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가 여황제의 국서가 되는법[슬레이브 엠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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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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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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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DUMMY

시간이 흐르고, 여해국에서는 국서를 간택하는 중대한 행사가 열렸다. 황제는 선황제의 유언에 따라 정벌을 앞두고 있었기에, 군사적으로도, 학문적으로도 뛰어난 이를 뽑아야 했다. 사실상 황제는 상장군의 막내아들인 척현을 염두에 두었기에 그가 오늘 간택에서 부디 옳은 결정을 하길 바랄 뿐이었다.


상장군은 지난번 황궁에서 있었던 일 때문인지 현에게 단단히 일렀다.


''현아. 혹시라도 황궁 안에서 문관 자제들과 절대로 싸우면 안돼.''

''제가 불합리한 일을 겪어도요?''

''네가 잘 판단하길 바란다.''

''제가요...?''

''그래, 그저 사소하고 유치한 시비라면 넘겨도 좋다. 허나, 그 선을 넘는다면 네 마음대로 하거라.''

''예 아버지 알겠습니다.''


다른 자제들은 모두 가마나 마차를 타고 황궁으로 향했지만, 척현은 혼자 당당하게 황궁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말보다 빠른 그의 속도에 모두들 놀랐다. 현처럼 달려온 이가 한명 더 있었다. 바로 대장군의 아들이었다. 둘은 서로를 보자마자 경쟁심이 붙었는지 더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결국 척현이 이겼지만 말이다.


''후~내가 이겼다!!''

''와.. 진짜 빠르다!! 나도 어디가선 달리기로 안지는데!''


그때였다. 지난 일을 아버지 덕에 수습하고 간신히 국서 간택 자리에 나온 오은은 천천히 마차에서 내리며 둘을 한심하게 쳐다보았다.


''하... 정말 수준 떨어지는군.''

''네~ 자기소개 잘 들었고요~~''

''허...! 척도령 자네 지금 나한테 말한건가?''

''그럼 누구한테 말했겠는가? 먼저 시비를 거는데 자네같으면 참고만 있을건가?''

''....!!''

''아~ 뭐 더 할 말 없으면 나 먼저 들어가겠네.''


오은은 척현이 얄미웠지만, 싸웠다가는 척현한테 한 대 맞을까봐 자중했다. 본인도 척현이 얼마나 강한지는 익히 소문을 들어 알고 있었다. 또한 은은 자신의 아버지인 예부상서를 쏙 닮아 강약약강 기질이 있었기에 자신보다 강한 상대에겐 꼬리를 내렸다.




''다 모이셨습니까?''


내관은 후보들을 살핀 뒤, 간택 절차에 대해 설명했다.


''모두 세번의 시험을 보게 될 것입니다. 또한 황제 폐하께서 직접 심사하실 것입니다.''


모두들 술렁이기 시작했다. 폐하께서 직접 우리와 마주하신다니.. 설렘과 공포 두 감정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황제가 들어오고, 공자들은 저마다 그녀의 얼굴을 보고 싶어 인사를 하면서도 은근슬쩍 고개를 들어 황제의 용안을 보았다.


''그렇게 힐끗 보지말고 다 고개를 들게.''


황제의 말에 다들 민망했는지 어쩔 줄 몰라했다. 척현은 그런 그녀를 보며 미소를 지었고 황제도 싱글벙글 웃는 척현을 보며 눈웃음을 건냈다.


''자네부터 올라오게.''

''예 폐하..!''


시험이 시작되었고, 순서대로 황제 앞으로 나아갔다.


황제는 첫번째 공자에게 물었다.


''평화조약을 맺은 나라에서 선황제 폐하를 모욕하는 글들이 퍼져있다 하네, 심지어는 조공도 거부하고 있지. 자네가 국서라면 이 상황을 어찌 해결할텐가?''

''저..저는 대화로 해결할 것입니다.''

''대화?''

''예 폐하... 전쟁은 모두를 지치게 만듭니다. 힘없고 죄없는 백성들을 동원해 전쟁을 치루면 그게 도대체 누굴 위한 전쟁이란 말입니까? 물론 선황 폐하를 모욕한건 그들의 잘못이지만 국서 된 도리로 백성들을 외면하진 못하겠습니다. 백성이 있기에 황제께서 존재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그래 잘 들었네. 더 할 말은 없는가?''

''예 폐하.''


