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재벌가의 해결사 데릴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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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함™
그림/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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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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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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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DUMMY

“어쭙잖게 시비 걸지 말고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 망신당하기 싫다면 말이지. 리암 데이비스.”


링링이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리암은 순간 움찔했다.


“치잇.”


그는 어쩔 수 없이 분을 삭이며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링링이 뭔가 눈치챈 게 분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염동력으로 나를 묶으려 했다는 게 밝혀지면 그야말로 엄청난 일이 터질 테니까. 이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모양이다.


그나저나 링링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걸 봐선 황보 가문 역시 데이비드 가 못지않게 영향력이 상당한 모양이다. 말로만 들어 봤지 실제로 보니 정말 실감이 난다.


그가 멀어지는 걸 확인한 링링은 사뿐한 발걸음으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그리곤 나를 슬쩍 흘겨보며 지나치더니 화가람에게 다가갔다.


“안녕, 화가람.”

“어, 그래. 다쳤다면서. 괜찮아 보이네.”


놀랍게도 둘은 말을 편하게 주고받았다.


“그러게. 누구 덕분이지.”

“누구 덕분인데?”


화가람이 그녀를 쏘아보며 물었다. 내심 궁금한 모양이다.


나 역시 링링을 쳐다봤다.


혹시나 나에 대해 언급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빠르게 머리를 굴렸고.


순식간에 플랜 A, B가 나왔다.


“글쎄.”


하지만 링링은 괜히 딴청을 피우며 시선을 피하더니 자연스럽게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데 소개 안 시켜 줄 거야?”


화가람은 포기했다는 듯 고개를 살짝 내저으며 나를 소개시켜 줬다.


“인사해. 이쪽은 황보 링링. 그리고 이쪽은 판결하. 내 남편이야.”


마지막 말에 힘을 주면서 말이다.


“만나서 반가워요. 판결하.”


링링은 나에게 손을 내밀면서 싱긋 웃었다. 처음 보는데도 상당히 활기찬 성격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처음 보네요. 반가워요. 링링.”

“왠지 낯이 익지만 기분 탓이겠죠? 히힛!”


링링은 나에게 한쪽 눈을 찡긋거리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웃어댔다.


그 순간 깨달았다. 이 여자, 모든 걸 눈치챘지만 말하지 않고 있는 거다.


그러자 화가람이 성큼 다가오더니 잡고 있는 손을 강제로 뗐다.


“헛소리할 거면 가.”


화가람의 축객령에 링링은 놀란 척하며 입을 가렸다.


“어머, 너 성격은 여전히 개차반이구나? 안 그래도 갈 거야. 배에 구멍이 생겨서 아파 죽겠다고.”


그녀는 자신의 배를 움켜쥐며 아픈 척했다. 그리곤 다시 멀쩡하게 손을 흔들었다.


“반가웠어요. 판결하. 다음에 또 보죠!”


링링이 다시 한 번 윙크를 하며 손을 흔들자 화가람이 발끈했다.


“볼일 없으니까 꺼져.”

“흥. 너무해!”


화가람의 으름장에 링링은 슬픈 표정을 짓더니 이내 몸을 홱 돌리고 사뿐한 걸음으로 떠났다. 정말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다.


“성격 독특하네. 둘이 친한가 봐?”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화가람은 귀찮다는 듯 말했다.


“어렸을 때 같이 헌터 학교에 다녔을 뿐이야. 비슷한 점이 많아서 자주 겹쳤지.”

“아······ 그랬구나.”


한마디로 어쩔 수 없이 친해진 사이.


하긴 둘의 나이대나 각성 능력이나 성격이나 비슷한 부분이 많아 보인다.


“너무 가까이하지 마. 귀찮게 하는 데는 도가 텄으니까.”

“가까이할 친분도 없는데 뭐.”


내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답하자 화가람이 갑자기 버럭 소리쳤다.


“그래도! 대답 안 해?”

“아, 알겠어. 알겠다고.”


난 화들짝 놀라며 양손을 들어 보였다.


왜 이렇게 흥분하는 건데?


다시 길드선에 오른 우리는 다시 빠르게 인천으로 향했다.


잠시 중지된 헌터 연합 회의는 세 시간 뒤에 다시 재개될 예정이었다. 일 년에 한 번뿐인 만큼 그냥 취소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다행히 오늘 있었던 일은 링링이 입을 다물었기에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


칠성 그룹.


전무 이사실.


호화스러운 인테리어로 가득한 방 안에는 오늘도 어김없이 판결하의 행적을 뒤져 보는 차가은이 있었다.


아직 가을임에도 불구하고 방안은 한겨울처럼 추웠다.

