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이계 생물로 차원 지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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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파도언덕
작품등록일 :
2024.07.17 03:16
최근연재일 :
2024.08.24 12:25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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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4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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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10. 청소부의 정체 (2)

DUMMY

010.






안 돼-!!



“······?!”


우아혜는 깜짝 놀랐다.

안 그래도 신경이 곤두서있던 상황이다.


조금 전 느꼈던 이질적인 기척.

그리고 순간 나타난 검은 일렁임.


그것은 거의 1초도 되지 않아 사라졌지만, 분명 잘못 본 게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

찢어질 듯한 괴성이 들려온 곳.

다름아닌 그녀와 가까운 옆쪽이었다.


타타탁.


누구의 귀에도 들릴 만큼 큰 발소리.

그 소리는 멀리, 심장생을 향해 달려갔다.


멍한 얼굴.

엉거주춤 서있는 자세.


그저 안 좋은 일에 엮인 일반인의 모습.

물론 우아혜는 그의 본 모습을 알고 있다.


‘대체···.’


그리고 몇 초 후.

그녀는 문제의 그것을 다시 목격했다.


짧은 순간 나타났다가 사라진 검은 형체.

그리고 그것이 사라지기 직전 보였던, 누군가를 삼키는 듯한 모습도.


“방금, 뭐였어?”


마침 그쪽을 보고 있던 다른 각성자들도, 애매하게 대치하고 있던 자세를 조금 풀며 대화하고 있었다.


“균열 같은 게 보이지 않았었나?”

“그게 그런 식으로 생기진 않지.”

“뭔가 있었다고? 난 못 봤는데.”


다른 곳에서 혼자 왔던 남자.

여전히 우아혜와 아는 사이인 남녀 각성자들을 의심하는 얼굴이었다.


마치,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든 믿지 않으려는 것 같은 태도였다.


그래도 조금 전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청소업자 쪽으로 달려갔었다는 것까진 부정하지 않았다.


“······.”


우아혜는 다시 심장생을 보았다.

그는 여전히 같은 모습이었다.


그녀 쪽을 바라보는 시선.

아니, 조금 옆쪽.


고개를 돌린 우아혜는 심장생이 보는 방향이 그녀가 아니라, 옆에 웅크리고 있는 그녀의 동급생을 향한 것임을 알았다.


‘얘를 왜··· 설마.’


순간 머리를 스치는 가설.

그것은 떠오르자 마자 금세 살을 붙였다.


어째서 숨은 인물이 있었는지.

왜 하필 이 아이의 근처였는지.


그리고 그 전에 느꼈던 기척.

그 때 역시 또 다른 누군가가 있었고, 심장생을 노리던 거였다면?


‘이쪽에선 이 아이를 노리고···.’


비각성자라서?

먼저 처리하기 좋으니까?


그런 게 아닐 것이다.

저기서 일반인인 척 하고 있는 남자라면 몰라도, 이 아이를 먼저 해친다면 이어질 광경은 분명하다.


그녀는 이성을 잃었을 것이다.

아이를 해친 누군가를 찾아내려 했겠지.

그 누군가는 결국 저쪽 구석에 서있는 놈의 의뢰를 받았을 테니, 놈을 족치려 했을 테고.


‘그러면···.’


마찬가지로 그쪽의 의뢰를 받고 이곳에 온, 그녀와 아는 사이인 이들에게도 분노가 향할 수 있다.


‘그냥 가설일 뿐이지만.’


다른 각성자들이 당황하고 있다.

그들이 알지 못했던 상황이라는 뜻이다.


특히 구석 쪽에 있다가 놀랐는지, 슬금슬금 멀어지기 시작한 의뢰주 쪽은 확실히 수상했다.


‘뭔가 하던 것 같았는데.’


그 때였다.

우아혜는 낮고 탁한 목소리를 들었다.

지인 남녀 중 남자 쪽이었다.


“누군가 했더니···.”


혼잣 말 내지는 중얼거림.

그의 시선은 현장에서 조금 멀리 서있는 심장생을 향하고 있었다.


“이거, 접자.”


그리고는 옆에 있던 여자에게 말했다.


“접자고? 위약금은?”

“부담 될 정도는 아니잖아.”

“갑자기 무슨···.”

“저 남자, 무덤지기야.”

“무덤?”

“헤븐타운.”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여자는 이어진 말에 눈을 가늘게 뜨고 심장생을 보았다.


