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절세미녀 로마공주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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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렁컨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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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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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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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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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쪽

내가 유명해지다 (2)

DUMMY

<14>


"와아아아! 검투사 시합이 시작된대!"


"출입구 문이 곧 열릴 거야!"


"빨리 가자!"


"빨리 뛰어가자! 늦겠어!"


저 멀리 보이는 언덕 위 원형 경기장.


로마 거리가 한적해질 정도로 사람들은 원형 경기장으로 달려갔다.


가마를 탄 귀족들이나 부유한 상인들도 여기저기서 모습을 드러냈다.


다들 원형 경기장으로 가는 길.


“쿨라님, 이번 검투사 시합이 끝나면 그분께선 무척 기뻐하실 겁니다.”


한편, 자신의 옆에 붙어 소곤거리는 테니우스.


가마를 타고 있는 쿨라는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덧 검투사의 날은 밝았다.


오늘 경기가 끝나고 나면, 자신에겐 여러가지 이득이 생긴다.


우선, 카리우스는 절대 도박의 승자가 될 수 없다.


그 때문에 카리우스는 백인장 직위를 내놓아야 할 것이며, 어떡하든 500 아우레우스(금화)를 더 마련하기 위해 결국 자신에게 돈을 더 빌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로마를 떠들썩하게 하는 못난이가 되겠지.'


여자 노예 때문에 무려 500 아우레우스를 탕진한 멍청이로서 말이다.


그 덕분에 자신의 가문은 큰 기회를 갖게 될 것이며,


이런 떠들썩한 소문과 함께 새로운 영웅도 세상에 탄생하게 될 것이다.


바로 모두가 손가락질하고 비웃던 검투사 크릭수스, 그는 오늘을 기점으로 진정한 로마의 영웅으로 거듭날 것이다.


-----


"크릭수스 상태는 어떻다고 했지?"

"아주 좋습니다."

"부상 입은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아침에 약을 복용했습니다."


크릭수스가 부상을 입은 것은 사실.

그러나 그는 아침에 전사의 약을 복용했다.


그 약을 먹게 되면 고통 따윈 사라진다.

고도의 집중력 덕분에 자신이 가진 능력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래서 부총관이 거짓말을 한 게 아냐. 단지 알려준 정보가 좀 부족했을 뿐.'


그걸 카리우스가 알 리가 없다.


그러고 보면, 최근에 그리스에서 가져온 그 '전사의 약'은 효과가 대단하다.


고통이 사라지고 오로지 전사의 심장만이 남게 된다.


도전자 흑곰은 영웅 크릭수스가 밟고 지나갈 발판으로 전락될 터.


비로소 크릭수스는 위대한 영웅이 될 것이며, 모두가 크릭수스를 칭송할 것이다. 아무리 그가 파르티아의 전직 백인장이라고 해도 말이다.


-----


"테니우스, 이번 일은 아주 중요하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


"절대 변수는 없습니다."


쿨라의 입꼬리가 다시 올라간다.


'이래저래 이번 경기 덕분에 나한테 큰 이득이 생긴단 말이야.'


카리우스로부터 백인장 자리를 받게 될 것이며

카리우스가 500 아우레우스 금화를 추가로 빌린다면, 그땐 또 다른 계약이기 때문에 고금리 이자를 붙일 수 있다.


물론, 카리우스는 순결의 브리타니아 공주를 품에 안을 수 있겠지만, 고금리 이자로 인해 거의 노예 같은 신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게 바로 계약의 힘.

돈의 힘이다.


'그렇다고 헤타란의 주인과 맺은 계약을 함부로 위반할 수도 없을 테고.'


헤타란의 주인은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아주 무시무시한 자.


아무리 카리우스라고 해도 헤타란의 주인과 맺은 계약을 함부로 파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일들은 어떻게 전개될까.


쿨라는 이번 일들이 무척 흥미롭다.


다만, 약간 마음에 걸리는 부분도 있는데,


가마에 느긋하게 앉아 원형 경기장으로 가는 길.


쿨라는 백리향의 짙은 향이 뿌려진 자신의 손에 코에 대고서 계속 향을 탐닉하며 이런저런 생각에 몰두했다.


물론, 이 향 때문에 거리의 불쾌한 냄새들이 금방 코끝에서 사라진다. 그 덕분에 그는 좀 더 깊은 생각에 빠져들 수 있다.


