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없으면 죽는 북부공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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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수곰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7.30 19:32
최근연재일 :
2024.09.08 18:56
연재수 :
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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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81,637

작성
24.07.3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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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1화. 금니네

DUMMY

1화


“헉, 헉... 도대체 일이 왜 이렇게 꼬이는 건지...”


카벨은 추적을 피해 몇 개의 산을 넘어 도착한 마을 어귀에 들어서 인상을 구겼다.


9년 동안 목걸이가 가리킨 여성을 찾기 위해 온갖 일에 엮여왔다. 그래서 크고 작은 문젯거리 들은 익숙했다.


하지만 그 나긋나긋한 남부 연합장 에아린이 강조하고 강조했던 미친 대공의 딸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그 사람이 죽는다면 진짜 죽는 거였다.


꼬르르륵-!


공복 상태인 배가 반란이라도 일으킬 것처럼 아우성쳤다. 시간을 끌기 위해 공녀와 함께 짐까지 내던져 버린 것이 화근이었다.


“설마 공녀가 찾던 여자였을 줄이야...”


카벨은 목걸이를 다시 확인 했다. 여전히 처음 보는 문구와 변화한 눈침이 떠 있었다.


[재해의 저울]

[멸망 - - - - ▼ - - - - 해소]

[아이븐의 명운을 쥔 여성을 만났습니다.]


9년 만에 겨우 찾아낸 보호 대상. 공녀의 죽음이 아이븐의 멸망과 뒤이어질 게이트 재해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겨우 찾은 게이트 재해를 막을 당사자. 계획대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켜야 했다.


하지만 카벨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미친개의 딸이고... 죽으면 호위고 뭐고, 다 물 건너가니까.”


몸이 부르르 떨렸다. 서두르다 미친개에게 물리고 싶진 않으니까.


꼬르르륵-!


카벨은 격렬하게 항의하는 뱃고동을 잊기 위해 품속의 공책을 폈다. 공책은 얼마나 읽고 고쳤는지 너덜너덜했다.


9년 동안 아이븐을 떠돌며 대륙의 정보를 정리해 놓은 귀중한 자료였다.


‘북부는 정전중인 마족령과 붙어있었지. 코어의 기운에 현혹된 마족과 몬스터들로 크고 작은 문제가 일어난다라...’


좋게 생각해도 북부는 사람이 살만한 곳이 아니었다. 그래서 대륙에서 내몰리고 내몰리던 사람들이 끝에 도착하는 곳이었다.


북부는 틈만 나면 사기에 홀린 마물이나 마족, 몬스터가 등장해 어디든 순식간에 전장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런 이유로 북부 사람들의 전투력, 단결력, 생존력은 무척이나 강했다.


‘반대로 약한 녀석은 돌멩이 취급하지만.’


그래서인지 북부는 외부인에게 무척 배타적이었다. 그룹에 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어느 정도냐면 북부에 도착한 외지인은 며칠간 관청에 등록이 불가해, 존재하지 않는 취급을 받을 정도다.


외부인이 정식으로 등록되려면 증명해야 했다. 살아남을 수 있는지, 도움이 되는지, 받아들여서 이득이 있는 놈인지를.


문제는 카벨이 그냥 외부인이 아니라 불법 입국자라는 것이었다. 보통 증명으론 택도 없겠지...


‘미래에 공녀를 죽이게 될 델카서스라는 성을 가진 인물도 찾아봐야 하는데...’


이것저것 생각하는 동안 카벨은 겨우겨우 마을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도착한 마을은 빈말로라도 좋다고 할 수 없는 곳이었다. 혹독한 추위 소문난 북부가 대부분 그렇겠지만 도를 지나친 곳이었다.


반쯤 무너진 건물들과 넝마와 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

불을 피울 땔감조차 없는 듯, 마을엔 걸어둔 마석이 내는 푸르스름한 불빛밖에 보이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이 마을의 위치가 분쟁지대인 마족령에서 상당히 가깝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아무리 늑대가 싫더라도 이렇게까지...”


카벨은 마을 곳곳, 은색 털의 늑대 머리가 장대에 꽂힌 걸 보고 기겁했다.


지나가는 이들은 늑대 머리에 침을 뱉었다. 몇몇은 원수라도 되듯 작대기로 후려치기도 했다.


