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적성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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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JaeK
작품등록일 :
2024.05.08 14:15
최근연재일 :
2024.09.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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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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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8,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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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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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천생연분(5)

DUMMY

그나마 유부녀인 채팀장이 있기에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위기를 막아낸 것이었다.

" 후우, 요즘 아이들.. 당돌하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고 이야기 하지만 결국은 자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대표님이 아무리 벽을 세우더라도 말이죠. 지금도 아슬아슬한 상황인데 저 두사람이 들어옴으로써 균형이 깨어질 가능성이 높아요. "

일부로 비서들을 많이 뽑은 것이 독이 되었다. 비서라는 직종상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기에 미남미녀가 많았다.

" 하아, 그럼 제가 내 위치를 잘 잡아야 겠네요. "

" 아뇨. 대표님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도 수많은 회사에서 연락이 오고 있어요. 대표님의 신상명세를 어떻게 알았는지 말이에요. "

내 소문이 알음알음 퍼지더니 시티즌 그룹에서 너무 나댄 모양이었다. 여기저기 투자를 진행하면서 나에 대한 소문이 너무 부풀려 업계에 퍼진 모양이었다.

" 심지어 오늘은 몇 개나 되는 재벌가에서 대표님의 정보를 요청했어요.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저는 모르지만 솔직히 대표님 위험한 일을 하시는 건 아니시죠? "

그런 오해를 할 만했다. 도대체 어제 영감님들을 만난 사실을 어떻게 알아낸 것일지 몰랐다.

" 아니에요. 에휴,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이런 말까지 듣고 나서도 해결책이 뚜렷이 떠오르지 않았다.

" 후우, 대표님. 혹시 고자에요? 아니면 왜 여자를 안 만나세요? 외모야··· 외모가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그 정도 능력이면 미녀가 줄을 설텐데요. "

너무 직설적인 말에 잠시 할 말을 잊었지만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내가 말했다.

" 그쵸? 그냥 아무나 잡고 연애를 할까요? "

" ··· 아뇨. 그 말이 아니고요. 저도 한번 알아볼까요? "

제발 여자 소개는 멈춰달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내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한 모양이었다.

고민에 빠진 나를 두고 채팀장이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며 방을 나갔다.

' 지금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개가 아닌데. 무슨 연애걱정을 하고 있는 거야. 환장하겠네. '

때 마침 휴대폰 전화가 울렸다.

나는 본능적으로 통화버튼을 누르고 액정에 뜬 상대방을 확인했다.

" 네, 마배우님. 어쩐 일이세요? 벌써 검사 결과가 나온 거에요? "

- 허허, 아냐. 조만간 영화 홍보로 다시 미국으로 가봐야 할 것 같아. 그 전에 한번 만나서 술 한잔하려고 말야.

나는 반색을 하며 당장 나가겠다는 말을 전했고 마창수 배우는 너털웃음과 함께 주소를 불러주었다.

그 말에 옷을 챙겨 입은 나는 뛰어나가며 진기사에게 말했다.

" 저 나가요. 택시 타고 갈테니 시간보고 퇴근하세요. "

후다닥, 뛰어 회사를 나가자 꼴도 보기 싫은 흉상이 보였고 괜히 발로 한번 까버리다가 발가락이 삐었다. 너무 아파 한참동안 발가락을 잡고 움츠리며 고통에 소리없는 몸부림치다 이게 무슨 병신짓인지 허탈한 마음에 하늘을 한번 올라다보곤 절뚝거리며 택시를 잡아탔다.

재수가 없는 하루였다.


" 허허허, 그래서? "

내가 고민을 이야기하자 마창수 배우가 파안대소를 터트리며 내 어깨를 치면서 즐거워했다.

난 뚱한 표정으로 소주를 단번에 들이키자 겨우 웃음을 멈춘 마배우가 말했다.