'그래. 우선 한번 두고 보자.'


쿨라의 눈매는 저절로 얇아지며 또한 길어진다.


크릭수스 대 흑곰.


둘 중 하나에 베팅하는 것.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카리우스는 많은 걸 얻을 수도 있고, 많은 걸 잃을 수도 있다.


입꼬리가 점점 얇아지던 쿨라. 어느새 그의 얼굴에선 감정이 사라졌다.


다만, 그는 자신의 시종 격이자 또한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테니우스를 무표정한 눈으로 쳐다봤다.


점점 원형 경기장은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


덜컥, 콰르르 쿵! 쿵!


마침내 개장 시간이 되었고,


대경기장의 문들은 활짝 열렸다.


"열렸다! 문이 열렸어!"


그러자 사방에서 쏟아지는 거대한 함성들.


이때 각 출입구는 각 신분에 따라 다르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일반 출입구 쪽에선 금방 인산인해가 된다.


좀 더 좋은 자리에 앉기 위해 모두들 미친 듯이 달려가는 것이다.


누군가는 밀치지 말라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고, 누군가는 빨리 들어가라며 극성을 부려댄다.


거대한 혼란에 빠진 모습들.


그럼에도 사람들은 다들 폭풍 같은 기세로 출입구 쪽으로 달려갔고, 사고가 나지 않을까 염려되었으나, 다행히 그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런 일들이 한두 번 있었던 게 아닌 모양이다.


"카리우스님, 이제 들어가시죠."


호위병 키르케는 내 팔을 조금 잡아당겼는데, 그제야 나는 고개를 돌렸다.


원로원 의원 프로니우스는 나랑 대화를 마친 뒤, 하급 귀족들과 좀 더 대화했고, 그사이 나는 수많은 인파가 밀려드는 모습을 구경했다.


나름 볼만한 광경.

무척 위험해 보이지만.


"프로니우스님은 조금 전 입장하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다른 하급 귀족들과 인사를 나눈 원로원 의원은 어느새 입장을 한 상태였다.


그래서 나 역시 늦지 않으려 얼른 경기장 안으로 들어섰다.


------


이곳 대형 경기장은 관람석이 총 4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1층은 황제와 황족들을 위한 특별석이 있으며 원로원 의원, 로마 귀족들을 위한 자리가 준비되어 있다.


2층, 3층은 기사 계급들과 로마 시민권자들을 위한 자리다.


4층 저 높은 꼭대기 층은 낮은 신분의 여자들, 노예, 빈민층 등을 위한 자리라고 한다.


나는 결투 무대가 코앞에 보이는 관람석 1층으로 들어섰고, 최대한 특별석 쪽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1층 내에서도 신분에 따라 각자 위치가 달라지는데


황제와 황족들만이 특별석에 앉을 수 있고, 원로원 의원 등은 그 특별석 뒷자리에 앉을 수 있다.


그곳을 중심으로 상급 귀족, 중하급 귀족 등이 차례로 앉게 되는데, 그 특별석을 중심으로 얼마나 가까이 앉느냐가 바로 더 높은 신분을 의미한다.


나는 김동호로서 처음 이곳에 온 터라 모든 게 신기하지만, 카리우스의 기억과 호위병 키르케의 안내를 받으며 내가 앉을 자리로 천천히 이동했다.


어느새 저 뚱뚱한 프로니우스는 특별석 뒷자리로 가서 앉아 있었고, 그 특별석의 중앙과 그 주변 자리는 얼씬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어쨌든 그 자리는 황제와 황족들을 위한 자리니까.


나는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걸어갔다.


그러면서 뒤돌아보며 2층, 3층 쪽도 쭉 훑어봤는데 그러던 중에 좀 기이한 장면들이 내 눈에 들어왔다.


-----


'역시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저 사람들은 대체 누구지?'


로마 일반 시민들은 2층, 3층에 앉을 수가 있어 이미 이곳은 인산인해나 다름없다.


그런데 그들 인파 사이에 기이하게도 내 눈에 띄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내가 시력이 아주 좋은 것은 아니지만, 내가 현대인이다 보니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뭔가 다른 행색이나 다른 느낌을 가진 사람들이 좀 더 쉽게 눈에 들어온다. 거기다가 내가 호기심을 가지고 있어 더 집중한 탓도 있겠지만.