풍습이라고 받아들이기엔 너무 잔인한데...


하지만 지금 카벨에겐 늑대 머리 보다 주변 마력에 뒤섞인 이물감이 더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사기라고 했었지? 연합장이 사령 왕의 봉인된 코어에서 새어나오는 기운이 있다고 했는데 이거였나 보군.”


공녀의 사기를 풀며 기척을 인식하자 더욱 확실히 느껴졌다. 마치 게이트의 독기를 몇십 배 이상 중화시킨 느낌이었다.


문제는 연합장 에아린에게 들었던 이야기보다 더 짙다는 것이었다.


-400년 전 북부에 갔을 땐 마력에 예민한 자들만이 이질감을 느낄 수 있었어. 성역 안의 사령 왕의 봉인에 큰 이상은 없는 것 같더구나.-


‘설마 봉인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건가? 코어가 있는 성역으로 가는 방법이 유실되었다고 들었는데... 그 여파일지도.’


꼬르르륵! 꾸륵-!!


“끅... 이제 한계...”


덜썩-


계속해서 머리를 굴린 탓인지 급격한 허기가 덮쳐왔다. 결국 카벨은 원치 않은 절전모드로 들어가 입구에 쓰러졌다.


진짜 뭐라도 입에 안 넣으면 죽을 것 같았다. 하지만 얼어붙은 땅엔 잡초 하나 보이지 않았다.


타박타박-


절망하던 그때... 눈앞에 가죽으로 대충 싸맨 작은 발이 들어왔다. 따라 올라가니 피골이 상접한 꾀죄죄한 여자아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연한 갈색 머리의 소녀는, 허리춤의 그물망에 풀이나 깨진 쇳조각, 헤진 천 같은 것들은 한가득 담고 있었다.


‘다 주변에서 주운 것들인가? 그런데 왠지 인상이 낮익네...?’


소녀는 온기라곤 하나도 없는 이곳에서 말라붙은 입술로 미소 지었다.


“어디 아파...? 아님 배고...”


꾸륵- 꾸르륵-


“배고프구나...”


소녀는 품에 있는 작은 주머니를 꺼내 작은 밀가루 덩어리를 내밀었다.


북부에서 일면식 없는 외부인에게 먹을 것을 주다니. 경계심이 들었지만, 그것보단 배고픔이 우선했다.


“미안... 지금은 이것밖에 없어ㅅ...”

“머, 머글거!!”


카벨은 손까지 깨물 기세로 곰팡이 핀 밀가루 반죽을 삼켰다. 흙이 섞인 오래된 밀가루 특유의 퍼석퍼석함이 느껴졌다.


주먹만 한 밀가루 덩어리를 겨우겨우 넘긴 카벨은 그제야 안정감을 찾았다.


“이야! 살았다... 꼼짝 없이 뒈지는 줄 알았는데, 진짜 고맙다 꼬마!”

“헤헤...”


꾸지직-


소녀의 배에서 마른 뱃소리가 들렸다. 부끄러운 듯 다급히 배를 감쌌지만 새어 나오기 시작한 탁한 소리는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단순히 배가 고파서는 저런 소리가 나지 않는다. 오랫동안 굶고, 몸에 영양을 모두 비틀어 짠 뒤에야 저런 소리가 난다.


카벨은 망나니 아버지가 집을 보증으로 날리고 죽은 뒤, 다리 아래 허름한 천막에서 살던 때가 생각났다.


-엄마는 속이 안 좋네. 너희들이 먹으렴.-


하급 헌터로 일할 때 얼마 안 되는 수익으로 가족들을 먹인 날. 동생들에게 먹을 것을 양보하고 잠든 어머니의 뱃속에선 항상 저 소리가 났다.


고통스러운 신음에 섞인 마른 뱃소리가 어머니에게 다가오는 죽음의 발자국 같았다.


가족들을 먹일 수 있던 날은 카벨에게 잠들 수 없는 날이었다.


‘칫. 나쁜 기억이...’


다급히 품속을 뒤졌지만, 쫓아오는 병사들에게 죄다 던진 터라 손에 잡히는 건 없었다.