“마스크 써서 인식이 안 되는데?”

“그 정도 눈썰미는 좀 챙겨라.”

“아니, 그게 맞다고 쳐도···.”


뭔가 부정하려던 그녀는 문득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말을 멈추고는 옆의 동료와 심장생을 한번씩 보았다.


“이래서 그때 찜찜하다고 했구나.”

“무덤지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니까.”


이럴 게 아니지.

여자는 고개를 돌려 우아혜를 보았다.


“저 사람 각성자야?”

“······.”

“비밀로 해주기로 했구나?”


표정만 봐도 아는 건가.

정말 싫다.


얼굴을 찌푸리던 우아혜의 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심장생이었다.


“저기요-.”


모두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심장생이 어딘가를 가리켰다.


“저 사람만 없어지면 위약금도 제로죠?”

“무덤지기 아니랄까봐···.”


조금 전까진 알아보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보니 확실히 기이한 남자였다.

고개를 저은 여자가 말했다.


“우린 안 돼요. 의뢰가 시스템 연동이라.”

“그럼 뭐···.”


심장생이 움직였다.


“···빨라.”


각성자들이 감탄하고 있을 때.

어느새 지하 주차장 외곽을 돌아 출구로 빠져나가려던 자를 따라잡은 그는 주저 없이 아차원에 넣었다.


“어? 의뢰 실패했네.”

“방금 그거···.”

“그렇게 죽었다고?”


남녀.

그리고 남자.


의뢰를 받았던 세 명의 각성자들.

그들은 어느새 청소도구마저 없애버린 심장생을 새삼 긴장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이런 식으로 알려지고 싶진 않았는데.”


혼잣말일까?

조용히 중얼거리는 목소리.

하지만 충분히 들렸다.


“의뢰를 하시죠.”


우아혜의 지인 남자.

그가 평소와 달리 조금 다급해져서 말했다.


“비밀 유지 계약으로 강제하시면 됩니다.”

“글쎄요. 그거 돈 들지 않나요?”


심장생이 웃었다.

그리고는 이쪽으로 다가오며 웃음을 지웠다.


그의 표정 하나하나에 움찔하는 모습들.

하지만 정작 심장생은 그들 때문에 얼굴을 굳힌 게 아니었다.


“이건 누구한테 돈을 받아야 하나.”


현장에 남아있는 시체들.

주변 바닥과 기둥, 차량에 튄 혈흔들.


“비밀 유지 계약은 됐고, 청소 계약이나 하시죠. 깨끗하게 치워드릴게요.”


그렇게 이야기한 심장생.

그는 피가 흥건한 바닥을 아무렇지 않게 걸어오더니, 가장 연장자인 남자에게 뭔가를 건네었다.


“마침 명함도 나와서.”

“···아.”


본능적인 영업정신일까.

비슷하게 명함을 꺼낸 건 마주한 남자만이 아니었다.

옆에 있던 여자도, 적당히 거리를 두고 대치하던 나머지 남자도 자신의 명함을 꺼냈다.


“역시, 각성자들도 명함을 쓰는군요.”


그렇게 명함이 오고 갔다.

멀리서 보던 우아혜가 미간을 좁혔다.


“나는 안 줬으면서.”

“줄게요. 조금 전에 수령해서.”

“아.”


그 한마디로 알 수 있는 게 있다.

인벤토리 유저라는 것.

역시 각성자였다.


“······?”


하지만 그렇기에.

명함을 받은 여자의 표정이 심각했다.


“시드 꽃집?”

“씨앗이라는 뜻이죠.”

“아니··· 꽃집이라고요?”

“전에 보시지 않았나요? 어, 유주희씨.”


아무렇지 않게 되묻는 얼굴.

명함을 보며 이름을 덧붙이자, 듣고 있던 유주희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뭐, 네. 그렇죠.”


무덤지기들은 겸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위장직업일 경우가 대부분이라 의미 없긴 한데, 그래도 꽃집이라니.


“꽃 한 송이에 1천 포인트···.”

“흙하고 화분까지 하면 2천?”


누가 봐도 말도 안 되는 가격.

하지만 명함에 적힌 내용에 놀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순간 음? 하다가도 곧 아아, 하는 반응이었다.


“꽃을 팔긴 해야 하니까요.”

“필요하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모두 명함을 잘 챙겼다.

