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가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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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구기
작품등록일 :
2024.07.22 22:40
최근연재일 :
2024.08.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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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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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여자를조심해

DUMMY

천호라는 이 녀석의 부모는 천성이 착하군.

내공 한 줌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보니 무림과는 연이 없는 가문인 듯하고.

이곳이 어디인지부터 알아야겠다.


[끼익]


문이 열리며 초석이 탕약을 들고 들어왔다.


“천호야 탕약이다. 기력이 좀 나아질 게야. 뜨거우니 조심하고.”


탕약을 주는 초석을 보니 교주 때 탕약을 가져가 주던 시비들이 생각났다.


“수고했다.”


초석은 조금은 서운한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밝게 웃었다.


“그..그래. 천호야 얼른 회복해서 아비에게 예전처럼 애교도 부려주고 그러면 좋겠구나.”


반말이 습관적으로 나와버렸군.. 그래도 부모인데 최소한의 예는 지켜야겠지.


“아버님.”


“응?”


초석은 아버님이라는 말에 화색이 돌며 반갑게 대답했다.


“이곳은.. 어느 산 입니까? 아까 의원님이 말한 마을은 어느 마을입니까?”

“여기는 천산이야. 천산의 봉우리 중에서 가장 낮은 하지봉이지. 산길을 따라 한 시진 정도 내려가다 보면 하지현이 나온단다.”


천산인가 다행이군.. 한데 천산에 하지봉이라는 곳이 있었던가?


“그렇다면 우리는 명교의 소속입니까?”

“맞아. 천산아래 살고 있다면 모두 명교의 교인이지. 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교리 같은 건 잘 몰라. 본단에 가본 적도 없어서 말이지.”


그렇겠지.. 교주인 나도 평민의 삶은 알지 못했었다.


“음..그럼 혹시.. 천마는.. 천마님은 들어본 적 있으십니까?”

“천마님? 교주셨던 그 천마님을 얘기하는 거라면 내가 어릴 적 할아버님께서 말씀해 주신 적이 있지. 100년 전쯤 단신으로 무림인들을 모두 벌하고 돌아가셨다고 들었단다.”


!!


100년전..?

1년도아니고.. 10년도아니고.. 100년전이라고??


천호의 심각해지는 표정을 보고 초석은 당황했다.


“천호야 어디 안 좋은 것이냐? 무리하지 말거라.”


“잠시... 잠시 쉬겠습니다.”


“그래.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하거라.”


초석이 방을 나간 뒤 나는 다시 상황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정파 놈들의 손에 죽은 것이 맞았고 짐작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 몸으로 환생했다.

깨어난 곳도 천산.. 허나.. 100년이 지났다고?

그럼.. 내가 복수할 놈들은.. 모두 사라졌다는 건가?


“어이가 없군.”


허탈한 마음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왔다.


너른 공터 뒤로 나무들이 울창하게 있었고, 그 사이 좁은 산길이 보였다.


“천호야~~~ 이제 괜찮은 거야?”


마당 한쪽에서 아궁이에 연신 부채질을 하던 화옥은 천호를 보자마자 부리나케 달려왔다.


“괜찮습니다.”

“어른스러운 말투도 잘 어울리는구나! 오구~”


화옥은 기특하다는 표정으로 천호를 한껏 껴안아 줬다.


처음 겪어보는 자식을 대하는 부모의 모습이 신기하게 다가오며 교주까지 만들어졌던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일마제 소교주의 진척은 어떠한가?

교주시여 소교주께서는 천무지체를 타고 나셨습니다.

소교주시라면 지금까지 아무도 닿을 수 없었던 초대 교주님의 경지에 충분히 다다를 것이라 생각하옵니다」


스승 일마제의 옆에서 감정과 생각들을 배제한 채 천마일신(天魔一神)에만 몰두하며 천마로 만들어진 기억이었다.


...자식을 생각하는 어미의 모습인가...


천마는 심장에 지금껏 없던 무언가가 생겨나는 것을 느꼈다.


***


타다다-


천산의 절벽을 뛰는 듯이 오르내리는 작은 인영.

허리춤에 있는 약초 주머니에는 이미 온갖 약초에 가득 담겨 있었다.

한손으로 아슬아슬하게 절벽 틈 사이를 붙잡고 능숙하게 약초의 뿌리를 캐서 넣었다.


