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생존전략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새글

협행마
작품등록일 :
2024.07.19 11:38
최근연재일 :
2024.09.19 14:05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234,923
추천수 :
4,789
글자수 :
399,582

작성
24.07.29 14:05
조회
4,251
추천
89
글자
13쪽

이대로는 위험하다.

DUMMY

연이은 전투로 제3백인대의 병사들은 녹초가 되었다.

제대로 잠도 못 자고 도주하기를 3일째.

제드와 지담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전멸하고도 남았다.

궁지에 몰릴 때마다 두 사람이 몸을 사리지 않고 나서준 덕분에, 병사들은 위기의 순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거의 한계에 다다랐다.


“빌어먹을··· 이러다간 다 같이 골로 가는 수밖에 없겠어.”


제드가 피곤한 얼굴로 말했다.

포스를 수련한 이후로 어지간해서는 체력적인 부담을 느꼈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아니다.

피로가 한계를 넘어 버렸다.


“조금이라도 자야, 사람이 버티지. 이건 진짜 아닌 것 같다.”


지담이 앓는 소리를 내었다.

일단 추격을 막기 위해서 얕은 강을 지나쳤고, 제드와 둘이 흔적을 지우며 뒤쫓아 왔다.

다른 병사들보다 몇 배나 많은 활동을 하고, 이제는 불침번까지 서고 있다.

불침번을 설만큼 멀쩡한 병력이 없기 때문이었다.


“일단 자. 너까지 망가지면 나 혼자선 버틸 수가 없으니까. 니미···”


제드가 벌겋게 충혈된 눈을 하고서 말했다.

컨디션이 엉망이라서 얘기를 끝낼 때쯤에는 자신도 모르게 상소리가 흘러나왔다.


“두 시간 뒤에 교대해 줄게.”


지담은 사양하지 않았다.

잠시라도 긴장을 풀면 기절해 버릴 지경으로 몸을 혹사했기 때문이다.

그 증거로 망토를 몸에 두른 지담은 바닥에 눕기 무섭게 미동도 하지 않았다.

제드가 놀라서 직접 지담의 곁으로 가서 호흡까지 확인했다.

누가 보았다면 화살에 맞아 쓰러져 죽는 사람처럼 그렇게 잠이 들었으니까.


“······.”


불도 피우지 못하는 상황.

어둠이 눈 앞을 가리는 통에, 제드는 필사적으로 졸음과 싸워야 했다.


“시발!”


나직하게 중얼거린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대로는 위험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유일한 불침번인데 까딱 실수로 졸게 된다면 잠깐 조는 걸로 끝나지 않을 확률이 높았다.


‘상황이 참, 젓 같네.’


제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무나 피곤해서 움직이는 것조차 싫었지만,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았다.

방패와 글라디우스를 들고서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현재 그의 몸은 포스가 거의 바닥을 치는 중이다.

육체를 혹사한 탓에 포스마저도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았던 제드였다.

하루도 빼먹지 않았던 포스 수련을 걸렀던 것도 전투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너무 피곤해서 수련할 엄두도 내지 못했었기도 하고.


그런데,

아랫배의 포스 코어에서 조금씩 반응이 일어난다.

가뭄에 메마른 강바닥처럼 쩍쩍 갈라진 느낌이었던 포스 코어에 기운이 들어온다.

움직이면서 호흡을 조절할 때마다 주변의 기운이 피부와 정수리를 통해서 끌려온다.


“!”


평소의 1/100도 안 되는 기운이 포스 코어에 스며들자, 서서히 미약한 흐름이 만들어졌다.

인체의 정 중앙선을 따라서 가슴을 거쳐 등을 타고 내려와 포스 코어로 되돌아온다.

거기에 더해,


찌릿!


왼쪽 가슴에 새겨진 전사의 타투에서도 기운을 보탠다.

대략 1시간쯤 수련하고서 마칠 즈음에는, 포스 코어에 평소와 엇비슷한 수준의 기운이 채워졌다.


“후우!”


길게 숨을 내쉰 제드가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무겁기만 했던 몸이 조금은 가벼워진 기분이었다.

피곤하고 졸린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최소한 포스 수련을 하기 전보다는 훨씬 더 컨디션이 좋아졌다.


‘수련을 빼먹지 말아야겠어. 이틀간 수련을 빼먹지 않았더라면, 이렇게까지 피곤하지는 않았을 수도 있었을 거야.’


