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자의 각성은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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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공
작품등록일 :
2024.07.21 20:50
최근연재일 :
2024.07.2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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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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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자꾸 몰려든다(3)

DUMMY

10화 자꾸 몰려든다(3)


“이거 심각한데요?”


각성부 1팀장 박성준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와 최지영 부장은 한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보스 몬스터 S급 버팔로와 최후의 결전을 치른 곳. 31층의 끝.

그곳에 전에 본 적 없던 균열과 그 틈 사이에서 알 수 없는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균열이 조금씩 커지는 게 육안으로 보일 정도였다.


“층 개방이 이런 방식인가 보네.”


최지영 부장은 이제야 뭔가를 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균열 앞에 선 박성준이 그 틈을 메꿔보려 했다.

온 힘을 다해 밀어보기도 하고, 발로 차보기도 하고, 끝과 끝을 쇠사슬로 고정해 봤지만 얼마 안 가 끊어질 뿐, 그 어떤 방법으로도 커지는 균열을 막을 순 없었다.


박성준은 균열 현장을 촬영하고 균열에서 떨어진 돌조각을 수집했다.


“돌아가지. 연구소에 자료 잘 넘기고.”

“네.”


***


“NPC 등급? 그럼 탑에서 절대 안 죽어요?”

“와! 그럼 S급 보다 훨씬 좋은 거잖아? 그럼 성훈이 형보다 더 센 거 아니야? 아니지! 최지영 부장도 이기겠는걸?”


쌍둥이 형제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날 바라봤다.

부담스럽다.


“그럼 다른 층으로는 절대 못 가는 거예요?"

“지금까지는 그런 것 같아요.”

“아이고···.”

다른 층으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쌍둥이 형제가 조금 전과 달리 불쌍한 시선을 보내왔다.


“그건 그렇고 이걸 왜 각성부에서 관리한데?”

“듣고 보니까 그렇네! 자기들 독식하려고!"

“아, 아직 허락한 건 아니에요. 제가 뭐 허락하고 자시고 할 건 없지만.”

“어허! 탑은 ‘그분’ 외 그 누구도 소유할 수 없다! 탑은 ‘그분’의 것! 이상우 교관님도 ‘그분’의 것!”


또 시작이네.

0층 관리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어김없이 급발진하는 원아이드 잭슨 필레모어.


“어쨌든 저희가 온 목적은 아니, 제가 온 목적은!”

“이상우 각성자님! 쟤 말 듣지 마세요. 저희 혜성 길드는 엄청난 혜택을 드릴 수 있습니다. 저딴 중소 길드랑은 급이 다릅니다.”

“야! 유성 길드도 대형 길드야! 무슨 중소 길드 드립이야. 선 넘지 마라.”

“하, 이 자식 봐라? 이게 또 형한테 말 막하네? 오랜만에 맞아 볼래?”


이번엔 비숑 두 마리가 서로를 향해 짖기 시작했다.

왜 귀여운 거지?


“이상우 각성자님이 선택하세요! 어디와 함께 하시겠어요?”

“그래요! 직접 선택해 보세요!”


잠깐, 지금 이거 날 스카웃한다는 얘기 맞지?

혜성길드, 유성길드 둘 다 국내 손꼽히는 대형길드다.

심지어 스카웃?

얼마 전에는 각성부에서 5급 낙하산으로 꽂아준다고 하질 않나 이번엔 대기업 대표가 직접 날 스카웃하러 왔다.

그럼 혹시···.


나는 시선을 돌려 백상진을 바라봤다.


“혹시··· 백상진 길드장님도 저를 스카웃 하러 오신 건가요?”


아, 선 넘었나?

그의 표정이 좋질 않다.

잠깐의 침묵 후 그가 입을 열었다.

의외의 답변이 튀어나왔다.


“···저는 당신에게 훈련을 받고 싶어 왔습니다.”

“아, 각성부에게 얘기 들으셨나 보네요?”


나와 백상진의 대화를 듣던 쌍둥이 형제의 눈이 놀라 커졌다.


“그게 무슨 소리야?”

“훈련? 신입 각성자만 가능한 거 아니야?”

“네? 아니요. 기존에 각성하신 분들도 다 가능합니다.”


물론 아직 시험해 보진 않았지만, 각성부 직원들의 말에 의하면 0층은 신입 각성자와 몬스터는 물론, 기존 각성자 역시 훈련을 통해 강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데 쌍둥이 형제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설마 이걸 모르는 건가?


