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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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맨
작품등록일 :
2024.05.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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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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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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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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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 현실에 눈을 뜨다 01

DUMMY


“왓 더 FXXX!!!!!”




꽤나 오랜 수면을 마치고 눈을 떴다.


그리고 유리 뚜껑이 있는 유선형의 관처럼 생긴 수면 캡슐안에 있는 나를 발견하고 낮설었다.


내 기억은 전뇌화 AI가 되어서 [클라우드 헤븐]으로 침투한다는 계획.


그리고 이 곳에 누워서 한숨 푹 자고 일어난 것 같다.


우리가 하려던 일은 잘 마무리가 된 것일까?


제대로 해결이 되었 건 실패를 해서 중간에 깨어난 것이 건 뭔가 진행된 것이 있겠지.


나는 관뚜껑 같은 유리문을 밀고 몸을 일으켰다.


팔뚝에 정맥주사로 영양분을 공급받고 있었던 것을 뽑아냈다.


그리고 그 타이밍에 내가 처음 들었던 소리는 방금 [왓 더 FXXX!] 하는 하이톤의 욕설이었다.


고개를 돌려서 누가 내뱉은 것인지 알아보았다.


제이의 어머니가 소스라치게 놀라서 거의 주저앉으며 외친 것이었다.


평소에 욕이라고는 하는 방법 조차 모를것 같이 점잖으신 분도


극도로 놀라면 자기도 모르게 욕이 튀어 나오는 모양이다.




“놀라셨어요? 죄송합니다..”





이 말을 뱉는데 목도 완전 잠겨서 허스키 한 소리가 나간다.


그리고 몸에 힘이 하나도 없다.


말 그대로 피죽도 못먹어서 그런지 배가 고프다는 느낌과는 좀 다르게 속이 쓰린것 같은 기분이다.


뭐라도 빨리 음식물을 입에 넣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올라왔다.





“아니, 돌아올때가 되면 미리 연락을 준다더니..


제이 이놈 새끼는 엄마한테 이렇게 통 연락이라는 걸 안하고 산단다.


레온 몸은 좀 어떠니? 거의 한달 가까이 긴 수면이어서 몸 상태가 안좋을 지도 몰라.”




‘한달?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나? 나는 그냥 한숨 푹 자고 일어난 것 같은데.”




“아, 저는 괜찮.. 아.. 아이고..”




괜찮다고 말하며 수면 캡슐에서 밖으로 나오려고 하는데 내 몸이 맘대로 안움직였다.


다리에 힘이 풀린 것 같았다.


내가 옆으로 쓰러질 것 같이 휘청하는 바람에 제이의 어머니가 와서 나를 부축해주셨다.


제이 어머니의 부축을 받고 수면 캡슐에서 나와서 의자에 앉았다.





“삐, 삐, 피시이익.”




마치 취사를 마친 전기 밥솥에서 김 빠지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수면에서 깨어나는 신호를 동시에 주었어도 약간씩 시간차가 생기는 모양이다.


육체가 수면에서 깨어나는 신호를 감지 하는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그렇게 사와의 캡슐에서 소리가 나고 사와가 깨어났다.


사와도 나와 비슷하게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내가 일어서서 부축을 해주려고 했는데, 나 역시 지금 누군가를 도울 상태는 아니었다.





“레온, 지금은 무리하지 말고 가만히 앉아 있으렴.


걱정말고, 사와는 내가 부축해주마.


다들 깨어나면 일손이 더 필요하겠네..


여보!!!!! 여보!!!! 이쪽으로 와봐요!!!”





제이의 어머니는 사와를 부축해서 수면 캡슐에서 꺼냈다.


그리고 의자에 앉혀 주면서 지하실 위 계단으로 제이의 아버지를 호출했다.


얼마 후에 제이와 세레나의 수면 캡슐에서도 아까 들렸던 전기 밥솥에서 들린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몽롱한 상태로 제이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치킨스프를 먹었다.


한참 빈속이었으니 천천히 먹으라고 몇번을 당부하셨지만 나는 의욕적으로 먹고 한그릇 더 달라고 부탁드렸다.





우리 중 제이는 상대적으로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그리고 제이는 이미 AI거주구역에서 있었던 기억들을 모두 다운로드 받아서 인식하고 있었다.


