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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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맨
작품등록일 :
2024.05.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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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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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 클라우드 헤븐 04

DUMMY

우리의 이야기가 길어지자 루미는 구석에서 혼자 놀기 시작했다.


세레나 할머니의 커튼 아래 달려있는 장식들을 톡톡 건드렸다.


그리고 그것이 반동으로 흔들리는 것을 보면 딩굴거리고 점프하며 잘 놀았다.


잠깐 시선을 루미에게 빼앗겼지만 우리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그 집단의 목적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니까 예측을 할 뿐이지만,


레온 너를 공격한다기보다, 너를 이간질에 이용하고 있는 것 같아.


대중들에게 인간과 그 이외의 존재들을 서로 적대시 하게 만드는 것 같아.


그렇게 여론을 조성하고 있어.


레온, 너도 하이브리드 생명체 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를 대표하는 인물이니까.


그리고 이런 저런 백그라운드로 유명세까지 있으니..


그들에게는 딱 좋은 먹잇감이 된 것 같아.




하여간 그 작자들을 만나서 하지마십쇼!! 한다고 말을 들을 것 도 아니고.


일단은 확실한 상황 파악을 한 다음에 대응책을 찾아보자고.“




“그럼 지금 댓글부대들의 여론 조작도 전쟁준비라고 보는 거야?”




“앞서 여러번 말했지만 아직은 추측일 뿐이야. 이제 조사를 해 봐야겠지.”




눈을 지긋이 감고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세레나의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클라우드 헤븐]이 독립을 준비하고 있다..


정확히는 전쟁 준비가 아니라 독립 준비가 맞겠지.


그리고 불의의 사태가 벌어지면 전쟁을 불사 하겠다는 각오가 있는 것이고.


그래서 뒤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봐야 겠구나.




내가 영국의 대표와 안면이 있네.


아, 물론 [클라우드 헤븐]의 영국 정부 말이네.


영국의 대표도 24장로 중에 한명이니 그 말이 사실이라면 알고 있을거야.“




친분이 있다고 그런 이야기를 사실대로 말해줄까요? 하는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세레나의 할머니에게 실례가 될 것 같아서 차마 그 말을 하지는 못했다.


[클라우드 헤븐], [동물의 숲], [판타지 월드], [사이버 펑크]는 기존에는 가상현실 게임이었다.


하지만 전뇌화 기술이 상용화 될 준비를 하면서 그 게임의 주체들은 치열한 토론이 벌어졌다.


당시에는 여러개의 가상현실 게임들이 존재했지만


그중에 저 4개의 게임들은 일반 유저들을 포기하고 전뇌화 AI 전용 거주구역으로 전환을 선택했다.


기존에 모든 일반 유저들을 대상으로 게임 서비스를 할때도 꽤나 잘 나가던 서비스들 이었다.


그래서 당시에 사람들은 그런 선택을 바보짓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다 계획이 있었다.


초창기 전뇌화 AI가 된 사람들을 조직하고 행정부를 꾸렸다.


4개의 초기 전환 AI 거주구역을 제외하고 추가로 거주구역을 늘리는 것을 금지했다.


해자를 만들고 완전한 독점을 이룬것이다.


매년 수천만명의 유저가 자동으로 유입되고,


하루에 몇시간 즐기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그곳에서 살아가는 플레이어가 있다.


다른 게임처럼 어느정도 즐기다가 지겨워지면 떠나는 것도 불가능하다.


한번 들어온 유저는 영원히 유지된다.





이런 4개의 가상세계에는 상징적인 회의기구가 있다.


바로 24명의 장로가 중요한 결정을 할때 의견을 모으는 원로회이다.


각각의 가상세계 마다 절차적으로 행정을 담당하는 기관은 별도로 존재한다.


다만 이 AI 거주구역을 독점하는 시스템을 설립할 당시


큰 역할을 했던 건국의 아버지들이 장로라는 이름을 부여 받은 것이다.


이들은 실권은 없다.


하지만 막후에서 정치적 경제적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친다.





초기부터 가장 인구수가 많았던 [클라우드 헤븐]에 12명의 장로가 있다.


그리고 나머지 3개의 가상세계에 각각 4명의 장로가 있다.


