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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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울
작품등록일 :
2024.07.2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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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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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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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단서(1)

DUMMY

다음 날, 그 엄청난 소동을 정리하기 위해 각 길드에서는 약간의 경비 파견과 정리를 도왔다.


수녀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도움은 길드장들의 명령이었기에 그들은 멈출 수 없었다.


그리고 그 현장 지휘는 나와 세호의 몫이었다.


“애들 안 다치게 천천히 하자.”

“금방 끝내고 가면 밥 사줄게.”


우리 둘의 지휘에 맞춰 길드원들은 서로의 일을 잘 마무리 해주고 있었다.


난 그대로 세호를 보며 살짝 옆에 앉았다.


“가까이 다가오지 말아줄래?”

“이야기 할 게 있어서 그래. 길드원들에게 들리지 않게.”


그 말에 약간 진지해지는 세호였다.


“아무래도 그 에루라는 녀석이 노리는 건 너나 나를 비롯한 우리 길드원들인 거 같다는 느낌이야.”


처음부터 알았어야 했다. 나나, 서환 대장이 먼저 마주쳤다는 것부터가 복선이었다.


우리를 향해 일부러 이빨을 들이밀며 서서히 강해지기를 부추기는 그런 느낌을 받고 있었다.


게다가 가만 놓고 보면 해외에서 일어난 이상 마물의 발생.


이 정보가 새 나갔다고 해도 언론이나 정부나 그것에 대해 보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보아라. 지금 한국에 그 이상 마물에 대한 건은 아무것도 없었다.


놀랍다면 놀랍지만 아마도 에루는 정부와 관련 있다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시키는 중이었다.


“게다가 우리의 위치 노출. 그건 분명 내부 길드원이나 알법한 정보야. 근데 그걸 알고 있었다는 건.”

“스파이나 혹은 내부자가 있었다. 이 말이네?”


단박에 이해해주는 세호 덕에 다른 부가 설명은 없었다.


“솔직히 이제껏 같이 싸워준 동료들을 의심하는 건 너무 슬퍼. 하지만 우리 안에 에루가 있다면 반드시 잡아야 할 이유가 되지.”


내 의지는 확고했다.


당장이라도 이 마물들과의 전쟁을 끝낼 수만 있다면, 헌터라는 존재가 필요 없는 세상이 온다면.


나는 기꺼이 내 목숨을 바쳐 나갈 자신을 하고 있었다.


모두가 안전한 미래를 꿈꾸길 바라며 말이다.


“넌 매번 진지해서 탈이라니까. 그래서 여자친구나 사귀겠어?”

“갑자기 무슨 여자친구?”

“센스를 기르라는 거야.”


갑자기 손가락을 올리는 세호는 반대편을 가리켰다.


보이는 것은 무거운 짐을 옮기고 있는 길드원들이었다.


“저게 왜?”


나는 의문을 던졌다.


“저 안에도 에루를 지지하거나 또는 에루 자신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거지.”


세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잠잠코 가만히 있어.”


세호는 걸어다니는 길드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자, 지금 시간 10시 30분! 내가 생각하는 끝나는 시간은 18시다! 근데 다들 어영부영하네!”


갑자기 왜 이래?


“지금부터 약 1시간 30분. 그러니까 12시까지 자기가 맡은 일 다 끝내고 내 앞에 서서 각자 출석을 부른다! 만약 1분이라도 지각하는 놈들은 내가 바로 찾아가서 때릴 거니까 그런 줄 알아!”


나는 시간에 순간 번뜩이는 무언가가 생각났다.


세호는 처음부터 이들에게 틈을 주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동시에 그 안에서 에루의 본인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모두가 모여있다면 오히려 공격하기 쉬운 쪽은 우리니까.


“생각보다 머리 좀 썼네.”


나는 감탄을 대신해 말을 해줬다.


“이 정도는 되어야 저놈도 머리 굴리다 돌아가지.”


생각 이상의 지략에 박수치고 싶었지만 지금 그런 티 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럼 좀 더 우리가 긴장을 해볼까?”


모두를 살려야 하니 말이다.


***


이곳은 어느 정부의 시설.


염태원이 열심히 막은 적 있는 어느 공장과 비슷한 시설이 가득한 곳.


욕조는 철로 되었고 그 안에 물색은 초록색이었다.


그리고 그 욕조의 머리를 담그는 부분에는 기다란 줄이 꼬여 있었다.


“레벨을 3으로 올려라.”


방독면을 쓴 남성이 그리 말하자 옆에 다른 박사 가운의 남자가 레버를 올렸다.


부글부글.


거품이 차오르며 욕조를 가득 채운 물에 무언가가 덮어지듯 색이 바래진다.


색은 서서히 붉은빛이 돌더니 분홍색으로 바뀌어 하나의 물로 바뀌었다.


“실험체는?”


다른 방독면을 쓴 남성 둘이 한 비틀 거리는 노숙자를 데려왔다.


“실험에 참가하는 대신 3000만원 통장을 주었습니다.”


그대로 기절한 노숙자는 물속에 빠졌다.