그녀 앞에 부동자세로 서 있는 비서는 몸을 오들오들 떨며 그녀가 빨리 화를 가라앉히길 간절히 빌었다.


“이것들이 진짜······.”


테이블 위에 올려진 태블릿에선 판결하와 관련된 영상들이 순서대로 나오고 있었다.


2급 균열에서 화가람을 안고 나오는 장면은 그렇다고 치자. 설악케이블카를 타러 온 판결하와 화가람의 모습은 그야말로 연애 초반의 커플 같지 않은가!


“뭐야 진짜, 둘이 뭐 연애라도 하는 거야? 어울리지 않게 부부 행세를 하시겠다? 하!”


그리곤 반대편에 서 있는 비서를 노려봤다.


“그래서. 갑자기 리암이 보자고 했다고?”

“네.”

“그렇게 시간 없다고 내뺄 때는 언제고, 인제 와서? 팔 병신이 되니까 이제야 정신이 드나 보지?”

“어떻게 할까요?”

“······미팅 스케줄 잡아.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이번 기회에 판결하뿐만 아니라 화가람 그년도 갈가리 찢어주겠어.”


차가은은 버릇처럼 손톱을 오독오독 씹으며 둘을 어떻게 파멸시킬지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


중국.


산둥성.


비교적 우리나라 가까우며 황보 가문의 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황보의 영향력이 지배적인 곳이다.

산둥에서도 칭다오 시 위쪽 지역은 아예 일반인의 출입이 어려울 정도로 보안이 철저한 곳이다.


바로 그곳의 중심에 있는 황보구탑은 지상이 아닌 지하 9층으로 이뤄져 있었다. 한 층 한 층이 거대한 공동을 연상케 할 정도로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는데 그중 5층 일부는 마치 숲속처럼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꾸며진 공간이 한눈에 보이는 컨트롤 타워가 있었다. 타워 안에는 링링과 그의 오빠인 첸위가 창밖을 내려다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니까, 놈만 있으면 저놈을 길들일 수 있을 거란 말이지?”

“응. 확실해.”


링링의 말에 첸위는 창밖을 내려다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곤 다시 물었다.


“그래서 방법은 생각해 봤어?”

“응. 내가 직접 나설 거야.”


그녀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첸위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상대는 화씨 가문의 데릴사위야. 알고 있지?”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 그리고 화씨 가문의 약점도 알고 있지. 반드시 데리고 오겠어.”


링링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 있는 듯 말했다.


그리고 자신을 구해 줬던 판결하를 떠올렸다. 그의 능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링링은 판결하 그 자체가 탐이 나기 시작했다.


‘내 걸로 만들어야겠어.’


바로 그때.


키에에엑-


창밖에서 알 수 없는 동물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


며칠 뒤.


프랑스. 파리 외각.


S1그랑프리가 열리는 오토드롬 드 아브니르.


70년대 때 지어진 F1 경기장을 다시 증축하여 S1 서킷으로 만들었다.

코너 바깥쪽의 높은 경사로 유명했는데 그 외에도 레이싱 카의 속도를 보존하는 데 신경을 쓴 경기장이었다.


경기장에는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경기장 모든 공간에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수많은 안전요원들과 경찰들이 질서를 바로잡으려고 했지만 역시나 역부족이다.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유명한 헌터나 연예인 때문에 수많은 인파들이 우르르 몰려다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중 한 명이 바로 화가람이었다.


-화가람이다!

-화씨 가문이 S1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게 확실해!

-이쪽을 봐 주세요!

-판결하 씨! S1에 투자하실 건가요?

-판결하 씨 리암 데이비드와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두 분이 무슨 사이죠?


문제는 그 옆에 나도 껴있다는 것이다.


-두 분이 갑자기 같이 다니시는 이유가 뭡니까!? 이혼하려고 했던 거 아닙니까?


가끔 도가 지나친 기자들이 있다. 내가 슬쩍 주의를 주려는데 화가람이 나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카메라 플래시가 더욱더 화려하게 터졌다.


“신경 쓰지 마. 관심 주면 더 좋아할 놈들이야.”

“뭐 그렇긴 하지만.”


난 화가람의 얼굴을 슬쩍 쳐다보곤 다시 발길을 돌렸다. 화가람이 예전보다 차분해진 게 몸소 느껴지는 대목이다. 예전 같았으면 기자고 뭐고 뺨부터 후려갈겼겠지.


물론 나의 능력 덕분이긴 하지만 말이다.


관람석으로 들어가자, 가이드가 우리를 안내했고 철저한 보안 검색대를 통과한 뒤 다시 한참이나 안으로 들어갔다.


부아아앙!

와아아-


레이싱카 엔진소리와 사람들의 환호성이 점점 커지면서 엔진과 기름 냄새가 확 몰려왔다.

