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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푸른안개
그림/삽화
자욱한 안개
작품등록일 :
2024.08.13 16:31
최근연재일 :
2024.09.1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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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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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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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대가관계

DUMMY

대영은 빨려 들어가는 자신을 질타한다. 상큼한 살냄새와 달짝지근한 미소가 녹아 있는 소주에 계속 빠져든다. 갈수록 분위기는 달아오르며 궁금증이 치솟아 오른다.

“실례지만 예전 이형과 말한 내용 중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말씀하세요.”

“정보주면 나한테 뭘 줄거야? 라고 해서 그 때가서 보고요, 라고 했는데....”

우물쭈물 질문하는 대영에게 투자상담사는 똑 부러지게 답했다.

“돈을 벌기 위하여 적절한 대가관계가 존재해야 한다고 봐요. 니케의 철학이죠.”


당당하게 외친 그녀가 원샷하자고 말한다. 뽀얀 살이 더욱 고혹적으로 보인다.

“지리로 하실까요, 매운탕으로 하실까요?”

서빙아줌마의 소리에 그는 정신을 차렸다. 네병이 탁자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뜨거운 지리가 목을 적시자 술은 스르르 아래로 내려간다.

“사장님, 어떡하실 건가요?”

“잠깐 모텔에서 쉰 후 새벽에 내려갈 겁니다.”

니케는 똑 부러지게 인사를 한다. 호리호리한 체구에도 크게 취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지하철 역으로 걸어가는 니케는 승리의 여신처럼 자신감이 가득차 있었다. 시야에서 사라지자 전화를 확인했다. 정과장의 전화가 여러번 와 있었다.

“교환돌린 어음 1억이 부도가 났습니다. 그만큼 결제자금이 부족합니다.”

“알았어, 송금해줄게.”

그저께 팔아놓은 5억이 있었다. 모텔에 들어가서 그중 3억을 송금했다. 사양 산업인 섬유 하청회사의 부도는 다반사였다. 조만간 우리 차례일지 모른다. 잠시동안 천국에 있었구나. 대영은 심각한 현타가 왔다. 아버지말이 다시 귀를 때린다. 가업이다. 회사를 닫으면 200여명의 직원들이 실직한다.


빵회장 그의 능력은 가공했다. 단숨에 H사료 주가를 100% 올렸다 10억 투자한 대영은 40% 먹고 빠졌다. 10억 투자한 D사료는 40%까지밖에 못 올랐고, 20%에서 빠져 나왔다.

“최사장님, 좋겠어요. 가슴이 쓰리네요.”

“복불복이죠.”

누적 수익은 9억이다. 그가 이제까지 번 주식돈 중 최고다. S대 경제학과의 수재인 그가 생활비때문에 악을 쓰고 집중한 결과다. 사실은 이형그룹의 정보 덕분이었다. 이형과 조우결과 개별주 흐름을 타는 걸 알게 되었다. 수재였던 그에게 정보까지 더해지자 성과를 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계속 이들팀과 어울리는 것은 위험하다. 직감이 그걸 말해 준다, 하지만 돈은 올라올 때 벌어야 한다. 특정 흐름을 알게 되면, 6개월 정도는 대세 흐름 속에 버틸 수 있다고들 하지 않는가? 시장의 흐름을 포착한 유연성과 통찰력이 지속되나, 시간이 경과하면 기존의 흐름이 새로운 흐름을 찾는 걸 방해하기 때문이다. 주식에 집중한 후부터 대영은 머리가 개운해지는 것을 느꼈다. 정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힘들고 짜증났던 것도 쉽게 정리되었다. 용기까지 생기기 시작했다.

‘MRI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두뇌기능이 아주 활성화되는 것 같아요. 통상 사람들이 사용안하는 이곳도 움직임이 활발해요. 예전보다 한도가 10%이상 늘었을 것 같아요.”

“왜 이렇게 되는 건가요?”

“의식에 강한 충격이 생기면 저 아래 숨은 능력까지 쓸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충격에는 어떤 게 있죠?”

“전기적 충격이나 염력소유자와 소통, 가까운 분의 죽음같은 정신적 충격 등이 있죠.”


최근 최의원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미국에 선동파장을 넘겨서 30억 빚을 갚으려던 장박사가 실성된 사건 때문이었다. 그는 배후가 국공련일 거라고 확신했다. 미국과의 접촉은 국공련이 먼저 약속을 어겨서 한 것뿐이었다. 항상 자기 멋대로이며 기본적인 약속마저도 자기가 유리하면 바꾼다. 강자의 재량이라고 하나, 너무 심하다. 이 새끼들, 앞으로 무슨 횡포를 부릴지 모른다. 어제 국공련은 차입금을 만기연장 조건으로 D국 선거지원도 요청했다. 충격적인 요청이었다.