다시 올라오는 기포에 그들은 음흉한 눈동자를 보이며 레버를 올렸다.


삐익-! 삐익-!


연속으로 치닫히는 물의 소용돌이에 남자의 눈과 코, 아니. 모든 신체에는 물이 들어가고 있었다.


그것을 알아차린 남자의 눈이 서서히 떠졌지만 그 남자는 이미 늦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에 몸이 자신의 것이 아님을 자각했다.


그 자각을 느끼자마자 반응이 왔다.


노숙자의 몸에서 튀어나오는 무수한 알갱이들.


그것은 분명 피의 붉은색이었지만 어느새 주변에 출렁이는 물과 접촉하더니 알갱이로 바뀌었다.


다시 속속히 들어오는 물의 양이 넘치자 노숙자의 몸에 남은 혈액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살기 위해 최소한으로 남은 물마저도 다 빠져버렸다.


그리고 서서히 그 알갱이는 하나의 폭포수처럼 일어나더니 마치 거대한 생물처럼 몸을 형성해 갔다.


날카로운 손톱이 눈에 들어왔다.


그 손톱의 길이는 못해도 50cm는 되어 보이는 거대한 손톱이었다.


그 일어선 괴물의 몸체는 인간 중에서도 덩치가 엄청 큰 그런 인물이 생각날 정도였다.


입이라 부르기 민망한 자그마한 구멍에서 기다란 혀가 튀어나온다.


길바닥을 누비며 움직이다 멈추더니 그대로 옆에 어느 연구자의 몸을 핥는다.


츄릅.


그 소리와 함께 연구자는 당혹스러웠고 곧 그들은 성공에 눈이 멀었다.


“서, 성공이다! 드디어 마물의 힘을 가진 인간을 만든거다!”


그 소리에 튀어나오는 것은 붉은색 슈트였다.


커다란 보석이 눈에 들어왔고 그 남자 역시 환호하며 말했다.


“성공한 건가! 드디어!”


에루의 거친 목소리와 함께 그의 시선이 괴물에게 향했다.


그러나 그 괴물을 본 에루는 팔이 추욱 쳐지며 박사들에게 실망을 표했다.


“이건 아니야. 한 2시간이면 바로 산화될 거다.”


그 말에 한 박사가 버럭 소리쳤다.


“웃기지 마! 지금 몇 명째인지 아는 거냐! 몇 명이나 더 희생을 해야 네놈이 만족할 괴물을 만든다는 건데!”


그러곤 분노가 삭아지지 않았는지 방독면을 벗어 집어던졌다.


“이런 X 같은 실험 계속할 거 같아?! 너희들은 부끄럽지도 않은 거냐! 이런 놈에게 휘둘려서 자꾸 같은 사람을 희생시키는 게!”


그러곤 그 박사는 진절머리를 치며 그곳을 빠져나가려 했다.


“더 이상 못해! 못한다고! 차라리 사직서를···!”


푹-!


아주 짧은 소리. 그것은 죽음에 가까운 소리였다.


등을 관통한 채, 기다란 줄기가 박사의 몸을 관통하고 있었다.


“사직서, 내가 받아줄게. 너희들 담당자는 나니까. 대신 죽음으로 말이야.”


닿던 박사는 서서히 몸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훌륭한 인품을 가진 사람이라 생각했다.


생물학은 전공한 사람 중, 이만큼 인류의 공헌을 위해 노력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엄청난 위인도 못 이기는 게 있었다.


바로 인간 이외의 괴물 말이다.


그곳에 같이 있던 ‘초원’은 그렇게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선천적으로 남을 믿지 못하는 성격.


불우한 과거로 인해 인간을 배제하던 존재.


그런 존재가 생물학을 연구하는 이유는 오로지 하나였다.


자신을 믿어줄 친구를 만들기 위함이다.


그러나 어느새 끌려온 정부의 시설은 웬 괴물을 만드는 시설이었고.


그 괴물은 곧 정부에서 공식으로 승인해 헌터를 대신하여 마물을 잡을 존재라 한다.


“하지만···.”


저 남자가 문제였다.


저 남자는 생각 이상으로 이상이 높은 존재.


자신이 만족하다고 할 때까지 우리들에게 계속 같은 인간을 죽이라고 명령하는 그런 존재였다.


진절머리 나는 선배가 죽었다.


머리가 새하얗게 되어서 매번 하는 공식도 까먹고 새로운 것을 공부했다.


채우고 싶었다.


누군가를 위해 만드는 이 연구를 가득 채우고 싶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그런 존재로 각인시키기 위해서.


그러나 그들은 알아줄까?


그런 생각을 하고 나면 머리는 새하얗게 변해 있었다.


내 앞에 사람이 죽은 것도 벌써 3번째.


처음에는 구토를 했다.


두 번째는 남자를 보며 혐오가 가득했다.


세 번째는.


“······.”


초원은 그렇게 스스로 다독이며 지금의 이 상황을 버텨냈다.


그러나 그것도 그 선배가 있어서 버틴 것이다.