이건..괜찮군.

삼백년쯤 되었으려나.


큼지막한 하수오 뿌리를 주머니에 욱여넣고 절벽 끝에 있는 작은 동굴에 도착했다.

잠시 쉬어가는 동굴이었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참 멋들어졌다.


콰드득-


하수오의 뿌리를 씹어먹은 나는 자연스레 가부좌를 틀었다.

천마심결(天魔心訣)을 운용하여 고스란히 내공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우웅-


천호의 몸 주위로 은은한 흑빛의 기운이 감돌다가 단전으로 기운들이 갈무리되었다.


벌써 삼성(三成)인가..


총 팔성(八成)으로 이루어진 천마일신(天魔一神)

천마였던 전생의 경지가 육성(六成)이었다.


초석을 따라다니며 약초를 캐다가 내공 수련을 할 겸 혼자 다니기 시작한 지 벌써 이 년째..


약초꾼과 내공 증진은 찰떡궁합이었다.


적당한 약초들은 하지현에 내다 팔고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영약들은 모조리 먹어버렸다.


“나머지는 아버님과 어머님께 드려야겠어.”


운기를 마친 천호는 까마득한 아래를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뛰어내렸다.


..너무..높았나?


여유로운 표정은 점점 긴장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자꾸 천마때의 경지를 착각하는군... 젠장...


“으어어!!”


조금 이상한 괴성이 입 밖으로 터져나왔다.


집중력을 발휘하여 바닥에 처박히기 전 절벽을 발로 차 나려타곤으로 착지에 성공했다.


휴.. 꼴이 말이아니군..


주머니에서 날아간 약초들을 주섬주섬 주워 집으로 돌아갔다.


***


“천호야.. 어디서 싸우고왔니?”


화옥은 온몸이 흙투성이인 천호를 보며 못 말린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닙니다. 어머니 별일 없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로 천호의 말투는 듬직하고 어른스러웠지만 화옥의 눈에는 이제 겨우 15세의 귀여운 아들일 뿐이었다.


“천호야 잘 다녀왔냐? 꼴이 그게 뭐냐? 그러게 아버지랑 같이 가자니까~”


초석이 마당 뒤편에서 장작을 패다 말고 나오면서 내게 말했다.


“다음에 같이 가시면 되죠.”

“다음에 같이 가자면서 매일 혼자 사라지지 않느냐~”

“호호 눈치가 없으세요. 혼자가 편하다는데~”


삼을 캐러 갈 때 같이 모시고 가야겠군.


“약조하겠습니다.”

“정말이지? 화옥 당신도 들었지요?”

“어휴~ 유치하시긴. 천호야. 마음 가는 대로 하려무나.”


나는 잠시 웃음을 지었다.


“저는 현으로 내려가서 오늘 캔 약초를 팔고 오겠습니다.”

“그래 가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오렴.”

“조심히 다녀오너라 영심객잔에서 하루 묵고 오는 것이지?”

“예 오랜만에 의원님도 한번 뵙고 오려 합니다.”

“그래. 잘 생각했다.”

“천호야 방에 새 옷으로 갈아입고 가렴.”


방에는 깨끗히 세탁되어 있는 옷 위에 남색 장포가 올려져 있었다.


어머니는 오늘 마을에 다녀올 것을 짐작하셨던건가..?


옷을 다 갈아입고 장포를 걸치며 문을 열었다.


“어머! 역시 천호는 남색이 잘 어울리더라.”

“역시 내 아들이구만.”

“제 아들 입니다만?”

“두 분의 아들이지요 다녀오겠습니다.”


티격하던 초석과 화옥은 금세 환히 웃었다.


“조심히 다녀오거라.”

“천호야 항상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 한다. 여자들을 조심해 알겠지?”


여자를 조심하라는 화옥의 말을 뒤로하며 산길을 내려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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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암향검가(暗香劍家) 24.07.26 480 5 8쪽
5 반말하지마라 24.07.25 507 5 7쪽
4 비무대회(比武大會) 24.07.24 527 6 7쪽
3 마기(魔氣) 24.07.23 544 7 8쪽
» 여자를조심해 24.07.22 587 5 7쪽
1 시산혈해 24.07.22 731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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