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가 여황제의 국서가 되는법[슬레이브 엠페러]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새글

장미허브
작품등록일 :
2024.08.01 23:28
최근연재일 :
2024.09.17 21:10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1,304
추천수 :
69
글자수 :
242,808

작성
24.08.17 11:00
조회
29
추천
2
글자
11쪽

몰락

DUMMY

다음 날, 황제는 심상치 않은 걸음걸이로 대전에 들어섰다. 평소와는 다른 황제의 모습에 신하들은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오늘 조례를 시작하기 전에, 내 경들에게 알릴 중요한 사항이 있소.''


황제는 옥좌에서 일어나 예부상서의 앞으로 걸어갔다. 황제가 가까이 다가오자 신하들은 모두 고개를 숙였다.


''예부상서.''

''예..폐하?''

''이거, 해명해 보시오.''


황제는 예부상서의 비리가 가득 적힌 서신들을 꺼내 바닥에 던졌다.


''ㅍ..폐하..이..이걸 어찌....''

''그러게요.''

''폐..폐하 이..이건..그..아니..저도 모릅니다!! 저..저건 모함입니다!!''

''난 아직 저 서신 내용에 대해 뭐라 말하지 않았는데 왜이리 호들갑을 떠는거요?''

''그..그것은..''

''그리 궁금하면 내 직접 읽어주겠소.''

''폐하...!''

''아니다. 문하시중.''


황제는 서신을 다시 주워 문하시중에게 건냈다.


''경이 읽으시오.''

''예..예 폐하...''


김차윤은 서신을 읽기 시작했고, 신하들은 저마다 놀란 표정을 자아냈다. 내용에 황제는 자신만 믿고 있는 순진한 사람이라고도 적혀있었다. 예부상서는 땀을 뻘뻘 흘리며 어떻게든 변명할 구실을 만들어야 했다.


''예부상서. 뭐라 말을 좀 해보시오!!''

''맞소! 뭐? 예부시 답을 몰래 빼돌리고 국자감까지 멋대로 건들다니... 지금 단단히 미쳤구려!!''

''게다가 폐하를 이리 모욕하는 발언을 하다니...경이 그러고도 폐하의 신하요?!!''


한창 예부상서에 대한 질책이 쏟아지고 있을때, 밖에 있는 군사들은 국자박사를 끌고왔다.


''예..예부상서..''

''국자박사..자네..가..왜 여기에..그..그래.. 폐하께서는 뭔가 오해가 있으신듯 합니다.. 이..이자 혼자 독단적으로 벌인 일입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는 거절했는데 예부상서께서 억지로..!!''

''야!! 내가 언제!''


예부상서와 국자박사가 사죄를 하려는 모습은 커녕, 서로 잘못했다며 죄를 넘기려는 모습에 황제의 분노를 크게 샀다.


''둘 다 닥치거라!!''

''...ㅍ..폐하...''

''난 예부상서를 믿었소. 그런데 지금 신뢰의 결과가 고작 이거요..?''

''...그..그것은....''

''곧 과거제가 있을텐데 아주 잘하는 짓이구려.''

''폐..폐하....''

''날 얼마나 우습게 봤을까...지금까지 내가 경의 손에 놀아났다 생각하니 참으로 굴욕스럽소.''

''.....아..아니옵니다 제가 어찌 폐하를 우습게 봤단 말입니까...?''

''국자박사, 너는 어서 글을 읽거라.''


국자박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예부상서와 자신이 나눈 서신들을 읽었다.


''좌간의대부 이하두의 막내아들과..좌습유의 둘째아들에게 직학에게 일러 국자감시의 답을 전달할 것..그리고 예부상서의 조카에게...''

''그만!! 그만 읽지마!! 난 그런적 없어!! 내가 언제 그랬어!! 이건 모함입니다 폐하!!''

''그 입 닥치시오 예부상서. 예부 뿐만 아니라 중서문하성까지 연관되어 있다니 아주 경들이 날 기만하려고 작정했군?''

''ㅍ..폐하 저..절 믿어주십시오..제발...''


예부상서는 황제 뿐만 아니라 모두 자신을 벌레보듯이 쳐다보는 것을 느끼고는 좌절감에 주저앉았다.


''좌습유.''

''ㅇ..예 폐하...?''

''자네도 이 일에 동참했는가?''

''....그..그것이..''

''아니..굳이 물어볼 필요 없겠군. 이미 증거가 다 있으니까.''

''폐하..!!''

''다 끌고가거라.''

''폐..폐하...!! 소..소신은 억울하옵니다!! 예부상서가 저희를 다 속인겁니다!! 폐하!!''

''억울해? 억울하다고? 경들은 황제가 우습소..?! 내가 어려서 날 만만하게 본거요? 과거제는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고 인재를 뽑는 신성한 행사요. 그런데 어찌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짓을 하는가? 능력도 없는 자들이 관직을 차지하는 꼴을 정녕 보고싶소? 경들이 그러고도 이 나라를 위하는 신하라고 할 수 있느냔 말이오!!''