[클라우드 헤븐]의 12명의 장로는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12개의 국가에 고르게 퍼져있다.


대부분 전뇌화 AI들은 생전에 살았던 국가의 국적을 이어간다.


그리고 현실 세계를 거의 완벽하게 복제한 미러월드인 [클라우드 헤븐]에서도


현실세계와 비슷한 권한을 유지하기를 원한다.


아마도 정말 [클라우드 헤븐] 혹은 4개의 전뇌화 AI거주구역 모두가 독립을 준비하고 있다면


장로들이 그것을 모를 수 없을 것이다.





“우선 영국의 장로와 연락을 취해보도록 하지.


우선 너희들 몰골이 말이 아니구나.


일단 씻고 제대로 식사라도 하도록 하자꾸나.”




그렇게 우리는 각자 방으로 안내를 받았다.


안내는 할머니가 아닌 세레나가 해주었다.


대지면적이 조금 더 넓은지, 클클무 하우스 보다 약간 큰 집이었다.


하지만 뉴욕의 단독주택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구조는 비슷했다.


한 층에 2개의 방이 있는 4층짜리 건물이었다.


우리는 3층과 4층의 방을 하나씩 사용하게 되었다.


각 층에 욕조도 있어서 일단 씻고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씻고 나와서 침대에 누웠다.


[환영산]에서의 전투가 떠올라서 머리가 복잡했다.


[동물의 숲]에서 있었던 일들은 어떻게 마무리가 된 것일까?


‘젤다’와 ‘이솔데의 싸움은 잘 끝났을까?


그냥 그렇게 두고 와서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클라우드 헤븐]의 관리자와 다른 사람들도 우리가 이곳에 온것을 알고 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들로 머리속이 가득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고 있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어 버렸다.





=-=-=-=-=-=-=-=-=-=-=-=-=-=-=-=-=-=-=-=-=-=-=-=





“레온, 레온 일어나! 같이 갈곳이 있어!”




생각보다 오랫동안 푹 잔것 같다.


어느새 루미도 내 옆에 와서 똬리를 틀고 같이 자고 있다.


목욕을 하고 잠들었을 때 점심시간이 지나 있었는데, 아직도 해가 떠 있다.


푹 잔것 같은데 그렇게 오래 잔건 아닌 모양이다.




“완전히 골아 떨어진 것 같아서 밥 먹을때도 안깨웠어.


세레나 할머니가 같이 갈 곳이 있다고 하시는데, 그래도 아침은 먹고 가야 할거 같아서 깨웠어.”




“아침? 어디가는데?”



사와의 목소리에 몸을 일으켜서 시계를 보았다.


8시 반. 해가 반짝하고 떠 있다.


아침?? 엥?



“나 지금.. 어? 하루 지난거야?”




“빨리 나와~ 세레나가 아침도 다 차려놨어.”




사와가 웃으며 방 문을 열어둔 채 나갔다.


진짜 제대로 푹 잔 모양이다.


어제 점심 때를 조금 지난 오후부터 거의 20시간은 잔 모양이다.


푹 잔것 같은게 아니라 정말 푹 잔것이었다.



1층의 주방으로 내려가니 다들 외출 준비도 마치고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오물렛과 러스크, 팬케이크, 무화과와 자몽, 그리고 프로슈토와 치즈가 식탁위에 있었다.




“굿 모닝!”




식탁에 앉으며 아침인사를 했다.


다들 오래간만에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온것 같았다.


[동물의 숲]을 지나면서 중간에 괜찮은 호텔에서 묵을때도 있었지만


계속 여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 마음까지 편안하지만은 않았다.


물론 아직 정말 집에 돌아온 것은 아니고 여전히 우리의 여정은 진행중이지만


뉴욕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뭔가 심리적인 편안함을 준다.


여행을 하면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사건을 처리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공간에 대한 정보도 받아 들여야 한다.


하지만 내 나와바리에서는 익숙한 공간에 대한 프로세스를 돌릴 필요가 없다.


뇌의 20% 정도는 사용하지 않아도 되서 느껴지는 편안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내 기분탓인지 모르겠지만 친구들도 다들 한결 더 편안해 보인다.