" 청춘이구만. 뭐가 고민이야. 그냥 즐기면 되지. 그런 스트레스는 결국 자기 마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거야. 안그러냐? 훈아. "

마배우는 자기 옆에서 술병을 들어 나에게 술을 두손으로 따르는 젊은 청년을 보면서 물었고 그 청년은 어설픈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 저야, 뭐.. 모태솔로라서요. 하하하. "

웃는 모습조차 그림같은 이 청년의 이름은 백훈, 나이 22살의 사회적으로 완전한 새삥이었다. 얼마나 잘 생겼는지 술집에 앉아 있는 남녀노소 모두가 한번은 백훈을 쳐다봤을 정도였다.

얼마전 군대를 제대한 그는 배우를 하고 싶다고 마창수 배우의 집을 직접 찾아 무릎을 꿇고 간청을 했다고 한다. 성격까지 서글서글하고 인내심과 열정까지 있는 진정한 엄친아였다.

심지어 [배우(82)][가수(73)][모델(70)][액션배우(69)].. 최상위 배우 적성이 벌써부터 꽤나 높은 상태였다.

솔직히 내가 본 수많은 배우들 중 제일 잘 생겼다. 정확히는 나이에 관계없이 매력적인 얼굴이었고 피지컬도 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났다.

그 신체 스펙도 190에 80키로라고 하니 질투조차 나지 않을 정도의 비인간적인 녀석이었다.

그런 주제에 모태솔로라고 하니, 어이가 없었다. 성격이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눈치가 좀 없는 타입이었다. 주변에서 자신을 쳐다보며 감탄을 해도 그냥 무덤덤하게 신경을 쓰지 않는 타입이었다.

워낙 어릴때부터 그런 시선에 노출되다 보니 아예 무감각하게 변한 모양이었다. 그런 것들은 여자들에게도 적용이 된 듯 다가오는 여자들에게도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 어휴, 전 고민이라니까요. 심각해요. "

" 알지. 알어. 근데 말야, 심각하게 생각하면 끝도 없이 심각해져. 가볍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가벼운거야. 당장 네가 길거리를 걷다가 운명의 상대를 만날 수도 있는 것이 인연인거고. 허허허, 그러니... "

무슨 말인지 어느정도 이해를 했고 그저 가만히 듣다보니 그냥 마음에 안정이 되는 말이었다.

' 그래 지금 고민이 무슨 소용이야. 인연을 찾아 쫒기듯 누군가를 만나려고 하는 것만큼 내 삶을 낭비하고 어리석은 일도 없지. '

역시 술이 들어가니 기분이 느슨해지면서 내가 가진 고민이 별다른 의미를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봤다.

마배우를 알아보는 사람이 가끔 있었지만 다가오지 않았고 나름 파티션으로 구분되어 있는 술집이라 편안하게 술을 마실 수 있었다.

평일 저녁임에도 사람들이 북적거렸고 그만큼 소란스러웠다.

마배우가 촬영한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서진이의 학창시절 이야기부터 군대 이야기까지 듣다보니 시간이 벌써 자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 흠, 그래서 백훈을 키우시려는 거에요? 그냥 소속사에 들어가서 케어를 받는게 낫지 않을까요? "

" 소속사 좋지. 근데 그런 케어는 자신을 완성시키고 들어가도 늦지 않아. 특히나 훈이 같은 경우는 소속사에 소속되면 아마 톱스타 취급을 해주겠지. 누가봐도 스타성이 있으니까. "

" 에이. 선생님. 그 정도는 아니에요. "

" 넌 좀 가만히 있어봐. 기만자야. "

" 허허, 그렇게 망가지는 후배를 제법 많이 봐왔어. 스타라는 것은 저 위에 반짝이고 있는 별을 은유하는 의미로 사용하는 단어야. 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래다 보면 어떤 기분일 것 같아? "

" 모든게 작게 보이지 않을까요? "

" 그래, 다르게 말하면 자신을 좋아하는 팬들이 하찮게 보여기 시작하지. 그리고 수많은 광고, 드라마, 영화에 출연하면서 돈을 벌기 시작하면 자기 자아가 비대해지기 시작해. 그 이후는 이제껏 많이 봐왔던 깜짝 벼락스타의 결말과 같아. "

그 동안 잘생긴 얼굴과 몸매로 순식간에 스타반열로 올랐다가 지금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를 그런 스타들을 떠올렸다. 가끔 유툽에서 그런 스타들이 출연을 해서 사연팔이를 하는 것을 언젠가 본적이 있었다.