그 누구도 떳떳하지 못했다. 모두들 은연중에 어느정도 뒷돈을 받거나, 관리로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으니 당당하게 황제의 말에 답하는 이 하나 없었다.


''그래..경들에게만 죄를 묻기에는 내 너무 비겁하구려. 짐 또한 예부상서의 보고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그에게 너무 과한 믿음을 보였으니 이 일은 내 잘못도 있소. 이 일은 철저히 조사할 것이오. 혹여나 예전에도 이런 일에 가담한 이가 있다면 예외없이 파직시키고, 다시는 관직에 나아갈 수 없게 할것이니 그렇게 알고 다들 물러가보시오.''

''예 폐하..''


황제는 모든 일을 마치고 하늘에게로 향했다. 하늘은 황제가 오자마자 긴장되는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나 예부상서가 벌을 받지 않고 무사히 돌아갔을까봐 두려웠다.


''폐하..어찌..어찌되었습니까?''

''예부상서를 옥에 가뒀다. 예부상서 아들의 죄는 내 철저히 조사할테니 걱정말거라.''

''....묻고 싶은게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냐?''

''폐하께서는 황제 아니십니까...?? 예부상서가 저런 일을 꾸미고 있는지도 모르고 과한 신뢰로 국정을 어지럽히시다뇨. 자칫하면 공정하게 치뤄져야 할 과거제가 무너질뻔 했습니다!! 몇년을 노력한 이들의 수고를 헛되게 만드실뻔 했다고요... 죄책감 들지 않으십니까?''


해리는 황제에게 선을 넘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하늘을 크게 꾸짖었다.


''무엄하구나! 감히 폐하께..''

''됐다. 계속 말해보거라.''


하늘은 한숨을 쉬었다.


''더 이야기할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제가 할말은 여기까지입니다. 폐하의 편협함은 폐하 스스로 깨달으시길 바랍니다.''

''그래...네 말이 틀린 말은 아니구나. 예부상서의 보고가 모두 맞다 생각했어. 그는 나름 능력있는 관리었으니까...''

''과한 신뢰로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자칫 화를 초래하게 됩니다.''

''그래....

그러고보니, 네 이름이 무엇이냐?''

''...하늘이라 합니다.''

''그래...고맙다 하늘아.''

''그럼 이만 물러가보겠습니다.''

''잠깐 기다리거라.''

''예..?''

''앞으로 어찌 살아갈 것이냐?''

''그건...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폐하께서 신경쓰실 일이 아닙니다.''

''아니 신경쓸 일이 맞아. 너는 내가 책임져야할 백성이니까.''

''이제라도 백성을 챙기고 싶으신겁니까?''

''그래, 그러니까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해보거라. 예부상서의 비리를 고발했으니 내 너에게 상을 내리마.''

''상이요..?''

''그래..''

''...노비가 아닌 평민으로 살게 해주십시오. 저는 그거면 됩니다.''

''정말 그게 끝이냐?''

''예 폐하.''

''...그래 알겠다. 이만 물러가보거라. 해리 너는 하늘이를 데려다주거라.''


해리는 밖으로 나오자마자 하늘의 뺨을 쳤다.


''미쳤어..?! 네가 감히 폐하께 그런 무례를 저질러? 죽고싶어 환장했구나.''

''...항아님께서도 잘하신거 하나 없으십니다.''

''뭐? 하... 폐하께서 오냐오냐 해주니까 네가 뭐라도 된다고 생각하는거야?''

''저는 그저 맞는말을 했을 뿐입니다.''

''....''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해리는 하늘에 대한 분노보다 예부상서에 대한 분노가 앞섰다. 폐하 앞에서는 충신인척 아부를 떨고, 뒤에서는 폐하를 속이려든 것이 너무나 가증스러웠다.


''.....''

''주..주나인....''

''예부상서.''

''폐..폐하께서 나를 부르셨는가...?? 그렇지..? 그런거지..? 자 어서..''

''지금...폐하를 속여놓고도 그런 말씀이 나오십니까? 저 또한 예부상서를 믿었습니다. 그런데..돌아오는게 이것입니까?''

''아..아닐세..제..제발 폐하께 한번만 기회를...''

''.....''


예부상서를 무시하고 돌아가려던 찰나, 반대편 옥에서 좌습유의 원통한 목소리가 들렸다.


''주..주나인..!! 저..저도 억울합니다!! 폐하께 제발 말씀좀 전해주십시오 제발요....''

''...억울하다니..참..''

''흐으으윽..예부상서 말 들었다가 괜히 이게 뭐야...''


해리는 걷는 내내 허망했다. 나 또한 이런 감정인데 폐하께서는 얼마나 더 힘드실까..