그리고 지금 현장의 경우, 그런 상태로 만든 우아혜가 다시금 추가로 계약하기로 했다.


“결국 나만···.”

“나도 보태줄게.”

“진짜?”

“대신 앞으론 선 긋고 그러지 마. 너 오늘 좀 나빴어.”

“알았어···.”


어색하게 대치하던 남자는 다른 이들의 의심하던 표정이 어디 갔는지 사라져있었다.


“끽하면 목숨 날아가는 바닥이라서요.”


의뢰 때문에, 서로 일면식도 없던 이들이 적으로 맞서야 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생긴다는 것.


문제의 의뢰가 끝났으니 원한 같은 건 남아있지 않았다. 아니, 애초부터 없던 것 같았다.


“가라고요?”

“네.”

“저희도 뭔가 도울 게···.”

“영업 비밀이라셨어.”


우아혜가 나서서 다른 이들을 이끌고 지하 주차장을 나갔다. 혹시 모르니 멀리서 누가 오는지 지켜봐주겠다고도 했다.


“이런 곳까지 올 만한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는데요.”

“그건 그렇지만요.”


혹시 모를 일이라는 것.

어쩌면 갱단의 잔당이 남아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죽은 사생아의 본가 쪽에서 확인하려 할 수도 있고.


‘CCTV는 없었지?’


(맞아. 근데 저기 차들은 조치해야 돼)


‘차들?’


(블랙박스)


‘아. 맞네.’


그렇게, 지하주차장에 남아있던 소수의 차량들을 아차원에 집어넣었다.


‘아차원에는 되는데, 인벤토리엔 안 되는구나.’


그렇게 알게 된 것도 있었다.

인벤토리의 경우, 본인의 소유물이 아니면 집어넣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


‘소유권하고 상관 없이 넣을 수 있는 경우는··· 뭐 이렇게 복잡하냐.’


고개를 젓던 그는 문득 기척을 느꼈다.

지하 주차장 입구 쪽에서 엉거주춤 돌아서다 멈춘 유주희가 보였다.


“차량 블랙박스들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먼저 조치를 하셨네요.”


어색하게 웃던 그녀가 다시 사라졌다.

심장생은 텅 빈 주차장을 한번 휙 돌아본 후, 어디서부터 어느 방향으로 할지 동선부터 짰다.




***




“너, 그 사람하고 계속 연락해?”

“누구?”

“무덤지··· 아니, 꽃집 주인.”


며칠이 지났다.

조용히 학교와 집만 오가고 있던 우아혜는 어느 날 교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유주희와 까페로 향했다.


“자주 연락할 만한 사람은 아니잖아.”

“으음.”

“왜? 문제 생겼어?”

“아니, 그건 아닌데.”

“그럼 왜?”

“이거, 그 사람 아닌가 해서.”


주위 손님들을 흘깃 본 유주희는 허공에 영상 하나를 띄우고 공유 요청을 했다.


“뭔데?”


각성자끼리는 그런 식으로 영상을 볼 수 있어서, 굳이 휴대폰 메신저 등의 공유가 필요 없었다.


그렇게 우아혜가 본 것.

흑백에 화질도 엉망인 영상.

음질도 최악이었다.

하지만 그걸 본 순간 알았다.


“정령술?”

“맞아.”


카메라로 찍은 게 아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정령들에게 부탁하여, 특정 현장에 남아있는 과거의 정보를 열람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걸 감안하고 보아도 영상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게다가 어딜 보고 싶었는지 몰라도 거리가 멀었다.


“정령들도 가까이 못 갔다는 거네.”

“맞아.”

“근데 이건 왜···.”


왜 이런 걸 보여주는 걸까.

그런 말을 하려던 차에 목소리가 들렸다.


영상 속.

잡음 속에 섞인 간절한 외침.


-나는 그냥 말단입니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요!


-위에서 시키는데 어떻게 합니까!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모두 한 사람의 목소리였다.

그 후로도 몇 마디 더 하지만,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었다.


그리고, 함께 보고 있던 유주희가 문득 검지를 들어 지금이라는 듯 신호를 주었다.


-저도 그래요.


다른 인물의 목소리.


“좀 다른데?”

“계속 들어봐.”


-예?


-저도 그렇다고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겁니다.


-누가요? 누가 나를···.


-양심이요.


-뭐···?