" 결국 실력을 쌓아놓고 인기를 얻으라는 말씀이죠? "

" 글쎄. 배우는 말이야. 그 실력이라는게 참 애매해. 일반 직장인이면 시간이 지나면 자기 업무에 대한 지식을 쌓아서 발전할 수 있지만 배우는 그것과는 달라. 배우는 다른 이의 인생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그 내면까지 이해를 함으로써 경험이 쌓이지. 우리는 타인의 삶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직업이니까. "

너무 어려운 말이었고 그들만의 세계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내가 더 이어가기 힘든 주제였다.

" 네, 그럼 훈이를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

술잔만 홀짝이고 있는 이 순진한 녀석을 험난한 사회에 내놓으면 백프로 사기를 당하거나 남에게 이용당하다 버려질 것이 분명했다.

" 일단은 내가 데리고 다닐 생각이네. 배우로써 재능도 훌륭하고.. 녀석의 의지도 확고하니까. 훈아, 넌 어쩌고 싶으냐? "

" 헤헤, 저는 선생님만 믿고 따를께요. 제 스승님 아닙니까. "

술을 마셔서 발그레한 얼굴조차도 조각같이 멋져 보였다. 세상 불공평함을 온 몸으로 느꼈다.

" 뭐, 그러시죠. 마배우님 이번에 미국가실때 데려가실거면 얘기해주세요. 제가 준비를 할테니까요. "

" 허허, 그럴까? 근데 훈이도 그 인재등록을 하려면 더 성장해야겠지? "

어지간히도 백훈이가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인재 계약은 우리 사무소에서 내가 인정한 천재들을 키워주려고 만든 계약서였다.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유리한 내용만 존재했기에 회사 입장에서는 무조건 손해인 계약이었다.

" 흠, 일단은··· 보류? 아직은 시기상조에요. "

내 말의 의미를 알아들은 마창수 배우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군. 그래도 훈이가 네 인재들 안에 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하거지. 허허.. "

그는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마배우는 처음 만난 날 이후에도 몇번이나 내 사무실에 방문을 했고 거기에 소속된 천재들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들었다. 당연한 권리였기에 권장하는 사항이었고 그러는 가운데 우리 인재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깨달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당장 지하3층 연구실만 해도 매달 들어가는 연구비가 수십억에 달할 정도니 그런 혜택을 누리기 위해선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물론 내 의견이 가장 중요했기에 마배우가 나를 여기로 불러 술을 마시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런 마배우의 마음을 알고 있기에 백훈을 더 유심히 관찰을 했었다. 재능과 달리 그가 하는 행동, 말투, 제스처에서 거짓이 묻어나지 않는지 그에게 나는 향기가 어떤지 등등..

전체적으로 내 기준을 통과한 상태였지만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 백훈을 아직은 더 지켜볼 생각이었다.

' 무취(無臭)는 나와 인연이 없다는 의미였으니까.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

아직까지도 내 능력에 대해 100% 다 분석을 한 것은 아니었기에 조금은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이전에 만났던 도하나 역시 그런 케이스였다. 여러 방면을 알아보니 과거 텐프로, 아니 원프로 술집에서 일을 한 전적은 있지만 좋은 대학을 나왔고 사치를 부리지도 않았고 작은 누나와 좋은 인연이 있었다.

술집도 가정형편상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그런 선택에 대해 비난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 모든 것들을 취합해보니 왜 그녀에게 그런 냄새가 풍겼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 헤헤, 잘 부탁드립니다. 형님. 선생님. "

술에 취해서 마냥 좋다고 웃고 있는 백훈을 바라보다 나도 소주잔을 단숨에 들이켰다. 아직은 모든게 미정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자정에 가까운 시간, 술집에서 떠들던 사람들도 점점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나마 술이 강한 나는 비교적 멀쩡했지만 나이가 있는 마배우나 술을 몇번 마시지 못했던 백훈은 거의 만취가 되어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나지막히 한숨을 내쉰 나는 휴대폰을 들어 택시를 불렀다.

아직 완전히 정신을 놓은 건 아니라서 일단은 마배우님 주택으로 가서 민폐를 끼칠 생각이었다.