괴로울 텐데도 소녀는 부서질 것 같은 웃음을 짓고 바닥에 쌓인 눈을 카벨의 입가에 내밀었다.


“목 막혀... 눈 먹으면 조금 나을 거야.”

“미안. 아저씨가 지금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서 줄게 없네.”

“헤헤... 괜찮아. 아저씨가 배부르면 됐어...”


본인이 굶주렸을 텐데도 다른 사람을 걱정하는 건가? 대륙을 여행하면서도 좀처럼 마주한 적 없는 따뜻한 심성에 더욱 마음이 쓰였다.


“실은 아저씨가 북부엔 처음이거든. 목숨 붙여준 은혜는 갚을 테니까 이름이라도 알려줄래?”

“레나... 아저씨는?”

“카벨. 그럭저럭 유명한 사람이야.”


농담으로 받아들였는지 레나는 웃음을 틔워냈다. 진짠데...


덜컹덜컹-


그때 뒤쪽에서 마차소리가 들리더니 철창에 갇힌 한 무리의 사람들이 마을로 들어섰다.


갇힌 사람들은 남녀노소 다양했다. 그 중엔 귀족으로 보이는 고급스러운 복색의 사람도 있었다.


공통적인 것은 그들의 표정이었다. 희망도 꿈도 모두 놓아버린 모습이었다.


“자 내려라 떨거지들!”


하프 플레이트를 입은 병사가 철문을 내리고 소리쳤다. 사람들은 두려운 얼굴로 주춤주춤 내려서기 시작했다.


마차는 쓰레기를 버리듯 사람들을 쏟아냈다. 마지막으로 허름하고 묵직한 자루를 떨어뜨린 마차는 도망치듯 마을 밖으로 나섰다.


“죽은 자들이야... 우리처럼.”


레나가 안타까운 목소리를 냈다.


“죽어? 멀쩡히 살아있잖아?”

“북부에선 사기에 침식되면 죽은 걸로 처리돼... 여긴 그런 사람들을 모인 곳이야...”


공녀에게 뭉쳐있던 사기를 말하는 건가? 공녀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 했는데...


것보다 멀쩡히 살아있는데 죽은 걸로 처리되다니, 제 정신인가?


“북부의 마력에는 사령 왕의 코어에서 나온 사기가 섞여 있데. 그래서 마력을 사용하는 사람은 사기가 쌓여... 너무 많이 쌓이면...”

“그렇게 되면 다 여기로 오는 거야?”


레나는 고개를 저었다.


“대부분 며칠 쉬면 나아져... 하지만 마력 이상의 사기가 쌓인 사람은...”


일련의 대화로 카벨은 북부의 봉인에 문제가 생겼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래서 공녀가 쓰러져 있던 거군. 마법이나 오러를 쓸 때마다 사기가 쌓이다니 골치 아픈데...’


그때 문득 당연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까 직접 선보이기도 했고.


“사기가 뭉쳤으면 풀면 되지 않아?”

“사기를...? 레나가 아는 바론 못 하는 걸로 알고 있어...”

“못해? 아무도?”

“응...”


공녀 옆에 있던 하플링 여성이 놀란 이유가 있었다. 확실히 사기를 풀 수단이 없는 곳에서 그걸 아무렇지 않게 해내니 그렇게 반응하겠지.


‘이거 잘만 사용하면 상당히 도움 되겠는데? 대공의 딸에게 가장 먼저 들켜버린 게 문제지만...’


카벨은 쪽지를 떠올리곤 소름을 털어냈다. 그 모습이 재미있는지 레나는 가볍게 웃으며 홀쭉한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어이 꼬맹이! 손에 든 거 뭐야!”


그때 두 사람의 위로 그림자 두 개가 드리워졌다. 묘하게 기름기가 감도는 두 녀석이었다.


탁-!


“아...!”


수염이 쥐처럼 난 불량배가 레나에게서 주머니를 채갔다. 레나가 어쩔 줄 몰라 하며 손을 뻗었지만, 녀석은 짐승을 쳐내듯 손을 휘둘렀다.


바닥에 쓰러진 레나가 안타깝게 소리쳤다.


“아, 안 돼! 그건...!”

“캬~ 요것봐라~ 이렇게 식량을 숨기고 있을 줄을 몰랐... 에퉤퉤!! 뭐야 이거 썩었잖아!!”


