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들이 찾는 귀환자가 600억 들고 장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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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개
작품등록일 :
2024.06.0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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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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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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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국

DUMMY

각성자 관리 사무국, 속칭 헌터 협회라 불리는 국가 기관엔 아침부터 비상이 걸렸었다.

그 이유인 즉슨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5급 이상 균열의 징조가 벌어진 것 때문.

5급 이상의 균열이 의미하는 바는 둘 중 하나였다.

지역 구 하나를 궤멸시킬 수준의 크리쳐들이 등장을 한다거나. 혹은 이계에서 송환되는 귀환자를 토해내는 포탈이 열린다거나.

하지만 저렇게 다수의 균열이 발생한다는 것의 의미는 분명했었다.


- 전국 각지 다수의 균열 발생, 인근에 거주하는 국가직 헌터들은 곧장 균열을 찾을 것. 5급 이상의 균열, 즉 귀환자들이 대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귀환자들이 나타난다는 것.

귀환자들의 등장은 생각 이상의 파장을 가지는데. 현장직 헌터들을 비롯해 사무직 헌터들까지 가용할 수 있는 국내 헌터들은 죄다 일시에 업무를 멈추고 귀환자들을 찾아야 할 정도였다.

그리고 B급 헌터인 각성자 관리국의 조미연 팀장 역시 같은 이유로 출근을 미루고 출입 불가 구역인 인천으로 차를 몰고가는 중이었다.


*


뚜루루 -


“예, 국장님.”


[도착했어?]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후우... 조 팀장. 너도 알다시피 무려 3년만에 등장하는 귀환자야. 이번엔 절대 놓치면 안 돼. 무슨 수를 써서라도 관리국으로 영입해. 그 사람이 무슨 조건을 내걸든 일단 전부 받아들여. 아무리 얼척 없는 조건을 내걸어도 무조건. 알겠지?]


평소에 워낙 침착하기로 소문난 백성민 국장이었지만, 오늘 그의 목소리는 상당히 격앙되어 있었다.

그도 그럴게 벌써 각성자 관리국은 여태 단 한 명의 귀환자도 영입을 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사실 어쩔 수가 없는 게,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직 헌터들은 일반 헌터들에 비해 봉급이나 대우가 열악했다.

그에 비해 민간 기업이나 길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수준의 대우를 제공하니, 머리가 조금만 돌아가도 국가직보다는 민간 길드에 손을 뻗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백성민 국장이 어떻게든 귀환자를 영입하려는 이유는.


[그리고 무엇보다 조심해. 수십 년을 구르다 온 사람들이야. 귀환자 하나를 상대하려면 동급의 헌터 열 명이 달려들어야 할 정도니까 말이야. 늦지 않게 지원이 갈 거야. 그전까지만 어떻게든 잡고 있으라고.]


바로 귀환자들의 막강함에 있었다.

수십 년 전 크리쳐를 토해내는 균열이 처음으로 벌어진 이후 생겨난 각성자들,

통칭 헌터라 부르는 그들은 균열에서 새어 나오는 크리쳐들을 사냥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들이었는데.

그중 이세계에서 돌아온 귀환자들은 동급의 헌터들을 아득히 뛰어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등장했던 귀환자가 2년 전이었고, 40에 가까운 나이에 그가 여전히 헌터 랭킹의 1등을 석권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는 말 할 필요도 없었다.

심지어 작년엔 일본에서 귀환자 하나를 국가직으로 채용했는데, 그것만으로도 균열 관련 국가 예산이 절반이나 절약되는 기염을 토해냈다고 한다.

그만큼 귀환자들의 영향력이 엄청나다보니 관리국으로써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귀환자를 끌어들이려 하는 것이었다.


[그래, 조 팀장만 믿지.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네, 국장님.”


뚝.


이내 끊어지는 통화.

그리고 그와 동시에 차량의 사이드 미러로 출입 금지라고 쓰인 팻말이 스쳐지나간다.


“후우...”


조미연은 잔뜩 긴장한 숨을 내뱉었다.

그도 그럴 게 현재 인천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이었다.

무려 6급의 균열, 다른 말로는 재앙급 크리쳐가 등장한 지역이었으니.

하지만 지금 그녀가 걱정하는 건 인천에 진입했다는 문제가 아니었다.

인천이 위험지역이라지만, 그건 5년 전 이야기였다.

지금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귀환자의 송환.

앞서 말했듯 귀환자는 생각 이상으로 위험했다.

수십 년을 이계에서 구르다 와서 기존의 상식이 희석된 것은 물론, 이계에서 버틴 시간만큼이나 그들의 위력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작년 일본이 귀환자를 영입하기 위해 무려 A급 헌터를 여덟이나 불렀고, 그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한 사람이 죽고, 다섯이 중상을 입었다고 했다.

헌데 지금 조미연 팀장은 그런 귀환자를 영입하기 위해 홀로 그를 찾아가는 중이었으니.

긴장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귀환자 영입이라는 게 정보 싸움이자 촌각을 다투는 전쟁이다보니 어쩔 수 없긴 했다.

