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그리고 시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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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푸른안개
그림/삽화
자욱한 안개
작품등록일 :
2024.08.13 16:31
최근연재일 :
2024.09.1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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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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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제20화 20년만 젊었어도

DUMMY

서봉은 택시에서 내렸다. 사방이 어둑어둑했다. 오늘따라 파미호가 아주 검붉어 보였다, 작은 덩치가 부리나케 뛰어오고 있었다, 대두가 아닌 소두였다, 그는 서봉에게 인사했다.

“할머니, 아버지가 잠깐 나갔다 시간맞춰 온댔어요.”

오늘 어떻게 말해야 하나? 내내 불편했던 서봉의 마음은 왠지 편해졌다.

“그래, 그 정도야 기다리면 되지. 요즘 공부는 잘하고 있니?”

“그저 그래요.” 공부이야기가 나오자 소두는 바로 집으로 들어갔다.

서봉은 생각했다.

“저놈 어머니도 없는데 아주 잘 컸어.”

서봉은 시계를 본다. 거의 40분 남아 있었다. 오늘따라 파미호는 심히 울부짖는 것 같았다. 그녀는 파미호 쪽으로 내려갔다. 호수 주위에 최근 만든 벤치가 보였다.

“이게 언제 여기 있었지?”


노곤한 태양은 일찌감치 퇴근해버린 후였다. 사방은 어둑어둑하려 했다. 파미호도 정적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저쪽에서 씩씩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남자가 막대기를 휘두르는 것 같았다. 자세히 살펴보니 동학이 죽검을 휘두르고 있다.

“저놈도 정말 가련한 놈이지. 선원 차리고 잘 풀리나 싶었더니, 저게 뭐야 쯧쯧. 파미호 주위에는 왜 이런 사람들밖에 없나? 파미 용왕님이 진노를 하신 게야.”

서봉은 중얼거리다가 한숨을 쉬었다. 그녀의 한숨은 파미호 저멀리까지 퍼져나갔다. 이제 팔순을 조금 넘었지만 신의 영력때문인지 기력은 여전히 충만했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저놈 머리는 터주고 가야 할텐데.”

돌연 파미 용왕님의 소리가 들려왔다.

“여기에서 몸을 피해.”

그녀는 화들짝 놀랐다. 꿇어앉아서 공손한 태도로 신의 계시를 들으려 했다.

“여보게, 당장 도망가.”


파미 용왕님이 계시는 다급했다. 그녀는 대두 집으로 항했다. 중간쯤 올라가려는 찰나 조금전 동학이 떠올랐다. 그녀는 동학을 불렀다.

“학아 학아.”

집중하고 있는 동학에게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동학 쪽으로 총총 걸음을 옮겼다. 순간 강력한 불빛이 그녀를 덮쳤다. 저 멀리서 헤드라이트가 출렁이며 뱀같이 그녀를 감싼 것이었다. 검은 자동차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동학도 죽검을 들고서 수비 자세를 취한다. 검은 차는 동학 쪽으로 서서히 접근했다. 차는 동학을 압박하며 도발하고 있었다. 동학은 번개같이 본네트 위에 올라섰다. 한치의 망설임없이 천일도는 일직선으로 유리창을 찔렀다. 유리에 구멍이 뚫리고 10센티 정도 죽검이 들어간다.

“방탄 유리를 이렇게 뚫다니?” 거친 영어가 들렸다.

죽도를 빼낸 동학이 다음 동작을 취한 순간 그는 머리를 잡고 본네트 아래로 떨어진다.

“꽈당 쿵.”

떨어지는 충격소리가 아주 컸다. 그는 머리를 잡고 괴로운 듯이 데굴데굴 구른다. 달려온 서봉은 동학을 잡으며 말한다.


“학아 학아, 왜 이래?”

그녀도 말을 끝내지 못하고 머리를 움켜 잡는다. 80대 노구이지만 유명 무당, 서봉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주위에 잡을 거라고는 죽검밖에 없었다. 그녀는 부들부들 떨며 죽검을 쥐었다. 그녀는 온 힘을 다해 차를 겨냥하고서 외친다,

“동해용왕님! 저놈을 벌하소서.”

그녀는 강력한 경기를 발출한다. 죽검은 그 경기의 일부분만이 실려서 상대에게 공격할 뿐이다. 자동차속 놈의 방어벽이 철통이다, 서봉이 쏘아낸 모든 경기가 튕겨져 나온다.

“이 놈의 신이 엄청나게 강하구나. 언월도를 가지고 왔었어야 하는데.”

