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적성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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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JaeK
작품등록일 :
2024.05.0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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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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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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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5)

DUMMY

" 흐음. 깔끔하게 치웠네? 동생? "

작은 누나가 예리한 눈으로 집안을 둘러봤다. 지은 죄가 있기에 눈을 피한 현태는 변명처럼 이야기를 했다.

" 뭐, 그럼 내가 밥을 할 수가 있어? 가끔 별식도 필요하다고. "

" 내가 밥을 다 차려놓고 갔는데, 왜 네가 밥을 왜 해? 그냥 데워서 먹기만 하면 되는데.. 여기봐라. 내가 준비한 건 반도 안먹었네. 굶기지는 않은 모양인데··· "

며칠사이에 살이 붙어 퉁퉁해진 딸내미들의 얼굴을 쳐다본 작은 누나가 현태를 쏘아보았다.

지은 죄가 있어서 고개를 숙인 현태는 변명을 했다.

" 나 혼자 먹을려고 배달 시켰는데, 조카들이 자꾸 달라고 해서 어쩔 수 없었어. "

그런 변명을 듣고 있던 작은 누나, 장혜나 여사가 피식 웃으며 손짓을 했다.

" 오케이. 뭐 부탁한 처지에 어쩔 수 없지. 너 혹시 또 그 이상한 소리를 얘들에게 시킨건 아니지? 너 진짜 죽는다. "

어떻게 알았지? 이쁜 우리 조카들이 일러바쳤나?

그런 고민에 할 말을 잃은 그 순간 초인종이 울렸다.

" 응? 이 시간에 올 사람이 없는데? 그이가 벌써 올라왔나? "

다행히 위험한 순간을 넘겼다. 현태는 눈짓으로 지은이에게 혹시 우리들만의 구호를 말했냐고 물었지만 순진한 얼굴의 지은이는 말똥말똥한 눈으로 자신만 쳐다보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눈빛이었지만 지은이는 분명히 집안의 세력구도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게 분명했다. 벌써부터 여우짓을 하고 있는건가?

그런 생각이 들때쯤 작은 누나가 급히 자신을 불렀다.

" 현태야. 잠깐 나와봐. 혹시 지민이란 친구를 알아? "

" 지민언니? 우와아~ "

지민이란 소리에 먼저 반응을 한 것은 지은이었다.

우다다 뛰어나간 지은이를 따라 잠에서 깬 나은이도 뒤뚱뒤뚱 뒤따랐다. 그냥 언니가 나가니 무의식적으로 따라나선 모양새였다.

그 뒤를 현태가 따라나가자 쭈뼛거리며 서 있는 지민의 모습이 보였다.

" 어서와, 들어와. 괜찮아. "

지민이는 작은누나의 눈치를 보면서 들어섰다. 그런 지민의 곁에 지은이가 찰싹 매달려 있었다.

작은 누나가 눈빛으로 계속 물었지만 일단은 무시했다. 아이를 앞에 두고 할 얘기가 아니었으니까.

일단은 아이들에게 방으로 들어가 놀고 있으라고 이야기를 하고는 뒤돌아 누나를 쳐다보는 현태였다.

" 흠, 그게 말하자면 긴데··· "

워낙 작은 누나가 몰아쳐서 얘기할 타이밍을 놓쳤다. 현태는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담담하게 전했다.

지민이의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자 작은 누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잘했다고 말했다.

" 뭐, 아이들 친구가 생기면 좋은거니까. 무슨 이야긴지 알겠어. 그나저나 그렇게 피아노에 그렇게 재능이 있는것 같다고? "

" 응, 내가 잘 아는 분야는 아닌데.. 내 눈에 그렇게 보이더라. 한번도 배운적이 없는데 체르니를 치는걸 봤으니까. "

" 흐음, 그런데 가정형편상 피아노를 배울처지가 안된다고? "

알듯 말듯한 표정의 누나는 되물었다.

현태가 그렇다고 말하면 고개를 끄덕이자 단순히 알았다고 말하면서 간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자신이 지민의 재능을 완벽하게 알고 있다고 하지만 남이나 다름없는 입장에서는 해줄 수 있는게 없다는 거다.

누군가 말했다.

그 사람의 인생을 책임지지 못할 거면 동정하지 말라고.

어쩌면 그게 현명한 방안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견하고 싶었다.

과일과 몇가지 비스킷, 쥬스를 담아 아이들이 놀고 있는 방문에 노크를 하고 들어간 누나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 지민이라고? 그래. 언제든지 놀러와도 되니까. 편안하게 생각해. 알았지? "

그녀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었다.

그렇게 정리를 한 작은 누나는 다시 현태에게 말문을 열었다.

