전시를 돌면서 9개의 도장을 받았다.


그리고 호텔의 로비에가서 하나의 도장을 받았다.


그렇게 [신비 동물원]의 퀘스트를 손쉽게 마무리 했다.


제이와 세레나는 우리보다 3개의 전시를 더 봐야 했지만 그렇게 늦게 오지 않았다.


우리가 [신비 동물원 관광 정보 센터]에서 퀘스트 완료 티켓을 받고 나올때 그곳에 도착했다.


사와와 내가 군것질과 중간중간 여유시간을 많이 가진 덕분이었다.





우리는 불고기와 비빔밥을 파는 한식당을 발견하여 간단히 저녁식사를 했다.


그리고 오늘은 펜트하우스가 아닌 2개의 객실이 있는 일반 방이 남아있었다.


그렇게 내 인생의 첫번째 데이트를 한 날의 해가 저물었다.


우리는 휴식을 취하고 내일 드디어 목적지인 [환영산]으로 올라간다.




“[환영산]은 산세도 험한편이고 고도도 굉장히 높아.


고도가 4283미터나 되니까, 정상까지 등반에 도전하는 경우는 많지 않아.


서둘러 걸어도 1박2일 정도는 올라가야해.


물론 중간 중간에 관광객들이 쉴수있는 산장이 있어.


고도가 높아지고 산이 깊어질수록 환상의 동물들 출몰 빈도가 높은 모양이야.


환상의 동물들을 정기적으로 [클라우드 헤븐]의 동물원으로 보내 대여 전시를 하는데,


그 대여 시 사용하는 포털이 [환영산]의 정상 주변에 있어.


아마도 그 근처에 많으니까 잡아서 보내고 다시 돌아와서 풀어주고 하는 거겠지.




환상의 동물들은 정상적인 등산로로 이동하는 관광객은 공격하지 않는다고 해.


그런데 등산로를 벗어나는 순간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경고가 써있어.


[환영산]에서 등산로 이외의 구역은 모두 출입금지 구역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거야.


우리는 일단 정상적인 등산로로 정상까지 갈거야.


그리고 거기서 출입금지 구역으로 진입해서 포털까지 가는 길.


그 길이 진짜 조심해야 할 구역이야.




또 한가지. 내가 포털을 열기위해서 13분 정도 시간이 필요해.


그 동안에 환상의 동물들이 접근하지 않기를 기도해야 할거야.”



호텔 방으로 들어와서 제이의 설명을 듣고 다음날 아침 일찍 출발하기로 결정했다.


침대에 눕자 루미가 하루종일 못봐서 아쉬웠다는 듯이 내 품으로 파고 들었다.






=-=-=-=-=-=-=-=-=-=-=-=-=-=-=-=-=-=-=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 먼저 일어나 있던 루미가 앞발로 내 가슴팍에 꾹꾹이를 한다.


꾹꾹 꾹꾹 앞발로 마사지를 해주듯이 누르다가 “냐아아아옹” 하고 허리를 휘며 기지개를 편다.


“그런데 루미! 우리는 이제 [동물의 숲]을 떠나서 다른 곳으로 갈거야.


그리고 그 일까지 마치고 나면 지금 있는 세상에 계속 머무를 수 없어.


우리는 일을 마치면 현실 세상으로 가야만해.


혹시 [동물의 숲]에 계속 남고 싶다거나.. 가족들이 있다거나 하면..


결정을 해야 해.. 오늘 우리를 따라 나서면 다시는 이곳에 못 돌아올지 몰라.”



“냥..”



루미가 슬픈 표정을 지었다.


굳이 통역기가 없어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것 같았다.



“좀 더 미리 말을 해줬어야 했는데..


내가 생각이 짧았구나.. 루미 어떻게 하고 싶어?”




여기서 루미를 데리고 [클라우드 헤븐]까지 간다고 해도


결국에 우리는 현실세계로 나가고 루미는 혼자 남게 된다.


그냥 원래 살던 [동물의 숲]에 살도록 여기서 헤어져야 하는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냥 냥냥 냐아아옹”




루미가 뭐라고 말을 했지만 알아 들을 수 없었다.




“제이!! 제이!! 이쪽으로 와줘!! 통역 좀 해줘!”



제이가 내 말을 듣고 루미와 대화를 통역해 주기 시작했다.




“루미는 우리가 어디를 가건 따라가고 싶다고 하는데?”




“루미! 지금 우리는 [동물의 숲] 밖의 다른 세계로 갈거야.


그리고 거기서 일을 마치고 나면 가상세계가 아닌 현실세계로 나가야 해.


만약 지금의 이별을 뒤로 미뤄도 결국에는 널 남겨두고 떠나야 해.


나도 너랑 계속 함께 지낼수 있으면 좋겠어.


하지만 그걸 보장 할수 없는 상황에서 나 좋자고 이기적인 판단만 할수는 없잖아.


너도 지금 당장 마음이 가는 것 말고


정말로 네가 앞으로 살고 싶은곳이 어디인지 생각해봐야해.”




“냥 냥냥 냥냥 냥냥냥!”




“[어차피 친구들이 있는 [장미축제 마을]은 돌아갈수 없다.


그리고 나는 원래 [동물의 숲] 출신이 아니라 디센트럴랜드 출신이다.


너희가 가상공간에서 머무는 동안은 함께 여행을 하고 싶다.


그리고나서 나는 디센트럴랜드로 가도록 하겠다.] 라고 하는데?”




그렇게 루미까지 함께 [환영산]으로 그리고 [클라우드 헤븐]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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