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진짜 황제가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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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오십일
작품등록일 :
2024.08.06 22:16
최근연재일 :
2024.08.2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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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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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잿빛 군단(3)

DUMMY

【뒤집힌 산】


이 마경에 그런 이름이 붙은 이유를 고인물인 미로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모니터 너머라지만, 눈으로 본 것만 몇 번인지 셀 수도 없지 않던가.

하지만 뒤집힌 산의 입구에 선 지금 미로는 자신이 본 것이 실제의 만분의 일도 채 담지 못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실제로 보고 오감에 육감으로까지 느끼는 이 마경은 정말이지······.


고오오오────!!!

“환상적일 정도로 최고네요.”

“크크크. 담력 하나는 좋구나. 하지만 안에 들어가서도 그런 소리가 나올까?”


여기서 죽어 나간 인간과 악마의 귀곡성처럼 들리는 바람 소리가 시끄러운 이곳.

도시 몇 개는 들어갈 법한 거대한 구멍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고 깊다.

이곳이 바로 뒤집힌 산.

경험자들이 말하길, ‘끝없는 무저갱’이나 ‘지옥의 입구’라 칭하니.

이곳이야말로 인세의 지옥이다.


“자아, 가자. 【낭떠러지 마을】로. 가기 전에 세상의 모습을 눈에 새겨둬라. 전역하기 전까지는 돌아올 수 없는 곳이니까.”

“괜히 마음 약해지기 싫습니다. 그냥 들어가시죠.”

“흥. 후회할 거다.”


둘은 도시라 칭하기엔 작고 마을이라 부르기엔 큰 곳으로 향했다.

낭떠러지 마을이라 불리는 이곳은 배수진(背水陣)을 친 군대처럼 뒤집힌 산을 뒤에 끼고 만들어진 마을이었다.

그들을 반기는 거대한 문이 하나.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낭떠러지 마을의 전경이 보였다.

정문에서부터 뒤집힌 산까지 맞닿은 거대한 대로(大路)가 인상적이었다.

카론의 안내에 따라 대로를 걸으며 수많은 것들이 스쳐 지나갔다.

곧 죽을 것처럼 숨이 넘어가는 부상자.

갈기갈기 찢겨 얼굴조차 알아보기 힘든 시체.

살아생전 거대했을, 그러나 곤돌라로 옮기기 쉽게 분해된 몬스터의 사체.


“끔찍하군요. 이건.”


환생 이후 꽤 많은 시체를 봐왔던 그로서도 고개를 돌릴 정도로 끔찍한 광경이었다.

마치 도살장과 전쟁터를 뒤섞은 광경이라고 해야 할까.

마을의 영혼에 배어버린 것처럼 풍기는 짙은 피냄새와 시체 탄내가 머리를 띵하게 했다.


“세상의 풍경을 새겨두지 않은 걸 후회할 거라 했지. 이제부터 너는 이것에 익숙해져야 할 거다. 앞으로 네가 뻔질나게 드나들 곳은 더욱 아래쪽이니까.”

“······후회하진 않았습니다. 카론. 약간 긴장했을 뿐이죠. 이마저도 익숙해져 보이겠습니다.”

“살아남으려면 그래야지. 1~2년은 전역 따위 신경 쓰지 말고 생존에 집중해라. 어드바이스다.”

“예. 그럴 겁니다. 조급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


말이 급격히 없어진 둘은 걸음을 재촉했다.

이윽고 그것이 보였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다.

떨어지면 죽겠다는 위기감에 척추가 오싹거리고 피부에는 닭살이 오돌토돌 돋는다.

수십 대의 곤돌라가 아래위로 분주히 오가며 온갖 것들을 실어날랐다.


드륵. 드르륵.

큰 짐을 든 상인.

군기가 엄정히 선 병사와 기사.

손을 모아 파이팅을 외치는 모험가들.

···그리고.

끊임없이 올라오는 시체와 그것조차 되지 못한 인간의 파편.

미친 것처럼 광소를 터트리며 동료들의 부축을 받는 병사.

피칠갑된 곤돌라를 닦는 사람들.

여기는.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교차로 같았다.


“······.”

“그만보고 내려다보고 가자. 잿빛 군단의 주둔지는 오른쪽이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게임에서는 수많은 형태로 왔던 곳이었다.

트레져 헌터로, 병사로, 기사로, 용병으로, 귀족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와서 마경 안에 존재하는 기연을 얻는 곳으로만 여겼다.

그건 게임이기에 가능했던 마음가짐이었다.

