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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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맨
작품등록일 :
2024.05.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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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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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 클라우드 헤븐 02

DUMMY


“우리 호텔 같은데 들어가도 될까?


[동물의 숲]에서 연락 넣어서 [클라우드 헤븐] 인터폴에 지명수배 되어 있고 그런건 아니겠지?”




“[동물의 숲]에서 공문을 보냈다고 해도 이렇게 빨리 대응하진 못 할껄?


그런거 하더라도 며칠은 걸리지 않을까?”


나의 말에 제이가 답을 했다.



“그럼 우리 호텔 들어가서 쉬자.. 나 힘들어..”


사와도 지쳤는지 기운이 없었다.



“[클라우드 헤븐]의 클클무 하우스 자리도 우리 재단 소유인데..


거기 가면 너무 쉽게 잡히겠지?”



“음.. 그럼 우리 집으로 갈래? 우리집 자리도 전뇌화 하신 할머니가 쓰고 계시는데..


할머니가 날 보면 기절하실지도 모르지만, 일단 숨어지내기는 좋을 것 같아.”





[클라우드 헤븐]은 지구를 복사 붙여넣기 한 것 같은 미러 월드이다.


현실 세계에서 부유층이 전뇌화 AI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생명연장이다.


언젠가는 다시 뇌로 다운로드 하는 기술이 나올때까지 [클라우드 헤븐]에서 사는 것이다.


그래서 원래 현실 세계에서 누리던 것들을 계속 이어서 누리고 싶어한다.


정말 부유한 사람들은 현실세계와 똑같은 자리의 부동산 NFT를 구매해서 똑같은 모양으로 꾸미고 살아간다.


그런 사람들의 숫자가 꽤 되기 때문에 현실세계와 [클라우드 헤븐]은 굉장히 닮아있다.





개인 소유가 아닌 그랜드 센트럴 스테이션이나 워싱턴파크, 브라이언파크 같은 공원들.


그리고 세계적인 명소가 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같은 건물도 똑같은 자리에 자리 잡고 있다.


중간 중간 소형 건축물들은 NFT소유주의 의사에 따라 현실세계와 다른 경우도 조금 있다.


우리 할아버지가 클클무 하우스와 몇개의 가족재단 건물을 똑같이 [클라우드 헤븐]에도 사둔것이나


세레나 집안에서 뉴욕 자택을 똑같이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주 드문 경우는 아니었다.




우리는 현실세계에 있을때도 세레나의 집에 가본적이 없다.


딱히 초대를 받은적도 없는데 우리 마음대로 가볼수는 없으니까.


세레나의 할머니라면 [미래시]를 보는 외할머니겠지?


왠지 머릿속에 무서운 마녀의 얼굴이 떠올랐다.


[클라우드 헤븐]도 마법 사용이 안되는 구역이니 막 이상한거 하고 그러시진 않겠지?


그리고 손녀딸이랑 같이 왔는데.. 뭐..





우리는 세레나의 집으로 가기로 했다.


그 다음의 계획은 가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곳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현실 세계와 판박이 였다.


[클라우드 헤븐]에 와서 좀 돌아다니다 보면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을 관찰하다 보면 이상한 부분을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다.


우리를 공격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목적이 무엇인지도 쉽게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정작 이곳에 와 보니 참 단순하고 어설픈 계획이었다.


딱 어린이들이 할 만한 접근이었다.


40만이라는 숫자가 현실세계의 SNS를 통해서 집단 행동을 하려면 무언가 흔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걸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어떻게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할지 막막하다.


이렇게 현실세계와 완벽하게 똑같을 줄 몰랐다.


이 거대한 세상에서 어떻게 찾아야 하는거지?


사막에서 바늘찾기라는 말이 딱 맞다.


부디 제이에게는 뾰족한 수가 있기를 바란다.





117, 이스트 70 스트리트, 맨해튼, 뉴욕.


우리는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센트럴파크를 나와 어퍼이스트 사이드를 걸었다.


일찍 일어나서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리고 부촌으로 명성이 자자한 어퍼이스트 사이드 였지만


스트리트의 숫자가 올라가고 미드타운 보다는 할렘에 가까워지면 낡은 건물에 서민들도 많이 거주한다.


그리고 허름한 다이너에서 아침 식사를 하거나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는 이들도 많이 보인다.