그리고 어두운 지하를 지나 밖으로 나가자 수십 대의 레이싱 카가 한눈에 보이는 바로 앞자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차들은 하나같이 늘씬하고 사이버틱하게 생겼는데 후면에 달린 엔진 위엔 마석이 하나씩 박혀 있었고 그 위를 고강도 유리로 덮어놨다.


“와우.”


엄청난 인파와 레이싱 팀들의 뜨거운 열기가 몸으로 확 와 닿았다. S1을 직관한 첫 느낌은 압도적 그 자체였다.


화가람이 모습을 드러내자 이를 알아본 관중석과 레이싱 팀들이 한 번씩 우리 쪽을 바라봤다.


‘영 부담스럽네. 역시 같이 오는 게 아니었다.’


난 혀를 차며 생각했다.


원래는 처제의 부탁으로 혼자 이곳에 오려고 했다. 경기도 보고 서킷도 확인하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할 생각이었다. 한국에 서킷을 짓기 위해선 현장답사는 필수니까.


그런데 갑자기 화가람이 따라오겠다고 나섰다. 당연히 난 말릴 힘이 없기에 함께 올 수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게 됐다.


“형부! 언니!”


그때 트랙 안쪽에서 레이싱 슈트를 입은 화승화가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방염기능이 있는 슈트를 입어야 했지만, 화승화는 탑브라에 핫팬츠만 입고 있었다.


화씨 가문에 일원인 데다, 초신성 능력을 각성한 그녀였기에 애당초 불을 조심할 필요가 없었다.


찰칵 찰칵!


부담스러울 정도로 몸매가 드러난 옷차림. 레이싱 걸을 능가하는 미모와 몸매로 사진기자들에겐 아주 좋은 먹잇감이었다.


관람석 바로 앞쪽까지 다가온 그녀는 훌쩍 뛰어 우리가 있는 곳으로 넘어왔다. 가까이에서 보니 눈을 어디다 둬야할지 모르겠다.


“레이싱을 하러 온 거 맞니? 그냥 다 벗고 다니지 그래?”


화가람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하자 화승화는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나에게 곧장 다가왔다.


“형부, 혼자 오라니까 왜 언니랑 같이 왔어요? 언제부터 친했다고.”

“어허, 처제.”


내가 인상을 팍 쓰자 그녀는 손사래 치며 말했다.


“경기나 잘 봐요. 서킷은 잘 둘러보고 있는 거죠? 한국에 지어질 서킷은 이곳보다 훨씬 웅장하고 멋있고 세련되고 부티 나게 지어야 한다고요. 제 말 무슨 뜻인 줄 알겠죠?”


그냥 돈을 처바르라는 말이다.


“알지. 걱정 말고 경기에나 집중해.”


처제는 나에게 확답을 받고 나서야 다시 트랙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잠시 후.


삐삐-


경기 예정을 알리는 신호음이 들리자, 트랙에서 마지막으로 점검을 하던 피트크루들이 재빨리 빠져나갔다.


우우웅- 위이이잉!


모든 레이싱카들은 엔진을 달구기 시작했고 트랙에 설치된 자기장 시스템이 가동되자 조금씩 차량들이 공중에 뜨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관중석에서 엄청난 환호성이 들려왔다. 그 기세가 거의 폭풍처럼 거셌다.


“오우.”


서킷의 뜨거운 열기를 처음 느껴보니 S1 그랑프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깨닫게 됐다. 출발 신호가 울리자, 모든 레이싱카들이 제트엔진에서 불을 내뿜으며 출발했다.


그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고 절대 기억에서 잊히지 않을 것 같았다.


경기에 빠져 한참을 지켜보고 있는데 화가람이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받더니 잠시 자리를 비웠다.


난 힐끔 그녀를 바라본 뒤 다시 경기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스타트 지점으로 돌아오던 두 대의 레이싱카가 서로 치열하게 자리 경쟁을 벌이더니 접촉이 일어났고 오른편에 있던 레이싱카가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공중으로 치솟아 올랐다.


마치 슬로우모션처럼 보이는 레이싱카는 공교롭게도 정확히 내가 있는 관중석으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트랙 가장자리에 설치된 반투명한 가드 실드가 솟구쳐 올랐다.




선호작과 추천은 저에게 많은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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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화 +13 24.09.16 6,903 19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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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화 +6 24.09.07 10,930 239 12쪽
32 32화 +7 24.09.06 11,280 245 11쪽
31 31화 +5 24.09.05 11,634 269 12쪽
30 30화 +9 24.09.04 12,010 27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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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화 +5 24.09.02 12,866 257 12쪽
27 27화 +2 24.09.01 13,117 277 12쪽
26 26화 +6 24.08.31 13,715 26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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