다른 공자들도 다 비슷한 답을 내놓았다. 심지어는 백성을 사랑하는 현 황제의 마음에 들기 위해 백성들을 소중히 여겨야 하고, 황제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말했고, 이 모든 것이 무종황제의 업보라 대답하는 이들도 몇 존재했다. 자신의 아버지를 비난하는 말들을 듣고 황제가 슬슬 분노하기 시작했을때 척현의 차례가 되었고 화가 날대로 난 그가 소리쳤다.


''다들 웃기는 소리 하지 마시죠?!''

''척공자!! 황제폐하 앞에서 이 무슨 무례입니까?''

''아~ 죄송합니다 제가 다음 차롄데 백성이니 뭐니 하면서 핑계 내세우며 겉으로만 번지르르하게 말하는 모습을 끝까지 보고있자니 참~ 그리고 무례는 앞 순서에서 선황 폐하를 모욕한 저들이 저지른 것 같은데요. 왜 그들에게는 뭐라 하지 않으시는겁니까?''


황제는 척현에게 이들과는 다른 의견이 있는지 물었다.


''척공자 자네는 다른 의견이 있는가?''

''폐하. 제가 한 말씀 올려도 되겠습니까?''

''그래, 말해 보게.''

''역사를 보면 평화란 힘을 통해 지속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들은 전쟁을 피해서 평화를 지속하겠다는데..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앞서 의견을 말했던 공자들은 자신들을 비판하는 현을 노려보았다.


''계속 그들에게 참아주면 황제폐하의 권위는 어찌 되는 것입니까?! 그대들은 국서 후보라는 자들이 백성의 안위는 중요하고 정작 폐하는 중요하지 않다는것이오?!''

''그..그게 아니고!!''

''다들 백성이 있기에 황제가 있다고 하셨지요? 황제가 있기에 백성도 있는겁니다. 이 나라가 폐하께서 계시기에 살아있는거란 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그리고 백성들의 고통 때문에 전쟁을 안하겠다고요? 그럼 계속 무시받고 참다가 저들이 더한 짓을 해도, 그때도 참으실겁니까? 모든걸 참다가 황제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나라가 망조에 들면 오히려 백성들이 더 힘들어집니다. 그럼 그때 가선 어찌 해결하실겁니까? 혼자서라도 싸우실겁니까? 혼자 싸우긴 커녕, 수습도 못하고 도망치는 모습이 그려지는군요~ 다들 잘 들으세요. 정치는 한참 앞을 내다봐야 하는 것입니다. 국서 후보로 나오신 분들이 그걸 정녕 모르시는 건 아니겠지요?''

''....''

''이상입니다. 폐하.''


황제는 척현의 말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현의 대답이 자신이 원하던 답이었다.


''척현.''

''예 폐하..''

''정녕 짐이 원하는 답을 해주었구나.''

''..!!''

''이리도 총명하다니.''

''망극하옵니다..''

''내 동반자로도, 이 나라의 국서로도 완벽하구나. 비록 널 오래 본 것은 아니지만... 이리도 훌륭한 답을 하다니.''

''폐하.. 그 말씀은...''

''박 내관. 다음 절차는 생략하도록 하게.''


황제의 말에 모두가 술렁였다. 엄연히 절차가 존재하거늘 아무리 황제라지만 이는 아니 될 일이었다.


''폐하.. 엄연히 절차가 있는법인데 어찌..''

''그래 절차 중요하지. 허나, 저들은 내 아버지를 모욕했네. 선황 폐하를 우롱하는 글이 유행한다는데 그걸 그냥 놔두자고? 태평성대를 연 무종황제께 너무 지나치게 무례한 몇몇 의견도 있어서 말이야. 누군지는 말 안해도 알겠지.''

''그..그건...''

''저들을 벌하지 않은 것 만으로도 내 엄청나게 관용을 베푼걸세. 황실을 능멸한 이들에게 어찌 이 나라의 국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겠는가?''

''제..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부디 무례를 용서하시옵소서 폐하.''

''그래.''


공자들은 황제의 말을 듣자마자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어쩔 줄 몰라했다. 척현도 다른 의미로 황제의 말에 어안이 벙벙했다. 나 이제 국서야..? 뭐가 어떻게 되는거지...??


