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브로 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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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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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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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DUMMY

저녁을 먹고 나니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천막 속.

로건은 촛불과 부싯돌을 꺼내어 불을 밝혔다.

그리고 마법 책을 읽었다.

로건은 20살이 되기까지 수많은 마법 문자를 배웠다.

마법에 대한 기초와 파이어 볼도 배웠다.

그런데 마법을 쓰지 못한다.

‘저주를 대물림해서 약해진 영혼이 문제였어. 그래서 의지력이 모자랐으니까. 그것만 아니었어도 마법을 펼칠 수 있었을 텐데.’

마법 책을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복습하는 심정으로.

그러면서 더욱더 자신의 것이 되도록 노력했다.

그리고 단정하게 앉아서 숨쉬기 운동을 했다.

‘이렇게 숨 쉬는 게 맞나? 맞겠지.’

마법의 시작은 마나를 느끼는 것.

의지로 마나를 느끼라고 한다.

뜬구름 잡는 내용.

그러나 분명히 된다는 건 안다.

로건은 앉아서 공기의 흐름을 느끼기 위해 애를 쓰다가 잠을 청했다.

허리만 아프고 소득은 없다.

실망할 필요는 없다.

몇 시간 만에 마나를 느낀다면 세상 사람 모두가 마법사.

로건의 영혼이 떠난 이 육체는 저주에 영향을 받지 않아서 곧 마나를 느낄 것이다.

시간은 나의 편.

겨울은 길다.

아니, 1년은 길다.


* * *


다음 날 아침.

로건은 해가 뜨기 무섭게 천막 밖으로 나왔다.

해가 뜨면 기상, 해가 지면 취침.

벌써 이 패턴에 익숙해진 것 같다.

“일어나셨네요.”

“응.”

핸서의 살가운 인사.

‘정들잖아. 이러면 점점 뿌리치기 어려운데.’

일행은 식사 후 자리를 정리하고 바로 출발했다.

오늘 해가 지기 전에 갈라실 영지에 도착한단다.


영지로 가는 길.

로건은 핸서에게 여러 가지를 물었다.

핸서는 최대한 자세하게 답변했다.

‘배운 티가 팍팍 나네······. 이 사람, 혹시 귀족의 가신이나 학자는 아닐까?’

뭔가 질문에 순서가 있는 느낌이어서 압박감이 든다.

경험상 이런 부류는 만만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아무튼 용병을 쓸 생각이 있는 것 같다.

하루 이틀 고용할 것 같지는 않고.

운이 좋으면 겨우내 돈을 벌 수도 있다.

“핸서, 괜찮은 여관 좀 소개해줘. 네가 가려는 여관도 괜찮고.”

“저희는 하급 여관으로 가요. 거친 사람이 많고 시끄럽죠. 싸움도 많이 나고요.”

로건은 콧등을 찡그렸다.

“그건 곤란한데.”

“그럼 중급 여관 소개해 드릴게요.”

“그게 좋겠다. 너 여관 잡고 나면 저녁에 식사하러 와. 군터씨, 베스씨. 그리고 너까지 3명 초대할게.”

“와. 정말요?”

“그때 고용 문제도 얘기하자. 군터씨에게 말해 둬.”

“아! 고마워요.”

“뭘. 서로 좋은 일인 걸.”

군터는 크게 반가워했다.

보수가 어떻든 겨울에 일거리를 잡은 자체가 행운이다.

로건도 나쁘지 않았다.

새로 정비한 용병을 고용하는 거니까.

3명까지는 필요하지 않지만 그건 대화로 풀면 된다.

군터의 성격은 대충 파악했다.

베스를 끼워 팔기로 떠넘기지는 않을 것이다.


일행은 꾸준히 이동해서 해가 지기 전에 갈라실 영지 앞에 도착했다.

로건은 전체적인 규모를 보며 감탄했다.

‘성이 되게 크네? 화려하기도 하고.’

바깥 성벽은 튼튼하고.

성벽 앞쪽으로 몇 무리의 큰 마을도 있다.

각 마을 주위로는 넓은 농토가 있었는데, 빈 농토임에도 사람들이 돌아다녔다.

‘아. 이삭줍기하네.’

페니와 쉴라는 이때 헤어졌다.

두 사람은 아직도 밀이삭이 남았다며 경작지로 달려간 것이다.

핸서가 말했다.

“갈라실 백작님은 인기가 많죠. 올해도 제법 많은 밀을 남겨두셨나 봐요. 다른 영지는 추수가 끝나면 밀 한 톨 남지 않거든요.”

“그렇구나.”

로건은 군터의 도움을 받아 성문을 쉽게 통과했다.

‘로건’이라고 적힌 가짜 신분 패는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다.

‘그래. 에반 레스터님이 누구냐고? 누가 준비한 신분 패인데.’

성문을 넘자마자 상인은 떨어져 나갔다.

용병들과도 헤어지고.

군터, 베스, 핸서, 로건만이 남았다.

군터가 핸서의 어깨를 툭 쳤다.

“로건씨 여관 잡아드리고 와.”

“네.”

로건은 살짝 고개를 숙였다.

