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갓집 장손의 절대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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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곰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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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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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갓집 장손의 절대 권력(13)

DUMMY

#13화.



음식은 식은 지 오래였다.

식다 못해 음식들의 표면이 말라가고 있을 때 적막이 가득한 방 밖으로 한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회장님. 이 대표입니다.”


민 회장은 두 눈을 감고 있다가 이용주의 목소리에 물기가 바짝 마른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들어 와.”


평소와는 느낌이 다는 목소리에 이용주는 의아해하면서 춘원제의 방 안으로 들어왔다가 상석에 이용주가 아닌 젊은 사내가 앉아 있는 것을 보고서는 움찔 몸을 떨었다.

민 회장의 갑작스러운 연락의 이유에 대해서 민 회장의 부하이자 자신의 동생뻘인 조직원도 제대로 이야기를 해 주지 않았다.

자칫 이용주가 도망을 가지 못하도록 이유를 이야기하지 말 것을 민 회장이 지시한 것이다.

그렇게 엉거주춤 서 있는 이용주에 민 회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인사드리거라.”

“예? 회장님.”

“인사드리라 했다. 최씨 가문의 최강우 님이시다.”


최씨 가문이라는 말에 이용주는 얼떨떨했다.

이용주가 뒷 세계에서 나름 이름을 꽤나 날린다고는 하지만 대한민국을 뒤에서 움직이는 세력에 대해서 알 정도의 위치는 아니었다.

새파랗게 어린 최강우였지만 이용주는 인사를 했다.


“이용주라고 합니다.”


최강우는 자신을 보고도 당황하지 않는 이용주에 이용주도 범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동우와 하정철.”

“예?”

“그 사람들을 저에게 보내라고 한 자가 누구입니까? 이용주 대표님.”


최강우의 말에 이용주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


“잔머리 굴릴 생각은 하지 마라. 용주야.”


민 회장의 목소리에 이용주는 며칠 전의 일이 떠올랐다.

그냥 사람 하나 처리해 달라는 후배의 가벼운 부탁이었다.

뒷세계라고는 하지만 살인이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후배의 간곡한 부탁이기도 했고 그럴 만한 사연도 있었기에 자신이 알고 있던 해결사들을 소개해 줬다.


그리고 그 해결사의 이름이 장동우였다.

이용주는 방문 입구를 막아서고 있는 민 회장의 부하들을 보았다.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간다면 못 나갈 것도 없었지만 춘원제의 입구에서부터 살벌하게 깔려 있는 민 회장의 부하들까지 뚫고 나가기 어려웠고 설령 빠져나가고 나서라도 민 회장의 보복을 감내하기는 어려웠다.


더욱이 그런 민 회장조차 눈치를 보고 있는 최씨 가문의 사람이라는 젊은 청년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이용주는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


“어르신을 노릴 생각은 없었습니다!”

“범인이 누구입니까?”


꽤나 아끼는 후배였지만 자신이 먼저 살아야 했다.

건달들의 의리가 목숨보다 중하다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의리 따위는 생명이 아니라 이득만도 못한 법이었다.


“오호성이라고 합니다! 그놈이 사람 하나를 처리해야 하는데 해결사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어르신 임을 알았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손가락 하나 자르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었으니 이용주는 바짝 엎드리기로 했다.

뒷 세계에서 더 이상 무릎 꿇을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던 이용주였지만 어둠 속에 더 깊은 심연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자를 불러오세요.”

“예! 바로 불러 오겠습니다!”


이용주는 곧장 오호성에게 전화를 걸려다가 오호성이 도망을 가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목숨이 이 자리에서 사라질 것임을 깨닫고서는 자신의 다른 부하에게 전화를 했다.


“오호성이 잡아 와라.”


오호성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오호성을 잡으라는 이용주의 지시는 10분이 지나지 않아 당혹스러운 연락으로 되돌아 왔다.


-형님! 호성이 형님 죽었습니다! 살해당하신 것 같습니다!-

“······!”


오호성이 죽었다는 것에 이용주는 자신이 모르는 매우 위험한 일이 진행되고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민 회장도 두 눈을 질금 감으며 한숨을 흘리는 것으로 봐서는 아주 재미가 없는 일이 될 것 같았다.


