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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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맨
작품등록일 :
2024.05.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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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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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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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 클라우드 헤븐 07

DUMMY

다음날 아침 방에서 내려와 보니 각자의 아침을 분주히 맞이하고 있었다.


세레나는 식당에서 할머니와 아침식사를 하며 그동안의 밀린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았다.




“그래서 할머니 내가 마법에 재능이 있다는 거야!!“




루크레치아는 귀여운 손자의 수다를 받아주며 궁금한 것들을 해소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 잠잘때 내 발 밑에 있던 루미는 어느새 세레나의 무릎에 앉아서 그 대화에 중간 중간 추임새를 넣고 있었다.


사와는 몸을 풀어야 겠다며 뒷마당에서 아침 운동을 하고 있다.


땀을 뚝뚝 흘리며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클라우드 헤븐]에서는 [동물의 숲]처럼 칼을 차고 다닐수는 없었다.


이렇게 운동할때만 꺼내서 쓸수 있을 뿐이다.


그렇게 평온한 아침을 지나치며 식탁위에 있는 사과 하나를 집어 입에 물었다.


사과의 품종을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껍질이 두껍고 단단한 사과가 개인적으로 취향에 맞는다.


껍찔채로 앙 베어물때 이빨이 뽁 하며 껍질을 뚫고 들어갈때의 느낌이 좋다.


살짝 단단한 질감의 껍질을 뚫어내고 서거걱 하며 미끄러지는 그 식감이 맛을 두배 더 끓어올려 주는 것 같다.


그렇게 기분좋게 사과를 베어물고 있을때 제이가 내게 다가왔다.




“레온. [클라우드 헤븐]의 클클무 하우스도 너희 재단 공관이라고 했지?


거기 지금 우리가 쓸수 있어?“




”응. 사용할수는 있는데 추적 될수 있다고해서 세레나 할머니 댁으로 온거 아니었나?”




“아! 거기로 거처를 옮기자는 이야기는 아니고, 낮에 잠깐 작업을 할게 있어서..


넌 오늘 나랑 둘이 나가자.


나 할일 좀 하는 동안에 보디가드 좀 해라.“




”그래. 그러지 뭐.“




우리는 그렇게 각자의 시간을 갖기로 했고, 나와 제이만 따로 집을 나섰다.


나는 혹시 알아보는 사람이 있거나 cctv같은 것에 걸릴 것이 걱정됐다.


그래서 AR마스크를 착용했다.


일상속에 사람들은 대부분의 간편한 작업은 워치를 통해 할수 있다.


좀 더 연산력이 필요한 고성능 컴퓨팅이 필요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길거리를 걸어가며 AR마스크를 착용하기보다 집이나 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동시간마저 바쁘게 작업을 해야하거나,


AR관련 게임등을 하는 사람들은 걸어다니며 AR마스크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애서 길거리에서 AR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은 꽤 많다.


주변의 이목을 끌만한 특이한 행동은 아니다.


더더욱이 주변 사람들이 무엇을 하건 관심이 없는 뉴욕 사람들에겐 눈에 띄는 행동이 아니다.


AR마스크는 착용하면 얼굴의 70%정도를 덮어서 신분을 숨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리고 마스크 너머도 스크린에 보여주기에 걸어다닐때 불편함도 없다.




우리는 지하철을 갈아타고 클클무 하우스로 향했다.


제이는 중간에 작업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며 점심거리를 사가자고 했다.


베이글 가게에 들려 크림치즈와 연어를 끼워 넣은 샌드위치와 커피를 포장했다.


아직 가상세계 속 이지만 현실의 집으로 돌아온것 같은 기분이 든다.


굳이 이런것 까지 재현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지만


지하철과 거리 중간중간 나는 오줌 냄새가 이곳을 더 진짜 뉴욕처럼 느껴지게 했다.


클클무 하우스는 현실세계의 그것과 아주 작은 디테일들을 제외하면 99%동일했다.


가구나 집기, 문고리 같은 것들은 조금 다른 부분이 있었다.


나는 코인 지갑을 열쇠 삼아 인증을 하고 문을 열었다.


혹시 재단에서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서 누군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큰 소리로 인사를 해 보았다.