-저도 그런 게 있더라고요.


-이런 미친 놈이···


“그러면 죽지.”


빌 거면 끝까지 빌었어야지.

우아혜가 혀를 찼다.


-못 봤으면 몰라도, 봤는데 어떻게 그냥 가요.


그 말을 끝으로 다른 목소리는 없었다.

몇 초 정도 더 재생되던 영상도 끝났다.


“마지막 목소리는 그래도 노이즈가 거의 없는 편이었지.”

“으음.”

“맞지?”


고작 목소리일 뿐.

게다가 그의 목소리는 특이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우아혜는 아니라고 하지 못했다.


목소리가 아니라 말투가 문제였다.

그 사람 특유의, 뭔가 다 내려놓은 듯 무심한 듯한 스타일이 느껴졌다.


“숨길 생각이 없대? 전에 우리한테도 딱히 비밀로 해달라고 안 그러더니.”

“그건 조금 들은 게 있긴 한데.”


‘생각해보니, 숨긴다고 마냥 숨겨지는 게 아니겠네요.’ 라고 했었다.


이후로는 딱히 연락을 주고 받거나 하지 않았는데, 어디서 뭘 하고 다니기에···.


“이건 무슨 상황이었는데?”

“각성자들이 뒷배를 봐주는 갱단이야. 주로 인신매매나··· 묘목 거래를 하고.”

“묘목?”

“예비 통나무.”

“개새끼들이네.”


통나무는 무엇의 은어일까.

이미 꽤 알려진 이야기다.


그런데 묘목이라면?

당연히 어린 나무들일 것이다.

통나무로 가공되기 전의 묘목들.


어쩌면 관리되고 있을 수도 있다.

마치 사육하듯, 언젠가 도축하려고.


“그럼 이 영상은?”

“뒷배 봐주던 쪽에서 뿌렸지.”

“수배구나.”


그녀는 짐작했다.

유주희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알려줘야겠지?”

“그냥 조심하라고만 해. 그 사람도 다 알 것 같은데.”


어리숙한 성격은 아닌 것 같았다.

양심이 시켰네 어쩌네 농담을 하던 것 같지만, 충분히 계산하고 뛰어들었을 것이다.


“꽃집주인은 무슨.”


지난 번 헤어질 때 들었다.

지금까지 가졌던 직업 중 가장 좋다고.


그 다음으로는 배달일이라던가.

고되긴 했지만 보람도 있었다고.


-택배도 안 오거든요. 위험해서.


그가 활동하던 지역 이야기라고 했다.

아마도 각성 이전일 것이다.


‘각성을 안 했던 시절에도 그런 곳에서 살아왔으니··· 절대로 어수룩할 리가 없지.’


그런 생각을 하던 우아혜.

새삼 앞에 앉은 유주희를 바라보았다.


“근데 왜 나한테 시켜?”

“음?”

“직접 해도 되잖아.”

“아. 난 그 사람 좀 어렵더라.”

“나라고 쉽겠어?”

“그러니까. 그냥 던진 거지, 나는.”


너한테.

찡긋 웃는 유주희의 얼굴.


참 밉다.

고개를 저은 우아혜는 남아있던 파르페를 우걱우걱 먹어치웠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냈다.


“시스템 메신저는 알려주지도 않고.”


그쪽으로 연결하면 휴대폰 없어도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데. 되게 번거로운 사람이다.


“여보세요. 꽃집이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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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011. 전화 한 통의 경고 24.07.25 353 11 12쪽
» 010. 청소부의 정체 (2) 24.07.24 367 10 13쪽
10 009. 청소부의 정체 (1) 24.07.23 367 9 15쪽
9 008. 하늘을 날 수 있다 24.07.22 391 10 17쪽
8 007. 위험한 거래 24.07.20 422 11 16쪽
7 006. 헤븐타운의 비밀 (2) 24.07.19 439 10 14쪽
6 005. 헤븐타운의 비밀 (1) 24.07.18 475 12 14쪽
5 004. 새로운 능력의 시작 24.07.17 517 11 13쪽
4 003. 머릿속의 목소리 (2) 24.07.17 560 13 14쪽
3 002. 머릿속의 목소리 (1) 24.07.17 577 14 12쪽
2 001. 죽음과 닿아있는 곳 24.07.17 633 12 14쪽
1 000. 프롤로그 +1 24.07.17 702 1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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