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들이 찾는 귀환자가 600억 들고 장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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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개
작품등록일 :
2024.06.05 18:55
최근연재일 :
2024.06.12 12:15
연재수 :
8 회
조회수 :
1,752
추천수 :
51
글자수 :
48,031

작성
24.06.0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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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추천
7
글자
13쪽

신성이

DUMMY

“우와...! 이거 엄청...!”


국수를 한 입 입에 넣은 조미연이 말을 채 끝내지 못하고 국수를 한 젓가락 더 입에 넣었다.


후루룩!


아예 그릇에 머리를 박고 국수를 흡입하는 조미연. 면을 씹기는 하는지, 면을 입에 넣다 말고 면을 집어 입에 욱여넣는다.


“좀 괜찮아요?”

“읍...! 읍...!”


국수를 그릇 째 흡입하고 있는 조미연은 엄지를 치켜들었다.


“맛있다니. 다행이네요.”

“푸하...!”


순식간에 한 그릇을 비워버린 조미연. 그녀는 얼굴에 국물이 잔뜩 묻었음에도 아랑곳 않고 잔뜩 놀란 얼굴로 나를 보았다.

안 그래도 부담스럽게 큰 그녀의 눈이 더욱 확장되어 있었다.


“우와. 이거 뭐에요...?”

“입에 맞으시니 다행이네요.”

“이건 입에 맞는 수준이 아니라 착착 감기는데요? 살면서 난 이런 국수는...”

“그래요?”

“적당히 간간하고 담백한데다가, 끝에 오는 감칠맛까지...! 게다가 면은 또 얼마나 찰지고 부드러운지... 평생 살면서 이렇게 맛있는 국수는 처음 먹은 거 같아요!”


그녀는 얼굴에 붙은 김가루를 떼어낼 생각도 못하고 국수에 대한 칭찬을 나열했다.

살짝 광기에 서린 느낌이기도 했다.

그러다 깨끗하게 비운 그릇을 양손으로 잡는 그녀.


“호...혹시 한 그릇만 더 주실 수 있을까요?”


그녀는 입을 달싹이며 부끄러워하는 와중에도 힘겹게 입을 열었다.


“아유, 그럼요.”


내 음식을 그렇게 먹고 싶다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그녀의 간절한 부탁에 나는 싱긋 웃으며 주방으로 돌아가 국수를 한 그릇 더 말아서 가져왔다.


“감사합니다...!”


반쯤 낚아채다시피 국수를 가져가 다시 흡입하기 시작하는 조미연.


“어우, 그거 뜨거운데...”


김이 펄펄 나는데도 불구하고 땀을 뻘뻘 흘려가며 국수를 먹는다.


호로록!


저러다 체하면 어떡하나 싶어도 그녀는 거의 뭐 한 주먹씩 면을 들어 입에 욱여넣었다. 벌써 두 그릇째 먹고 있지만, 전혀 지친 기색도 없었다.

나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채 고양이를 품에 안아 그녀의 옆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조 팀장님이 원래 저런 캐릭터였던가?”

“냐앙.”

“후우...! 후우...!”


내가 옆에 앉은지도 모르고 열심히 국수를 흡입하는 조미연.

그렇게 체감상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릇을 싹싹 비워낸 그녀는 만족스러운 한숨을 토해내며 의자 등허리에 몸을 맡겼다.

맛있게 먹는 듯해서 평소보다 양을 조금 늘렸음에도, 그릇엔 정말 건더기 하나 없이 국물만 남아있었다.


“후와아...”

“맛있게 드셨어요?”


나의 물음에 두 눈을 부릅뜨며 고개를 돌린다.

그걸 질문이냐고 말하는 것 같다.


“지이이이인짜! 진짜! 진짜! 너무 맛있게 먹었어요.”


그리고는 어떻게 하면 더 제 진심을 표현할 수 있을지 단전에서부터 육성을 끌어올려 내뱉었다.

그걸로도 부족했는지 막 주먹을 쥐었다폈다를 반복하며 온몸으로 맛을 표현한다.