”안녕하세요!! 혹시 누구 계신가요?!?“




아무 대답도 없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는 제일 윗층부터 지하까지


혹시 누가 있거나 사용흔적이 있는지 체크해 보았다.


아무도 사용한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제이는 가방에서 노트북도 꺼내고 내가 끼고 있던 AR 마스크도 달라고 했다.


그리고 무언가 자판도 두드리고 허공에 손짓도 해가며 일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뭐 도와줄건 없고?”




“커피나 한잔 줘!! 집에서 먹던 레온표 커피가 그립다.“




”여기 원두 없는데?“




”사와!“




”그럼 마스크 줘!“




“으이그.. 됐다. 아 아까 베이글 살때 커피 샀지?”





제이는 컴퓨터로 열심히 어떤 작업을 했다.


아마도 여기저기 해킹을 하고 정보를 모으고 있는 것 이겠지.


나는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 사온 베이글을 까서 베어 물었다.


연어와 케이퍼, 크림치즈의 조합은 사기다.


꼭 베이글이 아니어도 이 토핑은 정말 완벽한 조합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마냥 놀고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보통의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청력과 후각으로 주변이 이상한 낌새는 없는지 주의했다.


만약 [동물의 숲]에서 우리 정체를 파악했던 녀석들이 [클라우드 헤븐]에 누군가에게 연락을 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포털을 열고 비정상적인 루트로 사라졌기에 추적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대는 [동물의 숲]의 관리자이다.


내가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지만 넷 상에서의 움직임도 다 추적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기에 젤다가 [클라우드 헤븐]의 누군가에게 연락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꼭 이곳의 행정부가 아니라고 해도 본인의 지인에게 연락을 해서 알렸을 수 있다.


그러니 언제나 경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굳이 지금 우리가 가장 있을법한 장소에 있지 않은가?






딱히 할일도 없어서 머릿속으로 상상력을 발휘해 본다.


마치 소년탐정 이라도 된것 처럼 종이를 펼치고 끄적이고 선을 그어본다.


‘집단X’라는 녀석들이 있다.


여기저기 인터넷에서 인간과 AI간의 분탕질을 조장하는 녀석들이다


그런데 이 녀석들을 추적하다보니 [클라우드 헤븐]의 어떤 세력과 연관이 있다.


그 세력의 뒷조사를 해보니, 독립을 준비하는 것 같다.




그 여론몰이를 하는 집단X는 나를 타겟으로 삼았다.


나는 화제성이 있는 인물이고 그들이 끌어내려는 아젠다와 연결고리가 있다.


그들이 나를 이용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어떤식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싶은걸까?


그들이 원하는게 독립이라면.. 아.. 왜 나한테..





종이에 ‘인간’, ‘AI’, ‘나’, ‘집단X’ 와 같은 단어들이 써있었고


그 위로 어지럽게 선이 찍찍 그어져 있었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해 보았지만 특별히 뾰족한 아이디어가 없었다.


일단 인간과 AI를 갈라치기 해서 양쪽의 대립을 키운다.


그래서 뭔가 명분을 만들어서 독립을 시도한다.


그러다가 잘 안되면 전쟁까지도 갈 수 있다.


양쪽의 대립각을 세우는데.. 나도 범 비인간으로 넣어서 인간들에게 미움을 사게 만들겠다는 건가?


그게 의미가 있나?


설령 인간들의 미움을 사게 된다해도 그걸로 어떤 명분이 생기나?




“다했다!!”




기지개를 켜며 소리치는 제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한참을 고민해도 생각에 진전이 없었는데, 제이는 손이 참 빠르다.


두세시간 정도 지났는데 뭔가 다 되었다고 한다.




“우리 좀 돌아가야 하기는 한데, 바나나 푸딩좀 사갈까?


세레나도 좋아하고, 사와도 좋아하잖아.”




“그래 가자!”




우리는 장비들을 챙겨서 클클무 하우스를 나왔다.


그리고 웨스트빌리지의 메그놀리아 베이커리로 걸어갔다.


갈때는 걸어 갔다가 세레나네 집으로 돌아 갈때는 버스를 타기로 했다.


바나나푸딩이 담긴 종이박스를 마치 보물 상자처럼 조심히 들고 우리는 버스를 탔다.


나는 여전히 AR 마스크를 쓴채 버스에 나란히 앉아서 물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계획이냐?