우리 셋은 그곳에서 있었던 기억 데이터들을 3배속으로 직접 시청해야 했다.


ㅁ튜브에 올라간 영상은 보통의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백업해 두는 것과 같이


소지하고 있는 카메라와 마이크로 녹화한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중간 프레임을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재창조한 영상이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시청하여 머릿속에 넣고 있는 기억데이터는


우리 셋이 각자가 직접 겪었던 것과 생각했던 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AI의 로우 데이터였다.


일어났던 일과 상황 뿐만 아니라 본인이 그 시점에 했던 생각들도 볼수 있다.


하지만 본인이 인지하지 못했거나 왜곡해서 받아들였던 상황이 있다면 그렇게 왜곡된 채로 보게 된다.


당시에 잘못 알아들었던 것이 있다면 그 잘못된 내용으로 기억을 하게 된다.





우리는 제이 어머니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체력을 회복하고


며칠간은 가상세계에서의 기억들을 습득하는데 쓰기로 했다.


제이의 부모님은 SNS나 미디어를 많이 보지 않으시는지 우리가 갈때까지도 현재 상황을 모르고 계셨다.


제이가 현재까지의 상황을 설명드렸다.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는 듯이 표정이 좋지 않으셨다.


그리고 회사의 법무팀 사람들을 불러서 방안을 마련해 보겠다는 소리가 들렸다.






“아, 저 말씀중에 죄송한데,


만약 지금 회사분들이 개입하시면 이 불똥이 부모님 회사까지 영향을 줄수 있을것 같아요.


마치 이 불법행위가 회사 차원에서 조장했다고 법원이 판단하면


큰 제재를 받으시거나 주가 같은게 문제가 생긴다거나 하지 않을까요?”





나는 기억 데이터를 습득하는 중에 제이와 부모님 간의 대화를 주워듣고 중간에 끼어 들었다.


그리고 차라리 형이 변호사이기도 하니 형에게 연락을 해 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일단은 우리가 부모님 집에 전뇌화 장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하자고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마당에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쪽으로 전략을 짜야 했다.




나는 전화기를 들어 형의 번호를 찾았다.


버튼을 누르기 전에 약간 머뭇거렸다.


나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기도 하고 같이 보낸 시간이 많지 않아서 형과 그렇게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


차라리 아빠가 형 같은 느낌의 존재이고 형이 아빠 같다는 생각을 한적도 있다.


형을 싫어한다기 보다 좀 어려워 한다.


물론 몇달 전에 법원에서 인격체 지위를 얻고 뉴욕 생활을 시작했을 때,


같이 와서 가족간의 친목을 다지는 시간이 있었다.


형이 나에게 무뚝뚝하게 군다거나 하는 것은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편하지만은 않았다.


차라리 형 보다 형수가 더 편할 정도니까.


하여간 지금 도움의 손길을 구할 사람은 형 말고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나는 망설임을 끝내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레온!!! 너 어디야!! 지금 어디에 있니? 괜찮아??”



전화를 받자마자 격정적인 목소리로 나의 안부를 물었다.


형은 현재 온라인에서 영상 때문에 난리가 난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하긴 지금 상황은 신문과 티비, 라디오, 각종 SNS를 가릴 것 없이 우리와 관련 된 이슈로 도배가 되었다.


전세계적으로 이런 상황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세상의 모든 이슈를 빨아 먹었다.


가끔 중동에서 전쟁이나고, 미국 대선에서 접전이 벌어지면


전세계 급에서 다른 모든 이슈들을 잡아 먹고 세계인의 시선을 잡아 끌곤 했다.


하지만 그것도 언론에서 어느정도 요란을 떠는 것이지


실제 전체 인구의 대부분이 그 이야기에 매몰 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 남녀노소 할것 없이 우리와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





어떤 사람은 살아있는 인간이 전뇌화를 한것에 대한 테크 관련 이야기를 떠들었다.