“잠깐! 그럼 백상진 넌 이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그래! 0층은 길드장 회의에서 들은 게 다잖아?”

“···.”


뭐야 나 실수한 건가?

쌍둥이 형제와 백상진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흘렀다.

이거 까딱하면 큰일나겠는데.


“미안, 내가 말해줘야 했는데, 너희가 너무 급하게 떠나는 바람에.”

“기, 김성훈! 백룡길드!”


언제 온 건지, 백룡길드 김성훈 길드장이 나타났다.


“뭐야? 형님 언제 왔어요?”

“형님이 말해준 거라구요?”

“너희 가고 내가 말해줬어.”

“우리한테는 왜!”

“급한 일이 있다며 먼저 떠난 건 너희잖아?”

“그건 그렇지만···.”


쌍둥이 형제의 목소리가 줄어들었다.

대형길드 길드장이라고 다 같은 급은 아닌가 보네.


“반갑습니다. 절 아시나 보군요.”


김성훈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내게 손을 내밀었다.


“어휴! 당연히 모를 리가 없죠! 영광입니다! 이상우라고 합니다.”


백룡 길드 길드장 김성훈.

최지영 부장과 함께 국내 최고의 각성자라 평가받는 인물.

잘생긴 외모에 평소 착한 심성의 소유자인 그는 웬만한 아이돌보다 팬이 많을 정도다.

나 역시 그의 팬 중 하나.

성공한 덕후의 삶이란 이런 것인가?


***


“그르르릉.”


원아이드 잭슨 필레모어는 뭐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지 하루 종일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이쯤 되니 고블린의 조상은 충성심 강한 개가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도 든다.


탁 -


김성훈이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길게 끌지 않고 본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상우 각성자님의 능력을 한번 테스트 아니, 경험해 보고 싶습니다. 저를 훈련시켜 주십시오.”

“형님!”

“성훈이 형!”


김성훈의 말에 쌍둥이 형제의 눈살이 절로 찌푸려졌다.


국내 최초의 대형길드 길드장.

최지영 부장 다음으로 가장 많은 층을 공략한 인물.

쌍둥이 형제에게 김성훈은 선배이자 롤모델 같은 인물일 터다.

그런 그가 이제 막 각성한 신입 각성자에게 훈련을 받는다고?

아마 나라도 불쾌한 마음이 들 거다.


띠링 -


■ 교육단장: 오호! 새로운 훈련병들이 왔구만 꽤나 단단해 보이는 게 굴리는 맛이 있겠어!


교육단장이 나타났다.

인사 대신 헛소리부터 늘어놓는 게 여전하지만, 오랜만이라 그런지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띠링 -


■ 히든 미션 발동하였습니다.

■ 히든 미션 후반기 교육(공통 / 주특기 교육).

탑의 용사라면 그에 어울리는 전문 훈련이 필요한 법!

탑의 용사들에게 어울리는 주특기 훈련을 실시하세요.

성공 보상: 지휘관의 봉

실패 보상: 지휘관의 봉 영구 소멸.


그리고 곧이어 떠오르는 미션창.

몬스터 훈련 외 처음이었다.

그리고 나의 시선을 끄는 것.

이번엔 성공보상이 있었다.


‘지휘관의 봉? 이게 뭐지?’


“지휘관의 봉은 최고 지휘관을 상징하는 봉입니다. 이곳 훈련소를 수료한, 탑의 군대에 소속된 병사들을 지휘할 수 있습니다. 이전 교관님도 이건 받지 못했습니다.”


나의 미션창을 볼 수 있는, 나의 의중을 알아차린 원아이드 잭슨 필레모어가 말했다.


■ 패시브 스킬(훈련사의 눈)이 부여됩니다.


[상태창] 김성훈 / 백룡길드

[직업] 마법사

[특성] 일렉트릭, 천둥

[등급] S(SS)

[상세 설명] 백룡길드의 길드장.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였으나 수많은 몬스터를 상대하고, 수많은 동료들의 죽음을 경험하며 마음이 닫혔습니다.

[키포인트] ???


[상태창] 신정우 / 혜성길드

[직업] 궁수(어쎄신)

[특성] 원거리 딜러(암살)

[등급] S(SA)

[상세 설명] 혜성길드의 길드장.

동생을 위해 탑을 오르는, 전형적인 ‘형’의 표본.

길드원보다는 동생 신정수의 안위가 중요한 인물.

[키포인트] ???