너는 뭔가 생각이 있는거지?”




“뭐.. 뾰족한 수는 없는데..


일단 머릿속으로 시나리오를 짜두고 그걸 검증하기 위한 증거를 찾는 쪽에 가깝지.


내 머릿속에 시나리오는 있어.


내가 저 놈들이라면 이렇게 행동 하겠구나.. 하는.”




“근데 왜 말 안해주냐? 신비주의 같은거냐?


너 똑똑한건 이미 다 아니까 굳이 더 똑똑해 보이려 안 해도 된다.”




“크크크 똑똑해 보이려하기는 무슨..


그냥 나도 확실한게 아니니까, 확실한 증거를 잡기 전까지는 말 안한것 뿐이지.


그리고 중간에 물어본적도 없잖아.


그래서 그냥 니들도 대충 나랑 비슷하게 생각 하겠거니.. 한거지.”




“비슷하게 생각하기는 무슨..


뭔지 하나도 모르겠구만..


그래서 오늘은 뭐 한 거냐? 이제 어떻게 진행되는 거야?”





“일단, 오늘은 자료 조사도 좀 할겸 미국 대표부 이곳 저곳을 좀 쑤셔 봤어.


그리고 일부러 누군가 들어왔다. 나갔다는 흔적도 좀 남겨놨고.


내일 아침 쯤 되면 자기네 서버가 해킹당 했다는 걸 눈치챌거야.


그리고 어떤 정보가 털렸는지, 정보를 털어 간 것이 누군지 조사 하기 시작 하겠지.




만약 우리가 [클라우드 해븐]에 들어온 걸 미국 대표 부에서 알고 있다면


해킹의 범인이 우리인지 금방 눈치챌 거야.


눈치 채라고 일부러 클클무 하우스에서 접속 한 것 이기도 하고,


흔적을 남겨두기도 했고..


그렇게 우리를 추적 하기 시작하면 내가 파는 덫에 걸릴거야.


그때를 기다렸다가 우리를 추적 하는 녀석과 대화를 좀 해 보려고.”




“그런데 그 놈들이 특별히 우리를 타겟으로 삼아서 어떻게 해 보려고 노리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다양한 여론 형성을 하려고 이런저런 작업을 하다가 그 중에 하나 걸린 것일 수도 있잖아.


네가 말한 것처럼 그 사람들이 국가 단위의 큰 일을 도모 하고 있다면


나와 관련된 건 그렇게 중요한 사항이 아니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지.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좀 빼주세요. 하고 끝나는 거고.


그럼 더 쉽고 깔끔한 결론이 날 수도 있어.


하지만 혹시 좀 더 큰 목적을 가지고 중요한 사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일이라면?


그럼 저 놈들이 계속 공세를 취 할테니 다른 해결책을 고민해 봐야겠지.”




“그런데 혹시 독립을 시도하다가 전쟁이 나면, 넌 어느편을 들것 같아?”




“흠.. 글쎄.. 내가 미국 국적이기는 한데.. 사실상 AI이기도 하고..


그렇지만 인간의 탈을 쓰고 있어서 AI라고 차별 대우를 받거나 한적도 없고..


딱히 어느쪽을 응원한다거나 참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그냥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려고?”




“뭐.. 그런 셈이지?


그런데 응원이라기 보다 AI들이 인권을 확보하고 독립국가를 세우는 것이 맞는 흐름인 것 같기는 해.


내가 좋고 싫음을 떠나서 시대의 흐름이 그 방향이 맞는 것 같아.


그걸 막아서려고 해봤자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 있을까?


변화가 결정되었다면 최대한 빨리 적응하기 위해서 노력하는게 나을 것 같다! 이정도 입장?”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세상은 변하고있다.


어느 것이 그 흐름에 맞는 것이고 어느 것이 역행하는 것인지 꼭 세레나 처럼 비전을 보지 않아도 알수 있다.


이제 인간은 AI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마치 예전에 전기를 쓰기 시작했던 것 처럼.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 처럼.


지능을 가지고 있는 AI의 역할이 커질수록 그들의 권한도 커질 것이다.


AI는 인간의 노예가 아니라 친구가 되어야 한다.


세상이 그렇게 가는 것이 옳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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