조금이라도 늦었다가는 민간에게 빼앗기고 말 것이다.


“후우...”


그래서 조미연은 잔뜩 긴장된 숨을 뱉으며 차를 몰아 귀환자의 포탈로 추정되는 빌라로 향했다.


끼익.


“여기인가.”


이내 빌라 앞으로 도착한 조미연이 차에서 내리지만, 곧 그녀는 자리에 귀환자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발자국.”


빌라를 나와 밖으로 향하는 발자국을 발견한 조미연. 아무래도 지구로 돌아온 귀환자가 밖으로 나간 모양이었다.


“저쪽인가.”


저 멀리 귀환자의 발자국으로 보이는 흔적들이 보인다.


부앙 - !


그렇게 차량을 타고 귀환자의 흔적을 찾던 조미연은 곧 미간을 구겼다.


“...여기 위험지역 맞아?”


나름 위험 지역이라해서 잔뜩 긴장을 하고 왔던 조미연이었으나, 주위가 조용하다 못해 아주 정적에 잠겨있는 듯했다.

혹시 귀환자가 전부 사냥을 한 건가 싶지만, 또 그렇다기엔 사냥을 한 흔적이 전혀 없다.

고개를 갸우뚱하던 조미연.

하지만 곧 그녀는 그 이유를 알아챌 수 있었다.


“도망치고 있는 건가?”


귀환자의 흔적을 쫓아가다보니 흐릿한 사각으로 귀환자의 흔적을 피해 쏜살같이 도망치는 기척들이 느껴진 것이다.

착각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C급 헌터인 조미연의 감각은 그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렇게 흔적을 쫓아 도착한 폐허가 된 번화가.

그리고 그곳에서 조미연은 고양이를 품에 안은 채 장난을 치고 있는 남자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여태 듣고 보았던 귀환자들의 난폭함은 모두 거짓이었다는 듯, 그녀의 눈에 보인 한 남자는 순하디 순한 얼굴로 고양이와 장난을 치는 중이었다.


“...저 사람이다.”


또한 그 순간 조미연은 확신했다.

저 사람이 귀환자라는 것을 말이다.


*


“각성...뭐요?”

“각성자 관리 사무국, 각성자 관리과 조미연 팀장입니다. 박율 씨 맞으십니까?”

“예, 맞는데. 각성자 관리 사무국, 그게 뭔데요?”


나는 대뜸 차를 타고 나타나 잔뜩 긴장한 얼굴로 자신을 소개하는 여자의 등장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상당히 경직된 얼굴로 나를 훑어보는 중이었다.


“후천성 각성자 및 귀환자들을 관리하는 국가 기관입니다.”

“귀환자요?”

“예, 이계로 강제 이송되었다가 돌아온 귀환자들이 현대 생활에 보다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역할을 합니다. 박율 씨는 현재 대략 5년 만에 지구로 돌아오신 귀환자이십니다.”

“잠깐, 뭐요? 5년?”

“예, 듣자하니 이계에서의 10년은 지구에서 1년이라고들 하더군요.”

“아... 그래서 동네가...”


나는 그제야 변해버린 동네를 보며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렇다고 완전히 이해가 된 건 아니었다.


“근데 5년 만에 동네가 이렇게 폐허가 될 수 있나?”


아무리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한들 이렇게 황량한 사막처럼 변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동하면서 하시겠습니까? 알려드릴 게 많습니다.”

“네, 그럼... 그러죠, 뭐.”


아무래도 내가 없는 사이에 변한 것이 많은 것 같기에, 나는 그녀를 따라가기로 했다.

처음 보는 사람을 쉽게 믿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47년 간 수많은 사람을 봐온 나는 알 수 있었다.

저 여자가 나를 해코지할 만한 사람은 아니라는 걸 말이다.

그렇게 그녀를 따라 차에 올라타려하니.


“야옹.”


검은 고양이가 내 바짓가랑이를 붙잡은 채 나를 쫓아오는 것이다.


“왜? 나랑 같이 가고 싶어?”

“야오오옹.”

“얌마, 넌 네 집사 찾아가야지.”

“야옹. 야옹. 야옹.”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 착 달라붙어 아양을 피우는 고양이.

주인이 있는 고양이 같아 녀석을 떨어뜨리고 혼자 조수석에 올라타려 했지만, 녀석은 끝까지 나를 쫓아 내 무릎 위를 선점했다.


“요놈 봐라.”

“야옹.”


나는 헛웃음을 뱉으며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녀석은 그르릉 소리를 내었다.


“얘는 어떡하죠? 주인이 있는 고양이 같은데 저한테서 떨어지려고 하질 않아서.”

“예, 주인이요? 이 근방에는 거주하는 사람이 없을 텐데.”

“아, 그래요? 사람이 없어요?”


5년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근방에 사람이 아예 안 산다니. 나는 놀란 표정을 내지었다.


“그럼 얘 데려가도 되는 건가요?”

“예, 상관 없을 거에요. 근데 어디서 찾은 고양이죠?”

“돌아다니다보니까 나한테 오던데요?”

“예? 이 근방에는 크리쳐 말고는 아무것도 없을...”