200명의 종업원 급여를 감당하기에 부가가치가 너무 낮다. 노조들은 절대 임금을 양보하지 않는다. 대영말대로 공장을 팔고 소사장제로 가면 살아날 수 있다. 최의원은 급성치매의 치료시기를 놓쳤다. 걸핏하면 솟아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분노로 인하여 내가 쓰러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최의원은 예전부터 500억에 공장을 사겠다는 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의원에게 도움을 받은 그는 계약금으로 300억까지 주겠다고 했다, 500억의 차입금을 갚고 나면 제조회사인 대한방직은 160억짜리 알짜 회사가 되고, 창고용 토지와 기숙사 등을 가진 대한자원도 20억짜리가 된다. 180억에 달하는 두 회사는 아들 내외와 정미에게, 80억의 천선동 임야는 광미에게, 현재 그의 생활비를 벌어주는 80억 상가는 손자 정호에게 주는 상속구도를 확정했다, 그날 공교롭게도 대영이 찾아와 간청했다.

“방직사업 적자는 한계에 달했습니다. 최근 주식투자를 하면서 9억을 벌었습니다. 공장을 담보로 200억을 빌려 주식투자 규모를 늘리고 싶어요. 잘만하면 나오는 이익으로 차입금 규모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굴러가다가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부동산을 매각하여 차입금을 100억 아래로 줄일 수 있습니다.”

보수적인 아이가 저렇게 되다니. 하지만 주식투자는 절대 안돼. 절대 안돼였다.

“나이스텔레콤도 제대로 팔지 못해서 돈만 날린 주제에 또 무슨 주식투자야.”

“이제는 저도 잘할 수 있어요. 어차피 저의 상속분 아닙니까?”

“정호것도 있어.”

“그럼 정호 것을 제외하고 투자할게요.”

그는 대영의 제안을 숙고했다. 그냥 물러주는 것보다 주식투자를 통하여 기회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아니다 안전하게 가야 한다. 주식투자를 거부해야 해. 동사사건과 D국 선거지원요청이 떠오른다. 분노가 가세한다. 그의 생각은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국공련 새끼들, 한번 해보자.”

아니다. 위험해. 한번 수립된 생각을 고수했다. 내가 이렇게 공격적이었던가? 그 이유를 찾으려 했다. 허나 머리만 아팠다. 다시 분노가 솟아올랐다. 참을 수 없었다.

“한 번 해보자. 단 영리한 대영이 경솔하니 견제를 해야 한다. 누가 좋을까? 문제가 터질 경우, 광미의 말을 듣도록 하는 조건을 달고 승인하자.”

며칠후 최의원은 대영을 불러 말했다.

“200억은 빌려준다. 20% 손실이 난 실패시점부터 투자결정권은 누나가 가진다.”

대영은 좀 당황스러웠다. 그렇게 반대하던 아버지가 주식투자를 승인하고 누나 견제조건을 넣다니. 먼저 200억 출처가 궁금했다. 그는 공장매각으로 300억 계약금이 들어왔고, 100억 운영자금을 제외한 자금이라는 걸 알았다. 이제는 누나 단서조항이 걸렸다. 실패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닌가? 대영은 아버지 말에 동의했다. 기뻐하며 나가는 아들을 보며 최의원은 극심한 후회가 몰려왔다.

‘아무래도 내가 뭔가에 홀린것 같애.’

계약금 200억과 국공련 차입금 적립금 및 운영자금을 합하니 거의 260억에 이른다. 의기양양한 자신감, 트여진 눈, 솟아오르는 용기.... 대영은 지수선물을 60억 매도했다. 200억을 투자하기 위한 종목은 스스로 선별하려 했다. 눈에 들어온 회사는 2차전지 회사들이었다. 큰 자금이라면 모름지기 시대를 아우르는 신기술에 투입해야 한다. 방직 사업이라는 사양사업에 시달린 그에게는 당연한 투자방향이었다. 투자회사를 가진 친구 현기호가 추천하는 2차전지 회사인 에크프로는 이미 바닥대비 200% 올라있는 상태였다.

“2차전지의 핵심인 양극재를 오랫동안 개발했어. 회장 수완도 보통이 아니고. 지금 많이 오른 상태이지만 꿈의 기술이라서 5배 더 상승여력이 있어, 큰돈은 이런 걸 사야 해.”

한눈에 봐도 차트상 매집이 역력하고 상승여력은 있어 보였다.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거대한 세력은 물량을 모으는 중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귀뜸을 해준다. 기호를 위시해서 여러 세력은 매집한 것이라고 대영은 생각했다.그 다음으로 현기호는 하이버를 추천했다. 이 회사는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을 보유하고 있고 팬덤플랫폼이 유망하다는 재료로 인해 급등하였다가 70%이상 하락한 상태였다. 한국의 경쟁력이 강한 엔터업종에 속한 우량종목으로 변동성이 커서 예전부터 눈여겨 본 종목이었다. 현재 70% 하락 매수에도 부담이 없다. 영지와 이형의 대화에서 거론된 것 같았다. 하이버에 대한 이형의 의견도 신통찮았다.

“지속적으로 내렸다가 최근 조금 오르는 중인데 상승세를 확인해야 할 것 같네.”

“나도 그런 종목 들어갔다가 개피봤어.” 정사장도 부정적이다.

