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가 여황제의 국서가 되는법[슬레이브 엠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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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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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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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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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역전

DUMMY

''현아.''

''폐하...이곳까지 어인 행차십니까..''

''너답지 않구나? 평소의 너라면 '와~폐하 내 미래의 부인! 제가 보고 싶어서 오셨군요!' 이래야 정상인데..''

''저..저를 평소에 어떻게 생각하신거죠..''

''뭐..그냥 웃긴애? 아 그리고, 곧 입궁하라는 명을 내릴테니 그리 알고 기다리거라.''

''예 폐하...''


그래, 정말 황궁으로 가게 되는구나. 현은 갑자기 정신이 확 드는 것을 느꼈다. 내가 국서가 된다면 그 누구도 무관들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아버지도 이제 눈치보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마음껏 의견을 펼치실 수 있을 것이다.


문관들은 황제의 결정에 대해 무관 출신 국서는 안된다며 극구 말리고 싶었지만, 저번에 자신들의 아들이 선황을 모욕한 일을 계기로 어느정도 자중하는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황제를 모욕하면 최소 삼족이 멸하기 때문에 신하들은 황제에게 충언을 올리는 것 조차 망설이고 있었다.


문하시중 김차윤은 황제가 국서와의 사이에서 후사를 보기 전에, 사생아인 연순택주를 궁에 들일 생각이었다. 품계도 받지 못한 평민에게서 태어난 택주의 신분이 걸리기는 했지만, 황후의 양녀로 입적하면 될 일이었다. 김차윤은 문관들 대표로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황제에게 연순택주를 황궁으로 불러들이라 간청했다.


''연순택주요?''

''예 폐하...''

''갑자기 이러는 의도가 너무나도 뻔히 보이는데...문하시중도 감이 많이 떨어지셨나 봅니다.''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폐하. 신은 폐하를 위해 택주님을 불러들이는 겁니다.''

''날 위해서요?''

''폐하... 무관출신 국서께서 2군 6위를 장악하면 군권은 국서의 손아귀에서 쥐락펴락 놀아나는 것입니다. 그럼 폐하께서 항상 걱정하시던 권력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기에 신은 연순택주께서 태제의 자리에 오르시길 바랄 뿐입니다.''

''.......''


* * *


시간이 흐르고 척현의 입궁날이 되었다. 설희는 현과 떨어지는게 아쉬운지 괜히 투덜거렸다.


''와...어떻게 이런 사람이 국서가 되는거지?''

''내가 뭐 어때서!!''

''아 그래도 아쉽다~ 아버지는 마음껏 오라버니 만날 수 있는데 난 만나기 어렵잖아.''

''이야 그렇게 생각해 주다니 감동인데?''


집 앞에는 마차와 호위병, 내관들이 있었다. 그중 가장 나이가 많아보이는 내관은 척현에게 예를 갖춰 인사를 올렸다.


''도련님을 모시게 될 박 내관이라 하옵니다. 이제 마차에 오르시지요.''

''마차요...? 그냥 뛰어가는게 건강에 더 좋을 것 같은데..''

''예...?? 그..그건 아니되옵니다..''

''하긴 뭐...체면이 있지~ 알겠어요 타고 갈게요.''


현은 황제로부터 역대 황후들이 거주하던 안영궁을 하사받았다. 아직 정식으로 대례식을 마친 것도 아닌데 임시 거처가 아닌 정식 거처를 내렸다는 것은 그만큼 현에 대한 황제의 총애가 어마무시하다는 뜻이었다. 고작 말 한 번 잘한걸로 국서가 되기 전부터 이리 대접받다니..


''저 박 내관님..''

''도련님 제겐 하대를 하십시오.''

''하대요..?''

''예, 도련님께서는 열닷새간 교육을 받으신 후에 정식으로 이 나라의 국서가 되실 분이십니다. 허니, 지금부터 저를 포함한 내관들과 궁인들에게는 하대를 하십시오.''

''그런데 제가 좀 나이 많은 분들한테는 예의를 지켜서...완전 하대하기는 좀 그렇거든요~하하..''

''그러시군요. 자 우선은 이걸 받으시죠.''

''이건...뭐요?''

''내관들과 궁인들의 품계와 그 수를 기록한 문서입니다. 그리고 이건 관리들의 품계를 정리한 문서입니다.''