지금은 현실이 되었다.

‘잿빛 군단’이라는 최악의 신분으로 오게 되었다.

조금만 실수해도 생과 사가 오가는 최악의 장소에.


“말과는 달리 긴장감이 더해진 것 같다만?”

“네?”


뒤집힌 산의 가장자리를 걷던 중 카론은 턱짓으로 미로의 손을 가리켰다.

그의 손은 긴장으로 잘게 떨리고 있었다.

의식하자 떨림은 멈췄지만, 미로는 쓴웃음을 지었다.


“······각오는 했고 전역할 자신도 있는데 막상 와서 실제로 뒤집힌 산의 모습을 보니 긴장되긴 하네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공포와 긴장을 인정하고 이겨내면 돼. 그보다 다 왔다. 여기서 잿빛 군단으로서의 가입을 마쳐야 너는 비로소 죄수에서 군단원이 되는 거다.”

“죗값 대신 군역으로 치르는 것이죠.”

“그래. 물론 범죄자 중에도 햇빛 볼 수 없는 중죄인이나 사형수만이 오는 곳이지만. 그만큼 여기는 죽음이 가까이 있다. 뒤가 없는 막장 인생이 마지막 희망을 걸고 올 만큼.”


카론은 스산하게 중얼거리며 한 외딴 병영(兵營)으로 들어갔다.

수백 명이 주둔해도 될 것처럼 커다란 병영은 온갖 시설들이 있었으나 단 하나, 인적만큼은 없었다.

미로는 여기가 어딘지, 왜 이렇게 인기척이 없는지 잘 알고 있었다.


‘여기가 잿빛 군단의 거점이지. 그리고 인기척이 없는 이유는···.’

“대부분 죽었기 때문이다. 여기가 이렇게 인기척이 없는 이유는. 살아있는 건 운 좋은 몇몇과 강한 힘을 가진 선임들뿐. 그런데 그들도 없는 걸 보니 원정 나갔나 보군. 그들은 애초에 소개도 받지 않을 테니 상관없다. 이리로.”


카론은 병영을 가로지르며 말했다.


“네가 아는지 모르겠지만, 잿빛 군단은 희생양이다. 몬스터 웨이브가 있으면 앞장서고 목숨을 대가로 마경의 탐색을 강요받지. 그렇기에 한꺼번에 수백 명이 채워지고 대부분이 죽어 나간다.”

“알고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복무기간인 1천 년. 그게 저희의 목줄이죠. 마경의 탐색을 강요받는 원인.”

“맞다. 인간은 아무리 오래 살아도 100년. 1천 년은 무기징역이나 마찬가지···지만, 너희에게 복무기간은 ‘화폐’기도 하다.”


촤라락.

카론은 코트 속에서 얇은 책 같은 카탈로그를 보여줬다.

그것은 식량부터 시작해 무구, 건물, 아이템까지 존재하는 리스트였다.

그리고 그것을 구매할 수 있는 화폐 단위는 『D(ays)』 『M(onth)』 『Y(ears)』 즉 복무기간(시간)의 일(日), 월(月), 년(年)이었다.


“이것이 너희, 아무리 희생양일지라도 희망을 잃으면 쓸모가 없어지니 주어지는 유일한 특권. 너는 선택해야 한다. 몬스터 사냥, 시청의 의뢰, 아이템 반납 등으로 벌어들인 복무기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마경에 들어가 복무기간을 벌어들인 잿빛 군단원에게는 선택지가 주어진다.

시간을 사용해 복무기간을 줄일 수 있지만, 새 발의 피니 다른 걸 구매한다.

아이템을 구매해 당장의 전력을 올릴 것인가.

영약을 구매해 본신의 실력을 올릴 것인가.

마경에 상주한 강자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도 가능.

어떻게든 살고 싶다면 낭떠러지 마을 중앙 안전지대에 집을 구해 틀어박히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몬스터 웨이브에서만큼은 나와 싸우지 않으면 사형이니 그걸 선택하는 머저리는 없었지만 말이다.


"다만, 혜택이 존재하는 만큼 제약도 주어진다."

"세금이죠."

"정말로 잘 아는군. 세금이다. 성급마다 다르게 부과되는 '시간'의 세금. 1달에 1성급은 10일. 2성급은 30일.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 잿빛 군단의 지박령이라 할 수 있는 녀석들은 몇 달치 세금을 미리 내고 아주 깊숙한 곳까지 원정을 떠나기도 한다만, 네겐 이르군."

"꼬박꼬박 내겠습니다."

