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가 여황제의 국서가 되는법[슬레이브 엠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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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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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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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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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DUMMY

''진심입니까..? 그대가 이번 전쟁을 지휘하겠다고요?''

''예 폐하.''


척현의 말은 옳았다. 무관집안의 국서가 직접 군대를 이끌고 몸소 전장에 나간다면 군의 사기가 올라갈 것이다. 게다가 현의 아버지는 중앙군의 최고지휘자인 상장군이고, 숙부인 척명도 정4품의 장군이기 때문에 지휘 체계 또한 흔들릴 일이 없을 것이다.


황제는 척현의 말을 듣고 척씨 가문의 고위 무관들을 따로 불러냈다. 갑자기 황제의 명을 받고, 황궁으로 달려온 척무결과 척명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폐하 신은 전장에서 살아온 몸입니다. 명만 내려주신다면..''

''경의 아들이 지휘를 하고 싶다 합니다.''

''...예?''

''난 윤허했어요. 경들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폐하...''


모두들 당황한 눈빛이었다. 상장군은 차분히 말을 하기 시작했다.


''현이는 전쟁 경험이 없습니다.''

''상장군..''

''그 아이가 뛰어나다는건 저도 잘 압니다. 허나, 이건 전쟁입니다.. 어찌 경험없는 아이에게 지휘권을 준단 말입니까?''


현은 그 말을 듣더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아버지, 경험은 쌓으라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그 경험은 밑바닥부터 닦아야 하는 법입니다. 어찌 그걸 모르십니까?! 전쟁이 매일같이 하던 사냥이랑 같아 보이십니까?''

''아버지...이 나라의 국서가 직접 전장에 나간다면 군의 사기가 올라갈 것입니다. 정 걱정되시면 총 지휘권은 아버지께 드리겠습니다.''

''.....총 지휘권을요?''

''예 아버지..''

''폐하..잠시 아들과 따로 이야기를 하고 와도 되겠습니까?''


황제는 그리 해도 좋다며 둘을 내보낸 뒤, 장군 척명과 중랑장에게 물었다.


''경들은 어찌 생각하시오?''

''장군 척명, 폐하께 아뢰옵니다. 전 상장군의 말이 맞다 생각합니다. 허나, 척현 공자의 말도 맞습니다.''

''둘의 의견 모두 맞다고 생각하는군.''

''예 폐하. 결국 결정은 저들이 하는 것이겠지요. 총 권한을 상장군께 넘겨준다면, 그 누가 따르지 않겠습니까? 제 형님이지만 그분은 뛰어난 명장입니다.''

''그렇단 말이지..''


상장군에게 이끌려 밖으로 나온 현은 아버지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걱정되었다.


''이번 전쟁에서 승리할 자신이 있느냐?''

''예..??''

''넌 항상 무관들의 입지를 걱정했지. 이번에 승리해 국왕을 생포한다면 너는 선황 폐하를 능멸한 이를 굴복시켰다는 것으로 모두의 칭송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소자는 자신 있습니다. 게다가 이 나라의 최고 명장인 아버지께서 계시는데 뭐가 걱정이겠습니까?''

''말은 잘하는구나.

그래.. 어디 한 번 해보자꾸나. 우리 집안 사람들은 응당 큰 일을 해내는 법이니까.''

''아버지....''



* * *


시간이 흘러 대례식 날이 되었다. 면류관을 쓰고 침방에서 특별히 제작한 대례복을 입은 황제는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현 자신도 평소에 입던 옷감과는 다른 느낌의 비단으로 만든 의상에 감탄을 자아냈다. 귀족으로 나고자라 비단옷은 지겹도록 입었지만 자신이 지금 걸치고 있는 것은 황실에서만 입을 수 있는 의상이었기에 설렐 수 밖에 없었다.


모두가 현에게 천세를 외치고 고개를 숙이니, 척현은 알 수 없는 기분이 느껴졌다. 앞으로 치뤄야 할 막중한 전쟁이 있었기에 모두가 자신을 향해 예를 갖추는 모습은 어느정도 책임감을 일깨워 주었다.


대례식이 끝나고 첫날 밤. 황제는 나랏일에만 정신이 팔려 척현에게 정치 얘기만 주구장창 늘어놓았다. 황제들은 초야때 원래 다 이러나..?? 척현은 의문이 들었다.


''저...폐하 이만 침소에 드시는게...''