특히 뭔가 이상한 행동들을 하면 더 눈에 띄는 법.


머리에 두건을 쓰고 있는 몇몇 남자들이 서로 안면이 있는 듯 알 수 없는 눈짓을 서로 주고받고 있었고, 그러면서 공통적으로 1층 특별석 쪽을 계속해서 노려보고 있었다.


'뭔가 이유가 있나.'


그들의 시선에 따라 나 역시 특별석 쪽으로 고개를 돌린 사이, 마침 키르케가 내 자리를 가리키는 바람에 나는 얼떨결에 그 자리에 앉았다.


그런 뒤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그들은 어느새 인파에 파묻히며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


‘설마 황궁 근위대 병사들일까? 모습을 위장하고서.’


그러나 그게 어떤 건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거기다가 그들에 대한 생각은 금방 내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어느덧 상위 귀족들이 하나둘 나타났고, 귀부인들도 하나둘 등장했기 때문이다.


나는 아버지 덕분에 특별석 근처 자리에 앉아 그 모습들을 쳐다보다가, 갑자기 눈이 커졌다.


일단의 황궁 근위대 병사들이 갑자기 나타나며 통로를 차단하듯 점거하더니, 잠시 후 아주 화려한 의복의 아리따운 아가씨가 완전 무장한 병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순간, 귀족들은 모두 일어섰고, 원로원 의원 프로니우스 등도 일어섰다.


이때 누군가 외쳤다.


"모두 기립하라! 폐하를 대신하여 클라우디아 안토니아 공주님께서 친히 입장하셨습니다!"


그 외침이 사방에서 울리자, 모두들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15>


‘역시 그랬구나.’


클라우디아 안토니아 공주.


황제를 대리하여 황족으로서 오늘 경기장에 나타난 로마제국의 공주.


그녀는 왕녀 출신인 브리타니아인 세실리아, 파르티아인 칼라디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지고한 신분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선대 황제 클라우디우스 1세의 딸. 현재 네로 황제의 황후인 클라우디아 옥타비아의 언니이기도 하다.


‘내가 안토니아 공주는 본 적이 있어.’


저번 로마 광장에서 당시 네로 황제가 타고 있던 사륜마차 뒤에 바짝 따라왔던 또 다른 마차의 주인.


어쩌면 네로의 정부(情夫)인 포파이아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당시 그 아가씨는 바로 저 안토니아 공주였다.


역시 역사에 알려진 대로 명불허전, 그 미모는 놀라울 정도다.


깊고 그윽한 푸른 눈동자, 그리고 청초하고 유연한 몸매, 화사하고 백옥같이 고운 피부, 날렵한 턱선과 고고한 눈빛 등.


나 김동호의 눈에도 절로 감탄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그런 외모였다.


그러나 그 신분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서 그런지, 아니면 훗날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하는 로마 공주라서 그런지 몰라도, 안토니아 공주에게선 지금 알 수 없는 아우라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역시 평범하지 않아. 저 모든 게.’


특히, 그녀의 특이한 기질은 눈빛과 몸동작에서 저절로 나타나고 있었다.


우선, 헤타란에서 봤던 브리타니아인 공주 세실리아는 자신이 일개 매음굴 노예가 된 것에 분노했고 로마에 대한 분노 등으로 오로지 두 눈엔 증오가 가득했다.


그러나 눈앞의 안토니아 공주는 얼마 지나지 않아 뭔가 못마땅한 듯 찌푸린 표정을 했는데, 그 두 눈에선 강렬한 고집과 마치 송곳 같은 날카로운 기질 등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래서 흡사 가시가 있는 청초한 장미 같은 느낌.


하긴, 역사에서 안토니아 공주는 고집이 무척 세고, 자기 주장이 강한 여자다.


훗날 그녀는 네로 황제의 거듭되는 청혼을 끝끝내 거부했고, 분노한 네로 황제는 그녀를 반역죄로 다스려 처형하고 만다.


비운의 안토니아 공주.


또한, 네로 황제는 안토니아 공주의 동생이자 자신의 황후인 클라우디아 옥타비아 역시 무참하게 살해한다.


이로 인해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양자였던 전설적인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에서 시작됐던 그 직계 혈통은 영원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저 안토니아 공주 자체가 로마 황실의 단면을 드러내는 한 시대의 표상이라고 할 수 있다.