" 그 스카우트 서치펌에 합격을 했다고? 그런 회사를 좀 알아보니까, 거의 프리랜서처럼 활동하면서 수당을 받던데..? 맞지? "

이미 문자로 합격소식을 전했기에 누나가 이곳저곳에서 알아본 모양이었다.

현태는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고 작은 누나는 조금 걱정스런 눈빛이었지만 더 이상 참견은 하지 않았다.

프리랜서라는 단어는 어감은 좋지만 하나의 직업으로써 그다지 매력이 없는 직종이었다.

수입이 일정치 않고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실적을 쌓아야 하기에 고달픈 직종이라는 것이 세간의 평이었다.

아마 작은 누나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지만 자신을 믿어주는 것이다. 동생이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말이다.

예전부터 그랬다. 큰누나와 작은누나는 제2의 엄마와 같은 존재였다 열살 이상 차이가 나는 것도 그렇고 어릴때부터 키워온 아들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잔소리보다는 묵묵히 지켜봐주는 역할을 선택한 것이다.

현태는 그런 누나들이 고마웠다.

' 꼭 성공을 해야지. 이번에는 나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꺼야. '

헤드헌터라는 직업을 알아보면 알수록 자신의 이 특별한 능력을 잘 활용할 수 있을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

어느때보다 확실한 그런 느낌이었다.


다시 날이 밝아왔다.

현태는 자신의 원룸으로 돌아와 전날 이미 출근 준비를 다 놓았다. 그만큼 설래는 기분이었다.

" 훗, 예전 회사를 다닐때보다 훨씬 더 설래는걸. 좀 진정해야겠어. "

과거 회사는 자신이 다니고 싶어 다녔다기 보다는 누나 지인의 소개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강했다.

하지만 스스로가 선택한 서치펌은 어떤 기대감이 차올라 살짝 흥분이 될 정도였다.

이제서야 내 길을 찾아가는 기분이었다.

아직 출근시간이 많이 남았음에도 벌써 준비를 마친 현태는 간단하게 아침을 때우고 집을 나섰다.

오월의 상쾌한 기온이 반겨주는 아침이었다.

마치 어릴때 소풍을 가는 날과 비슷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한 회사는 바뀐게 없었다. 바뀐건 내 위치뿐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서치펌에 도착한 현태는 리셉션 데스크에서 안내를 받고 회의실로 들어가 앉았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며 신기한 마음에 여기저기를 둘러봤지만 그것도 금세 지겨워졌다.

통창으로 통해 내다본 바깥은 아침출근을 위해 분주하게 나서고 있는 차량들로 꽉 막혀 있었다. 그게 묘하게 계속 눈길이 가 지켜보게 되는 풍경이었다.

그렇게 지켜보고 있을 무렵,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 저기··· 뭘 그렇게 재미있게 봐요? "

언제 들어온거지?

어느새 자리를 잡고 자판기 커피를 마시고 있는 여성, 예전 면접때 본 김지원이라는 면접자였다.

" 아, 안녕하세요. 언제···? "

" 호호, 재미있으신 분이네요. 아까부터 여기 있었어요. 무슨 생각을 하시는것 같아서 그냥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게 아닌가봐요? "

" 제가 넋을 놓고 있었네요. 반가워요. 장현태라고 합니다. 28살이에요. "

" 네, 알고 있어요. 우리 같이 면접을 봤죠? 제가 기억력이 좋아서. 김지원이고 25살이에요. "

서로 통성명을 마치고 잠시간 침묵이 흘렀다. 뭐라 소통하기엔 공감하는 부분이 거의 없었다.

그런 분위기가 어색했는지 김지원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 우리 말고 나머지 분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

" 흠, 글쎄요. "

그 나이가 가장 많은 남자는 보나마나 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신도 면접에 붙었기에 확답을 할 수는 없었다.

" 그나저나 언제쯤 오실려나.. "

시간을 보니 약속한 9시가 막 넘어가고 있었다.

어서 빨리 인사 담당자가 와서 안내를 해주길 바랬다. 그들의 바램이 이뤄졌는지 회의실 문이 딸랑거리며 열렸다.

그리고 급하게 들어선 한 남자.

" 어, 안 늦었네. 하하하. 방가워요. "

헐레벌떡 나타난 남자는 방금 이야기한 면접자들 중 박재원이라는 사내였다.

" 아, 네.. 안녕하세요. 저는··· "

그렇게 서로 가볍게 통성명이 끝나자마자 회의실 문이 열리며 사원증을 건 삼십대의 남성직원이 들어왔다.

급히 일어나자 사람좋은 미소를 지은 그 직원이 말했다.

" 일어나지 않으셔도 되요. 자자, 앉으세요. 그리고 이거 좀··· "

그렇게 나눠준 서류에는 입사확인서와 몇가지 서류가 포함이 되어 있었다.