그녀는 다시 한번 신령을 불러들였다. 죽을 힘을 다해 신령의 용력을 죽도에 실어 보냈다. 강력한 경기가 상대의 방어막을 때렸다. 상대가 조금 움찔했을 뿐이란 것을 서봉은 감지했다. 허탈감이 그녀를 덮었다.

“아니 이 노인이.”

그 소리와 함께 강력한 자살명령이 서봉과 동학의 머리를 덮친다. 먼저 동학이 물에 뛰어든다. 그녀는 신령의 힘으로 방어막을 구축하려 했다

“동해용왕님, 이 몸을 지켜주소서.”

신령은 붉은 기운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반 정도가 밖으로 밀려간다.

“이 노인이 어떻게 이렇게 강하지?”


그전보다 몇 배 많은 기류가 들어왔다. 순식간에 신령을 밀어내고 서봉을 장악했다. 그들은 서봉 자체가 되었다. 마지막 남은 조각파편 서봉도 그의 자살명령을 어길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이 정도면 언월도를 가지고 왔어도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녀도 호수로 풍덩 뛰어든다.

“아아, 내가 20년만 젊었어도.”

한번 떠올라온 서봉은 세 번째로 내려가는 동학의 눈과 마주쳤다.

“학아 학아, 내가 너도 못구하지 못하고....”

가라앉던 그녀는 다시 떠올랐다.

“대진아, 이놈아 잘 살거라.”

그녀는 다시 가라앉는다. 그녀는 생각했다.

“저 놈의 횡포를 누가 막을꼬?”

이제 물은 기도를 막았다. 마지막 남은 의식은 여전히 미래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래 대두가 있었지. 그 놈이 각성만 한다면.”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숨을 멈춘다. 둘을 데리고 간 파미호. 파미호도 미안한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쑥쓰러웠던 파미호는 얼마후 기포를 쏟아냈다. 작은 거품마저도 갈수록 줄어들었다.


파미호 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들어가는 길은 어둑어둑했다. 그레이스는 헤드라이트를 키고서 힘차게 달리고 있었다. 집으로 들어가는 바위 앞에서 출렁이는 헤드라이트가 보였다. 그레이스는 속도를 줄인다. 반대편의 검은 차는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어둑하지만 대두 눈에 앞 유리창에 구멍이 난 것처럼 보인다.

“내가 잘못 본 것이겠지.”

차소리를 듣고 소두가 나온다.

“아빠, 무당할매 왔었어.”

“어디 있는데?”

“저기 있을텐데.”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그날 고마워.” 이사장은 인사한다.

“무당할매도 없고. 동학아저씨도 안 보이는데.”

“좀전까지 있었는데....”

대두는 약간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집안에 들어가서 찾아봐도 없다. 이사장과 그레이스도 상황을 지켜볼 뿐이다. 헤드라이트 불빛이 다시 대두를 강타했다. 영업용 택시다. 한복을 차려입은 아담한 여자가 내린다. 신혜 무당이다. 그녀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조금 튀어나온 입으로 톡 쏘듯이 말한다.

“제가 일이 있어 좀 늦었죠.”

그녀는 서봉이 안보이는 걸 보고 물었다.

“엄마는 어디 있어요. 30분전 전화했을 때 엄마는 벌써 와서 기다리던 중이라고 했는데.”

“소두가 봤다고 했는데 지금 안 보이네요. 동학형과 파미호에 산책 갔나봐요.”


둘은 파미호로 내려갔다. 동학이 검술연습을 잘하는 오른쪽 어귀로 올라갔다. 발밑에 뭔가 밟혀진다. 핸드폰으로 비추니 대나무 조각이다.

“이거 동학형 죽검 파편인데.” 죽검은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조금전 본 차유리창 구멍이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이 스쳐갔다. 대두의 얼굴이 달아오른다

“엄마한테 전화해봐요.” 대두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옆에 선 대두 귀에는 신호가 가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대두에게 불길한 느낌이 다가온다.

얼굴이 붉어진 대두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으나 말끝을 흐렸다.

“죽검파편. 그것은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다는 얘기인데.”

그는 호수가로 달려갔다. 호수에 핸드폰을 이리 저리 비춰본다.

“설마요. 엄마가 빠졌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30분전까지도 멀쩡했어요.”

신혜의 고함에 대두는 파편이 떨어진 곳으로 가서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내가 온 지 10분정도 지났을 것이다. 서봉이 평상에서 기다린 시간은 대략 15분 정도라면 5분 이내에 둘을 공격하여 수장시켜야 하는데, 죽검을 가진 검도 7단 동학형과 서봉이 본능적으로 저항한다면 5분으로는 말이 안 되지.”

신혜는 호수 물가를 비추고 있었다.

“아니다. 정신공격하는 그 놈이라면 5분으로 가능하다.”