“너어어어무 맛있었어요.”

“그래요?”

“진짜 너무 맛있게 먹어서 배 터질 것 같아요.”

“근데 그 얼굴에 붙은 김가루...”

“네...?”


직접 손으로 얼굴에 묻은 김가루를 가리키자, 그제야 제 얼굴에 김가루가 붙은 것을 알아차린 조미연.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얼굴을 가렸다.

민망하다는 듯 목을 가다듬으며 다시 고개를 돌린 그녀는 머쓱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크흠... 제가 원래 이런 사람은 아닙니다.”

“암요.”

“지...진짜로...! 먹는 양이 적어서 평소에는 이렇게까지 못 먹어요...!”


조미연은 손사래를 치며 제가 한 행동을 부정했다.

제정신으로 돌아오니 그제야 제 모습이 조금 웃겼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다.


“아유, 그럼 저야 뭐 더 고맙죠. 그 정도로 제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는 건데.”

“...근데 진짜 진짜 진짜 맛있었어요.”


그녀는 미간을 팍하고 구긴 채 진지하게 말했다.


“혹시 비결이 뭐에요...? 이렇게 맛있는 국수는 진짜 살면서 먹어본 적이 없거든요.”

“흠... 비결이라. 그냥 고기 육수랑 멸치 육수랑 섞어 쓰는 것 말고는 딱히 없어요. 양념장도 뭐, 딱히 특별한 재료랄 것도 없고.”

“진짜요? 근데 어떻게 이런 맛이 나지? 진짜 이 정도면 팔아도 될 거 같아요!”

“맞아요. 그거 파는 거에요.”

“아. 그렇지. 큼. 흠.”


조미연은 제 발언이 창피하기라도한 듯 괴상한 탄사를 뱉으며 목을 가다듬었다.


“여하튼 덕분에 너무 맛있게 먹었네요. 감사해요.”

“맛있게 드셔주셔서 제가 더 감사하죠.”

“아, 혹시 계산은...”

“아이 괜찮아요. 그동안 계속 도와주셨는데, 그 보답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훈훈한 대화가 이어지던 차.


우웅 -


조미연의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응?”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낸 그녀는 곧 입을 떡하고 벌리며 놀란 얼굴을 보였다.

그리고는 입을 틀어막더니 곧 다급하게 짐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어떡하죠? 일이 있는 걸 깜빡하고 있었네요...! 죄송한데 먼저 일어나봐야 할 것 같아요...!”

“괜찮아요. 일이 있으시면 얼른 가보셔야지.”

“죄송해요...! 오늘 국수 너무 맛있게 먹었어요...! 다음에 꼭 사례하겠습니다!”


정신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조미연.

그러다가 그녀는 식탁 위 그릇을 툭하고 쳤고, 국물이 담겨져 있던 그릇이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진다.


와장창!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을 수차례 튕기는 그릇.

다행히 깨지진 않았다.


“앗...! 죄송해요...!”


화들짝 놀란 조미연이 다급하게 바닥에 엎어진 그릇을 치우려 하지만, 나는 한사코 거부했다.


“아유, 괜찮아요. 급하다면서요. 제가 치울게요.”

“진짜 진짜 죄송해요.”

“괜찮아요. 얼른 가봐요.”


결국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채 가게를 떠나는 조미연.


“천천히 가요. 천천히. 그러다가 넘어지겠다.”


어지간히도 급한 모양이었다.

가게를 나가면서도 넘어질 뻔하다가 겨우 중심을 잡고 차에 올라탄다.

이어 들려오는 차량 배기음.

나는 문 너머로 검은 세단이 사라지는 것을 구경하다가, 차량이 사라진 뒤 고양이를 내려놓고 바닥에 엎어진 그릇을 정리하려 했다.


“아유, 바닥이 완전 엉망이 돼버렸네.”


너무 요란하게 그릇이 떨어진 듯에 바닥에 국물로 흥건했다.