모두 그 서류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을 무렵, 그 직원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 서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고용계약서와 각서등이 있어요. 그외에는 읽어보시면 충분히 이해가 가능할 겁니다. 일단 읽어 보시기 전에 안내드려야 할 사항은··· "

그렇게 받은 서류는 일반직과 프리랜서 계약직으로 나뉘어 있었다.

일반직은 예상대로 일반회사에 입사하는 것처럼 연봉계약을 하고 수습기간을 걸쳐 정직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면접은 일반직을 뽑는 것이 아니었다는 말과 함께 프리랜서 계약직 서류만 준비했다고 했다. 알고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박재원은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는지 인상을 쓰며 서류를 노려보고 있었다.

" 여기 있는 분들은 헤드헌터 프리랜서로 입사를 선택하신 분들이에요. 그러니··· "

그 직원의 설명상 이미 일반직 직원들은 따로 안내를 한 모양이었다. 아마 자신과 같이 면접본 사람들 모두가 프리랜서를 택한 이들인 모양이었다.

자신과 김지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을 했고 서류를 금세 작성해서 넘겼고 박재원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서류를 써서 넘겼다.

그 직원은 서류를 챙겨서 회의실을 나섰고 잠시간의 대기시간을 가졌다.

" 역시 비슷하네요. 그래도 여긴 백여명이 넘는 헤드헌터가 있는 스카우트 서치펌이 그나마 배우기에는 좋을 꺼에요. "

미리 공부와 이곳저곳에서 자료를 찾아본 김지원이 자신들을 둘러보며 말문을 열었다.

" 아, 그래요? 이 서치펌이 꽤 큰 규모인가봐요. "

" 네, 현태씨. 국내에 대략 1500개정도의 서치펌이 있는데, 100명이 넘는 헤드헌터를 보유한 곳은 몇군데 없어요. "

김지원이 상세하게 설명을 해줬다.

그렇게 둘이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박재원의 인상이 펴지질 않았다.

" 큭, 삼촌이 분명히 정규직으로··· "

손톱을 뜯으며 휴대폰을 보고 있는 박재원은 현태가 보기에 금방이라도 그만둘 것처럼 보였다. 32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행태였다.

어짜피 상관없는 일이었다. 프리랜서로 고용되었으면 각자 실적만 내면 되기때문이었다.

" 아까보니 수수료부분으로 명시된 것이 회사 30%, 우리가 70%죠? 꽤 우리가 가지는 부분이 크네요? "

현태의 물음에 김지원이 웃으며 대답했다.

" 그렇지도 않아요. 회사 30%는 각종 경비와 회사 운영비로 쓰이는 부분이고 우리가 가지는 70%중에는 출장비, 정보비등 많은 비용이 포한되어 있거든요. 소득세 3.3%도 제해야 하고요. 혹여라도 나중에 협력해야 할 경우에는 협력자에게 절반을 떼어줘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

그녀는 이 분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법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 작정을 하고 뛰어든 느낌이었다.

배울 점이 많았다. 친하게 지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현태였다.

" 아, 그렇군요. 제가 많이 배워야 겠어요. 지원씨. "

" 호호호, 아니에요. 이정도는 인터넷 검색만 하면 금방 나오고, 우리 선배들에게도 들을 수 있는 부분이에요. 진짜는··· "

딸랑-!

그때 회의실 문이 열리며 중년남성이 들어왔다. 면접때 본 눈썹이 짙은 남성이었다.

그가 들어서자 박재원이 반쯤 몸을 일으켜 뭐라고 하려고 했지만 손짓으로 막아서며 먼저 인사를 했다.

" 반가워요. 우리 구면이죠? 난 스카우트 서치펌의 총무과장 박현도에요. 아무래도 헤드헌터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볼 사람이죠. 하하하. "

그는 면접때와 다르게 웃으며 말했지만 두눈은 웃지 않고 신입들을 훑어보고 있었다.

묘하게 주름진 볼살과 턱이 고집과 심술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인상이었다.

그나마 나이가 많음에도 하대를 하지 않는 것은 이 회사의 전통처럼 보여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과거 가족 중심의 소기업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기업에는 업무의 구분도 없고 출퇴근의 개념도 부족해 수시로 야근을 해야 했다. 과거 현태가 다닌 기업은 그 정도로 최악이었기에 이 회사가 마음에 들었다.

" 자, 모두 인사는 나눴을태니 각설하고 각자의 자리로 안내를 드릴께요. 그 자리에 사원증과 명함이 준비되어 있으니 오늘부터 헤드헌터로써 근무를 하면 됩니다. 혹시 모르는게 있다거나 부족한 물품등이 필요하면 총무과로 오시면 알려드려요. "

그게 끝이었다. 수습기간이나 업무 OJT 교육도 없었다.

다행히도 멘토링이 있다는 이야기에 한숨을 돌렸다. 맨땅에 헤딩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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