하루아침만에 궁 안에는 예부상서가 비리를 저질렀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예부상서께선 폐하께서 가장 신임하시던 신하 아니었어?''

''그러니까..폐하가 완전 어린아이일 때부터 예부상서만 따라다니셨잖아..''

''그런데 뭔가 이상하지 않아..? 폐하께서도 다 알고 계셨으면서 그저 예부상서한테 미안해서 늦게나마 밝힌 거 아닐까?''

''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


해리는 궁녀들이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어대는 모습에 기가 찼다.


''그 말. 폐하께 그대로 말씀드려도 되겠지?''

''주..주씨 항아님...''

''다시 한 번 말해봐. 폐하가 뭐?''

''그..그것이..그러니까 그게....''

''폐하께서 그딴걸 감싸주실 것 같으냐??''

''..저..저는 그 뜻으로 말한 게 아니라..''


해리가 죽일듯이 궁녀들을 노려보던 그때, 황제가 나타났다.


''무슨일이냐?''

''폐하...''

''무슨 일이길래 이리 소란이야. 내가 미리 가서 먹좀 갈아놓으라고 했잖아.''

''폐하 저 아이들이 감히 폐하를 능멸했습니다.''

''능멸?''


황제들은 벌벌 떠는 궁녀들에게 물었다.


''뭐라고 했느냐?''

''폐..폐하 사..살려주십시오..''

''뭐라 했는지 묻질 않느냐.''

''폐..폐하께서 예부상서의 죄를 다 알면서도 지금까지 감싸준 것이라..그..그리 말했습니다..''

''하아...''

''자..잘못했습니다 폐하..저..저는 그저...''

''됐다. 가보거라.''

''...예? 예..폐하....''


해리는 궁녀들의 잘못을 용서해주는 황제의 모습에 어이가 없었다. 황제를 능멸한 이들을 그냥 봐준다고?


''폐하!! 저걸 그냥 봐주신다고요...?''

''나도 잘한거 하나 없어. 그리고 사람이 말실수좀 할 수도 있지.''

''아니..저..그..어휴..아니다...''

''저들도 내 백성이다. 잘못을 뉘우치는데 사소한 일로 벌을 주고 싶지는 않아.''


한편, 예부상서는 옥 안에서 덜덜 떨고만 있었다. 자신의 처분이 어찌될지 너무나 걱정스러운 나머지 한숨도 못잔 상태였다.


''(폐하께서 날 죽이시려는 걸까..? 아니야..죽이진 않으실거야..그..그냥..9품으로 떨어져도 좋으니까 관직만은...)''


예부상서는 그 순간 눈을 의심했다. 저 멀리서 자신의 아들이 옥사로 끌려오는 것을 목격했다. 은이가 대체 왜... 폐하께서 설마 은이의 잘못까지 알게되신건가..?


무언가 이상했다. 주나인이 봤다던 허름한 옷의 사내도, 자신이 집 안에 보관한 서신들도, 지금 끌려오는 은이도...


예부상서는 이제 망했구나. 라는 감정과 함께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노비가 여황제의 국서가 되는법[슬레이브 엠페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변경공지 24.09.13 13 0 -
47 불공평 NEW +1 6시간 전 4 1 11쪽
46 공평이란 무엇인가 +1 24.09.16 10 1 11쪽
45 모순 +1 24.09.15 17 1 11쪽
44 위치가 바뀌는 순간 +1 24.09.14 17 1 11쪽
43 옥새 +1 24.09.13 23 1 12쪽
42 복직 +1 24.09.12 23 1 11쪽
41 바뀐다 24.09.11 21 1 11쪽
40 출세 24.09.10 22 1 11쪽
39 다시 돌아오다 24.09.09 19 1 11쪽
38 신분 24.09.08 14 1 11쪽
37 스스로 말하다 24.09.07 15 1 11쪽
36 가짜범인 24.09.06 16 1 11쪽
35 마지막 자존심 24.09.05 15 1 11쪽
34 약점 24.09.04 16 1 12쪽
33 친구 24.09.03 18 1 12쪽
32 황제의 뜻 24.09.02 19 1 11쪽
31 마지막 전투 24.09.01 20 1 11쪽
30 첫날 24.08.31 17 1 14쪽
29 관직에 나아가다 24.08.30 16 1 12쪽
28 운명을 걸다 24.08.29 19 1 11쪽
27 욕심 24.08.28 19 1 12쪽
26 기회 24.08.27 19 1 11쪽
25 모두 폐하를 좋아해 24.08.26 25 1 11쪽
24 화해 24.08.25 21 1 11쪽
23 자업자득 24.08.24 17 1 11쪽
22 합리화 24.08.23 19 1 12쪽
21 선을 넘다 24.08.22 23 1 11쪽
20 의외의 조합 24.08.21 27 1 11쪽
19 우연 24.08.20 23 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