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재벌가의 해결사 데릴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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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함™
그림/삽화
08시25분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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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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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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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화

DUMMY

델라이 섬.


대한민국과 하와이 사이에 섬으로 고대 유적지가 발견된 곳으로 세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최초 각성자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과거 갑작스런 지각변동과 화산 폭발로 생겨난 섬인데 고대 유적지가 함께 떠오른 것이다.


물론 그곳에는 사람이 살진 않지만 바로 옆 미타이 섬이 관광지로 대신 활성화가 되어 자연스럽게 델라이 섬을 구경 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지금은 그 유명세가 더 높아져 수많은 각성자들이 이곳을 성지라 부르며 다녀가고 있었다.


비행기를 탄 지 여섯 시간 정도 지났을까? 기내 방송과 함께 창밖으로 델라이 섬과 미타이 섬이 보이기 시작했다.


델라이 섬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흙빛을 띠고 있었는데 드문드문 식물들이 보일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섬 전체를 뒤덮고 있는 고대 유적지의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었다. 마치 고대 그리스 로마의 신전을 연상케 하는 건축물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반면 옆에 있는 미타이 섬은 숲이 우거지고 푸른 바다와 해변이 넓게 펼쳐져 있으며 수많은 현대 건물들과 리조트, 호텔 등이 있어 휴양지로 제격이었다.


“어서 와. 미타이는 처음이지?”


내가 창밖을 바라보고 있자 화가람이 장난치듯 물었다.


“넌 와 봤어?”

“아니, 관심 없어.”


그 말과 함께 그녀는 고개를 홱 돌렸다.


뭐래는 거야.


말하는 것과는 달리 안절부절 못 하는 모습을 보니 어지간히 기대되는 모양이다.



***


여객기는 무사히(?) 미타이 공항에 착륙했다.


비행기에서 내리니 다행히 건기라 많이 덥고 습하진 않았다. 우리만 비행기를 타고 왔기에 공항 내부는 여유로웠다.


다이렉트 입국 절차를 밟자 미타이 원주민들이 열렬한 환영 춤으로 우리를 반겼다.


확실히 적도 부근이라 그런지 원주민들의 복장이 상당히 화끈하다. 잘록한 허리와 엉덩이를 흔들고 가슴이 출렁거리는 게 자연스럽게 시선이 갈 수 밖에.


캐리어를 챙기기 위해 대기하면서 공연을 보는데 화가람이 내 앞을 슬쩍 가로막았다.


“너무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 아니야? 그건 예의가 아니라고.”


왜 별것도 아닌 거 가지고 시비지?


“아니, 공연하는데 그럼 쳐다봐야지. 안 쳐다봐? 오히려 그게 더 예의가 아니라고.”

“흥, 꼴에 남자라고. 빨리 가서 짐이나 가져와!”


화가람이 버럭 소리쳤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되는 게 아니다.


“그게 내 마음대로 돼? 여객기에서 짐을 내려야 가지고 오지.”

“그걸 누가 몰라? 당장 가서 꺼내 오라고!!”


순간 그녀의 체온이 급격히 상승했다. 내 피부로도 느껴질 정도. 이곳에서 그녀가 흥분한다면 대참사가 벌어질 것이다.


안 그래도 더운 곳에 열사병으로 쓰러질 수도 있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진정해. 너 여기서 이러면 정말 큰일 나. 안 그래도 더워죽겠는데.”


난 도망치듯 그녀에게 멀어진 뒤 대충 승무원과 잡담을 나누다가 캐리어가 나오는 걸 확인하고 짐을 챙긴 뒤 그녀에게 돌아갔다.


아무리 사이가 좋아도 여행을 하다 보면 싸운다던데 우리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싸울 뻔했다.


앞날이 캄캄하면서도 설레는 이 기분은 뭘까?


공항입구로 나가자 몇몇 가이드들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도착시간이 남아 다들 잡담을 나누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화가람은 챙이 넓은 모자에 선글라스까지 끼고 있어서 아무도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다. 비행기를 따로 타고 온 건 잘한 일 같다.


나는 미리 준비해둔 앱을 이용해 콜택시를 잡은 뒤 곧장 호텔로 향했다.


델라이 선셋 호텔.


미타이 서북부에 있는 이 호텔은 말 그대로 델라이 섬이 한눈에 보이는 절벽 위에 있으며 델라이 섬 전망과 일몰이 일품인 5성급 호텔이었다.


압도적인 크기, 화려한 외관과 수많은 간접 조명이 마치 섬과 전혀 다른 세상인 것처럼 느끼게 해 줬다.


또 다른 호텔의 특이한 점이라면 방 하나하나가 거대해 총 객실이 많지가 않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방도 품격이 있었으며 서비스와 부대 시설이 좋았다.