정보미팅으로 가야한다며 이형과 정사장, 김사장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어섰다.

“요즘 바빠서 나중에 봅시다.”

“내가 그들에게 섭섭하게 한게 있었던가?”

그들이 가자 닭쫒던 개가 된 대영이었다. 집으로 가려는 순간 니케 문자가 온다.

“시간 좀 내 주세요.”

청수사 일식집의 작은방, 니케는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향기가 코끝에 스며든다.

“제가 hard를 최사장님께 말한 걸 이회장이 알게 되었어요,”

“이회장이 저도 좀 차갑게 대했어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간절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저희 투자상담사는 실적으로 살죠, 혹시 구좌를 개설해 줄 수 있나요?”

대영은 이 말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대영은 준비한 제의를 했다.

“억 계좌를 개설해 줄게요.”

그녀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너무 고맙습니다 최사장님.”

대영은 그녀에게 에크프로와 하이버에 대하여 말했다.

“앞으로 제가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지금 에크프로와 하이버 중에서 어느 하나를 매수하려는데 쉽게 손이 안가네요. 어디가 좋을까요?”

“누군가 하이버를 추천해서 저도 알아보았어요. 무슨 협상이 진행중이라고 했어요.”

“그 이야기, 누가 하던가요?”

“제가 예전에 하이버에 잠시 근무했고 그때 알게 된 친구죠.”

“니케씨가 하이버에 있었다고요?”

“저는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엔터일을 하고 싶었죠. 대학을 중퇴하고 연습생으로 들어갔죠. 대학중퇴면 그 업계에서 노땅이었죠. 결국 중도에 탈락되어 나왔죠. 몇군데 떠돌다가 증권사에 근무하던 지인의 도움으로 지금의 투자상담사가 되었죠.”

대영은 니케를 다시 보았다. 날씬한 몸매, 이런 얼굴이라면 엔터에 도전해볼만 했겠어.

그녀는 원샷을 제안했다. 다시 술이 오고간다. 이뻐 보인다. 위험하다.

“사장님, 정보조사에 소요된 실비정도는 보상해주셔야 해요.”

“그럼요.”

“약속식을 해야죠.”

어리둥절해 하는 대영에게 다가와 그녀는 손을 달라고 하여 도장도 찍고, 복사도 하는 시늉을 한다. 빙긋이 웃는 대영의 입술에 상큼한 분냄새가 덮쳤다.


며칠후 대영은 친구 기호를 만났다.

“회사나 신경쓰지, 주식에 왜 이리 관심이 많나?”

“사양 산업은 사장이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질 게 없어.”

“그래 알고 싶은게 뭐야.”

“에크프로, 주가가 많이 올랐는데 네가 여전히 강추하는 이유를 알고 싶어서.”

“전기차 핵심원자재 양극재 제조사인 에크프로 차트는 대세상승 초입이잖아.”

“이런 이야기 말고 시중에 떠도는 실체를 이야기해 줘.”

“거대한 해외자금이 매수에 들어갔다는 말이 있어.”

“홍콩의 거대 펀드들이 공매도에 들어갔고, 여의도공매도 세력도 가세했다던데.”

“맞아, 둘중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주가방향은 결정될 것 같아,”

거대한 해외세력, 현기호가 믿는 것은 그것이었구나.

“하이버도 큰 재료가 있다고 하던데? 그 소문 신뢰성 있어?”

“외국 대그룹과 제휴 협상중이래. 자세한거 나오면 알려줄게. 정보값은 톡톡히 치러야 해.”

해외 펀드간에 전쟁터인 에크프로보다는 제휴가 기다리고 있는 안전한 하이버가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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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제37화 똘똘말은 훈장 24.09.16 8 0 10쪽
36 제36화 가을남자 24.09.15 10 0 10쪽
35 제35화 자랑질 24.09.14 11 0 11쪽
34 제34화 붉은 사과 24.09.13 16 0 13쪽
33 제33화 신용은 안돼요 24.09.12 14 0 15쪽
32 제32화 강남스타일 24.09.11 14 0 19쪽
» 제31화 대가관계 24.09.10 22 0 12쪽
30 제30화 HARD 24.09.09 16 0 13쪽
29 제29화 너무세잖아 24.09.08 19 0 13쪽
28 제28화 단순 무식한 행동 24.09.07 18 0 11쪽
27 제27화 고무얼음 24.09.06 17 0 20쪽
26 제26화 BTS의 나라 24.09.05 17 0 10쪽
25 제25화 케르의 혼 24.09.04 15 0 23쪽
24 제24화 마음의 공격 24.09.03 13 0 17쪽
23 제23화 티벳의 가르침 24.09.02 14 0 14쪽
22 제22화 할배무기 24.09.01 15 0 12쪽
21 제21화 너도 물어 24.08.31 14 0 9쪽
20 제20화 20년만 젊었어도 24.08.30 21 0 15쪽
19 제19화 파미호 24.08.29 14 0 11쪽
18 제18화 저 사람요 24.08.28 14 0 10쪽
17 제17화 꿈이냐 생시냐 24.08.27 1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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