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둘째 딸이 나에게 집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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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0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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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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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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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감사팀장 호출

DUMMY

제36화 감사팀장 호출



– 덜컥.


감사실 문이 열렸다.


순간, 귀신이라도 본 듯한 표정으로 얼음이 된 감사팀장과 정진영 과장.


– 터벅 터벅


감사실에 들어온 남자가 날 향해 걸어오며 말했다.


“그, 근거라는 거 한 번 들어봅시다.”


저 아저씨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났던 그 부행장?


그 순간, 떨떠름해 하는 감사팀장의 마음 소리가 들려왔다.


[주 부행장이 여기 왜 온 거야? 혹시··· 누가 일부러 정보를 흘렸나?]


감사팀장이 매서운 시선으로 부행장을 째려봤지만, 그딴 건 가볍게 무시해버리는 부행장님 클라스.


그나저나 주 부행장이라···우리 대한은행에 주씨 성을 가진 부행장이면 리테일 영업 담당 주경일 부행장이겠구나.


행내 방송에서만 몇 번 얼굴을 봤던 임원.


서열로 따지면 은행장 다음으로 넘버 2, 3정도 되는 이가 바로 저 사람이다.


“부행장님께서 어쩐 일로?”


감사팀장이 속마음과는 달리 깍듯한 말투로 주 부행장을 대했다.


“리테일 지점에 감사 이슈가 있다 들었습니다.”


“아···네. 그런데 액수도 크지 않고 실제로 대출이 실행된 게 아니라 큰 문제는···”


“나도 그렇게 보고 받았습니다만 지금 저 직원이 하는 이야기는 그게 아니지 않습니까? 수백억이 넘는 부정 대출이 이미 행해졌다고 하는데.”


“그게··· 전혀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입니다. 만약 그런 행위가 있었다면 행내 여신 감시나 이상탐지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을 리 없습니다. 입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행원이 쉽게 알아챌 수 있는 그런 일이 아닙니다.”


감사팀장은 절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단호하게 답했다.


하지만, 내게 들려온 감사팀장의 마음소리는 달랐다.


내가 아까 말한 것 중 일부 내용이 주 부행장 귀에 들어갈까 걱정하고 있었던 것.


“부행장님, 저 직원이 주장하는 내용은 저희가 먼저 확인을 하고 의심되는 정황이 있으면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팀장이 다시 한 번 나가라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주 부행장은 무시하고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자네가 정희원 주임인가?”


“네? 네··· 부행장님.”


부행장이 내 이름을 알고 있어? 어떻게?


작은 회사에서 임원이 직원 얼굴과 이름을 아는 거야 당연한 것일 수 있지만, 부행장이 지점의 말단 행원을 안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주 부행장 산하에만 거의 800개 지점, 1만 명의 직원이 있는데··· 그것도 막내급인 날 알아? 더구나 코로나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만난 적도 없는데도 말이다.


내 이름을 확인한 주 부행장이 아예 감사실 의자에 앉아버렸다.


“부행장님, 잘 아시겠지만 감사팀은 독립기관으로 CEO 직속으로만 업무를 수행합니다. 부행장님이 관여하실 수 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다시 한 번 나가라는 말을 돌려한 감사팀장.


하지만, 주 부행장은 꿈쩍도 안하고 오히려 감사팀장을 쏘아보며 말했다.


“만약 정주임의 말이 사실이라면 대한은행 리테일 영업조직의 명운이 걸려있는 큰 사건인데 어찌 이걸 보고 올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란 말입니까?”


“그래도 저희가 조사를 한 다음에···”


“미안하지만, 난 감사팀장 말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또 예전처럼 사건 축소하고 엉뚱한 사람 범인 몰아갈지 누가 압니까? 그러니 지금 이 자리에서 저 친구에게 확인하는 걸 직접 봐야겠습니다.”


“······”


물러서지 않고 버티고 있는 주부행장의 모습에 감사팀장이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고 얼굴이 벌게졌다.