제드가 글라디우스를 검집에 넣고 생각했다.

포스를 회복하면 피곤이 풀린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경험한 그였다.

버나드 포스 수련서에 없는 내용이었고, 이렇게까지 극한 상황에 처해 본 적도 없었다.

포스 수련은 언제나 정상 컨디션에서 시행했기에, 포스를 회복하는 건 처음 경험해 보는 거다.

보통은 자연적으로 회복되기를 기다렸었으니까.


혼자서 수련한 한계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의 곁에 포스를 사용하는 존재가 지담이 유일한데, 그 또한 포스를 회복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체계적인 수련 없이 실전에서 포스를 깨우친 사람의 한계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나중에는 그것도 자연적으로 터득하기는 하겠지만.

포스의 움직임에 관해서 고찰하던 제드는, 두 시간이 더 지난 뒤에야 지담의 곁으로 갔다.


“지담.”


“으음··· 벌써 시간이? 뭐야, 두 시간 뒤에 깨우라고 했잖아. 넌 어쩌려고.”


지담이 힘겹게 일어나 회중시계를 꺼내 보더니, 미안해하면서 화를 냈다.

주요 전력인 제드가 조금이라도 더 쉬어야 하는데, 오히려 자신을 배려하는 게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거다.


“됐어, 사람들 깨우는 게, 나에게는 더 힘든 일이야.”


“···자식.”


지담은 잔뜩 충혈된 눈을 하고서 손에 창을 쥐었다.

화살이 떨어져서 활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대신에 적병에게 빼앗은 창이 이제는 주력 병기가 되었다.


“부탁한다.”


제드가 지담에게 말하고는 망토를 두르고 기절하듯 쓰러졌다.


***


잠에서 깨어난 제3백인대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체력이 바닥난 데다가 잠이 부족했던 까닭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즈던 영지병도 지쳤는지, 날이 밝도록 추격해 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복귀해야 합니다.”


제드는 흰자위가 붉게 변한 눈으로 루이스 중대장과 시선을 맞췄다.

루이스 중대장의 얼굴 또한 안 되어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제대로 쉬질 못해서 입술은 쩍쩍 갈라졌고, 난전 중에 적병의 창에 찔려 흉갑의 옆구리 부근에 구멍이 나 있다.

대충 돌멩이로 두드려 펴지 않았더라면 다시 입지도 못했을 터였다.


“미즈던 놈들이 길목을 가로막고 있어서 빠져나갈 방법이 없잖나.”


“놈들의 병력으론 전체를 다 커버할 순 없을 겁니다.”


“그렇겠지. 하지만 우리가 발각되는 순간 놈들이 몰려올 거야. 우리 병사들의 상태를 보게. 저런 몸으로 추격을 벗어날 수 있을 거로 보이나?”


루이스 중대장이 턱짓으로 병사들을 가리켰다.

절반 가까운 병력이 3일간의 추격전에 희생되었다.

이제는 고작해야 50명이 조금 넘는다.

그것도 루이스 중대장과 제드, 그리고 지담을 포함해야 겨우 51명.

지친 모습으로 육포를 우물우물 씹어 대고 있다.

저런 상태로 적병과 마주친다?

답이 없다.


“중대장님, 우리가 투입될 때 분명 3일간의 교란 작전이라고 하셨습니다.”


지담이 뻑뻑해진 깜빡이면서 물었다.


“그랬지.”


“본대가 움직일 시간을 벌어 주는 목적으로 우리가 작전에 나서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본대는 어째서 오지 않는 건지 알 수 있겠습니까?”


“후우···.”


지담의 질문에 루이스 중대장은 목이 턱 막혔다.

답은 알고 있다.

그러나 본인의 입으로 말하기가 껄끄러웠다.


“혹시 미즈던의 병력이 예상외로 많아졌기 때문인 겁니까?”


제드가 눈살을 찌푸리고서 자신의 예상을 확인하듯이 물었다.

이유는 그것밖에 없었다.

그가 들은 얘기로는,

영지 분쟁 지역에 주둔 병력이, 편의상 ‘대대(大隊)’라고 부르는 규모가 보통이었다.

그러니까 두 개의 중대를 하나로 합쳐서 영지의 경계를 지킨다는 얘기다.