물론 그만큼 비싼 건 사실.


그렇게 기분 좋게 호텔로 들어가 체크인하는데 전혀 예기치 못한 사태가 벌어져 버렸다.


“네? 방이 하나 예약됐다고요?”


난 눈살을 찌푸리며 따지듯 물었다.


“예. 맞습니다. 보시다시피 판결하 고객님 성함으로 허니문 룸으로 준비되었습니다.”


콧수염을 멋들어지게 기른 지배인이 말했다.


“허니문 룸이요? 전 비지니스 룸 두 개를 예약했습니다.”

“이상하군요. 저희 전산상에는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만.”


허니문 같은 소리하고 있네. 아무리 말을 해도 도통 말을 알아먹질 못한다.

내가 직접 스마트폰으로 예약한 내용을 보여 줘도 요지부동. 대체 로비에 왜 이런 영어도 모르는 멍청한 놈을 세워 뒀는지 모르겠다.


어쩔 수 없이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


“하, 됐으니 그냥 방 하나 더 주세요.”

“죄송합니다만 고객님. 다른 방은 모두 예약이 가득 찼습니다.”

“예? 모든 객실이요?”


갈수록 가관이다. 아무리 유명한 호텔이라지만 빈방이 하나도 없다는 게 말이 되나? 이쯤 되니 뭔가 의심을 안 해 볼 수가 없다. 설마 장인어른이 여기까지 손을 써둔 것일까?


“네. 외국에서 단체 손님이 오셔서 모두 예약하셨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지배인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더니 갑자기 고급스러운 포장지에 감싸져 있는 값비싼 와인을 우아하게 양손으로 잡으며 현란한 발음으로 말했다.


“사죄의 뜻으로 1955 샤똥 스발 블랑 와인을 올려드리겠습니다. 이 와인을 말할 거 같으면 세계에서 단 천병만······.”

“와인은 됐습니다.”


난 단호하게 말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와인에 안 좋은(?) 추억이 있기에 나답지 않게 그만 언성이 높아지고 말았다.


다시 시선이 분산되자 화가람에게 물었다.


“어떡할까? 다른 호텔로 갈까?”

“피곤해 지금 당장 쉬고 싶어.”


화가람은 이미 몸이 축 늘어졌다.


“그럼 같은 방에 묵어도 괜찮아?”


나의 물음에 한참을 눈을 굴리던 그녀는 나의 시선을 회피한 채 중얼거렸다.


“뭐, 방이 없다는데. 어쩔 수 없지. 내가 양보할게. 난 침대에서 잘 테니까 당신은 소파에서 자.”


대체 뭘 양보하겠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어찌 됐든 우여곡절 끝에 방으로 들어간 우리는 넓은 호화로운 객실과 그리고 전망이 탁 트인 발코니를 둘러봤다.


델라이 섬과 망망대해를 바라보고 있자니 그제야 기분이 조금 풀린다.


‘그래. 이게 힐링이지.’


똑똑.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온 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누가 온 것일까?


“누구세요?”

“룸서비스입니다.”


문을 열어 주니 한 직원이 예쁘게 생긴 수제 과자와 음료 그리고 와인을 카트에 잔뜩 실어 왔다.


“허니문 룸 서비스입······.”

“괜찮습니다.”


쾅!


난 그대로 문을 닫아 버렸다.


아무리 봐도 수상하단 말이지.


객실은 커다란 방 하나와 작은 방 그리고 거실이 있었고 화장실은 큰방과 거실에 각각 하나씩 있었다.


그런데 이런 큰 객실에 침대가 하나인 게 의문스러웠다.


작은 방을 가만히 보니 침대가 있을 만한 곳에 눌린 자국과 함께 카펫의 색이 미묘하게 차이가 났다. 아무래도 누군가 의도적으로 침대를 치운 거 같은데.


하지만 그냥 그러려니 했다.


여기까지 와서 피곤하게 머리 굴릴 생각은 없다.


소파에서 자지 뭐.


거실에 있는 소파가 침대만큼 안락했다.


“일단 좀 씻어야겠어.”


화가람이 힘없이 말했다.


“그래. 씻고 좀 쉬었다가 밥 먹으러 나가자.”


그녀가 방으로 들어가자 난 발코니로 나와서 흔들의자에 앉아 밖을 내려다봤다. 호텔이 절벽 위에 있고 층이 높아서인지 델라이 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난 섬을 유심히 바라봤다.


황무지 같은 섬에 수백 개의 기둥들이 세워져 있었고 여기저기 커다란 석상들이 여기저기 파손된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입장이 허용된 공간에서 섬을 구경하는 중이었다.