그와 동시에 들려온 감사팀장의 마음 소리.


[주 부행장한테 괜한 이야기가 새어나가서 좋을 거 없는데··· 혹시라도 사실이면 예전 최본부장 감쌌던 거부터···]


순간, 감사팀장이 핸드폰을 쥐더니 누군가에게 빠른 손놀림으로 톡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뭐야?


톡 내용을 읽는 감사팀장의 마음소리로 들으니 옆에 있는 정과장에게 보내는 톡이잖아?


[정과장, 나가서 정주임 관련 자료 가져오는 척 하면서··· 홍 부행장 모시고 와. 빨리.]


홍 부행장이라···


내가 높은 분들을 잘 알지 못하지만 볼라인드에서 직원들이 가장 많이 씹는 임원인 경영지원그룹 홍종연 부행장?


은행의 인사, 경영전략, 홍보까지 모두 꽉 쥐고 있는 임원인데 직위에 비해 능력없다는 비판을 많이 받는 임원이다.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가 이전 행장과 지주사 임원들과 친척관계여서라는 말도 들었다.


아무튼 감사팀장이 그 홍 부행장을 찾아오라는 깨톡 전송버튼을 누르자마자 확인한 감사팀 정진영 과장이 자리에서 바로 일어나 밖으로 나가버렸다.


결국 여기 남은 건 나와 감사팀장, 그리고 주 부행장 셋 뿐인 상황.


아무도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 않고 어색한 침묵이 흐르던 그때, 주 부행장이 감사팀장을 향해 물었다.


“지금 바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게··· 실무적인 절차가 있어 정진영 과장이 정주임 지점 자료를 가지러갔습니다.

금방 돌아올 거니 그때 시작하겠습니다.”


와~ 감사팀장 거짓말하는 것 좀 보소.


솔직히 난 주 부행장, 감사팀장 둘 다 일면식도 없고, 어떤 사람인지 모르거든.


하지만 하나는 확실히 알 것 같다.


감사팀장이라는 놈, 뭔가 구린 게 있는지 뒤로 딴 짓을 꾸미고 있다는 걸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혹여 이상한 이야기를 할까 싶어 주 부행장을 내보내려하지는 않을 테니까.


역시 첫 인상은 과학이라고 처음 봤을 때부터 별로더라 싶더니.


이 나쁜 놈을 최대한 곤란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저, 팀장님.”


난 감사팀장을 불렀다.


“뭡니까?”


“제가 말씀드리고자 했던 건 굳이 저희 지점 자료를 꼭 보셔야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닙니다.”


“이봐요 정주임. 아직 입행한지 얼마 안 돼서 그런 거라 이해는 합니다만, 감사도 다 절차가 있어요. 그러니 조용히 하고 가만히 있어요.”


한마디로 입 닥치고 조용히 있으라는 말.


하지만 어떡하지?


내가 조용한 편은 아니라서


“아~ 절차 때문에 그런 거군요. 저는 또 감사팀장님이 주 부행장님을 이 감사실에서 내보내시기 위해 다른 분을 모셔올 때까지 시간 벌려고 하는 줄 알고 오해했습니다.”


“뭐? 뭐요? 그게 지금 무슨 말입니까?”


순간 당황한 감사팀장.


“제가 옆에서 보기에 팀장님께서 부행장님을 너무 내보내려 하시는 것 같아서요.”


“이 사람이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감사팀장의 분노게이지가 거의 한도까지 차오를 즈음 주 부행장의 마음 소리가 들려왔다.


[설마··· 아까 나간 감사실 직원이 홍 부행장이나 행장님 모시러 간 거였어?]


그리곤 주 부행장의 시선이 날 향했다.


[지점에만 있던 친구라고 들었는데 뭔가 아는 게 있는 건가?]


그때였다.


– 덜컥.


감사실 문이 열리더니 좀 전에 나갔었던 정진영 과장이 들어왔다.