-----


‘근데 조금 특이한 게 왜 저렇게 어려 보이지?’


내가 배운 역사적 자료로써 판단한다면, 안토니아 공주는 현재 30대 초반 나이여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눈을 비비고 봐도 내 눈엔 20대 초반 나이에 불과하다.


이래서 나는 로마 시대를 살면서 이런 식의 위화감을 종종 느낀다.


혹시 뭔가 시대적 변화가 있었을까.


정말 안토니아 공주의 나이가 그 외모와 비슷하게 20대 초반 나이라면, 내가 알고 있는 역사와 많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 때문에 카리우스의 기억들을 다시금 떠올려봤는데, 이때 다소 놀라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안토니아 공주는 여전히 언니야. 한데 옥타비아 황후의 나이가 지금 너무 어려.'


서로 언니 동생, 자매지간이라는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그 나잇대가 달라졌다.


뭔가 조금 뒤틀린 듯한 느낌.

큰 선에서 크게 바뀐 건 없지만.


그래서 더 의문스럽다.

설마 내가 이 세상에 떨어져서 그런 걸까.


여하튼 나는 안토니아 공주를 계속 쳐다보며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는데, 이때 누군가 내 어깨를 툭 치는 바람에 나는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


“이봐. 카리우스. 불경하게도 뭘 그렇게 쳐다봐?”


내가 너무 집중한 탓에 언제 내 옆에 앉았는지 모르겠지만, 턱 밑에 살이 덕지덕지 붙은 어느 젊은 남자가 인상을 쓰며 날 쳐다보고 있다.


처음 보는 자다.


그러나 카리우스 기억 덕분에 몇 초 뒤에 그가 누군지 바로 알아차렸다.


‘악테’라는 이름의 귀족.


정확하게는 상위 귀족의 자제.


물론, 모계 쪽 가문이 더 뛰어난 명문가다.


그의 부계 쪽은 주로 외지를 떠도는 로마군단 군단장 직책을 맡고 있는데 그런 혈통을 가진 그는 의외로 순수한 로마인이 아니라 활을 잘 쏘는 기마 민족인 스키타이인이었다.


이 시대에 스키토폴리스(Scythopolis)라고 하는 고대 도시가 있는데, 그는 거기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런 집단 거주 도시는 현재의 요르단 수도 암만이다. 현 시점에서 고대 로마의 힘은 어느덧 요르단까지 포괄하고 있었다.


어쨌든 악테는 스키토폴리스에서 출생한 뒤, 아버지가 재혼하자 새어머니와 함께 10년 전부터 이곳 로마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이 녀석은 이 도시를 함부로 떠날 수가 없다. 아버지가 북방 개척을 하느라 군을 이끌고 있어 그는 인질 같은 개념이 되어 이곳에 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악테는 별다른 불만이 없다.


로마에 귀순한 스키타이인들 중에서도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가장 높은 신분이 되었기 때문이다.


-----


'한데 스키타이인은 이렇게 생겼나 보네.'


카리우스는 악테를 잘 안다. 그러나 나는 악테를 처음 봤다. 그래서 고대 스키타이인을 직접 본 것도 처음이다.


보통, 내가 알기론 스키타이인들은 특유의 금발 혹은 적발 머리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눈앞의 ‘악테’ 역시 푸른 눈에 금발 머리를 하고 있으나 광대뼈가 유난히 도드라져 있다.


다만, 모계 혈통을 통해 혼혈이 여러 차례 이루어진 탓인지 언뜻 봤을 때 로마인과 크게 다를 게 없다. 물론, 세세하게 보면 뭔가 다른 점들이 많겠지만.


-----


“카리우스! 제발 좀 그만 좀 쳐다봐! 위험하다고! 그런 시선은 근위대장 삼촌으로부터 큰 벌을 받을 수 있어. 그리고 사람들이 계속 널 쳐다보고 있다는 것도 절대 잊지 말고! 마르쿠스님의 명예가 너로 인해 갈수록 흔들리는 게 너무 딱해서 한 말이니까 절대 고깝게 듣지 말고."


악테는 조금 목소리를 낮춰 나한테 그런 조언들을 했다. 그러고 보니, 카리우스는 악테에 대해 별다른 관심이 없으나 악테는 지금껏 늘 카리우스에 대해 나름의 배려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악테는 카리우스보다 3살 많다.