평소보다 양을 더 줘서 그런지 엎어진 국물의 양도 상당했다.


“이건 걸레로 닦아야겠다.”


그렇게 얼른 창고로 가 대걸레를 가져오니.


“핥짝.”

“어? 야야! 그거 먹는 거 아니야!”


잠시 눈을 비운 사이 고양이 녀석이 바닥을 아주 미친 듯이 핥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서둘러 녀석에게 달려가 그를 떼어내지만.


“냐아아아아앙!”


녀석은 발버둥을 쳤다.


“냐아아아앙!”

“얌마! 바닥에 떨어뜨린 걸 왜 핥아먹고 있어!”

“냐아앙!”


얼른 놓아라.

하며 온몸을 버둥거리는 녀석.


“안돼! 이놈아!”

“냐아아앙!”


결국 내 품에서 탈출에 성공한 녀석은 다시 국물이 떨어진 바닥으로 달려가 바닥을 핥는다.

다시 제지를 해도 녀석은 끝끝내 탈출하여 국물을 핥아먹는다.


“어우, 얘가 왜 이래.”

“냐아아앙.”

“야, 너 이런 거 먹어도 되냐?”

“야옹.”


그러거나 말거나 아주 바닥이 닳을 정도로 미친 듯이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녀석.

대걸레로 바닥을 닦으려하면 하악 소리를 내며 경계를 할 정도였다.

결국 바닥을 깨끗하게 청소해버린다.

더 이상 바닥에 핥을 게 없는지 이젠 내게 다가와 내 바지를 뜯기 시작한다.


“...뭐? 더 달라고?”

“야옹.”


내 말을 알아듣기나 한 건지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본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국물을 조금 가져와 건네주니, 진짜로 고개를 처박고 국물을 먹는 것이다.


“...무슨 놈의 고양이가 육수를 좋아하냐?”


일평생 이런 고양이를 본 적이 없던 나였으나 녀석은 그러거나 말거나 국물을 흡입할 뿐이었다.

조미연 팀장 만큼이나 게걸스럽게 먹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기도 하지만, 한켠으로는 괜히 기분이 묘했다.


“야 너는 사료도 안 먹고 츄르도 안 먹으면서 육수는 또 입에 맞냐?”

“냐앙.”

“신기한 놈일세.”


고양이를 데려온 이후 여태 밥이랄 것을 입에 가져간 적이 없는 녀석이었다.

고양이 사료라던가, 츄르라던가 고양이가 좋아한다는 것들은 죄다 가져왔는데도 먹는 체도 하지 않던 녀석이었다.

이게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모르겠다만. 저러다가 굶어 죽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죽지는 않겠다 싶다.


“쯧. 나중에 고양이 먹일 육수를 따로 만들어야겠네.”


저렇게까지 육수를 좋아하니 나중에는 고양이 전용 육수를 따로 만들어 먹여야겠다.

열심히 육수를 먹는 고양이를 뒤로 나는 다 먹은 그릇을 들고 싱크대로 향했다.


쏴아아 -


싱크대 레버를 당기자 물줄기가 쏟아진다.


“냐앙!”


그렇게 다 먹은 그릇을 설거지하고 있으려니, 그새 육수를 다 먹고 다가오는 고양이 녀석.

이젠 놀아달라는 듯 바지를 뜯으며 보채기 시작했다.


“나 지금 설거지 하잖아. 욘석아.”

“냐아아아앙!”

“저기 가서 놀아.”


하지만 들은 체도 않는 녀석.

아예 내 발 아래에 딱하고 붙어 아우성이다.

설거지에 방해가 되기에 물을 한두 방울 떨어뜨려 보았지만, 녀석은 머리에 물이 뭍던 말던 내 다리를 뜯을 뿐이었다.

너무 성가시게 구는 탓에 물을 한움쿰 쥐어 녀석의 앞에 떨어뜨리지만, 여전히 반응이 없다.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데도 떨어질 생각을 않는 녀석.


“무슨 놈의 고양이라는 놈이 물을 뿌려도 반응이 없어.”