정신이 드는 대두는 신혜에게 대진에게 전화하라고 말했다

“대진 오빠, 엄마가 안 보여. 아무래도 이상한 생각이 들어, 빨리 와.”

전화를 마친 신혜는 말했다.

“그 정도 싸움이라면 틀림없이 큰 소리가 났을텐데....”


대두는 다시 중얼거렸다.

“참, 그놈이라면 소리없이 공격하지.”

차 유리창에 구멍이 뚫었다면 동학형이 자랑하는 천일도가 틀림없다. 그는 적이 누군지 알았을 것이다. 선제 공격을 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는 것도 직감적으로 알았을 것이다. 혼신을 다하여 천일도를 시전했고 방탄유리에 구멍을 냈을 것이다. 그것을 빼내 다시 공격하려는 찰나 검은 부러졌고, 그놈의 정신공격에 당했을 것이다. 지켜볼 수만은 없던 서봉은 동학형을 구하려다 같이 참변을 당했을까?

이는 순식간에 일어났을 것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 헤드폰을 낀 소두는 그런 걸 못들을 수 있다. 여기서 자살명령이 떨어졌다면 파미호 저쪽으로 몸을 던졌을 가능성도 있다. 그쪽으로 달렸다. 작은 기포가 한방울 올라오는 것처럼 보였다.


대두는 집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세 사람은 밧줄을 감고 오는 대두를 쳐다보았다. 그는 밧줄을 철제 펜스에 묶었다. 그레이스가 말한다.

“설마 여기 물속에 들어가려는거 아니죠?”

“이 줄이 흔들리면 당겨주세요, 핸드폰으로 이쪽을 비춰주세요”

그레이스와 이사장에게 부탁한다. 대두는 펜스를 넘어 바로 호수에 몸을 던졌다.

“풍덩”

신속 과감한 대두를 말릴 겨를도 없었다. 콧구멍은 넓고, 입술은 두껍고, 마치 두꺼비같은 신기한 괴물을 연상시키는 대두. 누구라도 괴물 보듯 한번씩 쳐다볼 그런 모습에서 저런 단호한 용기가 나오다니! 그는 기포가 나는 듯한 쪽으로 자맥질하여 내려갔다. 도로에 접한 호숫가이지만 깊이가 대략 4,5미터 정도였다. 2미터 쯤 내려가자 바닥에 검은 물체가 보인다. 첫 자맥질이어서 숨을 참을 수 없다. 다시 올라간 대두. 그는 숨을 고른다. 신혜의 파르르 떨리는 소리로 들린다.

“밑에 있어요?”

그녀는 대두의 얼굴색이 좋지 않는 걸 알아차렸다. 대두는 연신 숨을 들이 쉰다. 어릴 때부터 파미호에서 놀아온 그인지라 4미터 자맥질은 별거 아니었다. 문제는 50대의 나이가 숨이 찰 뿐이었다. 숨을 고른 후, 다시 자맥질을 했다. 2미터까지는 순식간에 내려간다. 좀 더 내려가니 서 있는 사람의 머리가 보인다. 그는 줄로 재빨리 그 사람의 목을 묶었다. 그는 줄을 흔들며 올라왔다. 그레이스와 이사장은 줄을 당겼다. 머리가 나오는 순간 신혜는 비명을 지른다, 오열한다.

“엄마 엄마”

대두는 목의 줄을 풀어 서봉의 몸에다 묶었다. 이사장과 그레이스는 시신은 서서히 끌어 올렸다. 그레이스는 인공호흡을 시작한다. 신혜는 울부짖는다.

“엄마 눈 떠, 눈 떠 엄마 제발.”

대두는 펜스를 잡고 호수에 떠 있다. 기진맥진했으나 이제 몸상태는 제자리다.

오토바이 소리가 들린다. 대진이다.

“엄마.”


여기저기서 오열한다. 대진이 다급히 인공호흡을 하자, 그레이스가 대두쪽으로 왔다.

“기포 올라오는 곳을 찾아주세요.”

핸드폰으로 비추던 그레이스는 말한다.

“황고문, 저기예요.”

그녀가 가리킨 곳에 기포가 아주 보글보글 올라오고 있었다. 서봉이 있던 곳에서 가깝다. 대두는 다시 자맥질을 했다. 사람의 형체가 흐릿하게 보인다. 바닥까지 단숨에 내려갔다. 동학의 옷 같았다. 실날같은 희망을 가졌던 대두는 눈앞에 아득했다. 그는 일순간 모든 동작을 멈췄다. 숨도 차지 않다. 대두는 그 허리깨에 밧줄로 묶고 올라왔다.

“줄을 당겨주세요.”