거기다가 아버지 마르쿠스와 악테의 아버지가 아주 친한 관계다.


이러니 악테가 일부러 내 옆에 앉은 것 같았고, 나한테 슬쩍 조언까지 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 때문에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폈다.


어느새 귀족들이 주변 자리들을 차지하며 앉았고, 여기저기서 날 쳐다보는 시선들이 느껴진다.


사실, 내 아버지 마르쿠스는 현재 황궁 법무관이라는 최고 요직을 갖고 있는데


갈리아 속주 부총독이라는 명예직 역시 보유하고 있다.


이러니 귀족들이 모인 자리에선 나는 언제나 이런저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


'근데 이것도 소문이 날 수도 있겠다.'


어쨌든 너무 과하게 쳐다봤으니까.

훔쳐보긴 했지만.


그래서 나는 슬쩍 턱을 괴며 고개를 돌렸는데,


바로 그때, 안토니아 공주 쪽에서 돌연 날 쳐다보는 듯한 시선이 느껴졌다.


설마 안토니아 공주가 내 시선을 의식하고 있었나. 하지만 안토니아 공주에 대한 생각을 이미 떨친 터라 나는 모른 척했다.


그 위화감. 그건 다음에 다시 생각해 볼 일.


시간을 보아하니, 지금 당장 해야 할 중요한 일들도 있어 나는 호위병 키르케를 향해 재빨리 손을 흔들었다.


-----


"도련님, 저기서 받은 밀랍판입니다."


잠시 후, 밀랍판 하나를 공손하게 건네는 키르네.


그걸 받아 보니, 그 밀랍판 상단에 내 이름이 적혀 있다.


그러니까 이 밀랍판은 나만 쓸 수 있는 것.


각 귀족별로 준비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 판에 베팅 금액과 베팅 검투사 이름을 쓰고 나면, 이후 고칠 수가 없다. 고치면 무조건 흔적이 남으니까.


이건 귀족들을 위한 도박 베팅판인데, 실제 이런 밀랍판들이 고대 로마 도시에서 도박을 위해 활용됐다는 기록들이 여럿 있다.


'우선, 베팅 금액은···.'


나는 밀랍판에 베팅 금액으로써 5,000 아우레우스 금화를 시원하게 적었다.


이 정도면 다들 깜짝 놀라겠지.

특히 쿨라가 더 놀랄 것이다.


원래 쿨라한테서 빌리기로 한 돈은 500 아우레우스 금화.

원래 이것만 공개적으로 베팅하려고 했는데

주점 헤타란의 노예 신분인 공주 세실리아를 구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금액을 더 올리기로 결정했다.


물론, 나한테 5,000 아우레우스가 없다.

그러나 이 시대 귀족들은 이런 무모한 베팅이 가능하다.

당연히 도박에서 패하게 되면 병사들은 수금을 위해 직접 집을 찾아온다.

하지만 그건 나중 문제이고.


'크릭수스에 올인!'


나는 밀랍판에 크릭수스를 쓴 뒤, 밀랍판을 뒤집어 키르케에게 전달했다.


여기서 베팅 금액을 더 높일 수 있으나 너무 심하게 하면 쿨라와의 관계가 영원히 단절된다.


'아직 쿨라는 쓸모가 있으니까 적당히 이 정도만.'


그래서 그렇게 작성을 마친 뒤 눈 윙크를 하며 밀랍판을 건네자, 키르케는 그 밀랍판을 소중히 들고서 뒤쪽으로 이동했다.


-----


'설마··· 키르케가 실수는 안 하겠지?'


집에서 사흘간 연습도 많이 했는데.


나는 궁금했으나 일부러 뒤돌아보지 않고 그저 가만히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돌아온 키르케는 머리를 숙인 채 내 귀에 소곤거렸다.


"도련님, 진짜 밀랍판은 도박사의 회수함 속에서 잘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고 가짜 밀랍판의 기록은 도박사가 보자마자 제 소매 속에 감췄고 지금 바로 여기서 나가겠습니다."


키르케의 보고를 들으며 나는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으로써 실수 없이 그게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모든 베팅은 끝난 것이다.


이제 기다릴 때다.


물론 패하면 나는 패가망신.

만약 내가 승자가 된다면, 막대한 배당금을 챙길 수 있다.