"안 내면 사형이니 그래야지. 그보다 다 왔다."


카론은 미로를 병영 중앙의 한 집으로 안내했다.

집문을 호쾌하게 열어젖히며 카론은 외쳤다.


“영감! 잿빛 군단의 신입이오! 각인을 부탁하지.”

“···이크. 이 망할 사자 놈아! 약물 제조에 실패할 뻔했잖냐!”

“와하하하! 성공했으면 됐지! 그리고 내가 오는 걸 뻔히 아는 영감이 실패할 리 있겠나? 크하. 약 냄새가 오늘따라 더 고약하군.”

“오는 건 알지만, 소리지를 줄은 몰랐지. ···뭐, 됐다. 그보다 신입이라고? 애매한 시간대로군.”

“이놈이오. 내게 편지를 보낸.”

“아아, 그 간덩어리가 부은?”


집안은 전형적인 마법사의 집이었다.

온갖 마법 물품이 벽과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렸고 거대한 항아리에는 뭔지 모를 액체가 부글부글 끓었다.

코를 찌르는 묘한 냄새에 미로와 카론이 코를 실룩일 때 ‘영감’이라 불린 마법사가 다가왔다.

노인의 눈은 기묘했다.

어떤 색인지 판단할 수 없을 만큼 기묘한 눈동자는 가까워지며 미로의 모든 것을 뜯어보는 듯 투명했다.


“감히 ‘뒤집힌 산의 총사령관’에게 편지를 보낸 맹랑한 녀석이 누구인가 고민해봤는데 이런 아가였을 줄이야.”

“급하니 어쩔 수 없지 않습니까. 아직 제 사람과 목숨을 제대로 챙길 수 없을 정도로 약하니까요.”

“그러니 강해지겠다? 이런 지옥에서?”

“그럴 생각입니다. 뮤 대마법사 어르신.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마법 물품을 많이 구매할 테니까요.”


대마법사 뮤.

그는 죄수는 아니지만, 잿빛 군단에 소속되어 있는 이상한 마법사였다.

말하기를 뒤집힌 산의 악마를 연구하기 편해 소속되어 있다고는 하는데.


‘···이 이상은 아직. 더 강해져야 하니까. 카론 이상으로.’


뮤에 대한 상념을 떨쳐내며 미로는 고개를 숙였다.

그런 그를 묘한 시선으로 내려다보던 뮤가 파리 쫓듯 손을 젓자 허리가 저절로 펴졌다.


“···내 이름은 또 어디서. 뭐, 됐다. 저 사자 녀석의 이름을 알고 편지를 보냈으니 나도 알법하지. 곧 죽을지도 모를 녀석에게 쓸 심력은 없다. 그보다 사자 놈아. 각인을 넣으면 되는 거냐?”

“그렇소. 어서 해주지. 슬슬··· 몬스터 웨이브가 1주일 안으로 다가왔으니까. 할 일이 많거든.”

“그러게 누가 충동적으로 이런 아가나 데려오라고 했더냐? 어서 쌓인 일 처리나 해라. 네 부관 여자애가 피로회복제 받아가며 찡찡거리는 것도 질린 참이니.”

“나나에겐··· 뭐, 미안하긴 하지. 그래도 영감, 궁금하지 않소? 정확히 내 위치에 보내진 편지가 잿빛 군단 가입 신청서이고 자기 상황을 완벽히 적어놓···.”

“변명은 내게 하지 말고. 그보다 너다.”

“···말 좀 들어주지(시무룩).”


사자 머리 거한의 어깨와 꼬리가 축 처지든 말든 깡마른 백발의 마법사는 기다란 손가락을 뻗어 미로를 가리켰다.

투기사용자의 민감한 감각은 그 손가락을 중심으로 감히 대적할 수 없는 거대한 마나가 휘몰아침을 알아차렸다.


“흘흘.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 아가야. 단순한 계약이야. 절대 풀 수 없는. 잿빛 군단에 가입하기 위한 마지막 절차지.”


슥. 스슥.

뮤가 손가락을 휘젓자 허공에 글씨가 쓰여졌다.


【나는 복무기간을 모두 채우지 않고는 낭떠러지 마을과 뒤집힌 산 밖으로 나가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동의하면 글을 읽거라. 아차, 신중히 생각하거라. 이건 절대 풀 수 없단다. 흘흘. ‘동의’란 건 무서운 거야. 영혼의 성문을 활짝 열어 재끼는 행위거든. 한번 영혼에 박히면 최강자도 풀 수 없어. 받아들이면 너는 이제 마경 밖으로 한 발짝만 나가도 죽는 몸이···.”

