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적성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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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작품등록일 :
2024.05.0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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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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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어라(6)

DUMMY

뭔지 모를 아우라가 느껴지는 노인이었기에 좀더 유심히 쳐다보게 되는 그런 인상이었다. 부드러운 눈매, 꽉 다문 입술, 주름 진 얼굴은 그가 살아온 인생에 대한 고집이 드러나 보일 정도였다.

슬쩍 지나치면서 손을 살짝 스치는 수법은 이미 대학교를 다닐때 마스터한 수법이었다.

[CFO(Chief Financail Officer, 최고재무관리자)]

꼿꼿한 허리에 부드럽지만 확고한 고집이 느껴지는 얼굴선과 하얗게 센 머리카락은 그가 얼마나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거기에 처음으로 마주한 전문 직업. 최고재무관리자는 사회초년생이 감히 마주칠 일이 없을 그런 직종이었다.

그런 이유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당장 저 남자에게 달려가 명함을 건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참아야 했다.

다행히 그 장년인은 나를 지나쳐 산책로 옆에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뒤돌아 따라갈 생각이었기에 오히려 더 나은 상황이었다.

태현은 아무렇지 않게 걸음을 돌려 그의 옆자리에 엉덩이를 붙였다.

그 장년인은 그런 태현에게 신경조차 쓰지 않고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들었다.

그리곤 불을 붙이기 위해 라이터를 켰지만 치익,칙 하는 소리만 들릴뿐 불이 붙지 않았다.

그런 모습에 기회다라 생각한 난 냅따 라이터를 꺼내들어 두손으로 공손하게 불을 붙이는 현태였다.

" 응? 고맙네. "

그 장년인은 갑자기 훅 들어온 라이터에 의아한 시선을 보냈지만 거부하지는 않았다.

휴우, 그가 담배연기를 내뿜자 현태도 담배를 꺼내들어 불을 붙였다.

" 젊은 사람이 이런 시간에 공원이라니.. 실직이라도 한겐가? "

중저음의 부드러운 음성이었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을 이끌어온 사람만이 보일 수 있는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 아닙니다. 저는··· "

어제 오늘 자기 소개를 너무 많이 하고 있다는 웃긴 생각을 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익숙해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소개시간이 지나고 잠시간의 침묵이 흘렀다.

" 호오. 그렇군. 그런 직업도 있었어. 그래서 이 시간에 여길 온겐가? "

" 네, 선생님. 제가 관상을 좀 볼 줄 알거든요. 인재를 서칭하기 위해서··· "

그제서야 본격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장년인이었다.

아무래도 관상을 본다는 이야기가 그의 관심을 끈 모양이었다.

" 흐음, 그래 내 관상은 어떤가? "

" 선생님은··· "

" 노영천일세. "

자신의 이름을 밝힌 그는 고개를 돌려 자신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그런 단순한 행동에서도 약간의 압박감을 주었다.

조심스럽게 내가 입을 열었다.

" 네, 노선생님의 경우에는 돈과 관련된 일이 천직으로 재무관리나 은행과 관련된 업무를 하셔야 될 관상입니다. "

노영천의 반응은 편의점 알바생과는 완전히 달랐다.

알수 없는 심유한 눈빛으로 현태를 바라본 그가 피식 웃음을 지었다.

" 그렇군. "

그게 다였다.

현태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반응을 지켜보던 노영천의 웃음이 짙어졌다.

" 뭘 그렇게 안절부절하는건가? 그냥 관상은 관상일뿐인데. 허허.. "

그렇다, 잘못을 저지른것도 아님에도 그의 분위기에 휩쓸렸다.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솔직히 말했다.

" 노선생님의 이력서를 받고 싶습니다. "

빙빙 돌아가는 것은 스스로의 부족함을 드러낼 뿐이었다. 그냥 직설적으로 밀고 나가기로 결심한 현태였다.

" 내 이력서? 허허, 이미 은퇴를 한 사람의 이력서로 무엇을 하게? "

예상은 했지만 그의 이력서가 탐이 났다. 그냥 단순한 욕심이었다. 그를 내 인재풀안에 두고 싶다는.

" 노선생님의 인생2막이 지금 일수도 있잖습니까. 백세시대에 이른 은퇴를 하시는 건 나라의 손해입니다. "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였다. 현태는 자신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다행히도 노영천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 껄껄.. 재미있는 청년이군. 이제야 내려놓았는데 다시 나를 찾는 사람이 있구만. "

그러면서 현태가 내민 명함을 받아들었다. 긍정적인 그의 반응에 만세를 부르고 싶은 기분이었다.