“겨···결백합니다. 어르신. 저는···.”


부탁을 한 오호성이 죽기는 했지만 해결사를 소개해 준 이는 이용주였고 그 해결사들이 최씨 가문에 무언가 좋지 않은 짓을 한 듯했으니 어찌 되었든 이용주가 책임을 져야 할 터였다.

민 회장은 최강우의 눈치를 보다가 힐끔 이용주의 뒤에 있는 자신의 부하에게 눈치를 주었다.

그러자 민 회장의 부하는 이용주의 테이블 앞에 날카로운 비수를 하나 내려놓고서는 뒤로 물러섰다.


아직 어린 최강우가 이용주의 목숨까지 내놓으라고는 하지 않을 테니 적당히 손가락 하나 자르며 용서를 구하라는 의미였다.

최강우가 아닌 최원락이었다면 이용주의 목숨과 함께 민 회장의 목도 내놓으라 했을지도 몰랐으니 이용주의 손가락 하나 정도라면 남는 장사일 것이라는 잔머리였다.

이용주도 오늘 일진이 참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비수를 잡았다.

그리고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최강우는 기가 찼다.


“별 거지 같은 쇼를 다 보겠네.”


뒷 세계 인간들을 한 번 구경이나 해 보자고 가만히 있었더니 더러운 쇼를 하고 있는 것이다.

굳이 이런 것까지 봐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최원락의 의도라는 생각에 최강우는 자신을 노려보는 이용주의 뺨을 향해 자신의 허리춤의 연검을 휘둘렀다.

마치 뱀처럼 날아든 연검의 검 끝은 날이 서 있지는 않았지만 연약한 얼굴 피부쯤은 가볍게 찢어버릴 수 있었다.


“윽!”


주르륵!


상처는 깊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용주의 피가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최강우는 연검을 들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놀란 눈을 하고 있는 민 회장을 바라보았다.


“회장님께서도 책임은 지셔야 할 것입니다. 이번 한 번은 넘어가 드리지만, 다음에는 이대로 끝나진 않을 겁니다.”


최강우는 안색이 창백해진 민 회장을 두고 방에서 나왔다.

민 회장의 부하들도 최강우를 막지 못한 채로 엉거주춤 뒤로 물러섰다.

어린 나이와는 달리 방금 전의 연검의 검격은 일반인이 아님을 느끼게 하고 있었다.

이용주를 죽이려고 했다면 얼마든지 가능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렇게 춘원제의 마당으로 내려가자 지배인인 해연이 나무 상자 하나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어르신께서 좋아하시던 춘원제의 소곡주입니다.”


할아버지인 최원락에게 선물로 주는 술인 듯했다.


“소란을 피워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소중주님. 오히려 감사할 따름입니다.”

“종주님께는 잘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해원에게서 춘원제의 술을 받아든 최강우는 자신의 차를 타고서는 춘원제를 나섰다.


남은 휴가 기간에도 최강우는 서울 인근을 떠돌았다.

하지만 청옥을 노리는 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가짜인 걸 알아차렸나.”

최강우는 청옥을 포기했을 리는 없다는 생각을 하며 청옥을 바라보았다.

틈틈이 품 안에서 청옥을 꺼내었지만 사실 최강우가 가지고 나온 옥구슬은 청옥은 아니었다.

최강우가 소종주라고는 하지만 종부의 허락이 있어야만 청옥을 꺼내 올 수 있었다.

그렇게 다음 날이면 휴가가 끝나는 날짜가 되자 최강우는 최원락이 있는 종가 저택으로 돌아왔다.


저택의 마당으로 들어서자 한복 차림에 앞치마를 하고 있는 윤자영과 눈이 마주쳤다.

윤자영은 이내 도끼눈을 한 채로 최강우를 향해 달려왔다.

“어디 갔다, 이제야 집에 들어오는 거야.”

큰 소리는 내지 못하고 이를 악물고서는 따지는 윤자영에 최강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했다.


“잘 어울리네요. 윤 낭자.”

“낭자고 나발이···.”


큰 소리를 내려다가 뒤에서 카랑카랑한 최원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우 왔느냐?”

“예! 할아버님.”

“그래. 들어오거라.”