검고 딱딱한 덩어리를 씹은 쥐 수염이 연신 침을 뱉어댔다. 그러자 턱이 세 겹으로 접힌 놈이 박장대소했다.


“크하하! 너 모르냐? 이 꼬맹이, 옛날에 돌봐주던 녀석이 마지막으로 준 식량을 안 먹고 계속 가지고 있는 별종으로 유명하다고.”


카벨이 울먹이는 레나를 바라봤다.


설마... 그런 걸 나눠 준 거야? 배고파서 본인도 먹지 못하면서?


“씨발! 그 돌봐주는 놈 어디 있어! 이딴 걸 먹이다니... 다진 고기를 만들어 줄테다!”

“이미 뒈졌지 새꺄. 식량이나 가져가자고. 응?”


세겹턱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카벨을 가만히 마주 봤다.


“이놈은 뭐야? 상판대기 보니 우리 쪽 일 하던 놈인가? 신참 온다는 소리는 없었는데.”


울컥-


얼굴 이야기에 카벨의 입꼬리가 뒤틀렸다.


이 특수성을 이해 못하다니 못 배워먹은 것들. 몸만 제대로 움직였으면 콱!


그때 레나가 비쩍 마른 몸으로 쥐수염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매달렸다.


“도, 돌려줘...! 소중한 거야!”


레나는 메마른 눈물을 흘리며, 앙상한 손을 연신 흔들었다. 쥐 수염은 어처구니없어하며 주머니를 뒤집었다.


그러자 음식이라고 보기 힘든 검고 썩은 덩어리들이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 레나가 그것들을 주우려 손을 뻗자...


콰직-!!


“아...! 아아...!”


무자비한 발놀림에 썩은 음식들이 짓밟히고 진흙투성이가 되었다. 쥐 수염이 그 위로 가래침을 뱉으며 빈 주머니를 내던졌다.


레나가 차가운 눈바닥에 무너진 순간, 카벨의 인상이 걷잡을 수 없이 험악해졌다.


“가져가서 많이 처먹던지.”

“윽... 흐윽...!”


쥐수염이 생긴 것처럼 저열하게 웃으며, 절망한 레나를 비웃었다.


그 웃음은 거기까지였다.


퍼억!!


“끄억?!”


뒤에서 둔탁한 비명이 들렸다. 쥐 수염이 돌아보자, 콧대가 으스러진 세 겹 턱이 카벨 앞에 쓰러져 있었다.


‘부, 분명 방금까지 앞에 있었는...’


카벨은 쥐수염을 지나쳐 흙발과 침으로 범벅된 음식물을 집어 들었다. 그 손을 따라 레나의 눈물범벅 된 연녹색 눈동자가 올라갔다.


“배가 안 차서 그러는데, 아저씨가 먹어도 될까?”

“어...?”


카벨은 망설임 없이 입에 쓰레기가 된 음식물 잔해를 털어 넣었다.

흙과 침이 씹혔지만, 그는 표정 하나 구기지 않고 꼭꼭 씹어 삼켰다.


턱-


직후 어깨를 감싼 묵직하고 투박한 감촉. 쥐 수염은 맹수에게 등 뒤를 잡히면 이런 느낌이 들까 싶었다.


이후 본능적인 공포를 일으키는 형상이 다가왔다. 그의 험악한 얼굴에 만개한 웃음이었다.


“침이 기름지네. 잘 먹나 봐? 야채 먹어 야채.”

“뭐, 뭐 하는...”

“쉿~ 애가 보고 있잖아? 친한 척해. 자 스마일~”

“갑자기 뭔 개ㅅ... 끄아아?!”


콰직-


카벨의 손이 두부를 으깨듯 사내의 어깨를 반쯤 파고들었다.


“끄, 끄어억?!”

“웃으라고. 쥐새끼야.”


악마가 웃는다면 저럴까 싶은 사나운 웃음. 쥐 사내의 가죽 바지에서 줄줄 분뇨가 새어나왔다.


+


“으하하하하!!”

“그, 그만... 제발...! 저는 남편이... 꺄아아악!!”


잘라내기 마을 한쪽에 위치한 술집. 여자의 비명소리에 뒤섞여 불량배들의 웃음이 실내를 메우고 있었다.