“군터씨, 저녁에 뵐게요. 꼭 오세요.”

“감사합니다.”


로건은 핸서의 안내를 받아 중급 여관에 자리를 잡았다.

1박에 3골드.

상당히.

아니, 너무 비싸다.

핸서의 말로는 중급 중에서는 제법 높은 수준이란다.

말처럼 고급스럽기는 하다.

종업원도 친절하고.

내부에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다들 부유해 보인다.

‘아, 비싼데······. 기껏 잡아 줬는데 다시 취소하기도 그렇고.’

남은 돈은 118골드 42실버.

만약 이 여관에서 지내면 먹는 것까지 합쳐서 3달도 못 견딘다.

용병에게 개인 경호를 맡기면 2달도 힘들고.

“내가 돈 개념을 잘못 파악했나? ······아니네. 내가 제대로 파악했네. 이 여관 4성급 이상 호텔급이야.”

로건은 안내받은 방을 둘러보며 감탄했다.

1인실인데 엄청 넓다.

더블 침대가 들어가는 호텔 방보다 훨씬 컸다.

침대, 소파, 탁자와 의자 2개도 고급스럽고.

탁자 위에는 물병과 예쁜 컵.

비스킷도 있고, 이 겨울에 사과도 1개 있다.

한쪽에서는 벽난로 속에서 나무가 활활 타고, 실내는 무척 따뜻했다.

로건은 픽 웃었다.

“웰컴 푸드야? 이왕 왔으니까 며칠만 호강하지 뭐.”

그는 침대에 털썩 누웠다.

얼마나 푹신하고 부드러운지 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헐. 내가 쓰는 침대보다 좋다. 정말 돈값 하는데?”

노크 소리가 들려서 열어주니 남자 종업원이었다.

“목욕물 바로 채울까요?”

“네.”

“알겠습니다.”

남자 몇 명이 부지런히 물동이를 나르더니 욕조에 물을 다 채워 주었다.

물이 뜨근뜨근했다.

들어가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얼마나 개운한지.

그러다가 어느 순간 물을 내려다보았다.

검고 누런 것들이 한가득 떠다닌다.

“뭐야? 설마 때야?”

얼굴이 하얘서 몰랐는데 때가 이렇게나 나오다니.

팔을 쓸자 불었던 때가 와르르 밀려 나온다.

“아, 꼴 좀 봐라. 내 상태가······ 뭐, 뭐?”

그 순간 로건은 눈을 부릅떴다.

그의 눈동자가 정신없이 떨렸다.

눈앞에 너무나 익숙한 그래픽 바가 하나 떠 있었다.

‘저, 저거······ 혹시?’

고개를 흔들어 보고.

몇 번이나 눈을 감았다 떠도 그대로였다.

로건은 한동안 쳐다보다가 말했다.

“상태 창?”

순간 그래픽 바가 확 늘어나며 상태 창을 보여주었다.


[상태 창]


이름 : 로건레스터

종족 : 인간

직업 : 마법사

레벨 : 1

체력 : 16

민첩 : 23

지력 : 380

마나 : 320

잔여 포인트 : 0


“와! 와!”

로건은 그 말밖에는 못 했다.

근 10분이나 상태 창만 보고 있다가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왜 이렇게 되었지?

죽을 때 내 피가 컴퓨터에 묻어서 상태 창이 딸려왔나?

생각해 봐야 알 턱이 있나.

중요한 건 상태 창이 나타났다는 거다.

‘꿈 아니야. 현실이야.’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상태 창이 나왔으면 다른 것도 나와야 정상이다.

“어떻게 닫아? 닫혀. 닫아. 클로즈?”

잘 닫힌다.

셋 중의 한 단어는 말을 듣는다.

아니면 셋 모두 될지도.

“스킬 창.”


[액티브 스킬]


윈드 스트라이크

아이스 볼트

명상


[패시브]


골드 드래곤 카린느의 마법 재능, 신화

하이 엘프 드레인의 무병 장수, 전설

대마법사 레굴의 무스펠과 삼중 영창, 전설

하이 엘프 에반드리의 배리어, 전설

붓다의 정신 방벽, 신화

엘프 장로 레파드의 체술, A

엘프 장로 하라신의 단검술, A


“시······ 심봤다아아아아!”

로건은 괴성을 질렀다.

그리고 입을 꽉 다물었다.

심장이 쾅쾅 뛰었다.

“이, 일단 닫아. 클로즈. 그리고, 제조 레피시? 응?”

레시피 화면이 뜨긴 떴는데 내용은 없다.

로건은 손으로 이마를 쳤다.

“배운 것이 없잖아. 당연히 내용 없지. 다음은······ 인벤토리?”


[인벤토리]


초보 마법사 세트 1개 (7일 기간제)

초보 마법사 액세서리 세트 1개(7일 기간제)

아카드의 아이스 장궁(7일 기간제)

하라신의 마법 단검(7일 기간제)

이벤트 - 랜덤 마법 스킬 북 10개

이벤트 – 아메리카노 레시피

이벤트 – 케냐 AA 원두 가루 1kg 마법 주머니

이벤트 –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원두 가루 1kg 마법 주머니

아공간 문신 스크롤 2개

하라신의 마법 단검

철촉 나무 화살 500개


골드 : 500G


“헐······.”