하지만,

뭔가 달랐다.

제3백인대가 처치한 병력만 해도 중대 규모를 넘어선다.

그런데도 아직 미즈던의 병력은 넘쳐 난다.

3일째 쫓기는 것은 그래서였고.

결코 대대 수준의 병력만으로는 이런 식으로 추격할 수 없다.


“제드 십인장, 자네의 생각이 맞을 거야. 본대에서도 이런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을 게 틀림없어.”


루이스 중대장은 까칠하게 수염이 자란 턱을 긁적이고는 말을 이었다.


“미즈던 놈들이 끝장을 보려고 하는 것 같다는 거야. 다만,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이곳을 공략한다고 해서 아일런 영지를 도모할 수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란 말이지.”


“어쩌면 놈들이 휴전을 원하는 게 아닐까요?”


지담이 루이스 중대장의 말을 받았다.

상대가 이해할 수 없는 짓을 벌인다면, 이유가 있을 거로 생각했다.


“휴전?”


“네, 예를 들면 미즈던 남작가와 시엔디 남작가와 사이가 더 벌어졌다든지 하는 상황이라면, 미즈던 남작은 뒤를 정리하려고 할 겁니다. 더 강한 적에게 집중하기 위해서 말이죠.”


“으음··· 그럴 수도 있겠어.”


루이스 중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싸한 의견이었기 때문이었다.


“미즈던 남작이 누구와 전쟁을 벌이건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전장을 빠져나가는 게 중요한 거지.”


“알지.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걸 어쩌겠나. 저들을 이끌고 미즈던의 병력을 돌파한다는 건 자살행위야.”


“우리는 놈들처럼 마법 통신 장치 같은 게 없습니까? 그런 게 있다면 본대에 연락해서 구원을 요청하면 좋을 텐데요.”


“그런 게 있었으면 진작에 나도 그리했겠지. 하지만 우리 영지엔 마법사가 한 명뿐일세.”


루이스 중대장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복귀하고 싶은 마음은 오히려 그가 더 간절하다.

창에 찔린 상처가 곪아가고 있어서, 이대로 더 시간이 흐른다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었으니까.


“지담, 놈들이 우리를 추격하는 걸 포기한 것 같지 않아?”


제드는 중대장에게서 답을 찾기 글렀다고 판단하는 순간, 지담에게 물었다.


“아마도 그럴 확률이 높아. 우리를 추격하다가 피해만 발생했으니까. 어쩌면 우리가 알아서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경계 인원만 늘릴지도 모르지.”


며칠간의 상황을 떠올리던 지담이,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을 내놓았다.

도주하는 제3백인대도 괴로웠지만, 추격하는 미즈던 영지병도 힘들었을 게 분명했다.

그들도 잠을 아껴가면서 뒤를 쫓았고, 미미한 성과에 비해서 피해가 컸으니까.


“루이스 중대장님, 이대로는 위험합니다. 차라리 제가 어니어스 사령부로 복귀해서 구원을 요청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


“······.”


제드의 얘기에 루이스 중대장과 지담이 심각해졌다.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가 빠진다면 전력이 약화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것도 급격한 전력 저하다.

절반의 병력이라도 보존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제드의 활약이 크게 기여한 것이었으므로.

그런데 본대에 구원을 요청하러 부대에서 제드가 이탈한다?

위험부담이 큰 작전이었다.


“하지만 자네가 빠져나간 뒤에 적과 마주친다면··· 으음! 냉정하게 판단했을 때, 우리는 전멸할 확률이 높아.”


“그럼 이렇게 쫓겨 다니다가, 다 같이 죽자는 겁니까.”


제드가 울컥 튀어나오려는 욕설을 애써 참아내고서 말했다.


언제부터 제3백인대가 자신이 없으면 위험해지는 조직이었냐고.

자신과 지담은 군에 들어온 지 아직 보름도 못 채운 신병일 뿐이라고.

무리한 작전을 펼친 게 누군데, 이제 와서 약한 소리를 하느냐고.


그렇게 따지고 싶었다.

속에서 튀어나오려는 얘기를 참느라 제드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지담이 눈치 빠르게 중간에 끼어들었다.


“중대장님, 제드의 생각이 지금 상황에선 최선일 것 같습니다.”


“자네까지?”


