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갓집 장손의 절대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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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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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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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갓집 장손의 절대 권력(9)

DUMMY

#9화.




윤자영으로부터 윤씨 가문의 가보인 홍옥이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당장 최강우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길거리의 전화기로 가문의 관리인에게 전화를 거는 최강우였다.


“김씨 아저씨. 저 최강우입니다.”

-예. 도련님.-

“제가 왜 전화를 거셨는지 아시겠지요?”

-예. 도련님. 조치를 취해 놓겠습니다.-

“예. 두 달 뒤에 상병으로 진급합니다. 휴가까지 삼 개월 정도 걸릴 것 같은데. 그때까지 청옥이 무사히 있도록 잘 지켜 주십시오.”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죄송할 따름입니다.”


최원락의 가문에 대한 장악력은 분명 강력했다.

하지만 죽을 날이 가까워지고 있는 이상 최원락의 힘이 강력함에도 불구하고 딴생각을 하는 가문의 사람들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더욱이 최강우의 능력이나 어린 나이로 인해 최씨 파종가에 대해 도전을 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은 분명했다.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최씨 파종가의 성세는 때로는 피로 쓰이기도 했다.

되도록 집안을 화평하게 유지하는 것이 파종가의 책무였지만 파종가에 도전을 하는 세력을 제압하는 것도 파종가의 의무였다.

그렇게 전화를 끝낸 최강우는 부대로 복귀를 했다.

고작해야 몇 시간 되지 않은 시간 동안의 외출이었지만 부대 전체가 소문이 난 것인지 위병소에서부터 복귀하는 최강우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강우야.”

“일병 최강우!”

“여···여자 친구 분은?”

“급한 일이 있다며 돌아갔습니다.”

“아! 그래? 어! 일단 복귀해라. 나중에 물을게.”


위병소에서 계속 붙잡고 있을 수는 없었기에 위병조장은 외출 복귀를 작성하고서는 최강우를 들여 보냈다.

위병소에서 터벅터벅 생활관으로 돌아가자 수많은 시선들이 느껴졌다.


“후우! 귀찮아졌네.”


딱히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냥 약혼녀였다.

아니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었다.

윤자영이 죽어도 싫다고 한다면 파혼이 될 것이었다.

물론 홍옥을 되찾기 위해 최강우의 도움이 필요한 이상 당장은 파혼을 하지는 않을 터였다.

더욱이 최강우도 홍옥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윤자영의 속셈을 어느 정도는 속아 줄 생각이었다.


그렇게 지휘통제실로 외출 복귀 신고를 하러 갔지만 당장 당직 사관이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하고 있었기에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군대였다.

시어머니 같은 수많은 고참들의 호기심을 풀어주지 않으면 온종일 시달릴 것이 분명했다.

어차피 딱히 비밀로 할 것도 없었으니 그냥 말을 해도 상관은 없었다.


“충성! 일병 최강우! 금일···.”

“아! 됐고! 그 여성분 너하고 무슨 관계야?”

“약혼녀입니다.”

“약혼녀? 너 약혼했었냐?”

“할아버지께서 약혼녀를 정해 주신 것 같습니다.”

“어? 할아버지?”


최강우는 당직사관과 당직실 근무자들 앞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런 최강우의 이야기에 다들 얼이 나갔다.

마치 조선시대 같은 이야기였던 것이다.


“정말로 오늘 처음 본 사이야?”

“그건 아닙니다.”

“어? 본 적 있어?”

“윤씨 가문이라면 제가 어릴 때에 몇 번 가본 적이 있었으니 아마도 그때 본 적이 있기는 할 것입니다.”


최강우의 말처럼 기억은 나지 않아도 윤자영과는 한두 번 얼굴은 본 적이 있었다.

아마도 대화도 잠시나마 나눠 봤을 터였다.

다만 스치는 듯한 인연이었으니 훗날 약혼을 하게 되는 사이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는 없었다.


“그러면 그 처자하고 결혼하는 거냐?”

“윤씨 가문의 여인이 승낙한다면 하게 될 것입니다.”

“혹시 나가서···. 어! 음! 아니다. 그래. 들어가 봐.”


최강우도 자신의 약혼녀에 아는 바가 없다는 것에 그냥 놔두는 당직 사관이었다.