솔직히 이력서를 보낼지 안볼낼지 몰랐지만 자신의 성의를 받아줬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만큼 기뻤다.

" 감사합니다. "

" 허허, 그래요. 혹시나 인연이 되면 보세나. 오랜만에 재미있는 시간이었어. "

꽤 유쾌한 얼굴이 된 노영천은 자리에서 일어나 반대방향으로 걸어갔다.

현태로써는 신선하면서 새로운 경험이었다.

" 하아, 저런 분도 계시는구나. 역시 세상은 넓고 인재는 많아. "

다시금 깨닫는 현태였다.


현태가 회사에 출근체크를 한 시간은 점심이 지나고 난 이후였다.

자신의 원룸에 들러 샤워와 옷을 갈아입고 난 이후라 제법 시간이 흐른 뒤였다.

그런 그를 반긴 인물은 동기 김지원이었다.

" 현태오빠, 취직한지 이틀만에 농땡이를 치네요? "

" 뭔소리야, 내가 얼마나 후보자 서칭을 위해 뛰어다니고 있는데. 어제만 해도··· "

" 호호, 농담이에요. 이렇게 술냄새를 풀풀 풍기면서 출근하는 헤드헌터들이 한두명인줄 아세요? 그 노력에 대한 흔적이라고나 할까? "

그녀는 헤드헌터직이 외근이 많고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감정적으로 얽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사람을 상대하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나, 혹은 영입을 위해 술자리가 많다는 것을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장현태는 꽤 노력을 많이 편이었다. 그런 것들을 굳이 보여주지 않으려 해도 눈에 보였다.

이런 사람은 대부분 인정을 받거나 성공을 한다. 그리고 주변인에게 좋은 영향력을 전파한다는 것을 그녀는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 큼, 그래. 그래도 생각보다 소득이 있었어. "

경기도 광주까지 가서 얻은 소득에 대해 왈가불가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누군가 자신의 노력을 이해해주는 일은 기분이 좋았다.

그때 그런 둘을 보며 지나치는 박재원이 다 들리도록 중얼거렸다.

" 회사에서 연애를 하나? 왜케 달라붙어 있는거야. "

무례한 언행이었다. 더군다나 김지원은 남자친구가 있는 입장.

김지원이 인상을 구기며 고개를 돌려 뭐라고 한마디 하려는 순간, 현태가 말렸다.

" 우리 커피한잔 하러 가자. 저런 사람은 상대하지 말고. "

" 휴우, 정말··· 알았어요. "

그렇게 올라간 하늘정원은 여전히 사람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날씨가 풀리면서 따뜻한 햇살을 즐기려는 직장인들이 많아지는 모양이었다.

장현태와 김지원은 덩굴로 휩싸인 휴식터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 후보자 서칭은 잘되고 있어? "

" 휴,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단순히 발전기 관련 종사자를 찾는 일인데도 관련업종의 사람이 없어요. "

" 발전기? 그냥 신입으로 입사해서 배워나가면 안되나? "

아무래도 자신의 일이 아니다보니 가볍게 조언을 했다.

" 휴우,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관련 자격증도 있어야 하고··· 그 고객사에선 숙련자, 경력직을 요구하고 있으니까요. "

일반 회사와 전문적인 분야의 회사 차이점이었다.

바로 실무에 투입해야 하는 분야는 신입을 가르쳐 실전에 투입하는 수고를 줄이는게 일이었다. 툭하면 몇 달 배우다 그만두는 경우도 심심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다보니 그런 분야에서는 요구사항이 많았다.

" 어렵겠어. 그 분야의 인재를 찾는 게 일이니까. "

김지원의 간단한 설명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 그러니까요. 잡사이트 여러개에 JD를 올려놓았지만 아직 한명도 연락이 없어요. "

그게 정석적인 방식이었다. 후보자 서칭을 하기 위한.

누구나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에 JD(채용정보)를 대신 올리고 후보자를 서칭해 만나 면담을 하는 방식은 헤드헌터의 기본적인 업무 중 하나였다.

나는 나가서 직접 뛰어 찾으라는 말을 건내려다 그만두었다.

그건 자신처럼 그 사람의 적성을 볼 수 있을 경우에만 효율적인 방법이다. 무작정 나가서 찾으라는 이야기는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으라는 것과 다름없었다.

요즘같은 인터넷 환경, 모든 것들이 손안에서 이뤄지는 세상에서는 그런 기기와 정보를 활용해야 하는게 정석이었다.