“야오옹!”

“아휴, 알았다. 알았어.”


나는 얼른 설거지를 끝내고는 손을 닦아 고양이를 품에 안았다.


“됐냐?”

“냐앙.”


그제야 만족스럽다는 듯 온몸을 추욱 늘이는 녀석.


“이게 고양이여, 개여. 물도 안 무서워하고, 밥은 안 먹고 육수나 먹고. 또 하는 짓이 고양이가 아니라 개고. 너 도대체 정체가 뭐냐?”

“야오오옹.”


그러거나 말거나 기분 좋다는 듯 몸을 문대는 고양이 녀석.

나는 어이가 없어 콧방귀를 뀌다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보아하니 아무래도 난 이 녀석에게 확실히 간택당한 것 같다.


“근데 언제까지고 너를 고양이라고 부를 수도 없고.”

“냐앙.”

“한 번 이름을 정해볼까.”


나는 고양이 녀석의 몸통을 잡아 들어 녀석을 샅샅이 살폈다.


“야옹.”

“흠. 뭐가 좋을까.”


생김새는 검은 털뭉치에 하얀 털이 거의 보이지도 않을 만큼 듬성듬성 박혀 있는 고양이였다.

그냥 검은 털뭉치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


“근데 그렇다고 검은 털뭉치는 너무 성의가 없잖아.”

“야옹.”


고양이 녀석도 그건 싫다는 듯 소리를 뱉었다.


“흠. 까망이?”

“야옹.”

“나비?”

“야오옹!”

“싫어?”

“야옹.”


싫다고 말하기라도 하는 듯 고개를 내젓는 녀석.


“뭐가 이렇게 까다로워.”

“야옹.”


잠시 녀석을 보던 나는 곧 익숙한 이름 하나를 떠올렸다.


“흠, 그럼 신성이는 어때?”


나의 역사가 담긴 신성 상단을 떠올려 생각한 이름 신성이. 아무 생각 없이 떠올린 이름이었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야옹!”


하지만 여전히 싫다는 듯 울음을 내뱉는 녀석.


“난 너에게 선택권을 준 적이 없다.”

“...야옹?”

“자! 네 이름은 신성이다!”

“야오오오오옹!”

“싫어? 그래도 어쩔 수 없어. 내가 마음에 들거든.”

“야옹!”

“오구, 그래 신성아.”


신성이는 발악을 하며 온몸을 버둥거렸지만, 내 손에서 빠져나가지는 못했다.


“어딜 도망가려고. 네 이름은 신성이야. 알겠어?”

“야오오옹! 야옹! 야옹!”

“아구, 그래. 좋아? 우리 신성이. 울어봐.”

“야옹!”

“옳치, 잘하네.”

“야오오오옹...!”


왠지 모를 신성이의 절규가 들리는 듯했으나, 어찌 됐든 네 이름은 신성이다.


*


“어디가?”

“야옹.”

“저 녀석은 이 시간만 되면 나가더라. 고양이는 고양이다 이건가?”


신성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된 직후, 신성이는 박율의 품에서 빠져나와 유유히 가게를 나왔다.

그러고는 새침한 동작으로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더니 이내 담벼락을 타고 가게의 꼭대기로 향했다.


“...”


신성이의 시선은 가게 주위를 한창 훑다가 곧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 균열이 있음을 확인하고는 발바닥에서부터 옅은 증기를 뿜었다.


화아 -


증기에 휩쌓여 사라지는 신성이의 몸뚱이.

그의 신형이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 녀석의 입이 여덟 갈래로 갈라지며 군침을 삼키는 듯 혓바닥이 움직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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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취객 24.06.12 104 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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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강화국수 24.06.10 186 7 12쪽
» 신성이 24.06.09 221 7 13쪽
4 국수 24.06.08 237 6 13쪽
3 사무국 24.06.07 267 9 14쪽
2 지구 24.06.06 278 6 12쪽
1 귀환 +1 24.06.05 314 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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