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재벌가의 해결사 데릴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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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함™
그림/삽화
08시25분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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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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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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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DUMMY

경북 구미 남쪽 어느 깊은 산속.


파스스! 파팟!


전류가 사방으로 뻗어나가고.


쿠쿠쿠쿵... 쿠오오오-


강한 돌풍과 압력이 사방으로 퍼지고.


저저적!


허공에 균열이 생겼다.


그것도 거대한 균열이 말이다.


균열은 지름이 약 50M에 다다르고 강한 마력 파장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건 마치 작은 태풍과도 같았다.


그와 비슷한 시간에 방위대가 도착했고 서둘러 균열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균열을 미리 감지하는 SP측정기를 통해 빠르게 출현 장소를 포착한 것이다.


하지만 방어선이 완벽하게 구축되기도 전에 이변이 발생했다.


파지지직- 파아악!


균열에서 뭔가가 튀어나온 것이다.


그것은 마치 표범을 연상케 했는데 덩치는 두 배 가까이 컸으며 송곳니가 날카롭게 튀어나와 있었다. 대체적으로 검은색을 띠고 있지만 빛에 반사될 때마다 푸른빛깔이 흘러나왔다.


이상한 건 온 몸이 상처투성이라는 점이었다.


크허헝!


몬스터는 한차례 포효한 뒤 방위군의 방어선을 훌쩍 넘어버렸다.


“우아앗!”

“뭐야!”


그리곤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아직 길드들이 도착하지 않았기에 방위군은 그저 황망한 표정으로 괴수를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도망칠 거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 황당한 건 그 다음이었다.


파지지직! 파악! 파아악! 파지직!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균열이 일렁이더니 다섯 개의 검은 형체가 불쑥 튀어나왔다. 그건 처음 나왔던 표범보다 훨씬 크고 온몸이 철갑처럼 두꺼운 비늘이 덮어져 있었다.


놀랍게도 다섯 마리는 표범처럼 생긴 몬스터를 쫓아 일사분란하게 대열을 유지하며 쫓아가기 시작했다.


인간에겐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다.


***


기자들과 구경꾼이 넘치는 델라이 선셋 호텔의 옥상에서 소형 길드선에 올라탄 우리는 빠르게 그곳을 탈출해 곧바로 한국으로 향했다.


6인승인 소형 길드선은 마치 고속 제트기처럼 점점 속도가 붙기 시작했는데 마석을 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장시간 비행이 가능했다.


그러던 중 방위부에서 긴급연락을 받았다. 그런데 그 내용이 좀 황당했다. 다섯 마리의 몬스터가 한 마리의 몬스터를 쫓고 있다는 메시지였다.


“1급 몬스터 다수가 추격전을?”

“이런 경우가 있었나?”

“자기들끼리 추격하는 건 처음이지. 우리가 추격했다면 모를까.”


화가람이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그리곤 다시 물었다.


“어떡할까?”


그녀의 초롱초롱한 눈빛. 이건 거절할 수가 없다.


하긴 요즘 부상과 정기 검사로 오랫동안 쉬었다. 슬슬 몸이 근질근질해질 때가 온 것이다. 예전에는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질렸는데 이상하게 지금 보니 안쓰럽기만 하다.


“가보자. 표정을 보니 가고 싶은 눈친데. 잠깐 들렸다 가지 뭐.”

“당신도 가려고?”


화가람이 예상 못했다는 듯 물었다.


“응. 실험해볼게 있어서.”


화가람은 나의 대답을 단번에 이해했다. 나의 각성능력인 테이밍 몬스터를 확인해보려는 걸 눈치 챈 것이다. 이런 쪽으로는 또 눈치가 빠르다.


“좋아. 그쪽으로 가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더니 조종사에게 명령했다.


“합류지점으로 이동해. 팀원들 소집하고. 길고 길었던 휴가는 끝났다.”

“알겠습니다.”


합류지점은 경북 안동이었다. 몬스터들이 벌써 군위를 지나 빠르게 북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합류지점에서 예상치 못한 상대를 만났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바로 그곳에 잊을 수 없는 여인이 있었다.


“오랜만이야. 판결하.”


칼같이 다듬은 푸른빛 단발머리.


새하얀 피부에 날카로운 눈매와 오똑한 콧날.


북극여우를 연상케 하는 여자. 차가은.


도주하는 몬스터를 잡는 임무가 몇몇 길드에게 떨어졌는데 그 중 화승과 칠성이 있었던 것이다.


원래 화승 길드는 독자적으로 움직였으나 최근 균열이상증상으로 몬스터가 지구로 넘어왔을 시에만 군과 길드가 합동으로 처리하게끔 시스템을 만들었다.


예쁜 건 여전하네.