그사이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마침내 웅장한 뿔피리 소리가 울린 뒤,

드디어 첫 번째 경기, 거친 말발굽 소리와 함께 이륜 전차들이 나타나며 전차 경주부터 시작되었다.







<16>


“와아아아아아아!!”

“챔피언 포르투스! 와아아아아!!”


요란한 함성과 말발굽 소리, 이륜전차의 거친 바퀴 회전 소리.


마치 천둥 벼락같은 소리들이 사방에서 울리더니 일단의 이륜전차들은 서로 대열을 맞춰 빠르게 원형 경기장을 돌았다.


타다다닥! 하늘 높이 치솟는 흙먼지들!


마치 경기장 전체에 거대한 회오리가 형성되는 것 같은데,


역시 로마군단의 상징 중의 하나인 이륜전차는 그 존재감이 대단했다.


현재 전차를 이끄는 이들은 금빛 수실들이 흩날리는 투구를 깊게 눌러 쓰고 있으며 로마군단의 상징인 판금 흉갑 갑옷과 화려한 망토를 두르고 있다.


당연히 로마군단의 전차병들과 다름없는 위용을 갖추고 있는데, 그 일사불란한 움직임은 확실히 내 눈에도 전율적이었다.


그렇게 이륜전차들은 경기장을 수차례 빠르게 돈 뒤, 사방으로 솟구치는 흙먼지들을 일제히 뚫고서 순식간에 일렬횡대로 정렬했다.


이때 가장 중앙 전차에 서 있는 남자는 팔을 쭉 뻗으며 역동적인 로마식 경례를 했다.


비록 황제가 이곳에 없으나 황제를 대신해서 온 안토니아 공주에게 로마군단의 방식으로써 예를 표시한 것이다.


특별석의 안토니아 공주는 그 모습에 자리에서 일어났고, 억지로 웃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떡였다.


그러자 우레와 같은 함성들이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오늘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그 강렬한 예식 행사는 그렇게 끝났고,


드디어 첫 번째 경기, 전차경주.


더 정확하게는 빠르게 달리는 전차에서 화살을 쏘아 과녁에 맞추는 경기.


그 경기가 비로소 시작되었다.


그러자 전차들은 다시 대열을 갖추며 움직였고, 전차마들은 점차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현재 각 전차는 두 명이 탑승해 있다.


한 명은 전차를 조종하게 되고 다른 한 명은 각자 활시위를 당겼다.


전차경주의 챔피언 포르투스. 이때 그는 전차를 몰지 않았고 대신에 거대한 활을 높이 들었다.


그 모습에 군중들은 긴장했다.


다시 치솟는 먼지들.


그리고 그 먼지를 세차게 뚫으며 빠르게 달리는 전차.


그리고 마침내 그는 전차병들 중에서 처음으로 화살을 쏘았다.


마치 공기를 찢는 듯한 파공성이 들리는 듯하다가,


물론 마차 바퀴 소리 때문에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엄청난 전차의 속도까지 더해진 화살은 빛살같이 날아갔다.


그 순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사실, 포르투스는 네 마리 말이 사납게 질주하는 일인용 이륜전차를 조종하는 전차경주의 챔피언이다.


그러나 그는 따로 신궁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데, 그 별칭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일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그가 쏜 화살은 어찌나 강력하던지, 중앙 과녁이 괴성을 내며 쩍 벌어졌고, 거미줄 같은 크랙들이 일어났다.


마치 화살 하나가 강철을 꿰뚫을 것 같은 그런 힘을 가지고 있었고, 그 과녁은 이내 산산조각 나며 사방으로 튀었다.


"이봐! 내가 본 게 맞아?"

"과녁이 터져버렸어!"

"포르투스! 포르투스!"

"그가 과녁을 터트려 버렸어!"

"우와아아아! 포르투스!!"

“우와아아아아아-!!!”


그 순간, 군중들은 일제히 일어서며 엄청난 함성들을 토해냈다.


포르투스의 매력은 거친 전차 경주에서 주로 나오지만, 그의 활 솜씨는 또 다른 별미였다.


그리고 오늘 그는 또 다른 신기원을 이뤄냈다.


단 한 발의 화살만으로 과녁을 부숴버린 것.


그 일을 해낸 그는 한 주먹을 불끈 쥐고서 하늘 높이 들어 올렸고,

마치 전장의 위대한 사령관 혹은 위대한 전사 같은 모습이었다.