최강우는 발만 동동거리는 윤자영을 지나쳐서는 최원락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서는 해원이 준 소곡주가 들어있는 오동나무 상자를 내밀었다.


“춘원제의 술이로구만. 껄껄! 오랜만이야.”

“안부 전해 달라고 합니다.”

“그래. 잘 있더냐?”

“날파리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향기인 듯합니다.”

“향기가 나면 나비만 꼬이는 것은 아닌 법이지. 그래. 찾지는 못한 모양이구나.”

“부족한 모습을 보여 죄송합니다.”

“그러면서 성장을 하는 것이지. 처음부터 다 잘하는 이가 있겠느냐.”


자신의 성장을 위해 최원락이 관여를 하지 않는 것임을 확인한 최강우였다.


“콜록!”


나날이 수척해지고 있는 최원락이었다.

어린 시절 보았던 태산과 같은 기개와 모습은 사라지고 수척하고 병 든 모습이 엿보였다.

최강우는 서글픈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 앞에서는 그 어떤 이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노인들도 알고 있었지만, 자신이 쇠락해 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영원히 젊을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젊은 사람들의 측은한 눈빛과 배려를 오히려 더 못 견디기도 했다.

최원락 또한 늙었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

비록 자신의 죽음을 천천히 준비하고 있다고 해도 말이었다.


“분명 청옥을 노릴 것이다.”

“빼앗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 그래야지. 최씨 파종가의 보물을 허튼 이에게 빼앗기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법이지.”


단호한 최강우의 말에 최원락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최원락은 뜻밖의 말을 했다.


“하지만 청옥의 본래 주인은 우리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거라.”

“······.”

“주인이 찾아와 달라한다면 내어 주어야 하는 법이다. 욕심이 눈 앞을 가려서는 안 된다.”


최씨 파종가의 권력과 힘 그리고 재물은 오직 최씨 가문의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최원락은 이야기하고 있었다.

춘궁기에 어려운 사람들에게 가문의 창고를 열어 구휼을 한 것은 최씨 파종가의 당연한 의무이자 자랑거리였다.

그러니 그것을 결코 잊지 말라는 최원락의 말에 최강우도 그러겠다고 대답을 했다.


“그래. 피곤하겠구나. 들어가서 쉬거라. 내일 복귀를 한다고?”

“예. 내일 휴가 복귀입니다. 앞으로 나오기까지 조금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그렇구나. 알겠다.”


상병 휴가가 끝나고 다음 휴가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그렇게 최원락의 방에서 나온 최강우는 한복에서 자신의 옷으로 갈아입은 채로 마당에 서 있는 윤자영을 볼 수 있었다.

연락처도 없이 사라져 버린 최강우에 자신의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여긴 윤자영은 파종가에 왔다가 최원락과 마주친 것이다.

할아버지와 같은 연배의 어른에게 함부로 할 수도 없었기에 최강우가 올 때까지 모시고 있었던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시려구요? 윤 낭자.”


빠드득!


이가 갈리는 소리와 함께 윤자영은 최원락이 있는 방을 보고서는 조용한 곳으로 이동을 하자고 고개를 돌렸다.

들을 이야기가 무척이나 많다는 윤자영의 모습에 최강우는 역시나 기가 센 여인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녀를 따라갔다.

처음에는 분노를 토해내던 윤자영은 윤씨 가문의 사람들 중에 범인의 협력자가 있을 것이라는 최강우의 말에 처음에는 놀라다가 어느 정도 납득했다.


“그러니까 청옥을 우리 집 안에서 내보인 것이?”

“예. 범인이 저를 찾아오기를 기다린 것이지요. 그리고 당연히 위험하기에 윤 낭자를 데리고 가지 않은 것입니다.”“그래서 범인은?”

“꽤나 용의주도한 자인 듯하더군요. 일단 사냥개는 풀어놓았습니다.”

“사냥개?”


민 회장이나 이용주가 자신들이 당한 치욕에 가만히 있을 인간들이 아님은 최강우도 예상 할 수 있었다.

그런 최강우의 생각대로 이용주는 오호성을 죽인 자를 찾기 위해 자신의 부하들을 풀어 범인을 쫓고 있었다.

그렇게 최강우는 다음 날 부대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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