“우리는 지금껏 복귀할 생각에만 사로잡혀서 근방을 벗어나려 하지 않았습니다. 미즈던 쪽으로 움직이는 건 어떻겠습니까. 숨어서 체력을 회복한 뒤에 복귀를 시도하는 게 유리할 듯싶은데요.”


“으음!”


루이스 중대장은 뒤를 돌아보았다.

야산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그래, 미즈던 놈들이 추격을 포기했을 가능성이 높은 지금이 기회일 수도 있어. 놈들도 우리가 이렇게 행동할 거라곤 짐작하지 못하겠지. 내가 복귀할 생각에 너무 성급하게만 상황을 보고 있었던 것이었구나.’


고민하던 루이스 중대장이 가볍게 탄식했다.

계속 쫓겨 다닌 데다가 몸이 고달프니 마음이 약해진 것 같았다.

당장 복귀해야 한다는 강박과 조급함이 시야를 좁히고 사고의 폭을 줄여 놓은 게 틀림없었다.

어니어스 야전 사령부를 지휘하는 ‘타일러 루벤트’ 대대장이 편협하긴 하지만 멍청한 인물이 아니다.

분명 아일런 남작가에 지원군을 요청해 두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약속했던 오늘 본대를 내보내지 못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내가 멍청했군. 자네 둘, 오늘의 일은 반드시 기억하겠네. 자네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도록 하지.”


루이스 중대장의 얼굴이 펴졌다.

조급한 마음을 버리니 이제야 머리가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감사합니다.”


대답을 들은 제드의 혈색이 그제야 원래대로 돌아왔다.


“대신에 조금 보완을 하도록 하지. 이틀 후 오후 3시에 우리는 저기 ‘콧날 산’ 정상으로 이동하겠네. 시간이 빠듯하면 작전에 실패할 확률이 높으니까. 우리가 본대를 발견하면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것으로 하자고.”


“알겠습니다. 복귀하는 즉시, 중대장님의 말씀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제드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방패와 글라디우스만 남기고 보호구를 모조리 벗었다.

은밀한 움직임엔 방해가 되었으니까.


“제드, 부탁한다.”


“반드시 구하러 오겠다.”


지담에게 대답한 제드가 달리기 시작했다.

보호구를 벗어던진 그의 달리기는 건장한 야생마를 연상케 했다.


“······.”


멀어져 가는 제드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지담의 두 다리가 잘게 떨렸다.

구하러 와 준다는 희망이라도 없다면 그대로 쓰러질 것 같았다.


‘믿겠다, 제드.’


작가의말

독자님들 안녕하세요. 협행마입니다.

성노예였던 제드의 출신을 제비족으로 변경합니다.
엠프론 남작가의 부인과 딸을 사귀다가 잡혀서 사형 당하려다가, 딸바보인 엠프론 남작이 딸의 애원을 이기지 못하고 노예로 팔아버린 것으로 변경하였습니다.
그리고 1화부터 이번에 올린 14화까지 전반적으로 오타 및 문장 수정을 하였습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기사의 생존전략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7 전면전 +2 24.08.01 4,022 83 13쪽
16 어떤 부모가···(2) +2 24.07.31 4,099 83 14쪽
15 어떤 부모가··· +2 24.07.30 4,116 77 13쪽
» 이대로는 위험하다. +2 24.07.29 4,252 89 13쪽
13 혼란스러운 전장(2) +3 24.07.28 4,310 90 14쪽
12 혼란스러운 전장 +6 24.07.27 4,461 86 13쪽
11 첫임무. +3 24.07.26 4,762 98 13쪽
10 싸워야 하는 이유 +3 24.07.25 4,931 97 14쪽
9 별로 달라진 게 없다. +5 24.07.24 5,012 109 14쪽
8 어니어스 야전 사령부 +4 24.07.23 5,276 107 14쪽
7 우리가 더 강해. +3 24.07.22 5,248 117 12쪽
6 예상치 못한 일 +5 24.07.21 5,680 111 14쪽
5 가장 좋은 방법. +6 24.07.20 6,119 116 14쪽
4 너를 잊지 않겠다.(2) +6 24.07.19 6,053 120 13쪽
3 너를 잊지 않겠다. +5 24.07.19 6,544 115 13쪽
2 이상한 오크 군터.(2) +9 24.07.19 8,097 130 14쪽
1 이상한 오크 군터. +20 24.07.19 11,766 173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