"우와아아아!!! 포르투스!!! 포르투스!!! 포르투스!!! 포르투스!!!"


로마 시민들은 목이 터져라 그의 이름을 외쳤고,

그 흥분은 이제 원형 경기장을 활활 불태우기 시작했다.


-----


‘와아, 역시 퍼포먼스가 죽이네.’


나 역시 매료된 채 이륜전차 전차병들의 퍼포먼스를 지켜봤다.


조금 전 포르투스가 망가뜨린 과녁은 재빨리 다른 과녁으로 대체되었고, 또 다른 전차들은 빠르게 달리며 일제히 활을 쏘아 정확하게 과녁에 맞추었다.


물론, 포르투스와 같은 강력한 힘은 없다.


그러나 전차병들은 하나같이 정확하게 과녁에 맞추었고, 그때마다 군중들은 요란한 함성으로써 그들을 응원했다.


‘한데 좀 아쉽긴 하네.’


이곳 트랙은 길이가 짧은 편. 그래서 진정한 전차경주를 볼 수가 없다.


그런 걸 보려면 진짜 전차경주장으로 가야 한다.


현재 로마에서 대전차 경주를 볼 수 있는 곳은 로마 도시 외곽에 위치한 스타비아에 전차경주장 혹은 로마 한복판에 위치한 팔라티노 언덕과 아벤티노 언덕 사이에 위치한 키르쿠스-막시무스 전차경주장이다.


특히 가까운 키르쿠스-막시무스 전차경주장은 로마 세르비우스 성벽의 카페네 성문에 닿아 있으며,


기원전 10년 아우구스투스가 이집트에서 가져온 거대한 기념비 플라미니오 오벨리스크가 이 경기장 한복판에 세워져 있다.


‘뭐, 아쉽지만, 우선 화살 쇼만 볼 수밖에.’


빠르게 경기장을 회전하며 달리는 이륜전차들.


치솟는 먼지 속에서 그들은 계속해서 화살을 쏘았고,


누군가 이걸 시합이라고 했으나 누가 봐도 퍼포먼스에 불과했다.


물론 전차경주의 챔피언인 포르투스가 활을 쏠 때면 우레와 같은 함성들이 터져나왔고, 가히 그 인기는 원형 경기장을 떠들썩하게 할 정도로 대단했다.


“와아아아아!! 포르투스!! 포르투스!! 포르투스!!”


나 역시 자연스럽게 환호하며 함성을 질렀다.


그러자 안토니아 공주 쪽에서 날 쳐다보는 따끔한 시선이 느껴졌으나, 그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그저 모두가 이륜전차의 퍼포먼스에 푹 빠져 있었고, 모두가 열광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마침내 이륜전차 퍼포먼스는 끝이 났고, 전차들은 일제히 대열을 맞춰 무대를 떠났다.


활짝 열린 이중 나무문, 카르케레스.


그 문을 통해 그들은 사라졌는데

이때 모두가 함성을 지르며 떠나는 영웅들을 배웅했다.


-----


‘와아! 근데 현장에서 보니까 열기가 너무 대단한데.’


이제 두 번째 경기부터가 검투사 시합이다.


너무 기대가 된다.


물론, 크릭수스와 흑곰의 대결은 생사 대결이지만, 다른 검투사들의 대결은 단순 승패만 결정짓는 대결.


그래서 좀 느슨해질 수도 있겠지만,

여기엔 적절한 각본이 있다고 한다.


우선, 이번 검투사 시합은 일대일의 싸움이 아니라 5대5의 싸움이다.


여기엔 실제 전투 과정을 모방한 시나리오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한쪽 진영은 로마 깃발을 들게 되고, 다른 진영은 적국 파르티아 깃발을 들게 된다.


일종의 가상 전쟁.


이런 시나리오 때문에 당연히 로마 시민들은 바로 이 대결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적국 파르티아에 대한 증오, 로마의 자존심, 이런 것들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검투사 세베루스가 로마군의 깃발을 들고서 당당히 무대로 걸어 나오자 군중 심리는 더욱 거세어졌다.


모두들 환호하며 일어섰고, 사방에서 쏟아지는 함성은 거의 폭발적이다.


-----


“와아아아아!! 세베루스!”

“로마여! 이겨라!”

