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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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구기
작품등록일 :
2024.07.22 22:40
최근연재일 :
2024.08.21 00:05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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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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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글자수 :
127,453

작성
24.07.23 00:00
조회
543
추천
7
글자
8쪽

마기(魔氣)

DUMMY

하지현에 도착한 후 약재상들을 돌기 시작했다.


“천호 아니냐? 얼굴 까먹겠어.”


천호가 가지고 오는 약초들은 품질이 항상 최상급들이라 약재상들에게 평판이 높았다.


요즘 내공 수련에 집중하긴 했지.


“예 좀 자주 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래그래 마을에 온 김에 푹 쉬다가 가려무나.”


꾸벅


약초들을 모두 처리하고 의원댁에 방문했다.


댁에 들르는 건 처음이네.. 뭐라고 불러야 하지..?


“이리 오너라.”


[끼익]


“이리 나왔다. 이놈아. 오랜만이구나.”


선생이 직접 나오시다니... 크흠


“예 어르신 무탈하셨는지요.”

“허허 그래. 볼 때마다 훌쩍훌쩍 크는 것 같구나. 부모님은 어떠하시냐.”

“두 분 다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십니다.”

“그래 건강이 최고다. 네가 잘 모시거라.”

“예 어르신. 돌아가기 전에 또 들르겠습니다.”

“그러거라. 영심객잔에 묵는 것이냐?”

“예”

“거기 초계소면이 아주 일품이야 한번 먹어봐~”

“예 어르신. 저녁으로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고 마을을 천천히 둘러보며 영심객잔으로 향했다.


평화롭군... 교주로 살때는 전혀 알 수 없던 것들이다...


교주의 기억이 점점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었지만, 그 빈자리는 지금의 평화로움이 채워주고 있었다.


객잔에 들어서자 점소이가 따라붙었다.


“어서오십쇼.”

“초계소면과 죽엽청 한 병 내어주게.”


점소이는 애늙은이 같은 말투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곧 따라 나오는 은자를 보며 허리를 연신 굽혔다.


“예이~ 시원하게 말아오겠습니다.”

“하루 묵고 갈 생각이니 계산하고 남은 돈은 가지고 와주게.”

“예~ 식사하고 계시면 말끔히 방을 정리해 두겠습니다요.”


하지현에서는 가장 큰 객잔인 영심객잔.


이곳은 명교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않는 곳이라 정사마의 무림인만 아니라 상인들, 표사들 온갖 사람들이 들리며 휴식을 취하고 가는 곳이었다.


그만큼 강호에 떠도는 소문들을 듣기 쉬운 곳이기도 했다.


“후루룩 쩝쩝 이보게 소문 들었는가?”

“이 사람 참 입에 음식 넣고 말하지 말라니까.. 무슨 소문?”


초계소면을 크게 한입 넣은 상인이 말을 이어나갔다.


“미안하구먼. 조만간에 교에서 비무대회를 연다고 하더라고.”

“비무대회야 삼 년에 한번식 열지않았나? 난또 무슨 소문이라고.”

“이번에 소교주를 뽑는다는 소문이 있어.”

“뭐시여? 참말인가?”

“나도 들은거여. 들은거~”


시끌시끌한 대화 소리 중 교에 대한 내용만 집중해서 듣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비무대회라...

교인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었지.

출셋길이기도 했고.


“소문으로는 교주님의 모습을 본지 일년이 넘었다하더라고.”

“그럼 뭐시여. 교주님이 행방불명이라도 됐다 이 말인가?”

“그건 말도 안되지. 아무튼 이제 이 주 정도 남은 거 같구만.”


몇 대 교주인지 궁금한데...


“초계국수와 죽엽청 한 병 나왔습니다요~”


적절한 때에 국수와 술을 가지고 온 점소이의 팔을 붙잡았다.


“어이 신교의 교주님이 지금 몇 대째인가? 조용히 대답해라.”


점소이는 손바닥을 살살 비비며 조곤조곤 답하기 시작했다.


“교인이 아니십니까? 21대 여운보 교주님이시잖아요.”


여운보..


100년이 짧은 시간은 아니구나.. 전혀 모르겠어.


“알고 있었다.”


??


점소이는 뭐이런병.. 비슷한 입 모양을 하는듯하더니 자리를 떠버렸다.


교주를 생각하다 무심코 나의 기록이 궁금해졌다.


나의 기록은 어떻게 남아있을까...?

단신으로 무림인들을 모두 벌했다라고 남아있는 게 끝일까...?

그렇게 천마(天魔)라 받들어지던 내가 고작...

[벌했다]라는 한 줄의 평이 끝인 걸가...?


인간의 유대가 없던...

삶과 죽음마저도 무감각했던...

그때를 생각하며 술잔을 채우기 시작했다.


[콰앙]


그때 객잔의 문이 거칠게 열렸다.


“도와주시오!!!”


객잔의 대화 소리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모두 문을 열고 들어온 짐꾼을 바라봤다.