그렇게 택시가 도착했다는 알림음이 뜨자 두사람을 부축해서 나가기 위해 계산대에 다가갔다.

그때 내 뒷편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 찾았다. "

정신이 없는 상태라 그 목소리를 무시하고 두사람을 부축하며 밖으로 나서 택시에 몸을 실었다. 그때 누군가 급하게 나를 따라 택시에 같이 탔다.

" 누구···? "

" 출발하세요! 기사님! "

이미 도착지를 설정해서 택시를 불렀기에 아무런 의심없이 택시가 출발을 했다.

문제는 그런 택시 뒤로 한무리의 여학생들이 따라오며 소리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 야! @#%$$%$ 어디가!? "

하지만 이미 택시는 출발을 했고 곧 그 학생들은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는 앞자리에 타고 몸을 돌려 뒷좌석에 낑겨서 타고 있는 여자애를 쳐다봤다.

그리곤 더 이상 놀랄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과거가 무너져 버렸다. 목까지 올라왔던 취기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커플매니저(159)][CEO(62)][작가(57)]...

내가 순간 술에 취해서 잘못 본 줄 알았다. 두눈을 비비고 다시 쳐다봐도 바뀌지 않는 적성과 적합도에 잠시동안 넋을 놓고 그것만 바라보았다.

상대방도 나와 비슷한 눈빛으로 나를 보며 넋을 놓고 있었다.

패션 마스크를 끼고 있어서 정확한 생김새는 볼 수 없었지만 투명한 눈빛에 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길게 웨이브 진 머리, 대학생처럼 꾸며진 청바지에 후드티의 옷차림의 그녀는 오히려 나보다 더 충격을 받은 눈으로 나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겨우 충격을 벗어나며 커플매니저가 무슨 직업인지 생각을 해냈다.

' 성인 남녀를 이어주는 중개인? 중매인 아닌가? 그런 직업을 적성을 가지고 있다고. 그것도 적합도가 159? 이게 말이 되는 건가? 혹시 내 능력에 무슨 문제가 생긴 걸까? '

수많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결국은 그녀에게 직접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결론이 나자 문득 왜 그녀가 이 택시에 탔는지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코끝을 스치는 향기, 분명 언젠가 맡아봤던 향기였다.

' 아, 그 공항에서··· 분명 그때 맡은 향기야. '

그러니 접촉이 없음에도 그녀의 적성이 보이는 것도 설명이 되었다.

지금 이 순간 택시 가득히 메우고 있는 향기에 내 심신이 녹아내리는 기분을 맛보고 있었다.

단순히 같은 자리에서 그녀가 내뿜고 있는 향기만으로 내가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그녀가 누군지, 왜 여기에 따라왔는지, 지금 직업이 뭔지, 아니 최소한 이름이나 나이를 알아내야 하는데 도무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는 도중에도 택시는 달려서 마배우님 주택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 동안 그녀를 쳐다볼 뿐 아무것도 알아낸 것은 없었다. 그녀도 겨우 정신을 차렸는지 눈을 피하며 곰곰이 생각에 빠져 있었다.

어색한 침묵이 택시 안을 가득 채우고 있을때 목적지에 도착을 했다는 기사의 말이 들려왔다.

나는 감사하다는 말을 건내고 두 사람을 겨우 택시에서 꺼내들어 마배우님 주택에 들여보낼 수 있었다.

그때까지도 그 여자는 집 주변을 서성이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겨우 혼자가 된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겨우 말문을 열었다.

" 뭡니까? "

내 의지와 상관없이 퉁명스런 말투가 튀어나왔다. 순간 후회를 했지만 말을 주워담을 수는 없었다.

" 그,그게··· 하아. 미치겠네. 일단 어디 앉아서 이야기 해요. "

그녀도 제정신이 아닌 듯 횡설수설하면서 결국 이야기를 하자는 결론을 내놓았다.

나도 동의를 했고 멀지 않은 곳에 아직까지 문을 열고 있는 24시간 편의점 앞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날씨가 아직 풀리지 않아 살짝 차가운 바람이 불었지만 그런 것들에 신경을 쓰지 못할 정도로 나는 집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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