“파르티아를 응징하라!”

“파르티아에게 죽음을!”

“우와아아아아아아아!!!”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자, 양 진영의 검투사들은 일제히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요란한 칼부림 소리들이 들려왔고, 다들 가짜 칼이 아니라 진짜 칼을 들고서 싸우고 있어 그 대결은 어쩔 수 없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다치고 누군가를 피를 흘려야 한다.


그래서 더 흥분되고 더 짜릿한 순간.


이때 갑자기 촤악! 하며 로마군 사슬 흉갑에서 불꽃이 튀었다.


사나운 칼날이 상대의 사슬 흉갑을 거칠게 베고 지나간 것이다.


그 충격에 로마군 검투사들은 뒤로 나뒹굴었고


파르티아군 공격자들은 마치 야수처럼 달려들었다.


상대의 목을 노리기도 했고, 상대의 복부를 향해 검을 내리꽂기도 한다.


그 바람에 장내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놀란 군중들은 크게 흥분했다.


로마군 병사들이 밀리는 모습 때문.


그러나 이게 말이 되나. 절대 있어선 안 되는 일!


"으아아아아!! 파르티아! 이 못된 놈들!"

"저 놈들을 죽여!"

"파르티아! 이 짐승 같은 놈들!!"


사방에서 야유가 쏟아졌고,

일제히 포효가 터져 나올 때,


로마군 깃발을 들고서 뒤에 서 있던 영웅 세베루스는 드디어 행동을 개시했다.


그는 한 손엔 깃발을, 다른 한 손엔 길고 큼직한 검을 들고서.


그는 대혼란에 빠진 전투의 중심으로 미친 듯이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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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주인공 부하가 될 검투사들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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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절세미녀 로마공주와 결혼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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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학살자는 충성을 원한다 NEW 21시간 전 500 14 11쪽
29 누군가는 황제가 되고 누군가는 신이 되었다 +4 24.09.18 676 20 7쪽
28 안토니아 공주의 침실 +5 24.09.17 791 25 18쪽
27 첫날 밤, 그리고 태동 (2) +2 24.09.16 855 25 7쪽
26 첫날 밤, 그리고 태동 (1) +4 24.09.14 967 21 18쪽
25 수부라의 현인 +4 24.09.12 1,021 27 31쪽
24 안토니아 공주와의 첫날 밤 (2) +5 24.09.10 1,222 20 25쪽
23 안토니아 공주와의 첫날 밤 (1) +4 24.09.07 1,457 31 23쪽
22 카리우스 네로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게르마니쿠스 +5 24.09.05 1,386 34 25쪽
21 황제가 되다 (2) +3 24.09.03 1,408 31 30쪽
20 황제가 되다 (1) +3 24.08.31 1,553 31 14쪽
19 쿨라의 결단, 새로운 로마황제 +5 24.08.30 1,543 36 23쪽
18 우연히 시작된 로마 혁명 +2 24.08.28 1,584 42 29쪽
17 로마의 흑막이 되다 +7 24.08.24 1,697 45 23쪽
16 로마 식기 마트 +3 24.08.22 1,647 42 16쪽
15 로마를 바꾸자 +2 24.08.20 1,782 49 21쪽
14 강철의 주인 +4 24.08.18 1,904 57 24쪽
13 안타까운 이혼 공주 +3 24.08.15 2,047 52 21쪽
12 안토니아 공주 +3 24.08.13 2,043 57 21쪽
11 황금 궤짝 +2 24.08.11 2,079 54 24쪽
10 돈이 넘친다 +4 24.08.09 2,210 53 28쪽
9 영웅 (2) +5 24.08.07 2,193 52 23쪽
8 영웅 (1) +4 24.08.06 2,232 48 17쪽
7 내가 유명해지다 (3) +4 24.08.05 2,317 47 24쪽
» 내가 유명해지다 (2) +3 24.08.02 2,366 54 28쪽
5 내가 유명해지다 (1) +5 24.08.01 2,497 61 20쪽
4 출세의 길이 보인다 +9 24.07.30 2,607 65 22쪽
3 향락의 밤, 벌거벗은 무희들 +4 24.07.28 2,767 60 20쪽
2 특별한 능력 +4 24.07.27 2,931 61 22쪽
1 욕실의 여자 노예 +2 24.07.25 3,532 65 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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