그렇게 생활관으로 돌아왔지만 최강우는 두 눈동자들을 초롱초롱하니 빛내고 있는 시어머니 같은 고참들과 시누이 같은 후임들을 보게 되었다.

결국 또 다시 다 털어놔야 했지만 고참들이 원하는 금단의 영역에는 도달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위병소 근무자들과 면회장에 갔던 병사들로부터 최강우의 약혼녀가 엄청난 미녀이면서 부자라는 것은 알려져 있었다.


그리고 며칠 뒤에 윤자영으로부터 커다란 과자 박스가 택배로 보내졌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결정된 약혼자에 분기탱천해서 최강우를 보러 찾아온 윤자영은 면회를 오면서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았던 것이다.


윤자영에게도 남동생이 하나 있었고 그도 군인이었다.

면회를 가면 뭐라도 사 가지고 가야 동생의 군생활이 편해진다는 것을 그녀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폭탄선언을 하듯이 약혼녀라고 했으니 최강우의 군생활이 꼬였을 것이라고 나중에 떠오른 것이다.

그렇게 과자 박스 선물과 함께 최강우는 박스 안에서 윤자영의 사진을 발견했다.


-사랑스러운 약혼녀 윤자영이-


꽤나 섹시한 포즈로 찍은 윤자영의 사진 뒤로 적힌 글씨를 본 최강우는 자신의 가문의 미래가 살짝 걱정이 되었다.


‘할아버지의 안목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좀 정숙한 여인이었으면 싶었지만 조금 되바라진 것 같은 윤자영에 최강우는 지아비의 위엄을 나중에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만이 들었다.

다른 고참들이나 후임들이 여자 친구의 사진을 관물대 안에 잘 보관하면서 때로는 자랑도 했지만 최강우는 아내가 될지도 모를 윤자영이었으니 외간 남자들에게 보일 생각이 없었다.

윤자영으로서는 자신의 약혼자의 군생활을 위해 보내 준 사진이었지만 꼭꼭 머리카락 한 올 보이지 않도록 숨겨졌다.


몇 차례 윤자영에게 편지가 왔다.


“최 상병님. 뭐하십니까?”

“답서를 쓴다.”

“아! 답서요?”


최강우는 약혼녀가 보내주는 편지를 마냥 무시할 수는 없었다.

결국, 집안에 연락해서 문방사우를 보내 달라고 해서는 정성껏 먹을 갈았다.

일 이등병 때는 최강우도 고참들의 눈치를 보며 할 수 없었지만, 상병 진급을 하자 문방사우로 서편을 쓰려는 것이었다.


물론 정확하게는 한글로 쓰면 심심함에 몸서리를 치는 고참들의 오지랖에 시달릴 것 같았기에 한자로 서편을 쓰려는 것이었다.

벼루에 먹을 갈고 족제비 털로 만든 붓에 적혀서는 고급스러운 한지에 한자로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다들 뭔 미친 짓인가 싶어 구경을 왔다가 유려한 필체로 한자를 써내려가는 최강우에 다들 넋을 잃고 구경을 해야만 했다.


“한자네.”

“야. 봉석이 한문학과 나왔다고 하지 않았냐? 뭐라고 쓰는 거야?”

“저기 저 1학년 마치고 와서···.”

“······.”


학과생 정도로는 단어들은 알아봐도 어떤 의미인지는 알지 못했다.

더욱이 현기증 날 정도로 길게 쓰는 최강우였다.


“최석봉이네. 최석봉이야.”

“그러게. 엄청 잘 쓰는 것 같은데.”


서예에 대해서 잘 모른다지만 문외한이 봐도 잘 쓴 것이 보일 정도였다.

그렇게 일필휘지로 수백 자의 한자를 써 내려간 최강우는 먹물이 잘 마르도록 옆에 놔두고서는 이번에는 자세를 반듯하게 하고서는 한 글자 한 글자 심혈을 기울여 한자를 써 내려갔다.

그 모습이 마치 서예가를 보는 듯했기에 고참들도 차마 말을 걸 수 없었다.

그렇게 서편을 다 쓰고 나자 고참들은 호기심이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건 뭐야?”

“할아버지께 문안 편지 쓴 것입니다.”

“아! 할아버지? 그럼 저건?”

“약혼녀에게 보내는 연서입니다.”

“연서면?”