“그런데 우리 밥 먹고 어디 가는거야?”




“모르겠는데? 할머니가 같이 갈곳이 있다고 하셨어.


밥먹고 바로 출발할거니까 준비 하라고 하시던데?”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나갈 준비를 했다.


세레나의 할머니는 트위드 투피스 정장을 깔끔하게 차려입고 나오셨다.


그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기품있어 보이는 버킷햇을 쓰고 계셨다.




“자, 그럼 가자꾸나~”



현관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는데 할머니가 나를 불러 세우셨다.



“그쪽이 아니란다. 이쪽으로 따라오렴.”



할머니는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가셨다.


그리고 지하 1층의 계단 아래서 벽에 있는 장식을 손으로 쑥 누르셨다.


그러자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태엽이 감기는 것 같이 ‘기기긱’ 하는 소리가 들렸다.



“덜컹! 덜컹! 덜컹!!”



조금은 요란한 소리가 들리며 지하 1층의 계단실 뒤로 바닥쪽 부분이 열렸다.


그리고 그 아래로 또 새로운 계단이 보였다.


할머니는 아까 꾹 눌렀던 벽장식을 옆으로 돌리셨다.


그러자 계단을 따라 벽면에 있는 여러개의 전등이 켜졌고 갈 길이 밝혀 졌다.




“어?!! 우아!!! 할머니! 이거 진짜 우리집에도 똑같이 이런 공간이 있는거야?”




세레나도 이런 공간이 있는것은 몰랐는지 할머니에게 물었다.




“응, 그렇단다. 네 애미가 말 안해주던?”




우리보다 세레나가 더 놀란 것 같았다.


본인이 살고 있는 집에 이런 비밀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더욱이 신기할 수도 있지.


우리는 할머니를 따라 계단으로 더 내려갔다.


일반적인 건물의 계단처럼 매 층마다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꽤나 깊은 공간을 계속 계단으로만 내려갔다.


그래서 정확히 몇층 정도의 깊이를 내려 왔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대충 걸어 내려온 것을 생각해 봤을때 지하 5층 깊이 정도는 내려 왔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아래로 내려오니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복도가 나왔다.





“영국이나 프랑스도 아니고, 뉴욕 어퍼이스트 지하에 이런 공간이 있다고?? 상상도 못했는데?”



세상의 모든 정보를 알고 있을 것 같던 제이도 굉장히 놀랐다.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이 복도도 하루이틀 된 모양새가 아니었다.


몇백년은 되었을 것 같은 낡은 공간이었다.




“대충 1850년 센트럴 파크가 제대로 조성 될 때 즈음 부터 이런 비밀 통로가 생겼지.


사실 이 비밀 통로와 주요 시설들이 먼저 존재했고


그것을 보호하기 위해서 센트럴 파크를 만들었다고 하는 것이 맞겠지?”




우리가 입이 떡 벌어져서 놀라워 하자 할머니가 설명을 해주셨다.




“미국이 독립을 하기 전부터 초기 정착자들 중에는 몇몇의 가문들이 개입을 했단다.


대부분 우리 집안처럼 ‘미래시’를 가지고 있는 가문들이지.


그들은 때로는 협력관계이고 때로는 적대관계이기도 했지.


하여간 그들 모두 지금의 미국의 상황을 예지 했고 이곳에 발 한쪽씩 넣으려고 했단다.





맨해튼의 어퍼이스트와 어퍼웨스트 지역에 그 가문들의 시설들이 많이 자리를 잡고 있지.


그 이유는 현재 센트럴파크 지하에 감추어져 있는 이 시설에 접근성이 좋았기 때문이야.


센트럴파크 주변에 분포된 그 가문들의 시설은 우리가 걷고 있는 것과 같은 지하 통로를 가지고 있지.


바로 [센트럴]로 가는 통로를 말이다.”



할머니의 설명이 끝나는 타이밍에 우리는 붉은 벽돌로 지어진 지하 통로를 빠져 나왔다.


뉴욕에 지하에 있을 것이라고 상상할수 없을 엄청난 크기의 공간이 펼쳐졌다.



“와.. 이건..말도 안돼..”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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