팔을 몇 번이나 꼬집었다.

아프다.

로건은 한참이 지난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

화면에 손을 뻗어서 철촉 나무 화살에 손을 댄 후 잡아서 빼는 시늉을 했다.

“왁!”

된다.

그의 손에 들린 건 생생한 감촉이 느껴지는 화살 1개였다.

로건은 기쁨을 만끽하다가 고개를 갸웃했다.

“어?”

인벤토리에서 나온 건 좋았는데 다시 화살을 넣을 수 없었다.

어떤 짓을 해도 안 된다.

그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문제가 있네?”

로건은 화살을 욕조 바깥에 놓고.

상태 창을 열고 날카롭게 살펴보았다.

그러고 보니 상태 창 내용이 달라졌다.

“종족은 인간이 되었어.”

종족이 엘프에서 인간으로 바뀌었다.

1레벨인데 체력 16, 민첩 23, 지력 380, 마나 320이다.

이상한 수치.

“지력 뭐야? 그러니까······ 이 신체, 즉 로건의 현재 상태란 말이지? 그거 말고는 말이 안 되잖아.”

로건은 상태 창의 체력 칸에 손을 올리고 두드려보았다.

상세보기는 나타나지 않는다.

말도 해보고 여러 방법을 써봐도 먹통이다.

그 후 로건은 욕조의 물이 완전히 식도록 화면을 조작하고 테스트하면서 결과를 도출했다.


상태 창의 수치는 현재의 몸 상태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므로 상태 창을 포함한 다른 창들도 현실이다.

세부 항목은 볼 수 없다.

인벤토리에서 물건을 꺼내면 다시 넣을 수 없다.

사냥으로 레벨을 올릴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만약 레벨이 오른다면, 주어지는 포인터는 자동으로 스탯에 적용된다.

그렇게 세팅해 두었으니까.

천만다행이었다.

어떤 식으로든 레벨이 오르면 능력이 오르는 건 확실했다.

마지막으로,

액티브 스킬 창의 마법이 실행되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당연히 되겠지.”

그리고 패시브 스킬 창의 전설과 신화 스킬들.

이 몸에 다 녹아들었을 것이다.

“그럼 나는 재능 충? 그것도 골드 드래곤의 마법 재능? 드, 드래곤이라고?”

저도 모르게 입을 떡 벌렸다.

“이, 일단 여기까지 하고······ 로그 아웃? 그래, 로그 아웃이 될 리가 있나. 상점 창? 안 되네. 게시판? 안 되고. 그럼 우편함? 아!”

말하기가 무섭게 우편함이 나타나 깜빡인다.

로건은 GN 소프트가 뭘 또 보내놓은 건가 싶어서 열어보았다가 기겁했다.

“처, 천수야!”

보낸 이는 산초99.

천수의 탱커 캐릭터였다.

손이 덜덜 떨렸다.

허공에 손을 뻗어 우편함을 건드리자 그 화면이 확 열렸다.


[우편함]


산초의 갈색 스태프 S+, 12 강화

☞ 드워프 대장장이 산초96, 다크 엘프 마법사 산초97, 인간 사제 산초98, 인간 기사 산초99가 함께 만들었다.


마법 위력을 34% 증가시킨다.

힐링, 마나를 소모하여 상처를 치료한다.

피격 시 3%의 확률로 7초 동안 ‘리플렉트 어택’ 발동, 모든 종류의 공격을 상대방에게 되돌린다.

옵션 추가, 마법이나 아이템을 영구적으로 합친다. (0/3)

최대 강화로 아이템이 파괴되지 않는다.

첫 사용 시 귀속됨.


이벤트 – 마법사의 고깔모자

☞ 5주년 기념. 5년 동안 매달 1회 이상 접속한 사용자에게 주는 보상.

하이드 마법, 하루 1회. 마나를 소모하여 20분간 모습과 기척을 숨긴다.

파괴 안 됨.

첫 착용 시 귀속됨.


이벤트 – 축복받은 체력 주문서

☞ 10주년 기념. 10년 동안 매달 1회 이상 접속한 사용자에게 주는 보상.

사용 시 체력 회복 속도 20% 영구 증가.


이벤트 – 유리의 실버 뱅글

☞ 15주년 기념. 15년 동안 매달 1회 이상 접속한 사용자에게 주는 보상.

블링크 마법, 하루 3회. 마나를 소모하여 시야 안의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

파괴 안 됨.

첫 착용 시 귀속됨.


이벤트 – 축복받은 마나 주문서

☞ 20주년 기념. 20년 동안 매달 1회 이상 접속한 사용자에게 주는 보상.

사용 시 마나 회복 속도 20% 영구 증가.


이벤트 – 마법서 클린

☞ 마나를 소모하여 주변을 청소하는 액션


이벤트 – 마법서 레비테이션

☞ 마나를 소모하여 땅에 발을 붙이지 않고 이동하는 액션.


골드 : 7,777G


“천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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