“나는 복무기간을 모두 채우지 않고는 낭ㄸ···.”

“자, 잠깐! 잠깐만, 아가야! 기다려라!”


자신의 지식을 자랑스레 떠벌리던 뮤의 말을 끊으며 미로의 맹세가 메아리쳤다.

반쯤 갔을 때 뮤는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며 손을 휘저었다.


“미친 게냐!? 이건 절대적인 제약이란 말이다! 그걸 고민 없이 덥석 수락하다니!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구나! 지난 수백 년간 아무도 복무기간을 채우지 못했단 건 들은 게냐!?”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제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복무기간을 채우고 전역해 세상으로 다시 당당하게 나갈 겁니다.”

“너, 아가···.”


근거가 있는 것만 같은 미로의 당당함에 말문이 막힌 뮤.

그런 그에게서 시선을 돌린 미로는 나머지 문장도 읽어나갔다.


“낭떠러지 마을과 뒤집힌 산 밖으로 나가지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계약은··· 성사됐다. 하지만 이거로 된 것이냐? 저 밑은 네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지옥이다. 실수하거나 운이 좋지 않아 강적을 만나 죽는 것이 두렵지 않으냐?”


맹세와 동시에 가루로 흩어져 미로의 몸에 흡수되는 글씨들.

그것을 사이에 두고 뮤와 미로는 묻고 답했다.


“···두렵죠. 두렵습니다. 1계층만 내려가도 온갖 괴물에 둘러싸여 죽을 확률이 높다는 걸 잘 압니다. 하지만 가족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게 더 두렵습니다. 그걸 생각하니 두려움이 사라지더군요.”


그래.

뒤집힌 산에 들어오며 생겼던 긴장감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약속했으니까.

‘어머니’에게 에나 누나와 함께 살아서 돌아오겠다고.

에나 누나가 후유증 없이 잘 지내고 있는지도 두 눈으로 똑똑히 봐야 한다.

끌려가던 내게 살아달라고 외치던 수도원 가족들과 마음속으로 돌아오겠다고도 약속했지.

이곳으로 오던 마차 안에서 카론과 살아남겠다는.

그 약속들을 지키지 못했는데 이런 데서 죽을 수 없다.

마경? 현실이 되어 더욱 무서운 건 인정한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이미 제집 드나들 듯 하던 않았던가?

그렇다면 할 수 있다.

나는···.


“가짜지만, 황제가 되어본 남자니까.”


그 목소리는 입안에서만 맴돌 뿐,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그 순간, 그의 신체는 격변(激變)했다.

수련과 실전과 깨달음으로 1성급의 극에 달해 있던 경지가 벽을 부수고 날아오른다.

약속과 맹세와 다짐, 그것이 투기사용자의 영혼을 더욱 단단하고 견고하게 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투기사용자의 가장 중요한 세 요소, 심기체(心氣體).

준비된 신체(體)와 투기(氣)가 성장하는 영혼(心)에 맞물려 드높은 승급의 벽을 부수기엔!


“······승급이라니. 과연. 큰소리칠 재능은 있구나. 하지만 내겐 아직 병아리에 불과해. 각인은 마쳤으니 그만 나가라! 나는 할 일이 많으니!”


미로가 깨달음을 수습하고 눈을 뜨기 무섭게 뮤는 소리치며 손을 저었다.

세찬 바람이 휘몰아치며 둘을 순식간에 집 밖으로 내몰았다.

은근히 정 많은 사자 녀석이 껄껄 웃으며 아가를 데려가는 모습을 창 너머로 바라보는 뮤.

그는 젓는 것을 잊어 폐기물로 변해가는 물약도 잊어버린 채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저 아가라면 내 염원을 이뤄줄 수 있을 것인가? 저 견고한 정신력과 신체의 재능이라면. 이 마경의 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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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잿빛 군단(3) 24.08.21 4 0 15쪽
7 7. 잿빛 군단(2) 24.08.18 7 0 11쪽
6 6. 잿빛 군단(1) 24.08.16 9 0 14쪽
5 5. 고아, 미로(5) 24.08.14 12 0 12쪽
4 4. 고아, 미로(4) 24.08.12 17 0 12쪽
3 3. 고아, 미로(3) 24.08.11 17 0 11쪽
2 2. 고아, 미로(2) 24.08.09 19 0 11쪽
1 1. 고아, 미로(1) 24.08.07 31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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