아니, 좀 늙은 거 같기도 하고.


“2년만인가?”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슈트를 입고 있는 그녀가 나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차가은. 무슨 볼일이지?”


내가 한마디 쏘아붙이려는데 갑자기 화가람이 그녀와 나 사이를 가로막아 섰다. 그리곤 팔짱을 끼며 차가은을 노려봤다.


“2년만이든 3년만이든. 어디서 아는 척이야? 왜? 오랜만이니까 회포라도 풀게?”


화가람이 지그시 노려보며 말하자 차가은이 단발머리를 찰랑거리며 코웃음 쳤다.


“흥, 뭘 그렇게 민감하게 받아들여? 그냥 인사하는 거 가지고.”

“너랑 인사할 생각 없으니까. 그냥 꺼져. 재수가 없으려니까.”


화가람이 뒤돌아가려는 순간 차가은이 비아냥거리듯 말했다.


“왜? 내가 판결하 만나면 초조하기라도 해? 왜 이렇게 오바야. 무식한 거 티내나.”

“뭐? 무식? 지금 나한테 무식하다고 한 거야? 하, 몬스터 잡기 전에 사람부터 잡아줘? 진짜 뒈지고 싶어?”


점점 험악해지는 분위기.


화가람의 입이 거칠어진다. 이정도면 막장수준인데.


차가은의 냉기와 화가람의 열기가 뒤엉켜 금방이라도 폭발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그렇게 상극일 수가 없다.


주변에 있던 각성자들 역시 자리를 피하기 바쁘다. 누가 감히 둘 사이를 끼어들려고 하겠는가.


어쩔 수 없이 내가 나서야할 타이밍이다.


“화가람! 그만해!”


난 둘 사이를 가로막으며 화가람의 양 어깨를 잡았다. 잔잔한 호수를 강하게 발산한 뒤에야 열기를 가라앉히는 화가람.


“내가 알아서 처리할게. 가 있어.”

“쳇.”


내가 명령조로 말하자 화가람은 분하다는 듯 혀를 차며 홱 돌아섰다. 난 천천히 뒤돌아 무표정한 모습으로 차가은을 바라봤다.


짝짝!


그러자 차가은이 손뼉을 치며 비아냥거렸다.


“이야, 천하의 화가람을 뒤돌아 세우다니. 대단하네. 판결하.”

“도망쳐온 몬스터처리는 우리가 맡지. 칠성 쪽은 균열을 가는 게 어때?”


난 냉랭한 어조로 말했다. 굳이 사사로운 대화는 나누고 싶지 않았다.


“흥, 이렇게 나오시겠다? 정말 많이 컸구나. 판결하.”


고작 한다는 소리가. 뭐? 많이 커?


순간 3년간 참아왔던 분노가 울컥 치솟는 기분이다. 하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바람이나 잡아두자. 불안해하도록 말이다.


아직 CSS센터장과 만나진 않았지만 어떤 보고를 받을지 예상이 된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떠보는 것쯤이야.


“미타이 섬에서 있었던 일. 너와 연관되어 있다는 거 알고 있어. 차가은.”


난 속삭이듯 조곤 거렸다.


“뭐, 뭐? 그, 그게 무슨 소리야? 미타이 섬이라니?”


순간 차가은이 당황했다.


“발뺌하지 마. 증인에 증거까지 모아놨으니까. 만약 네가 스스로 이번 일을 자수하고 과거 나에게 누명을 씌웠던 일까지 자백한다면 법적으로만 처벌받도록 해줄게. 하지만 그러지 않는다면 네 목숨 걱정을 해야 할 거야.”

“너... 미쳤어? 나 차가은이야. 잊은 거야?”


차가은은 뼈가 시리도록 차가운 냉기를 은근히 뿜어내면서 나를 압박했지만 몇 년간 화가람을 상대하다보니 이따위 기운은 에어컨 바람만도 못했다.


“응. 잊은 지 오래됐어. 그러니까 생각 잘해. 시간은 많이 못주겠다. 그럼 잘 가라.”


내가 뒤돌아버리자 차가은이 내 뒤를 향해 버럭 소리쳤다.


“니까짓 게 뭘 할 수 있는데!? 고작 할 수 있는 거라곤 화씨 가문에 빌붙어서 심부름이나 하는 주제에! 감히 나를 어쩌고 어째!?”


그제야 주변에 있던 칠성 헌터들이 그녀를 말렸고 이내 칠성 쪽 길드선들이 하나둘 자리를 이탈하기 시작했다.


잘됐다. 테이밍을 테스트하는데 보는 눈이 많으면 피곤하다. 특히 칠성 같은 놈들이 있다면 말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차가은은 선택을 할 것이다. 그게 현명한 선택이 될지 악수가 될지는 순전히 그녀의 판단에 달렸다. 만약 악수를 택한다면 정말 자비 없이 응징해줄 생각이었다.