자신이 죽을 거 같은 기분이 들 때면 매번 먼저 다가와 인사 해주던 그런 선배 말이다.


그 선배가 지금 옳은 말을 했다가 죽어버렸다.


이제 더 이상 그 선배의 다정한 미소는, 인사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허무한 죽음, 그 뒤에 남은 건 씁쓸한 분위기.


공포로 각인된 그 모든 것이 선배의 죽음을 애도하는 중이다.


초원은 눈을 질끈 감았다.


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저 죽음을 못 본 척해야 한다.


타인에게 상냥해서도, 인간을 위한다는 그런 말도 해서는 안 된다.


지금 내가 있는 이곳에서 인간은 그저 ‘무력’하다.


오로지 그것만 생각하며 오늘도 찝찝한 연구를 하는 초원이었다.


‘구원자가 있을까?’


초원은 생각했다. 어쩌면 세계를 구하는 것보다 이 썩어빠진 연구시설에서 자신을 구해줄 구원자가 있으리라고.


연구 데이터를 슬쩍 보았다.


무수한 헌터들이 데이터로 튀어나왔다.


마물이 등장하고 우리는 이 헌터들을 만들어왔다.


세계의 공헌하기 위해서.


그중에서도 으뜸이라 치부되는 자들.


붉은 사자단과 푸른 늑대단.


한국의 상징과도 같은 그 두 길드에는 엄청난 인재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어느새 그 인재들보다 뛰어난 존재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말에 초원은 가끔 정부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정부에서는 분명 마물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헌터를 풀었다.


그러나 그 헌터의 과정이 매우 심각할 정도로 부재 인원이 많았다.


돈을 많이 준다던가,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헌터라는 것은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일.


마물이 어떤 놈이 나올지, 어떤 식으로 공격해올지.


그 모든 것을 다 알아야 살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의 문제였다.


헌터가 많이 없었다.


마물은 서서히 늘어났다. 뭐가 확률이 높다는 거냐.


아무리 강한 인물이 많이 나온다고 해도 그들만으로 한계가 분명히 있었다.


“···서서히 죽어가는 거라고.”


그럼에도 생각 해보고 싶었다.


이들은 무슨 생각으로 마물과 싸우는지.


그리고 이들은 왜 우리에게 항상 지지 말라고 말하는지.


그 모든 것을 경험 해보고 싶었다.


그러려면 만나야 했다.


헌터라는 사람을, 그 직업에 자긍심을 가진 사람을.


그러다 문득 두 사람이 데이터로 나왔다.


한 명은 붉은 사자단의 에이스.


세호라는 이름과 달리 그 여자는 맹렬한 사자의 기운을 품고 있었다.


사자단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인간이었다.


다른 한 명도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선한 인상과 달리 그 남자는 눈빛에 흔들림이 없었다.


거기다 이 남자, 왜 이렇게 선행이 많은가?


기부는 뭐고, 고아원 아이들에게 체험까지.


심지어 마물에게 집이나 가족을 잃은 사람들에게까지 지원도 해주었다.


천사인가? 문득 초원의 머리에 스쳤다.


그러다 툭툭. 누군가 어깨를 쳤다.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 보이는 것은 이곳의 주인이었다.


“만나고 싶나? 그 둘을?”


처음으로 이 남자에게 미소를 띄운 초원이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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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동맹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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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모든 것을 끝내려면... 24.08.30 3 0 12쪽
24 위험한 동맹과 새로 태어난 왕 24.08.26 4 0 11쪽
23 마물의 근원과 진실(2) 24.08.23 5 0 11쪽
22 마물의 근원과 진실(1) 24.08.21 5 0 11쪽
21 인간적인 마물 24.08.20 6 0 11쪽
20 새로운 단서(3) 24.08.19 7 0 11쪽
19 새로운 단서(2) 24.08.18 9 0 11쪽
» 새로운 단서(1) 24.08.17 9 0 11쪽
17 지켜야 하는 것 24.08.16 8 0 12쪽
16 지키지 못한 것 24.08.15 9 0 12쪽
15 모처럼의 휴식 24.08.11 7 0 11쪽
14 두 형제vs붉은 슈트 24.08.10 9 0 11쪽
13 거미 소탕(完) 24.08.09 11 0 12쪽
12 거미 소탕(3) 24.08.08 8 0 13쪽
11 거미 소탕(2) 24.08.07 10 0 12쪽
10 거미 소탕(1) 24.08.06 10 0 12쪽
9 결단된 동맹 24.08.05 10 0 12쪽
8 위험한 녀석 24.08.04 11 0 12쪽
7 네가 우리 애 괴롭혔냐? 24.08.03 10 0 13쪽
6 네가 없이는 안 돼 24.08.03 11 0 13쪽
5 경솔한 함정 24.08.02 7 0 12쪽
4 개진(開進) 24.08.01 8 0 12쪽
3 본실력 24.07.31 8 0 12쪽
2 내가 해야 할 일 24.07.30 12 0 12쪽
1 프롤로그-염태원이라는 인 24.07.29 20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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