거리가 멀어 과거의 나였다면 절대 보이지 않을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히 처음 온 곳임에도 왜 낯설지가 않을까?


그렇게 무덤덤하게 섬을 보고 있는데 가슴 한편이 이상하게 두근거리면서 간지럽다. 가만 보니 마력홀이 있는 위치다.


뭘까? 이 생소한 기분은?


내일 델라이 섬에 가기로 했으니 그때 되면 궁금증이 해결 되겠지.


그렇게 하염없이 섬을 바라보고 있는데.


“뭐해? 멍하니 앉아서.”


그때 화가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재빨리 시계를 확인했다. 어느새 30분이 훌쩍 지나있었다.


이럴 수가! 벌써 시간이?


“나 배고파.”

“아! 그래. 나가자. 미리 봐둔 식당이 있······.”


흔들의자에서 일어나 뒤돌아보는 순간 난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화장기 없는 새하얀 피부와 핑크빛 입술, 이제 막 말린 머리가 여전히 촉촉하게 헝클어져 있었고 속이 훤히 내비치는 시스루와 속옷 같은 란제리룩이 절묘하게 몸을 가리고 있었다.


몸매가 고스란히 노출되는 건 당연한 일.


등은 아예 깊이 파여 있어 맨살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원래 이렇게 섹시했나?


꿀꺽.


나도 모르게 침이 넘어갔다.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자 화가람은 아래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이상해? 편하게 입은 건데...”

“아! 전혀 안 이상해. 제법 어울리네.”


나도 모르게 본심이 나왔다.


“그래?”


순간 그녀의 얼굴에 홍조가 띠었다.


갑자기 나 역시 얼굴이 뜨거워지는 건 기분 탓인가?


“나가자.”


난 재빨리 얼굴을 감추며 발코니를 빠져나갔다.


화가람이 빼어난 미인인 줄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화씨 가문에 치어살다 보니 그녀의 아름다움을 잊고 살았다. 인제 와서 다시 보이는 건 나에게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일까?


어쩌면 각성 능력이 발전해서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정말 어쩌면 그녀에 대한 나의 마음이 변해 가는 중일지도.


***


미타이 공항에 한 대의 여객기가 들어왔다. 출발지는 바로 미국. 입국심사를 통과한 100명가량의 탑승객 중에는 제법 키 큰 장정들이 보였다. 수는 약 4명.


모두 여행복을 입었지만 하나같이 건장한 몸에 무뚝뚝한 표정을 지닌 사내들. 눈썰미가 있다면 단순 여행객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 한가운데 유독 평범해 보이는 한 남자가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공항을 걷고 있었다.


그는 샛노란 머리카락을 뒤로 묶고 레옹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는데 얼굴이 장난기 가득한 모습이었다.


“덥네, 여긴.”


공항 밖으로 나온 그는 긴 한숨을 내쉬며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올라탔다. 가드로 보이는 네 명 중 두 명은 그와 함께 탑승했고 나머지 두 명은 뒷 차에 탑승했다.


잠시 후.


그들이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델라이 선셋 호텔.


“방 두 개 주시오.”


사내 중 한 명이 프론트로 다가가 말했다.


그 순간 콧수염 지배인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가 되돌아왔다. 워낙 찰나의 순간이라 이를 눈치 챈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아이고. 이걸 어쩌나. 본관은 빈방이 없습니다. 죄송하지만 별채를 이용하셔도 괜찮겠습니까? 독채로 쓰실 수 있고 전망이 가히 환상적입니다.”


지배인의 말에 사내가 레옹 안경을 바라봤다. 그가 고개를 끄덕거리자 사내는 다시 지배인에게 말했다.


“주시오.”

“제가 직접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지배인은 재빨리 키를 챙겨 나왔다. 그리고 벨보이들을 불러 그들의 짐을 카트에 옮겨 운반하게 했는데 이상하게도 짐에 비해 벨보이들의 숫자가 상당했다.


지배인이 안내한 곳은 본관과 제법 떨어져 있는 눈에 띄지 않는 저택이었다.


“이곳입니다. 들어가시죠.”


지배인이 활짝 웃으며 방문을 열고 손을 뻗었다. 그러자 레옹 안경이 안으로 먼저 들어갔고 그 뒤를 사내 네 명이 따라 들어갔다.


바로 그 순간.


지배인과 벨보이들의 신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어느새 그들은 다섯 명의 외지인을 덮치고 있었다.


덜컥.


그 순간 문이 닫혔다.


문이 닫히자 놀랍게도 안은 방음 처리가 되어 있는지 그 어떤 소음도 들리지 않았고 가끔 툭툭 하는 둔탁한 소리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선호작과 추천은 저에게 많은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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