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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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울
작품등록일 :
2024.07.2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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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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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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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물의 근원과 진실(2)

DUMMY

강하게 톤파를 휘두르자, 투구에 맞는다.


투쾅-!


그 강렬한 소리와 함께 뒤에 있는 갑옷이 나를 향해 무기를 휘둘렀다.


다른 톤파를 들어서 막았다.


카가가각-!


무기에 의해 톤파가 갈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나는 그것에 놀라지 않고 몸을 회전시켜 톤파를 휘둘렀다.


가로로 길게 뻗어지는 톤파는 갑옷의 뒤통수를 정확히 가격했고 투구는 바로 떨어져 나갔다.


데구르르···.


구르는 소리와 함께 갑옷은 잠깐이나마 몸을 서 있는 것을 유지하고는 바로 넘어졌다.


쿠당-!


‘안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인가?’


사람이라는 것과 다른 생물.


그렇다면 봐주는 건 없었다.


나는 바로 톤파에 힘을 주며 마력을 최대한 주입했다.


톤파 자체에 송곳이 여럿 나타났고 그것은 마치 하나의 고슴도치가 되었다.


나는 그대로 그 톤파를 마구 휘두르며 달려드는 갑옷들을 공격했다.


휘몰아치는 한기 속에서 우리들은 각자의 무기를 휘두르며 서로 공방을 이어갔다.


맑고 경쾌한 스텝이 계속될수록 갑옷들은 신나는 소리를 내며 바닥을 누비고 있었다.


챙! 챙! 챙!


강력한 위력을 더 높이며 스스로 팔을 마구 휘두른다.


갑옷이 갈수록 쓰러져 간다. 갑옷이 늘어갈수록 내 마력이 휘몰아칠 정도로 깊게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고 말았다.


그러나 그 내려가는 듯한 감각이 더욱 힘을 내게 해주었다.


그 힘에 여파가 서서히 강력해질수록 나 스스로가 강해지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길게 늘어진 갑옷들이 길을 만들었다.


나는 그 길을 빤히 보며 희미하게 빛나는 빛을 향해 시선을 고정시켰다.


흘러내리는 피. 아마 움직이며 스친 상처들에 의한 것이다.


스윽 닦아내니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대체 왜 이렇게 강하지?


그런 생각을 매번 할 때도 많았다.


남들은 이런 나를 보며 동경한다고 했지만 나는 아니다.


나는 이런 내 자신이 싫었다.


매번 이렇게 강하면 남을 지키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은가.


나는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 싶은 것이지 나를 바라봐달라는 게 아니란 말이다.


-알려줄까?


기괴한 음성에 고개를 돌렸다.


보이는 것은 빛 뿐이다. 그러나 그 빛에서는 강렬한 푸른 기운이 느껴졌다.


훤히 알 수 있었다. 저 힘은 나만이 조종할 수 있는 힘이다.


저것은 나만을 위한 힘이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 힘은 다시 내게 말을 걸어왔다.


-너의 소중한 것을 알려다오. 그럼 내 힘을 더욱 잘 다룰 수 있을 거다.


나는 그 말의 생각을 했다.


내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이라.


무엇일까.


단순히 놓고 본다면 누나와의 다짐일 것이다.


누나의 마지막 말이 아직도 내 응어리로 남아 있으니 말이다.


동시에 나는 그 과정에서 쓸데없는 생각은 전부 버리고 오로지 그 다짐만을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 결과 나는 누군가를 지킨다는 감정을 크게 키울 뿐,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나는 그 다짐만이 소중한 것이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내게 있어 소중한 것은 그저 가족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누나와의 다짐이 그것과 연관되었다.


할머니를 지키지 못한 죄, 누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죄.


그 모든 것을 다 생각하고 나니 조금씩 스스로 무엇이 더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누군가를 지키는 것? 당연히 할 수 있었다.


누나가 바라는 모습이었으니까.


그것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던 나 스스로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아니다.


지금의 나는 아니다.


그저 스스로 목표를 만들어 그 목표만을 쫓는 개일 뿐이다.


그 개의 습성을 버리자. 그리고 차분히 생각해보자.


내가 하고 싶은 정말로 무엇인지 말이다.


나는 아직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확히 정해진 게 없었다.


그런고로.


“내게 있어 소중한 것은 아직 없어.”


-정말인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내 앞에서 욕망이 없는 놈이 나타날 줄이야. 근 100년 만에 처음으로 있는 일이구나.


곧 그 말이 들려온 곳에서 푸른색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 빛은 강렬했고 순간적으로 내 심장에 직격했다.


마치 레이저처럼 말이다.


순간 직격으로 맞은 빛은 내 심장을 관통했다.