척현이 뛰어난 대답으로 황제의 눈에 들었다는 소문은 신료들 귀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아이가 선황 폐하께 무례를 저지른 소식을 듣고 몇몇 이들은 쓰러질 뻔 했으나, 황제께서 다 용서하셨다는 말을 듣고는 그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소식을 들은 예부상서는 책상을 내리쳤다. 일 하나가 해결되면 또 다른 일이 발생하는 탓에 생각을 정리할 시간조차 없었다. 예부상서의 분노에 같이 있던 육부의 관원들은 크게 놀랐다.


''예..예부상서...진정하게나 아직 확정난것도 아닌데..''

''아니? 이미 정해진 일이야.. 큰일이군... 무관집안에서 국서가 나오게 생겼어....!!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어찌 되는건가..? 상장군을 그렇게 핍박했는데...''

''하아.. 그럼 차기 황제도 우리 문관들을 찬밥신세로 몰아넣을텐데.. 우리 자녀들의 앞날은 어떡하나..''

''아니!! 다시 생각해보니 아닐세. 아직은 단정짓기 일러.. 척현의 평소 행동을 보게나.. 아주 건방지고 오만한데.. 이번에는 운이 좋았던 거고 막상 황궁에선 살아남기 힘들걸세.''

''그래! 예부상서의 말이 맞지~''

''척현이 길어봤자 얼마나 버틸까? 보름? 만약 척현이 실수라도 하는 날엔 눈엣가시같은 상장군도 치워버릴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기쁜가?''


상장군은 자신의 아들 소식을 듣고는 서둘러 황제를 알현했다.


''폐하..''

''상장군. 오셨군요. 마침 내가 먼저 부르려던 참이었습니다.''

''그..그게 정녕 사실입니까? 현이가 정말 그렇게 답한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상장군의 총명함을 많이 닮았더군요.''

''황송하옵니다. 그보다.. 선황 폐하를 욕보인 이들은 처벌하지 않으실겁니까?''

''난 바보가 아닙니다 상장군. 그들에게는 기회를 봐서 벌을 내려야지요.''

''그렇다는 것은..''

''내 말 무슨 뜻인지 이해했지요?''

''예 폐하..''


소문의 중심인 척현은 황제의 명이 있을 때까지 집에서 멍한 상태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이렇게 바로 국서가 된다고? 이렇게 뜬금없이...?? 좋긴 하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기뻐해야 할지 당황해야 할지 자신도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국서가 되고 싶었지만 막상 그 권력이 자신의 눈앞에 다가오니 무언가 두려워졌다.


''오라버니... 아.. 이젠 국서 전하라 불러야 하나? 전하!! 왜이래요! 평소대로 뛰어다니라고! 나랑 사냥하러 가자~~''

''어.....그...설희..너..혼자 다녀와...''

''응..? 아니 이렇게 집에만 있는것보다 나가서 생각 정리하는게 더 좋지 않을까..?''

''그럴까..아니야..그러는걸까? 아닌데..''

''왜..왜저래?''


설희는 정신 못차리는 현을 뒤로하고, 한숨을 쉬며 혼자 사냥을 나가려던 찰나 문 앞에서 해리와 마주치게 된다.


''누.. 누구..세요?''

''아.. 전 황제폐하의 지밀나인 주해리입니다. 혹시 안에 척공자 계십니까?''

''아 항아님... 그 오라버니가 계시긴 한데, 지금 정신이 오락가락 해서요.. 하하...''

''지금 폐하께서 오셨다고 전해주세요.''

''아 넵~ 예...??!! 폐하께서요..? 지..직접 오셨다고요..? 여기까지요? 진짜요...??''

''예... 저 마차 안에 계십니다.''

''오 이런!! 오라버니!!!''


이 날은 척현의 인생이 바뀌게 되는 기점이었다. 무관들의 입지도, 여해국의 운명도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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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우연 24.08.20 31 1 11쪽
18 가족 24.08.19 35 1 11쪽
17 진정한 충심 24.08.18 39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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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불씨 24.08.13 38 2 11쪽
11 품계 24.08.12 38 2 11쪽
10 사신 24.08.11 35 2 11쪽
9 권력 24.08.10 45 2 11쪽
8 역전 24.08.09 43 2 11쪽
» 평화 24.08.08 51 2 11쪽
6 혼란 24.08.07 48 2 11쪽
5 신뢰와 비극 24.08.06 58 3 11쪽
4 황제의 이면 24.08.05 57 3 11쪽
3 백성 24.08.04 57 3 13쪽
2 무관과 노비 24.08.03 80 3 13쪽
1 황제 +1 24.08.02 158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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