시신은 서서히 그 드러냈다. 역시 동학이다. 이사장과 그레이스가 동학을 끌어올렸다. 대두도 뭍으로 올라왔다, 누워서 가쁜 숨을 연신 내쉬었다. 그레이스가 인공호흡을 시킨다. 동학의 입에서 물만 나올 뿐이다. 변호사 출신 그레이스가 나직히 말한다.

“스스로 물을 많이 마신 것 같은데.”


숨을 고른 대두는 외쳤다

“동학형! 동학형!”

그의 외침에 파미호의 새들도 일제히 하늘을 날았다. 동학은 대두의 외풍을 막아주고, 친동생처럼 보살펴준 친형이자 아버지같은 존재였다.

“무슨 일이야? 동학오빠가 왜 이래?”

아버지를 병원에 데리고 갔다가 온 은희의 놀란 목소리다.

“은희야, 그 놈들이 동학형을 죽였어.”

대두는 은희 손을 잡고서 울먹인다.

“그 놈이 누구야?”

“동사 그놈이야.”

대두는 단호하게 던졌다. 그제서야 은희는 울고 있는 신혜와 서봉을 보았다.

“뭐야, 대진 엄마도 같이 당한 거야?”

대두는 고개를 끄덕인다. 은희는 서봉쪽으로 갔다. 대두는 머리를 세차게 흔든다.

“이 새끼, 용서하지 않겠다 반드시.”


대두의 분노에 찬 울분이 파미호에 파도를 일게 한다. 이사장과 그레이스는 깜짝 놀란다. 들어본 적 없는 고함이다. 대두의 분노는 포효로 폭발한다.

“아아아아악”

그것은 깊고 깊은 분노와 한의 처절한 폭발이었다. 저 깊은 심해에 웅크리고 있던 모든 에너지를 토해내는 것 같았다. 이무기가 승천을 앞두고 그르릉 그르렁 뜨거운 열기를 뱉어내는 것과 흡사했다. 그의 포효에 놀라 지켜보던 이사장의 입가에 보일락말락 미소가 스쳤다. 너무나 순간이라 누구도 알아보지 못했다. 포효는 지속된다. 이제 포효는 새로운 결의나 무너뜨릴 수 없는 다짐으로 바뀌고 있었다. 밑에 갇혀있던 탁기가 쑤욱 빠져나가는 후련함도 느껴진다. 마지막 최고의 옥타브로 올라간 직후 대두는 그 자리에 털썩 쓰러진다.

“괞찮아? 야 황대두!”

은희가 뛰어와서 얼굴을 부여잡고 흔든다. 대답이 없자 은희는 대두얼굴을 가볍게 때린다.

“야, 이 정도에 쓰러질 황대두가 아니잖아! 야아.”


보다 못한 그레이스가 대두에게 심폐소생술을 전개하려 했다.

“제가 심폐소생술을 해볼게요.”

은희는 떠듬떠듬 영어로 말했다. 바로 그녀는 큰 후회에 직면했다. 미쳤어, 내가 그걸 한다고 말하다니? 말도 안돼. 그러나 자존심은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 없었다. 그녀는 대두 입에 입술을 가져댔다. 그 순간 대두는 눈을 번쩍 떴다. 마주친 대두의 눈빛이 눈부셨다. 본능적으로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녀가 다시 눈을 뜬 순간 그 섬광은 사라졌다. 대두는 나직하게 말했다.

“야, 빨리 키스해.”

당황한 은희는 대두 뺨을 살짝 때렸다.

“야, 살살 쳐. 할매 손이 어찌 이리 맵냐?”

그레이스는 자기를 밀친 은희의 팔에 뾰족한 질투가 배어있음을 알아차렸다. 한국어 대화이지만 의미를 대충 알아들은 듯했다. 둘 사이의 관계를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묘한 불편함을 느끼면서 그레이스는 은희를 응시했다. 자기를 주시하는 듯한 느낌에 은희도 그레이스쪽으로 눈을 돌렸다. 두 여자의 눈화살이 허공에서 부딛혔다. 그때 경찰차 사이렌이 울린다. 침묵같은 소강상태가 지나자 은희가 그레이스에게 말했다. 어찌 된 일인지 평소 와 달리 영어가 술술 나왔다.

“조금전 떠밀어서 정말 미안해요.”

그레이스는 은희를 쳐다보며 우아하게 말했다.

“천만에요, 그럴 수 있죠 그럼요.”

서로 눈을 맞춘 이사장과 그레이스는 대두에게 인사한다.

“우리 먼저 올라갈게요. 조심하세요.”

대두는 손을 들어 답례하자 그들은 차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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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제18화 저 사람요 24.08.28 14 0 10쪽
17 제17화 꿈이냐 생시냐 24.08.27 1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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