“뭐 사랑 편지라고 하면 되겠네요.”


딱히 사랑이 가득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일단은 약혼녀인 윤자영에게 보내는 것이었으니 연서라고 한다면 연서가 될 것이었다.

그렇게 두 장의 한지가 잘 마르고 나자 편지 봉투에 잘 넣는 최강우였지만 여긴 군대였다.

당장 할아버지와 윤자영에게 보내는 편지에 인사장교가 무슨 내용이냐고 물어왔다.

최강우가 간첩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부대의 부조리나 기밀들을 유출할지 몰랐기에 내용을 알아둬야 했다.

군사정권 시절부터 내려온 불합리한 일이었지만 그것이 정상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인사 장교가 봐도 뭐라고 적은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결국, 인사 장교에게 한자 하나하나 가르치면서 설명을 해 주기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인사 장교는 머리가 아픈지 그만하자고 했다.


“너 종가집 장손이냐?”

“예. 그렇습니다.”

“그 가문 잇는 거 말이지? 집 안의 제사 엄청 많고?”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큰 제사는 13번 정도이고 작은 제사는 21번 정도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


후손으로서 조상님들께 제사를 지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에 그것이 많다고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그런 최강우의 대답에 인사 장교는 질린다는 표정과 함께 최강우의 약혼녀인 윤자영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제사는 집안의 사내가 준비하고 지내는 것이었으니 종부나 며느리들이 할 일은 없었다.


‘기껏해야 재료 구입 정도이지만 요즘 세상이 좋아져서 배달도 해 주는데 뭐.’


최강우는 제사 많은 집안에서 며느리들이 고생을 한다는 이유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제사 음식뿐만 아니라 제사에도 참여를 하지 않는데 고생이라고 할 것도 없는 것이다.

그나마 하나 있다면 종가의 어른들이 모였을 때 따라온 안사람들의 다과와 수다를 받아주는 것 정도일 터였다.

종가여도 여인네들의 수다는 고택의 높은 담을 넘을 만큼 요란한 법이었다.

그렇게 최강우가 서예에 매우 뛰어나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그 것이 대대장에게도 들어갔다.


“최 상병. 서예에 일가견이 있다고?”

“과찬이십니다. 대대장님.”

“혹시 난을 칠 줄 아는가?”


난을 칠 줄 아느냐는 대대장님의 말에 최강우는 미약한 실력이라 대답을 했다.

난을 치는 것은 선비들에게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었다.

그렇게 대대장의 부탁으로 난을 한 장 그려주는 최강우였다.

최강우의 겸손과는 달리 최강우의 난 치는 솜씨는 꽤나 대단해서 최원락이 가장 자랑을 하는 것 중에 하나였다.


뛰어난 서예가들도 최강우의 난을 한 장 얻어가기를 바랄 정도여서 서예에 대해서 문외한인 대대장도 보통 실력이 아님은 이내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이 소식은 연대장에게까지 전해져서 최강우는 몇 장을 더 그려줘야만 했다.

연대장과 대대장이 자신들의 지인들에게 최강우의 난을 선물로 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최강우를 꽤나 귀찮게 할 일이었지만 연대장과 대대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주 무서운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아야 했다.

최강우가 딱히 정체를 밝히지는 않았기에 대대장과 연대장도 알지 못하고 있었지만 아주 무서운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나자 최강우가 이등병 때 부대가 폭파된 이유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다.

그렇게 최강우를 더 이상 귀찮게 하는 사람은 없게 되었다.


“하! 뭐라고 쓴 거야!”


최강우로부터 연서를 받은 윤자영은 도무지 알아보기 힘든 한자들의 향연에 정신이 아찔했다.

혹시나 홍옥에 대한 정보일지도 몰랐기에 무시를 해 버릴 수도 없었다.

홍옥이 감쪽같이 없어져 버렸기에 어쩌면 자신의 가문 사람들 중에 범인이 있거나 동조자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기에 남들이 알아보기 어렵도록 암호화 된 글을 써서 보내 준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결국, 옥편 한자사전을 들고서는 한 글자 한 글자 해석을 해야 했다.

물론 최강우는 윤자영에게 아녀자가 가져야 할 삼강오륜에 대한 내용을 써서 보내 준 것이었으니 홍옥에 대해서는 전혀 써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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