''이걸 설마 다 외우란 말이오..??!''

''예 그렇습니다. 도련님께선 지혜로우신 분이니 금방 외울 것이라 폐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오 이런..''


아버지의 말씀대로 황실 가계도는 미리 외워놨지만, 내관들과 궁인들의 수까지 다 외워야 한다니 너무나도 아득했다. 무관쪽은 자신이 빠삭하게 꿰고있으니 망정이었지만 문관쪽에 아는 사람이라곤 기껏해야 아버지에게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예부상서 뿐이었다. 그래도 이들에 대한 기본 지식은 있어야 했다. 적을 알아야 싸움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하들 직책도 모르는 국서를 누가 인정해 주겠는가.



* * *


''아악!!!''


오은은 악몽 때문에 기겁하며 일어났다. 피를 흘리는 하늘과 그의 형이 자신에게로 다가오고 있는 꿈을 꾸었다.


''허억..헉..안돼...너흰 죽었잖아...죽었는데 왜 나오고 난리야 짜증나게....''

''은아...은아!!''

''아버지....''

''무슨 일이냐..땀은 왜이렇게 많이 흘리는 거야...''

''아..악몽을...꿔서......하늘이가..절 죽이려고....''

''걱정 말거라.. 그 아이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야!! 어찌 널 죽인단 말이냐?''


폐하께 말실수를 한 터라 심리적으로 불안했던 오은은 하늘이가 꿈에 나온 것 때문에 더욱 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가뜩이나 무관 집안에서 국서가 나와서 아버지의 자리가 위태로운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죽은 하늘이마저 자신을 꿈속에서 괴롭혀대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아..아버지 저 어쩌죠.....? 전 폐하께 말실수를 했는데....이 일이 밝혀지면 가중처벌을 받는거 아닐까요...?''

''그런 소리는 하지 말거라...두 놈 다 그 높은 곳에서 떨어졌는데 어찌 살아 있겠느냐..?


사실 예부상서도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정말 혹시라도 하늘이 죽지 않고 살아서 복수심을 품고 자신들을 죽이러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설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생사가 불분명한 하늘의 일보다는 선황폐하를 모욕한일에 대한 사죄였다.


''은이 너... 그것보다... 그때 어떻게 말한거니?''

''네..?''

''선황폐하를 모욕했다며....''

''아..아니 모욕한 건 아니에요.. 그저 그들 입장에서 선황폐하는 자비없는 정복자라고 했을 뿐이에요...''

''그게 모욕이다!!''

''아버지 너무하세요... 다른 공자들은 더 노골적으로 말했단 말이에요... 폐하께서도 제 대답에 대해 딱히 기분 나빠하지 않으셨고요.''

''아이고 머리야...''


예부상서는 다음날 은과 함께 황궁으로 향했다. 황제에게 진정으로 사죄를 올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하필 산책을 하고 있는 척현과 마주치고 말았다.


''척 공자님께 인사 올립니다.''

''아...예부상서 아니십니까?''

''예.. 그런데 지금 제가 바빠서 이만..''

''예부상서.. 문관들은 다 이러나보죠?''

''예..?? 무..무슨..''

''제가 아직 가보라는 말도 안했는데 이리 막무가내로 행동하시다뇨. 예부상서께서는 위아래가 없으신가 봅니다?''

''(이자식이!!)저..그..죄송합니다..제가 급한 일이 있어서 그만..''

''급한일? 뭔지 알겠네요. 그러게 왜 괜히 쓸데없는 말을 해서는 쯧쯧.. 왜 그러고 사십니까?''


예부상서는 자신이 이런 취급을 받는다는 게 너무나도 치욕스러웠다. 하지만 일단 황제에게 용서를 빌고 신뢰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서둘러 황제에게 향했다.


''박 나인!! 폐하께선 안에 계시는가?''

''아 어쩌죠... 지금 수라를 드시고 계십니다. 그것보다 이 이른 아침에 어인 일이신지..''

''아..아니 제발 좀 폐하께 고해주게. 예부상서가 정말 빈다고..응?''

''예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시죠.''


들라는 황제의 명에 예부상서는 은의 손을 잡고 접견실로 향했다.


''예부상서. 오늘은 대전 회의도 없는데 무슨 일입니까?''