그리고··· 키 작고 배나온 전형적인 동글동글 아저씨가 숨을 헐떡이며 김 과장 뒤를 따라 들어왔는데···


“홍 부행장이 여긴 어쩐 일입니까?”


주 부행장이 그 아저씨를 보며 물었다.


“난, 우연히 지나가다··· 헉. 헉. 정말로 우연히 지나다가··· 정진영 과장이 급하게 들어가길래 무슨 일인가···싶어서··· 헉, 헉··· 주 부행장이야말로··· 여기서 뭐합니까? 헉···헉···”


금방이라도 숨넘어갈 것 같은 홍 부행장이 무릎에 손을 올리고 몸을 굽힌 채 숨 거세게 내쉬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치 곰돌이 푸우가 꿀단지를 찾다 벌에게 쫓겨 도망친 만화 장면과 아주 비슷했다.


‘그러고 보니 얼굴도 비슷하네? 푸우 옷만 입히면 똑같겠는데?’


그때, 내게 눈치주던 감사팀장이 홍 부행장을 보며 말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정주임의 일방적 주장이나 불법대출이 일어났다는 제보에 대해 감사 인터뷰를 계속 진행해야합니다. 그런데···”


말을 줄이며 두 부행장을 보는 감사팀장.


“그런데 뭐 말인가?”


주 부행장이 감사팀장에게 물었고.


“절차대로라면 감사팀에서 초동 조사를 하고 정리한 내용을 해당 임원분과 CEO께 보고하는 게 프로세스라···”


그때 감사팀장 시선이 홍 부행장을 향하는 게 느껴졌다.


[홍 부행장님, 주 부행장 좀 데리고 나가주십시오.]


감사팀장의 속마음이 들려왔다.


아니나 다를까···


“주 부행장, 우리는 나가 있습시다. 허···헉··· 지금 우리 둘 때문에 감사팀이 곤란해 하는 거 안보입니까? 크허헙··· 콜록, 콜록.”


여전히 숨쉬는 게 불편해 보이는 홍 부행장.


“홍 부행장님, 혹시 감사팀장에게 책 잡힌 거라도 있으십니까?”


“뭐? 뭐요? 내가 뭘요? 내가 무슨 책잡힌 게 있다고!”


“그런 게 아니라면 하급자인 감사팀장이 부른다고 그처럼 힘들게 뛰어 오실 필요까지야 있겠습니까?”


“내가 말했잖아요? 허···헉··· 우연히 지나가다가··· 크헙··· 콜록 콜록.”


주 부행장이 기침이 멈추지 않는 홍 부행장의 얼굴을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홍 부행장님, 기침 진정될 때까지만이라도 앉아계십시오.”


순간 당황한 표정이 역력한 홍 부행장.


그런데, 웃긴 건 홍 부행장이 진짜 힘들었는지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버린 것이었다.


[아~ 진짜! 이 인간은 제대로 하는 게 없어!]


그 순간, 그걸 지켜보던 감사팀장의 불만 섞인 마음소리가 들렸다.


이때다 싶어 기세를 잡고 인터뷰를 진행시키는 주 부행장.


“감사팀장, 지금 바로 인터뷰 진행합시다. 만약 또 다른 핑계를 댄다면 내가 직접 끼어들겠습니다.”


순간 감사팀장의 이마가 깊게 패였다.


결국 한숨을 내쉬던 감사팀장이 입을 열어 내게 물었다.


“정주임은 아까 했던 말, 자신이 명확하게 알고 있는 거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씀해보세요.”


주 부행장이 있어서 그런가?


아까와 말투가 달라졌다.


그나저나 명확하게 알고 있는 거에 대해서 신중하게 생각한 다음 말하라고?


즉, 자신 없으면 이야기 꺼내지 말라는 거잖아?


솔직히 나도 이곳에 오기 전까지 100% 확신이 없었거든.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었고.


그런데 당신 반응을 보니 알겠네.


내 의심이 확신이라는 걸.