눈을 껌뻑이며 고양이를 보던 조미연은 흠칫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녀는 두 눈을 부라렸다.

한순간 역력해진 긴장감.

그녀는 흠칫 고개를 돌려 정면을 보았다.


“음...?”

“아...아닙니다.”


문득 저 여자가 아까보다 더 떠는 것 같긴 했지만, 나는 어깨를 들썩일 뿐이었다.


“추...출발하겠습니다.”


*


그렇게 한참을 달려 도착한 각성자 관리사무국.

여전히 경직된 얼굴로 차량을 주차하는 조미연을 뒤로, 나는 차에서 내렸다. 고양이 역시 차에서 내려 내 다리 사이로 들어왔다.


“진짜 세상이 많이 바뀌었구나.”


차를 타고 여기까지 오며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본 바, 47년이라는 세월만큼이나 내가 없었던 시간 동안 지구는 생각 이상의 대격변을 겪은 후였다.


“이세계에서 탈출하면 끝일 줄 알았더니.”


이세계에서 일어났던 악마와의 전쟁이 여기 지구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모양이다.

균열과 각성자.

그 모든 것들이 명칭만 다를 뿐, 이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나는 착잡한 한숨을 내뱉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이쪽으로 오시겠습니까?”


와중 차에서 내린 조미연이 사무국의 입구를 가리켰다.

그녀를 따라 사무국으로 들어가니,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렇게 보니까 진짜 내가 알던 세계가 맞긴 하구나.”


눈을 뜨자마자 보았던 인천은 너무 황량해서 현실감이랄 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사무국으로 들어오니 사람들도 보이고, 그제야 진짜 돌아왔다는 게 느껴지는 듯했다.

그렇게 조미연을 따라 들어간 사무국의 어느 방.

방 한가운데엔 네모난 상자 형태의 무언가가 비치되어 있었다.


“이건...?”

“귀환자들이 나타나면, 그들의 인적사항 및 그들이 가진 능력과 힘을 종합하여 등급을 매깁니다.”

“이게 그 헌터인지 뭐시긴지 그 테스트에요?”

“네, 맞아요. 이쪽으로 손을 넣어보시겠어요?”

“근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이세계에서도 전투직이 아니라 상단을 운영하던 사람인지라 기대하신 것만큼 결과가 안 나올 거에요.”

“그래도 측정은 하셔야 해요.”


꿋꿋하게 상자를 가리키는 조미연.

차에서도 느낀 건데, 저 여자가 아까부터 나를 관리국인지 뭔지에 끌어들이고 싶어 하는 게 느껴졌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앞서 등장했던 귀환자들이 너무 강했던 탓인거 같은데, 애석하게도 그 사항들이 내게 해당되지는 않았다.

나는 기사도 마법사도 아닌, 상단주였으니까.

그럼에도 꿋꿋한 조미연의 태도에 나는 군말 없이 상자에 손을 가져갔다.

그러자.


지이잉 -


이색적인 기계음이 들려오며 상자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삐이이 -


하지만 이어 나오는 소리는 기분 나쁜 경고음.


“어라...?”


아무래도 그녀의 반응을 보니 그리 좋은 결과는 아닌 모양.

나는 어깨를 들썩이며 상자에서 손을 꺼냈다.

상자의 옆면에 적힌 문구는.


[측정불가]


“이럴 리가 없는데...?”

“것봐요. 나는 장사꾼이지, 싸움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라니까.”

“어...”


잔뜩 실망한 듯한 기색이 역력하다.

괜히 내가 더 뻘쭘해질 정도였다.


“크흠...큼...”


한참 기계를 보며 만지작거리던 그녀는 곧 목을 가다듬고 고개를 들어 나를 보았다.


“...아무래도 측정기가 고장난 것 같네요. 나중에 다시 측정해봐야 할 것 같은데, 혹시 언제가 괜찮으실까요...?”

“다시 해봐도 똑같다니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됐어요. 백날 해봐야 의미도 없는거. 그리고 저는 헌터인지 뭔지 할 생각이 없어요.”

“네...?”

“저는 장사할 거거든요.”


벙찐 얼굴로 나를 쳐다보는 조미연.


“측정도 끝난 거 같은데 이게 가도 되죠?”


나는 어깨를 들썩이며 측정실을 나갔다.


*


박율과 조미연, 두 사람이 측정실을 나간 뒤.


치지직 -

치직 -


[재측정 중입니다...]


측정실 한가운데 놓여진 측정기에서 문득 기계음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이어 측정기의 측정값이 천정부지로 솟구치기 시작하더니.


[231123...]


측정기의 측정값이 여백을 전부 채우더니 곧 연기를 내뿜었고.


[측정불가]

[측정불가]

[측정불가]


빠지직.

그대로 고장 나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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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강화국수 24.06.10 186 7 12쪽
5 신성이 24.06.09 221 7 13쪽
4 국수 24.06.08 238 6 13쪽
» 사무국 24.06.07 268 9 14쪽
2 지구 24.06.06 279 6 12쪽
1 귀환 +1 24.06.05 315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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