이상하리만큼 따스한 불빛에 넋을 잃고 바닥에 누워버렸다.


털썩-!


아주 짧은소리와 함께 하늘을 보았다.


검은색 하늘이 서서히 밝게 비춰진다.


그 빛에 의해 주변이 서서히 밝아진다.


정신이 몽롱해졌지만 주변이 밝게 빛나니 감각이 뛰어오르는 느낌이었다.


곧 그 감각에 몸을 맡기자 하늘이 보였다.


그 하늘 너머에는 어느새 거대한 건물 하나가 보였다.


그 건물은 견고하게 지어진 하나의 건축물이었다.


은색의 창문색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안에는 무수한 인원이 바삐 움직이는 중이었다.


그들은 서류며 옷이며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스스로의 바쁨을 표현하고 있었다.


회사 자체는 거의 아비규환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런 순간이었다. 갑자기 날아온 푸른색의 빙결탄.


쾅-!


그 소리를 듣자마자, 엄청난 건물의 잔해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금세 소리를 지르며 달려다니기 바빴다.


그 안에서 다시 오싹한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이 세계는 내가 창조했던 세계. 그러나 그 세계에 있던 인간들은 처참히 죽어버렸지. 나의 오만한 판단으로 말이다.


그 말과 함께 주변 전경이 바뀌었다.


그곳은 아까까지 있었던 건물, 그리고 도시의 풍경이 아니었다.


삭막한 사막.


거대한 모래바람이 불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오로지 그곳에 남은 건 먼지와 그들의 사념들 뿐.


그것은 서서히 나의 몸을 조여왔다.


마치 애원하듯이, 살려달라고 하듯이 말이다.


그 안에서도 많은 이들이 울부짖는다.


그리고 그 사람들 속에서는 한 가지 소문이 자자해졌다.


신이라는 것에 의한 재창조.


그 안에는 무수한 영혼에 의한 윤회.


그리고 그 윤회를 반복하기 위해선 ‘몸’이 필요하다.


남은 인류는 그 역사에 반복을 위해 신을 자처할 ‘육체’를 만들었다.


그 육체는 오랜 시간을 보존하며 스스로 육신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의 보존을 보이고 있었다.


인간의 기술력으로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였다.


살짝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얼어진 팔이 보였다.


마치 이것은 누군가가 만든 냉동장치의 일환.


“이건?”


그러자 다시 목소리가 울렸다.


-네가 가진 힘의 일부지. 누군가를 봉인하기 위한 힘 말이다.


누군가를 봉인하는 힘?


어째서 그런 힘이 내게 있는 것인가?


나는 분명 단순히 ‘얼리고 응용’해 만드는 것이 전부라 생각했는데.


그거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가?


-본래 내 힘은 타인의 힘을 봉인해 그 힘을 다루는 것이지.


알 수 없는 설명이었다.


그렇다면 내 몸에 깃든 힘은 어느 마물의 힘이든 다 봉인할 수 있다는 말인가?


-허나 그런 와중에도 인간의 욕망은 끊이질 않았지.


아무리 강력한 힘을 가졌다 해도 육체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법.


그 안에서도 인간은 그 괴물의 육체를 관리하며 스스로 신이 된 것처럼 굴었다.


곧 그 육체는 신이 되었고 그 신은 인간의 동경 대상이 되었다.


우상이라고 칭하는 게 맞을 정도로, 그것은 활활 타오르는 불꽃처럼 강렬히 내 앞에 놓인 얼음을 녹여 주었다.


그 얼음이 녹여지자 또 다른 풍경으로 바뀌었다.


그 풍경은 광활한 초원이었다.


거센 바람이 불었지만 평화로운 그런 감각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안에 많은 이들이 죽어있음에도 그 위에 서 있는 흰색 머리의 여성은 웃고 있었다.


-아주 조금만 더 그녀를 만나고 싶었다. 나를 유일하게 제어해 줄 수 있는 존재.

그 목소리에 따라 여성과 푸른 빛을 내는 털을 가진 괴물이 말을 나누고 있었다.


-괜찮아. 언젠가 모두가 이해해줄 거야.

-그런 날이 정말로 올까?

-넌 누구보다 상냥한 아이인 걸, ‘펜리르’.


내 힘의 근원. 그것은 펜리르.


다시 말해 지금 이 펜리르의 힘을 가진 나야말로 마물을 제어할 수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 그런 힘을 내게 준 것인가?


이환 대장도 모르는 일이 있다는 말인가?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대체 언제부터 우리는 그 놀음에 놀아난 것인가?


생각할수록 미궁에 빠졌다.


그러나 이것만큼은 확실해졌다.


마물은 무턱대고 이곳에서 나온 게 아니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주인을 찾기 위해 나선 것이다.