자신이 특이하고 별난 거였다.

그렇게 그녀의 고민에 대해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한 그들은 커피만 마시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렇게 의미없는 시간을 보낸 둘은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현태는 노트북을 켜며 상황을 정리했다.

' 일단 후보자는 두명, 마효준과 백기훈. 아직 부족해. 최소 세명이상은 추천해야해. '

사실상 마효준은 탈락이나 만찬가지였기에 더 많은 후보자를 서칭할 필요가 있었다.

한명의 인재를 뽑는다고 한명만 추천하는 것은 태만이었다.

' 문제는 팀단위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인데.. 백형의 경우는 그게 가능해서 다행이었어. '

팀단위 채용이기에 난이도가 수직상승해버린 경우였다. 솔직히 PM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또한 피엠이 자신이 추천한 인물을 거절할 경우를 대비해야 했다. 그 이후 고객사의 선택을 기다려야 하는 이중의 벽이 존재했다.

그 벽들을 통과해야 최종 컨펌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인트라넷에 접속을 하는 현태는 자연스럽게 게시물, 공개 오더, 고객사 채용정보등을 훑어보았다.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잡사이트에 들어가 자신이 어제 올려놓은 채용정보를 살펴보았다.

역시 별다른 지원자는 없었다.

' 역시 경비원은 인기가 없구나. 팀장급이라고 하지만 지방근무에 화이트칼라가 아니니.. 거기에 더해 팀단위 채용이라니.. '

거기에 주6일근무와 비상대기라는 항목 역시 큰 장애로 작용한 듯 보였다.

그에 반해 사택제공과 높은 급여가 있으니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판단한 나는 그 막막함이 제법 컸다.

잠시 노트북을 쳐다보던 현태는 답답한 마음에 다시 외근 준비를 했다.

이번에는 차를 끌고 멀리가는 외근이 아닌 인재를 찾기 위해 무작정 돌아다녀 볼 생각이었다. 그래야 좀 답답함이 가실것만 같았다.

그렇게 외투를 집어든 현태는 서류가방을 챙기며 나갈 채비를 마쳤다.

그런 모습을 또 박재원이 보며 한마디를 했다.

" 도대체 회사가 놀이터야? 멋대로 출근했다 퇴근하는 꼴이.. 쯔쯧. 내가 사장이면 당장 짤랐을텐데.. "

현태는 저 박재원이 왜 저렇게 삐딱한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분명히 선을 넘고 있었다.

" 저기요, 재원씨. 말이 너무 심한거 아닙니까? 각자의 업무영역은 지켜줍시다. "

" 재원씨? 줍시다? 허어.. 어린 놈이 주둥이를··· "

자신의 목소리가 커지자 급히 고개를 숙인 박재원이 눈치를 봤다.

아무래도 입사한지 얼마되지 않은 신입이 큰 소리를 내면 안된다는 기본적인 상식은 있는 모양이었다.

그러면서도 박재원은 미간을 찌푸리며 현태를 쏘아보고 있었다. 마치 불구대천의 원수를 보는 듯한 시선이었다.

도대체 이 인간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듯이 그런 그를 쳐다본 현태는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그를 지나쳤다.

그런 모습에 더 열이 받은 박재원은 꽉 쥔 주먹을 부르르 떨면서 씩씩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의 행동은 하지 않았다.

" 너 이새끼. 내가 올라가면 넌 끝이야. "

이를 뿌드득 간 박재원은 현태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전형적인 꼰대에 철없는 사람의 행동과 말이었다.

현태는 그런 그를 그냥 미친놈 취급하는게 낫다는 생각에 무시를 한 채 회사를 벗어났다.

" 진짜 세상에는 별의별 인간들이 다 있구나. "

지난 회사도 마찬가지 였고 박재원이란 인간도 비슷했다. 스스로의 못남을 이기지 못하고 외부로 그 책임을 전가하려는 타입이었다.

저런 인간들과 엮이면 결과가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현태였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 현태는 그렇게 회사를 벗어났다.

스카우트 서치펌의 위치는 테헤란로에 인접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직장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위치였다.

일단 대로변의 카페로 들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한 현태는 통창을 통해 바깥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아직 퇴근 시간이 좀 남은 시간대라 그렇게 수많은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테헤란로의 특성상 꽤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오히려 그게 더 좋았다. 한명 한명을 충분히 살펴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카페 안에도 절반이 조금 안되는 자리가 차 있는 상태였다. 대부분 양복을 입었거나 목에 사원증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아 대다수가 직장인인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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