얇은 나무문 하나를 뒀을 뿐인데도 바깥과 안쪽의 분위기는 달랐다. 불량배들의 식탁엔 고기가 넘쳐났으며, 바닥은 술과 음식물 쓰레기로 얼룩져 있었다.


화로에선 북부에선 귀한 나무 장작이 끊임없이 타올랐다. 몇몇 녀석들은 덥다며 옷까지 벗고 있었다.


쿠당-!!


그 순간. 나무문이 부서지며 관절이 기괴하게 꺾인 사내가 안으로 내던져졌다.


뒤이어 카벨이 형형한 눈을 빛내며 눈보라를 등에 두른 채 들어왔다.


끼이익- 끼익-


불량배들은 금니 섞인 이빨을 드러내며 검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카벨은 동요하지 않고 술을 따르는 남자의 테이블로 다가가 앉았다.


남자는 더듬이같이 길게 뻗은 갈색 수염을 매만졌다. 상대를 가늠하는 날 선 눈빛이 쏘아졌다.


“나도 한 잔 부탁하지.”


텅-


카벨이 탁자에 있던 빈 유리잔을 내려놨다. 더듬이 수염은 코웃음을 쳤다.


“곧 죽을 놈이 먹기엔 비싼 술이라서 말이지. 미안하게 됐군.”


쿵-!!


“끄허억?!”


카벨이 옆에 앉아 있던 녀석의 머리를 냅다 테이블에 박았다. 테이블엔 쓰러진 녀석의 앞니들이 박혀있었다.


그곳에 두 개의 금니가 반짝였다.


“부족해?”

“무, 무슨...”

“부족한가 보네.”


턱-!


“뭐, 뭐하는... 우와악?!”


더듬이 수염은 눈 깜짝할 사이 수염이 잡혀 버둥거렸다. 카벨은 거침없이 옆의 포크로 수염을 돌돌 말아 테이블 바닥에 내리찍었다.


쿵-!


“끄억!?


더듬이 수염이 비명을 지르며 붉은 코트로 덮인 팔을 허우적거렸다.


카벨이 거침없이 식칼과 포크로 녀석의 소매를 테이블 위에 팔을 고정했다. 그러곤 빈 유리잔을 더듬이 수염의 고정된 손에 내려놓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불량배들은 무기조차 뽑지 못하고 입을 뻐끔거렸다.


“잔 꼭 잡고 있어. 수금하러 갔다 올 테니까.”


카벨은 가볍게 몸을 풀며 일어섰다. 그러곤 옆에 멈칫거리던 덩치의 턱을 냅다 후려쳤다.


콰직-!! 쿠당-!


덩치가 쓰러지며 공중으로 이빨들이 솟아올랐다. 그중 금니를 잡아챈 카벨은 손가락을 튕겨 날려 보냈다.


달그락-


금니가 더듬이 수염이 쥔 컵 안으로 빨려 들어가자, 놈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어깨 돌림이 부족했나. 다른 이까지 뽑혔네.”


정적이 내려앉은 아지트 중심에서 카벨은 가볍게 어깨를 돌렸다. 사나운 눈매가 멈춰 선 불량배들을 훑었다.


“뭐해 안 덤비고?”

[우, 우와아아!!]


그제야 검을 뽑은 불량배들이 카벨에게 달려들었다.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되었지만, 그의 웃음은 더욱 짙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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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화. 이방인이 아니라 카벨. 24.08.09 46 2 17쪽
10 9화. 주문하신 천벌. 직접 수령하실게요~ 24.08.08 56 2 16쪽
9 8화. 미드 문 김에 바텀 감 24.08.07 58 2 18쪽
8 7화. 치킨레이스 24.08.06 58 2 13쪽
7 6화. 금고아 24.08.05 57 3 17쪽
6 5화. 언더커버 for 공녀 24.08.04 65 3 18쪽
5 4화. 원하는 건 대공. 24.08.03 70 4 15쪽
4 3화. 죽일 명분 24.08.02 76 4 19쪽
3 2화. 꾸르륵 24.08.01 77 5 16쪽
» 1화. 금니네 24.07.31 124 6 16쪽
1 프롤로그 - 캐치볼 24.07.30 262 7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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