''그..그...폐하...소신의 아들이 선황 폐하께 저지른 무례를 사죄드리러 왔습니다.''

''그래요? 그대 아들이 누구였죠?''

''아.. 오은입니다.''

''뭐...딱히 기억에 남는 아이는 아닌데..''

''예...??''

''기억에 남지 않는다고요. 한마디로 그렇게 심한 말을 하지 않았다는 거죠. 그러니까 사죄할 필요 없습니다. 그만 가보세요.''

''폐하..하오나..''

''예부상서. 짐은 두 번 말하기 귀찮소.''

''...!! 아..알겠습니다. 신 물러가겠습니다.''


폐하께서 내게 경어를 쓰지 않으신다는건 정말 화나셨다는 뜻이다. 마음 편해지려고 사과하러 왔건만 더욱 더 불편해져서 돌아가는구나...


황제에게 차갑게 내쳐진 예부상서는 문 앞에서 척현과 마주하게 된다. 벌써부터 황제와 이리 각별한 사이라고? 말도 안돼.. 국서가 되기 전부터 안영궁까지 하사받더니 총애만 믿고 엄연히 예부의 책임자인 나까지 무시하려 드는거였군...


평소에 문하시중이 마음에 드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번만큼은 그와 한 배를 타야했다. 척현을 완전히 몰아내기 위해서라도 문하시중과 연순택주의 편에 서야만 했다.


* * *


''그래서 제가 설희랑 범 잡으러 갔는데 생각해보니까 범이 너무 불쌍한 거예요. 참~ 전 겁나 강한데 걔는 너무나도 약해보여서 차마 때리기가 미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했죠?''

''아 제가 동물을 아끼는 편이라 말만 사냥이지 그냥 매번 몸싸움 하고 와요~''

''와...재밌겠다 나도 가고싶다...''

''저희 어머니께서 사냥 진짜 좋아하시거든요~ 나중에 같이 갑시다!''


척현은 자신의 이야기를 재밌게 들으면서도, 어딘가 씁쓸해보이는 황제에게 물었다.


''폐하..어디 아프십니까?''

''아뇨. 아닙니다... 계속 말씀하세요.''


황제는 선황제를 모욕하고 평화조약을 깬 조공국을 공격할 생각에 머리가 아파왔다. 지금은 내정을 안정시켜야 할 때인데 자신이 친정을 나간다면 나라가 혼란스러워 질까봐 걱정이었다.


''저흰 이제 부부가 될 사이입니다. 아니 그렇습니까. 폐하?''

''그렇죠...''

''그러니 고민이 있으면 제게 다 말씀하시죠. 저는 언제든 들을 준비가 되있습니다.''

''고민이라...조약을 어긴 속국과의 전쟁 때문입니다.''

''그들이라면...저번 국서 간택때 말씀하셨던..''

''예 맞습니다..제가 그들과의 전쟁 때문에 나라를 비운다면 내정은 그대가 맡아줄 수 있겠습니까?''

''폐하..그건 걱정 마십시오. 폐하께서는 전쟁에 나갈 일이 없으십니다.''

''그게 무슨..?''

''전쟁은 제가 지휘할겁니다 폐하.''

''...?!!''

''국서 간택때 질문을 한 이유가 전쟁에 능한 국서를 뽑기 위함이 아니셨습니까?''

''그렇긴 하지만...''

''폐하께서 나라를 다스린다면 문관들은 폐하의 뜻에 따르겠지만, 무관들이 전장에 나가고 제 편이 아무도 없는 황궁에서 그 어느 문관이 제 뜻을 따르겠습니까? 그러니 이번 전쟁에는 제가 나서야합니다. 제가 직접 그 나라의 국왕을 잡아 폐하께 무릎꿇게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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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불씨 24.08.13 38 2 11쪽
11 품계 24.08.12 38 2 11쪽
10 사신 24.08.11 36 2 11쪽
9 권력 24.08.10 45 2 11쪽
» 역전 24.08.09 44 2 11쪽
7 평화 24.08.08 51 2 11쪽
6 혼란 24.08.07 48 2 11쪽
5 신뢰와 비극 24.08.06 58 3 11쪽
4 황제의 이면 24.08.05 57 3 11쪽
3 백성 24.08.04 57 3 13쪽
2 무관과 노비 24.08.03 80 3 13쪽
1 황제 +1 24.08.02 158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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