물론 현명한 선택을 하더라도 감옥행은 면치 못하겠지만 말이다.


“무슨 대화를 이렇게 오래해?”


화가람이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와 물었다.


오래했나? 아닌데.


“별말 안했어.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는다면 죽여 버리겠다! 뭐, 이정도?”


내가 살짝 오버하며 말하자 화가람이 피식 웃었다.


“풋, 웃기시네.”

“정말이야. 봐봐. 그냥 가잖아.”


난 하나둘 떠나고 있는 칠성 길드선을 보며 말했다.


“그... 괜찮은 거지?”


화가람이 슬쩍 물었다.


전 아내와의 과거를 알고 있는 그녀였기에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는 모양.


“앙금 털어낸 지 오래야. 지금은 아예 신경도 안 쓰여.”

“그럼 다행이고. 빨리 슈트 입어. 지금 가야돼. 몬스터들의 이동경로에 안동 시가지가 있대.”

“응.”


난 웃음기를 거두고 내 전용 슈트를 착용했다.


전과 다르게 슬림한 슈트는 딱 내 몸에 맞았는데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재질로 제작되어 있었다. 티탄스틸과 나노, 그리고 마석으로 만든 최첨단 슈트였다.


소재의 가벼움, 뛰어난 신축성과 압도적인 내구성. 거기에 움직임을 도와주는 나노 센서까지 장착되어 있었다.


화가람이 챙겨준 건데 전에 입었던 뚱뚱한 슈트가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화승 길드와 S급 각성자를 소유하고 있는 소수의 길드들이 다함께 몬스터를 잡기위해 남쪽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몬스터들이 1급이다 보니 소수정예로 가는 게 좋았다.


다행이 아직 산과 숲을 지나는 중이라 민간인 피해는 없었지만 제지하려던 방위군은 상당한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1급 몬스터니까. 조심해야 돼. 알지?”

“걱정 마.”


난 엄지를 치켜세웠다.


“도착했습니다.”


팀원의 말에 모두 제트백을 착용했다. 산속이고 어떤 위험이 닥쳐올지 모르기에 길드선을 착륙시키는 건 위험했다.


나 역시 익숙한 동작으로 제트백을 착용했다.


“전원 하강하는 즉시 대형을 갖춘다!”

“옙!”


화가람의 강단 있는 외침에 팀원들이 사기가 바짝 올라 일제히 소리쳤다. 정말 이럴 때 보면 카리스마 넘치는 전형적인 리더의 모습이다.


사람이 이렇게 다르게 보이다니.


역시 여자의 변신은 무죄... 응?


그때였다.


두근!


가슴 속이 갑자기 터질듯 뛰기 시작했다.


델라이 섬의 지하 석문에서 느꼈던 기분과 흡사했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엔 머릿속까지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다. 마치 텔레파시처럼 어떤 생명체의 기억과 시선이 머릿속을 헤집고 들어왔다.


“으윽... 이 기억은!”


난 뭔가에 홀린 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


“모두 장비 확인해. 유정! 놈들 상황은?”


그녀가 고개를 돌려 얼굴에 고글센서를 착용하고 있는 여자 팀원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녀가 다급하게 외쳤다.


“팀장님! 그게, 뭔가 이상합니다. 방금 전 도망치던 몬스터의 생체반응이 사라졌습니다!”


순간 화가람의 미간이 좁아졌다. 센서에 잡히지 않는다는 건 환경 탓도 있겠지만 몬스터 스스로가 몸을 감추는 능력이 있어서 일지도 모른다.


몬스터가 능력이 있다는 건 정말 큰 문제다.


“나머진?”

“다섯 마리 모두 그 주변을 배회중입니다. 아무래도 놈들도 놓친 모양입니다.”

“좋아! 곧장 그곳으로 하강한다. 명심해. 우리의 목표는 도망치는 몬스터야. 그놈을 잡으면 나머지 다섯 마리를 쉽게 유인할 수 있다!”


화가람이 노리는 건 바로 도망치는 쪽.


아무리 봐도 생체신호가 사라진 몬스터가 이번 임무에 열쇠가 될거란 예감이 든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몬스터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진 판결하, 넌 내려오지 말고... 응? 얘 어디 갔어?”


판결하가 있었던 자리에는 제트백을 걸어두는 거치대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그때 후미데크 쪽에서 게이트를 열던 헌터가 난감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팀장님! 판결하 실장님 방금 전에 뛰어 내리셨는데요?”

“뭐? 판결하! 야!!”


화가람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재빨리 무전을 보냈다.




선호작과 추천은 저에게 많은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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