그리고 같은 주제에 대해서 법적인 부분과 도덕적인 문제를 집는 사람들도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현실세계의 일반인들에게 많이 공개되지 않은 전뇌화 AI거주구역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동물의 숲]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있었고, [클라우드 헤븐]에서 센트럴 파크 지하에


비밀 기관이 숨어 있다는 이야기도 엄청난 이슈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재 전세계 경제에서 큰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 AI들이 독립국가를 설립하려 한다는 것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다.


정말 모든 언론에서 우리의 이야기와 그에서 파생된 주제를 다루었다.


과장이 아니라 토시 그대로 우리 이야기로 도배가 되었다.


어지간히 세상에 담 쌓고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면 모를수가 없었다.





”형 지금 전뇌화 AI는 수면상태로 두고 현실로 돌아왔어.“




”그렇겠지, 그러니까 지금 전화를 했겠지. 지금 어디에 있는거야?“




”어.. 그건 혹시 도청 될수도 있으니까..


형 만나서 이야기 하는게 좋지 않을까?“




”그래 내가 방송에서 네 이야기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이놈아 사고를 쳐도 어떻게 이렇게 큰 사고를 쳐!!


어휴.. 그건 만나서 더 이야기 하고..


일단 형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좀 해본 것이 있어.


잘 들어! 그리고 빨리 결정해서 빨리 움직여야 해.


이번 일은 법리적 싸움에 앞서서 정치적 사안이야.


네가 먼저 유리한 포지션을 잡아야 해. 알겠니?“




”응, 형..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






형은 생전 들어 본적없는 화난 목소리 같았다.


하지만 요점을 잘 정리해서 확실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그리고 다시한번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했다.




”응, 알았어. 친구들이랑 빨리 상의 해 보고 바로 전화 줄게.


응, 알았어. 고마워. 형.. 미안해..“





형과의 통화를 마치고 제이와 제이의 부모님이 있던 거실로 갔다.


그리고 다른 방에서 지난 기억들을 보고 있던 사와와 세레나를 불렀다.


모두 다 모여서 형이 해준 이야기를 설명해 주었다.




현재 상화은 빼도 박도 못하고 법을 어긴 것이다.


지금 그것을 은폐하거나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대한 협조적으로 법원에 가서 감형을 받아야 한다.


정황 설명을 잘하고 입장을 잘 정리해서 인류를 위해서라거나 뭔가 당위성을 법원에 어필해야 한다.


검찰이나 수사기관에도 최대한 먼저 협조를 하고 기소 자체를 최소한의 항목으로 받아야 한다.


검찰에서 먼저 기소를 하거나 언론에 입장 발표를 하기 앞서서


우리가 먼저 자진 출두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현재 뉴욕주 검사장이 형의 로스쿨 동기라 친분이 있다고 한다.


만약 우리가 승락하면 자기가 그 친구에게 전화해서 자진 출두를 하겠다고 말하겠다.


그리고 그 친구와 형량 협상을 하건 최대한 정부에 협조하여 형량을 줄이고


가능하면 국가를 위해서 어쩔수 없이 긴급 상황에 범법을 한것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보겠다.


그렇게 하면 다들 초범이고 악의적인 목적이 없었으니 집행유예 까지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형이 생각해본 최선안은 그 방향이라고 말을 해 주었다.


그리고 그 결정은 최대한 빨리해서 우리가 검찰이 기소해서 체포되는 모양새가 아니라


기소 전에 자진 출두하고 협조적인 포지션을 잡는게 중요하다고 했다고 말을 전했다.






친구들의 표정은 좋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심각하지도 않았다.


아직 장기 수면 상태에서 깨어난지 얼마 안되서 정신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가상세계의 정보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부하가 온 것인지 빠릿해 보이지 않았다.


제이는 내 말을 듣는 동안에 고개를 끄덕 끄덕 했다.


대체로 동의 하는 것 같은 모양새 였다.


그리고 거의 유죄는 빼박이고 최대한 형량 협상을 해야 한다는 말에


제이의 부모님은 이야기를 듣는 내내 한숨을 쉬시고 표정을 구기셨다.


특별히 대답은 안하신채 제이 어머니가 머리를 부여잡고 약간 어지러워 하셨다.


제이가 어머니를 부축해서 거실의 소파로 모시고 가서 앉혀 드렸다.


제이의 아버지도 물을 한 잔 컵에 따라서 벌컥벌컥 들이키셨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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