“헉.헉. 오솔길에서 곰의 습격을 받았소!!!”


그러자 표사들이 우루루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느 오솔길을 말하는 것이오?”


“하지봉의 오솔길이오.”


!!


뭐라?


천호는 자리에서 사라지듯 짐꾼의 눈앞에 나타났다.


“곰은 어느 쪽으로 갔소?”


“행렬 앞에서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곰이라는 말만 듣고 이쪽으로 내달렸소.”


짐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오솔길을 향해 전속력으로 경공을 펼쳤다.


타다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오솔길의 주변에 팔다리가 뜯긴 시신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곳인가? 곰은 보이지 않는군.


!!


현장에 점점 다가서자 미세한 마기(魔氣)가 느껴졌다.

마기..!?

지체할 시간이 없다!


[파앙!]


* * *



대문과 약재를 말리는 창고가 거칠게 부서져 있었다.


..


“아버지.. 어머니?”


목소리가 덜덜 떨리고 있었지만 그걸 알아차릴 정신이 아니었다.


아니... 별일 없을 거다.

아무일도 없을 거다.


“아버지! 어머니!”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이상한 감정을 느끼며 한 걸음씩 집안으로 다가서기 시작했다.


“천호..돌아왔습니다.”

..


“임천호! 돌아왔습니다!”

..


다음에 삼을 캐러 가기로 약조까지 했는데....

..



“천호 맞느냐?”

“아버지!?”


방안에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구석에서 부둥켜안고 있었다.


“진짜 천호구나. 엉엉”


화옥은 긴장이 풀린 듯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천호야 어떻게 온 것이냐? 오는 길이 위험하지 않더냐?”

“오솔길에서 짐꾼들이 습격당한 것을 보고 곧장 왔습니다.”

“우린 괜찮다.”

“대문이랑 약재 창고가 부서져 있던데...어떻게 된 일입니까?”


* * *


천호가 마을로 내려가고 약 두 시진 뒤 숲속에서 어떤 괴이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크르르르크아아-


얼핏 들으면 늑대나 호랑이 아니면 곰을 연상할 수도 있는 소리였지만 뭔가 달랐다.


“여보.. 이거 무슨 소리에요? 짐승 울음소리..맞아요?”

“잘 모르겠어. 나도 지금까지 저런 이상한 소리는 처음 들어봐.”

“천호는 마을에 잘 도착했겠죠?”

“잘 도착했을 거야. 두 시진이나 지났는데.. 일단 집안에 들어가서 몸을 숨기는게 좋을거 같군.”

“네.”


초석과 화옥이 방으로 숨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대문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콰앙-


화옥이 비명을 지를 뻔 했지만 초석이 입을 막았다.


터벅 터벅 터벅


분명 사람의 걸음 소리였다.


크르르르르 머리가... 으아아악!!!


이번엔 약재 창고 쪽에서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콰앙-


콰드득우드드득


약재들을 깡그리 먹고는 조용해졌지만 둘은 도저히 밖으로 나올 수가 없었다.


* * *


“분명히 사람이었어.”

“마지막으로 우리 천호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다행이다.”

“마지막은 무슨 별일 없었잖소.”

“무서웠다고요~”

“다치신 곳이 없어서 천만다행입니다.”


원래의 상태를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망가져 버린 대문과 약재 창고.

곳곳에 남아있는 마기의 흔적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역시.. 여기도 마기가 남아있다.

하지만 사기(詐氣)에 가까운 정제되지 않은 마기라니...

내력에 비해서도 너무 거칠지 않은가...


화경의 내력에... 삼류보다도 못한 결(訣)...

주화입마의 상태였던 걸까?

...

두 분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겠어.


“아버지. 어머니.”

“그래 천호야.”

“집을 수리할 동안 백운선생님 댁에 머무시는 건 어떻습니까?”

“음...폐를 끼칠 순 없지 않느냐...”

“선생님이 오히려 반가워하실 겁니다.”

“음..”

“그리고 전 본단에 좀 다녀오려 합니다.”

“본단에?”

“예. 그냥 넘길 사건이 아닌 듯 합니다.”


초석은 고민과 걱정에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네 뜻이 그렇다면...... 다녀오너라.”

“예.”


화옥은 눈물을 글썽였다.


“천호야 위험한 곳은 얼씬도 하지 말거라.”

“..다녀오겠습니다.”


전체적인 조사를 해야하니.. 시간이 필요할터..

짐꾼으로 들어가기보다 차라리 비무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낫겠지?


천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며 본단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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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암향검가(暗香劍家) 24.07.26 478 5 8쪽
5 반말하지마라 24.07.25 506 5 7쪽
4 비무대회(比武大會) 24.07.24 526 6 7쪽
» 마기(魔氣) 24.07.23 544 7 8쪽
2 여자를조심해 24.07.22 586 5 7쪽
1 시산혈해 24.07.22 729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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