[상태창] 신정수 / 유성길드

[직업] 마법사

[특성] 물(불)

[등급] S(SA)

[상세 설명] 유성길드의 길드장.

형을 위해 탑을 오르는, 전형적인 ‘동생’의 표본.

김성훈과 친형 신정우를 존경합니다.

마음이 여려 멘탈이 약한 편, 전투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키포인트] ???


■ 교육단장: 어때 마음에 드는가? 자네를 위해 준비했다네.


몬스터는 알 수 있었지만 각성자들의 상태창은 볼 수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눈앞에 길드장들의 상태창이 떠올랐다. 그것도 아주 상세히.


‘그런데 저 괄호는 뭘 의미하는 거지?’


못 보던 괄호도 생겼고, 직업이 두 개인 경우도 있다.

거기다 아직 보이지 않는 저 키포인트는 또 뭐야?

기껏 새로운 스킬 하나 생겼는데 뭘 뜻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남은 마지막 한 명.

슥 고개를 돌리는데,


“!?”


[상태창] 백상진 / 흑호길드

[직업] 어쎄신

[특성] 암살, 정보 수집

[등급] S(SS)

[상세 설명] 흑호길드의 부길드장.

알 수 없는 성격의 소유자, 과거 특수부대 출신으로 수많은 전장에서 활동한 인물로 수많은 인질과 포로를 구출한 경험자. 교란, 정보 수집, 암살 등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키포인트] ???


‘뭐야? 길드장이 아니야?’


탑의 상태창이 잘못된 정보를?

이상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수부대 출신?’


분명 뉴스에서는 자신의 보스도 살해한 극악무도한 사람이라고 했는데 수많은 인질을 구출한 특수부대원이라니?

전혀 반대의 얘기잖아.


나는 혹시나 상태창이 잘못된 게 아닐까, 몇 번을 되돌려봤지만 내용은 변함없이 똑같았다.


‘도대체 뭐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내가 이상했는지, 백상진이 의심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저한테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아, 아니요. 그··· 아! 미션창이 떠올라서요.”


나는 급히 화제를 전환했다.

미션창이 떠오른 건 사실이니까.

하지만 보상과 그들의 상태창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다.

이곳은 탑, 누구도 쉽게 믿어선 안되는 곳이다.

그게 설령 길드장이나 각성부라도.


“오! 그럼 우리가 처음 훈련받는 거야?”

“이야! 나 처음이야! 그럼 이게 군대 같은 건가?”


미필 쌍둥이 형제는 이게 무슨 캠프라도 되는 것처럼 신난 모습이었다.

이거 미션창 보면 쉽게 그 말 안 나올 텐데···.


■ 후반기 교육(공통)

훈련 기간: 30일(매일 아침, 점심, 저녁 총 3회)

팔굽혀펴기 100개

윗몸일으키기 100개

턱걸이 20개

4km 알통구보


근데 이 정도면 진짜 군대 아니냐?


“그럼 바로 시작하면 되겠습니까?”


미션의 내용을 듣고 가장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건 백상진이었다.


“그러죠.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하니까.”


경쟁의 바람이 분 걸까,

김성훈도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의사는 중요하지 않은가 보다.

둘은 곧바로 교관실을 벗어났다.


“그럼 저희도 가볼까요?”

“그, 그럴까요?”

“크흠흠···.”


쌍둥이 형제는 뭉그적 거리면서 나의 뒤를 따라나섰다.


***


“이야···.”


특수부대 출신이라더니 정말인가 본데? 백상진은 팔굽혀펴기랑 윗몸일으키기는 물론 턱걸이도 한 번에 20개를 완료했다.

김성훈도 평소 관리를 철저히 했는지 턱걸이에서는 몇 번 쉬는 모습을 보였지만 큰 무리 없이 해냈다.

그런데···.


“헉헉··· 안돼!”

“더는 못해! 이걸 왜 하는 거야!”


이야, 이거 생각보다 심각하다.

도대체 쟤네가 어떻게 S급이야?

땅바닥에 퍼질러진 두 마리의 비숑.

이거 탑 등급 시스템이 잘못된 것 같다.


저벅저벅 -


익숙한 발걸음 소리, 어둠의 그림자가 다가오는 소리다.


“훈련병들?”

“?”


그들의 얼굴 위로 그늘이 졌다.

그들을 바라보며 빙긋 미소 짓는 원아이드 잭슨 필레모어.

어휴. 내가 다 소름이 돋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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