''아..뭐 그래야지..푹신한 침대에서 이야기 하는것이 더 편할 것 같군요.''

''예..? 예 그런데 폐하 술을 너무 많이 드셨습니다. 제가 부축해 드리겠습니다.''

''어..그래요..''

''저..폐하 그런데요.. 제가 궁금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게 뭐죠?''

''그 있잖아요.. 그거...''

''그거? 아~~ 그거~!! 내가 그걸 생각 못했네.''

''예 폐하!! 그거요 그거!!''


기대하는 척현과 달리 황제의 입에서는 다른 말이 나왔다.


''총 모을 수 있는 병력에 대해 궁금한 거죠?''

''예...? 병력이요?''

''이번 전쟁에는 총 30만 대군이 출정할 겁니다.''

''아...아 그렇군요..30만 대군이라니 멋지다~''

''이제 잡시다.''

''예....''


* * *


초야는 별 탈없이 지나가고, 아침조례가 시작되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같았지만, 묘하게 긴장이 흘렀다. 명예직인 중서령까지 참여했으니 사실상 평소와의 조례와는 확연히 달랐다. 국서가 참여하는 첫 조례기 때문이었다.


''정 1품부터 국서 전하께 인사 올리십시오.''

''전하께 인사 올립니다. 신 중서령 김복이라 하옵니다.''


김복은 문하시중 김차윤의 형이자 중서문하성의 으뜸 벼슬이었다. 비록 명예직이긴 했지만 한때는 김차윤과 함께 최고의 권력을 누렸기에 척현 입장에서는 어느정도 기피대상이었다.


김복 이후 차례대로 정9품까지 인사를 마치자 현은 입을 열었다.


''이리 환대해주니 고맙습니다.

아..그것보다 첫날이지만 급하게 전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급하게 전달해야 할 것이 있다니.. 대체 무슨.. 신하들은 술렁대기 시작했다.


''내 이번에 직접 30만 대군을 이끌고 선황폐하와 이 나라 황실을 모욕한 국왕을 잡아올것이오.''

''...!!!?!?!''


문하시중 김차윤은 그 말을 듣자마자 크게 반대했다.


''전하..!! 전하께서는 아무리 무관집안의 자제이시나 전쟁 경험이 없으시지 않습니까..??''

''그래요 문하시중~ 아주 잘 말씀하셨습니다. 해서 총 지휘관은 제 아버지이신 상장군께 맡길겁니다. 이러면 불만 없으시지요?''

''그렇다고는 하나......이러한 중대한 일을 어찌 저희와는 의논도 안하시고 마음대로 결정하시다뇨...

그보다.. 폐하께서는 이 일을 알고 계셨습니까?''

''폐하께 뭐라 하지 마시죠? 경들은 항상 문관은 문관일을 하고 무관은 무관일을 하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왜 이제와서 딴소리입니까?''

''전하 그것은....''

''할 말이 없군요? 경 스스로도 떳떳하지 못하니까.''


문관들은 조례가 끝나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첫날부터 저리 세게 나오다니 앞으로가 걱정이구나..


예부상서는 걱정하는 이들과 달리 웃으며 말했다.


''아니 오히려 좋은일 아닙니까 대감?''

''좋은 일이라니 그게 무슨..''

''국서가 전쟁에 나가있는 동안 연순택주께서 저희 문관들과 힘을 키우신다면,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있겠습니까? 만약 저들이 반발해도 저희에게는 사병이 있지 않습니까.''

''...자네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군. 초야때 소식 못 들었는가?''

''예...??''

''아니, 아닐세. 만일 폐하께서 회임하시고, 전하께서도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오신다면 우리에겐 가망이 없네. 그럼 이만 가보겠네.''

''(가망이 없다고...??)''


예부상서는 문하시중의 말을 골똘히 생각하며 걷던 중 궁녀들이 하는 이야기를 우연히 들었다.


''아니 나랑 같은 방 쓰는 애가 지밀에서 일하는데.. 걔 말로는 어젯밤에 두 분이 완전 대박이었다는데?''

''어머 정말~꺄아 너무 설렌다.''

''네가 왜 설레냐?''


예부상서는 그 말을 듣자마자 좌절했다. 이럴수가.. 둘이 사이가 좋은건 알고 있었지만 폐하께서 정말 척현과의 사이에서 회임을 하신다면 무관 집안의 피가 흐르는 차기 황제가 태어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 * *


''폐하 그런데.. 제가 어제 좀 멀리 있긴 했는데요... 두 분 왜이렇게 시끄러웠어요?''