“저희 지점에 있는 김차장이 그동안 거쳐온 두 군데 지점에서 특정업체 오너 가족들에 대해 과다 부정대출을 한 사실을 인지했습니다. 그리고 그 규모가 최소···”


“정주임, 김차장이면 본인보다 한참 선배일 텐데 그 선배가 거쳐온 지점까지 언급하는 건 정확한 증거가 있다는 거겠죠? 아니면 말고 식의 문제제기는 나중에 정주임이 책임져야 합니다.”


내 말을 끊어가며 또 다시 내뱉은 감사팀장의 협박 아닌 협박.


그리고 김차장하고 짰냐?


하는 말도 왜 이리 비슷해?


“네, 제가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확인했습니다.”


“다 확인했다고요? 그래봤자 영업점 주임 따위가 볼 수 있는 부분이 얼마나 된다고 그렇게 자신합니까?”


“주임 따위가 할 수 있는 일이 얼마 없다는 거,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그 비루한 권한만으로도 주식회사 대유, 홍씨 오너 일가에 엄청난 대출이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정황 증거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뭐? 어디?”


방금 전까지 주 부행장을 데리고 나가려했던 홍 부행장이 대유라는 회사 이름을 듣고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그리고 동시에 들려온 감사팀장의 마음소리.


[최 본부장 이 새낀 도대체 뭘 흘리고 다닌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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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제47화 영웅본색 NEW +3 12시간 전 770 25 13쪽
46 제46화 냥이의 조언 +3 24.09.18 1,377 34 12쪽
45 제45화 니 커피 싫어요 +3 24.09.17 1,737 41 15쪽
44 제44화 자네 줄 한번 세워볼 생각없나 +1 24.09.16 1,887 40 13쪽
43 제43화 당신이 혼자 책임질 거야? 바보처럼? +4 24.09.15 2,098 49 13쪽
42 제42화 본부장의 심복 +1 24.09.14 2,169 49 12쪽
41 제41화 라면 먹고 가라고 안 해? +1 24.09.13 2,243 49 13쪽
40 제40화 타짜 정희원 +1 24.09.12 2,323 37 12쪽
39 제39화 간만의 휴식 +4 24.09.11 2,415 43 13쪽
38 제38화 날 쫓아내? +12 24.09.10 2,571 44 12쪽
37 제37화 대유라는 회사 +3 24.09.09 2,611 58 12쪽
» 제36화 감사팀장 호출 +1 24.09.08 2,669 58 12쪽
35 제35화 근거라는 거 한 번 들어봅시다 +1 24.09.07 2,667 55 12쪽
34 제34화 날 묵사발 만들겠다고? +1 24.09.06 2,738 47 12쪽
33 제33화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2 24.09.05 2,844 52 11쪽
32 제32화 난 지안이가 아냐. +1 24.09.04 2,924 51 13쪽
31 제31화 어릴 때 입양되셨었어요? +3 24.09.03 2,928 49 13쪽
30 제30화 지안아(2) +6 24.09.02 2,971 46 12쪽
29 제29화 지안아(1) +2 24.09.01 3,199 47 12쪽
28 제28화 성년후견인 +2 24.08.31 3,326 52 13쪽
27 제27화 몇 학번이세요? +1 24.08.30 3,359 51 13쪽
26 제26화 볼라인드 +2 24.08.29 3,385 57 12쪽
25 제25화 지록위마 +2 24.08.28 3,442 59 13쪽
24 제24화 제 생각은 완전 다른데요! +1 24.08.27 3,516 54 12쪽
23 제23화 숫사자 더쿠의 등장 +1 24.08.26 3,623 56 12쪽
22 제22화 리디노미네이션 +1 24.08.25 3,747 57 12쪽
21 제21화 취업장가를 꿈꾸는 놈 +1 24.08.24 3,821 55 13쪽
20 제20화 근사한 남자? +2 24.08.23 3,840 54 13쪽
19 제19화 나? 얘, 오빠야 +4 24.08.22 3,879 5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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