뉴욕의 아침은 늘 분주하다.


오히려 한낮 보다도 더 분주한것 같다.


블럭을 넘어서 스트리트의 숫자가 적어질수록 점점 사람은 줄어들고 차분한 느낌이 든다.


건물들이 낡은 것들이 많아서 럭셔리 라는 느낌이 뿜어져 나오지는 않는다.


대체로 몇대를 거쳐 부자인 올드머니들의 동네이지만 소탈한 느낌마저 든다.






세레나가 평소에 화려한 옷들을 좋아하고 밝은 친구라서 세레나의 집도 굉장히 화려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대대로 부자였던 집안이기 때문에 건물 외벽에 조각상도 있고 마치 작은 성과 같은 건물을 상상했다.


하지만 실제로 와본 세레나의 집은 그냥 단정 깔끔한 하얀색 건물이었다.


물론 내가 잘 몰라서 그렇지 저 하얀 석재가 굉장히 비싼 돌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냥 겉보기에는 화려함 보다는 단정하고 깔끔한 분위기였다.


창문이나 출입구도 화려한 장식은 없고 마치 구청 같은 느낌이었다.






“아.. 엄청 혼날 것 같은데..”




세레나는 약간 겁먹은 얼굴로 현관문 앞으로 갔다.


그리고 도어벨을 눌렀다.


잠시 후 인터폰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돌아가신 할머니, 그래서 전뇌화 AI가 되신 분이라고 해서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목소리는 아니었다.


물론 전뇌화 때 대부분 좀 더 젊은 시절로 설정을 변경하는 것이 대세이다.


할머니 목소리라기보다 중년의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신가..요.. 이게 누구야!!!!”



인터폰으로 들린 소리는 여기까지였다.


그리고 십여초 후에 현관 문이 열렸다.


그리고 눈이 동그래지다 못해 눈이 빠질것 같이 커진 한 중년의 여성분이 나오셨다.


딱 봐도 세레나의 어머니나 할머니라고 생각할 만큼 닮아 있었다.


정말로 세레나는 할머니를 쏙 빼닮은 것이었다.


몇십년 뒤의 세레나를 미리 당겨서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너.. 너.. 네가 지금 여기 왜 있는거냐?? 세레나!!”




“저.. 저기요.. 할머니.. 제가 다 말씀 드릴게요..


일단 여긴 제 친구들이고요.. 저희가 묵을 곳이 필요해요..”




“허.. 아.. 아니..”




세레나의 할머니는 기가차서 말문이 막히신 듯 했다.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계셨다.


그리고 세레나는 딱히 허락이랄 것을 구하지도 않고 쑥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우리에게 까딱 까딱 손짓으로 빨리 들어오라고 했다.


세레나는 할머니의 팔짱을 끼더니 부축하는 것 같은 자세로 거실로 모시려 했다.




“아니다, 전뇌화 하며 나이를 되돌려서 부축은 필요 없다 얘야.


아니.. 아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일단 앉으세요.. 할머니.”




할머니를 소파에 앉혀 드리고 세레나는 자연스레 주방으로 갔다.


달그락 달그락 거리는 소리를 들어보니 차를 준비하는 것 같았다.


마치 자기 집인양 자연스럽게 구는 것이 어색했지만,


사실 현실 세상의 세레나의 집과 같은 구조라면 정말 본인의 집 그 자체이기도 했다.


익숙한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세레나는 화려한 무늬의 찻잔과 티팟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3종류의 비스켓까지 들고 나와서 누가보면 손님맞이를 하는 집주인 같았다.


티팟 옆에 손가락 두께의 작은 모래시계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잔받침과 찻잔을 각각의 앞에 셋팅 해주고나니 모래시계의 모래알들이 모두 떨어진 후 였다.


그렇게 세레나의 할머니가 찻잔을 입술에 가져갈때까지 우리는 아무말이 없었다.


세레나의 할머니가 화가나신 것인지, 놀라신 것인지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하고 계신것 같았다.


덕분에 그 무게감에 압도되어 우리는 ‘안녕하세요.’라는 말도 못한채 눈치만 보고 있었다.




세레나는 애교섞인 목소리로 할머니에게 존대도 아니고 반말도 아닌 묘한 말투로 질문을 했다.




“할머니~ 우리가 올것도 이미 알고 계셨던 건 아님?”