괴물의 힘을 다룰 수 있는, 그들을 제어해 줄 수 있는 그런 존재를 말이다.


-어린애 소꿉놀이는 끝이다. 이제부터는 진짜 목숨을 건 사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봐온 것으로는 갑작스러운 마물의 침략. 그 뒤에 펜리르와 어느 여성의 대화.


마물의 신격화와 함께 지금의 사태까지 넘어왔다는 이야기 정도였다.


하지만 알 수 있었다. 지금 내게는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걸.


인간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이 일을 받아들이고 괴물로 살며 마물을 제어할 것인가.


분명 그 제어하는 과정은 참혹하고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다.


괴물들 사이에서도, 인간 사이에서도 나는 정말로 엄청난 존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생각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택하자.


그것이 이 펜리르가 내게 내려준 ‘과제’일 것이다.


-나 역시 너처럼 아무것도 없는 삶을 갈망했다. 그저 누군가가 시키는 대로 사는, 그저 평범한 그런 삶 말이다.


그러자 이번엔 흰색 배경에서 불쑥 푸른 늑대가 나타나 내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네놈은 정말 가능한가? 나의 이 염원을 이뤄줄 인간으로 말이다.


그 말에 말문이 막혔다.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내 꿈이니까 내가 한다?


아니다, 그건 너무 이기적이다.


너의 꿈이니 너 알아서 다시 시작해라?


이건 너무 책임전가다.


나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조차 답도 못했다.


하지만 이 펜리르는 내게서 답을 원하고 있었다.


또렷한 대답은 못 해준다. 하지만 이 ‘마물의 신’에게는 말해줄 수 있다.


“나는 내 꿈을 펼치고 싶어. 그게 너의 꿈과 같다면 더더욱.”


나는 늑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절대 포기하지 않을게. 절대 놓치지 않을게. 네가 놓친 모든 생명들. 그리고 약속들. 내게 다 넘겨줘. 그럼 내가 전부 이뤄볼게.”


그러자 펜리르는 크게 웃어버렸다.


-크하하하! 역시 너라는 인간은 재밌구나! 좋다. 너에게 내 기억, 내 힘, 그리고 내 약속! 전부 넘겨주마. 반드시 그 약속들 전부를 이뤄주고 내 ‘욕망’을 이뤄다오.


살짝 늑대가 앞발을 내밀었다.


나는 그대로 손을 내밀어 그 앞발을 받아줬다.


-계약은 완료되었다. 지금부터 네가 나를 대신할 존재.


환한 빛과 함께 동굴이 나타났다.


서서히 공중에서 내려오는 감각이 느껴졌다.


손에는 어느새 톤파 대신 꽉 쥐어진 무언가가 있었다.


나는 지상에 착지하자 내게 경의를 표하고 있는 아로간테와 에루를 확인했다.


“어서 와라, 다음 ‘왕’.”


나는 그런 에루를 향해 손을 내밀며 말했다.


“잘 말해줬다. ‘동맹’ 씨.”


작가의말


늦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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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모든 것을 끝내려면... 24.08.30 3 0 12쪽
24 위험한 동맹과 새로 태어난 왕 24.08.26 4 0 11쪽
» 마물의 근원과 진실(2) 24.08.23 6 0 11쪽
22 마물의 근원과 진실(1) 24.08.21 5 0 11쪽
21 인간적인 마물 24.08.20 7 0 11쪽
20 새로운 단서(3) 24.08.19 7 0 11쪽
19 새로운 단서(2) 24.08.18 9 0 11쪽
18 새로운 단서(1) 24.08.17 9 0 11쪽
17 지켜야 하는 것 24.08.16 8 0 12쪽
16 지키지 못한 것 24.08.15 10 0 12쪽
15 모처럼의 휴식 24.08.11 8 0 11쪽
14 두 형제vs붉은 슈트 24.08.10 9 0 11쪽
13 거미 소탕(完) 24.08.09 11 0 12쪽
12 거미 소탕(3) 24.08.08 8 0 13쪽
11 거미 소탕(2) 24.08.07 10 0 12쪽
10 거미 소탕(1) 24.08.06 10 0 12쪽
9 결단된 동맹 24.08.05 11 0 12쪽
8 위험한 녀석 24.08.04 11 0 12쪽
7 네가 우리 애 괴롭혔냐? 24.08.03 10 0 13쪽
6 네가 없이는 안 돼 24.08.03 12 0 13쪽
5 경솔한 함정 24.08.02 7 0 12쪽
4 개진(開進) 24.08.01 8 0 12쪽
3 본실력 24.07.31 8 0 12쪽
2 내가 해야 할 일 24.07.30 12 0 12쪽
1 프롤로그-염태원이라는 인 24.07.29 21 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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