''아...그거? 그 낭군이 얼마나 잘 싸우는지 시험해 본건데?''

''예...? 아니 그럼 초야때 치고박고 싸우신건가요??''

''뭐 다른 것들도 하긴 했어.''

''와..살다살다 이런 경우는 처음보네..''

''그런데 확실히 잘 싸우더라...''

''오 이런....''


해리는 황제의 말에 이마를 탁 쳤다. 그래도 싸우기만 한게 아니라서 다행이군..


한편, 척현은 설희를 황궁으로 불러 오늘 조례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와..오라버니 진짜 대박이다 완전 속시원해!''

''그렇지? 이게 권력의 맛이라는 건가!!''

''그런데...나 좀 걱정되는게 있어.''

''뭔데?''

''오라버니가 전장에 나가있는 동안 문관들이 권력을 더 키우면..??''

''아 그건 걱정 말라니까?? 내가 다 생각이 있어.''

''그..그래?''

''야 그것보다 여기 넓긴한데 왜이리 답답하냐?''

''그야 밖에 못나가니까.. 정 지루하면 군사들 훈련하는곳 가서 같이 대련하는거 어때?''

''오~ 야 척설희 너 천재냐? 당장 가자!!''


박 내관은 미칠 노릇이었다. 전하께서 앞으로도 이리 뛰고 저리 뛰실 거라 생각하니 앞날이 아득해졌다. 이건 그렇다 쳐도 황궁 담을 넘진 않으시겠지...


신나있는 척현과 다르게 문하시중은 불안한 마음을 안고 황제를 따로 알현했다. 연순택주의 입궁에 관한 일 때문이었다.


''폐하.. 연순택주님은 언제 황궁으로..''

''제가 따로 찾아가 봤는데 황궁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다고 하던데요.. 당사자가 그리도 싫어하는데.. 어찌 택주를 태제로 임명하겠습니까..''

''폐하 하오나...!''

''문하시중께서는 문관들이 차별받을까봐 걱정되나 봅니다.''

''....''

''걱정 마세요. 무관들을 대우해주고 무시하는 발언만 안한다면 그대들의 입지가 좁아질 일은 없습니다.''

''폐하..''

''내 말 알아들었지요?''

''...예 폐하..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문하시중은 황제의 말이 그저 웃기게만 들렸다. 무관들을 대우해주면 우리의 입지가 좁아지지 않는다고..?? 폐하께서 맘 편한 소리를 하시는군. 이젠 무관들에게만 힘을 실어주려고 아주 작정하셨구나.. 항상 권력의 균형을 강조하시던 분이 이렇게 바뀌다니.


사실 황제는 바뀌지 않았고 맞는 말을 했을 뿐이다. 무관들이 화난 이유는 은연중에 문관들이 무관을 무시하기 때문이었기에 그 점만 고친다면 서로 화합이 이루어지는 것은 거짓없는 사실이었다.


문하시중은 서둘러 연순택주를 만나기 위해 택주의 사가로 향했다. 하지만 택주는 김차윤과 만나기를 거부했지만, 김차윤은 계속해서 만나게 해달라 문 앞에서 간청했다.


택주는 옛날에는 자신을 없는 사람 취급하던 김차윤이 이제와서 자신을 찾는게 가증스러웠는지 문을 박차고 나와 김차윤을 노려보았다.


''오랜만입니다. 문하시중.''

''택주님..''

''옛날에는 그렇게 무시하더니..이젠 제가 필요하신가 봐요?''

''그것이 아니오라..''

''내가 이래서 황궁으로 돌아가기 싫다는 겁니다. 아주 지긋지긋해요.. 그러니 다신 오지마세요. 난 절대 그대들의 뜻에 맞춰줄 생각 없으니까.''


문하시중은 마지막 희망마저 없어지자 큰 절망감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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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사신 24.08.11 36 2 11쪽
» 권력 24.08.10 47 2 11쪽
8 역전 24.08.09 44 2 11쪽
7 평화 24.08.08 51 2 11쪽
6 혼란 24.08.07 49 2 11쪽
5 신뢰와 비극 24.08.06 58 3 11쪽
4 황제의 이면 24.08.05 57 3 11쪽
3 백성 24.08.04 57 3 13쪽
2 무관과 노비 24.08.03 80 3 13쪽
1 황제 +1 24.08.02 15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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