“너희들이 엄청나게 커다랗게 변해서 센트럴 파크에 떨어지는 건 봤다.


그게 [클라우드 헤븐]에서 라는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 ..


현실세계에서 그렇게 커다랗게 변할수 없으니 당연히 이쪽이라고 생각했어야 했는데..


미처 그 생각을 못하고 이상하다고만 여기고 있었구나.”




“그런걸 보셨으면 미리 말을 해줬어야지!


한 달 전에 영상통화 할때는 별 말씀 없으시더니..”




“나도 워낙 이상한 비전이라 늙어서 꿈을 꾼것을 비전이라고 착각했나 생각하고 있었단다.


그런데 도대체 너희는 여기 왜 들어온거냐?


아니 어떻게 들어온거야? 설마.. 설마.. 육체적으로 죽은건 아니지????”




세레나의 할머니는 두손으로 세레나를 꼭 잡으시고 걱정의 눈길을 가득 담아서 현재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해달라고 하셨다.


우리는 이제까지 있었던 일들을 차근차근 설명 드렸다.


그리고 우리의 육체는 현실세계에서 잘 자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말씀드렸다.


기술적인 부분을 정확히 이해 못하셔서 이런 저런 질문을 하셨지만


하여간 죽은 것은 아니라는 말에 안심하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생각들이니?”




할머니가 우리에게 질문 하셨지만 나는 특별한 아이디어가 없었다.


그래서 제이를 바라봤다.


사와와 세레나도 모두 제이를 바라보았다.


우리의 고개가 돌아간 것을 보시고 할머니도 제이를 바라보셨다.




“네가 제이구나.


세레나랑 영상통화 할때 만나는 친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반갑구나~”




할머니는 제이와 눈이 마주치자 자리에서 일어나서 살짝 포옹을 해주셨다.


제이도 냉큼 일어서서 할머니와 포옹을 하고 인사를 드렸다.




“저도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할머님.


이렇게 인사드리게 되네요.”




“그래, 자네가 무슨 계획이 있어서 [클라우드 헤븐]에 들어오자 한 것 이겠지?


그 이야기를 좀 해주지 않겠나?”




“우선 지금의 상황분석은 확증은 아직 없는 예측치를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입니다.


저희가 만든 ㅁ튜브 채널에 악성댓글들을 추적 하면서 전방위적으로 백그라운드의 움직임들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악성 댓글들을 선동하는 움직임에서 연인원 기준으로 40만개의 이상한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의 시발점이 [클라우드 헤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런데 이상함이 감지된 부분은 그것만이 아니었습니다.


[클라우드 헤븐]에서 [그린 마스]라는 화성개발기업으로 엄청난 액수의 돈이 우회하는 것도 발견했죠.


그 돈은 대부분 [그린 마스]에서 지구의 에너지, 반도체 관련 비용으로 지출되었습니다.


몇달 전에 화성으로 가는 정기 셔틀이 개통되고 쉴새 없이 물자들이 화성으로 가고 있더군요.


그동안 물자를 나르기 어려워서 미뤄두었던 화성개발이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클라우드 헤븐]에서 현실세계와 접속 할수 있는 SNS들을 이용한 패턴도 분석해 보았습니다.


[클라우드 헤븐]에서 만들어진 계정이라고 생각되는 아이디들의 활동은 다소 편중적인 정치적 의견이 있더군요.


인간과 그외의 것들을 갈라치기 하려는 의도가 보였습니다.


이런 행동은 주로 선거 전에 정치꾼들이 자기 세력 규합을 위해서 여론몰이를 할때 하는 행동이죠.


인간과 AI, 로봇, 하이브리드들을 대척점에 세워서 싸움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클라우드 헤븐]의 어떤 세력이 현실세계에 작업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




“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는 집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작전 중에 하나가 ‘레온’에 대한 프레임을 씌우는 것 같습니다.


정확히 어떤 식으로 행동할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누구인지,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보려 합니다.”




“흠.. 정치적 의도라..”




세레나의 할머니는 눈을 지긋이 감고 생각을 정리하셨다.


저렇게 눈을 감는 행동이 세레나 할머니의 습관인 것 같았다.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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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EP - 동물의 숲, 신비동물원 03 24.08.02 41 0 12쪽
64 EP - 동물의 숲, 신비동물원 02 24.08.01 4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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