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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말랭
작품등록일 :
2024.08.1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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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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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러 스킬

DUMMY


눈앞의 신참 놈이 정말 거슬렸다.


모진영은 그렇게 생각하고 스킬을 사용했다.


[윤도하에게 <궁예질>을 사용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표층심리만 해석합니다.]


그런 알림이 귓가를 울렸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저 오러 용량도 한심한 초보 놈에게는 그거면 충분했으니까.

딱 보니까 발현한 지 얼마 되지도 않는 것 같았다.


특기대 인력부족이 극심하다더니. 가관이었다.

신주혁 같은 어린놈을 선배로 모셔야할 판이라니.

하물며 그 한심한 스킬이나 보고 배우려는 멍청한 놈까지 특기대에 집어넣고 자빠진 모습을 보면, 차라리 짤리길 잘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차피 놈의 능력도 별 볼일 없는 것 같았다.


그런 놈을 상대로 이해도가 낮다는 이유로 질 것 같지는 않았다.


남들이 뭐라 하든 10년 넘게 작전을 뛰었던 베테랑 중의 베테랑. 그것이 자신이었으니까.

모진영은 재빨리 윤도하의 표층심리를 읽어냈다.


'불안하다.'

'내가 가능할까?'


역시. 말만 번드르르한, 허세만 가득한 놈이었다.

체이서와 싸워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겠지.


'내 방어력이 얼마나 되는 지도 잘 모르는데.'


한심한 놈이었다.


자기 스킬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도 가늠하지 못할 정도면 '계측' 조차 하지 않은 것 같았다.


모진영은 저런 놈을 상대로 스킬을 쓴다는 것 자체도 한심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베테랑의 감각은 어떤 상황에서도 방심하게 놔두지 않았다.


스킬은 계속해서 유지했다.


'아마 잘 해봐야 서너 발. 그 이상은 막기 힘들 거다.'


예측이기는 하지만, 윤도하 자신의 감각이 그렇다면 실제로도 그 이상은 막기 힘들 것이다.


그런 심리상태에마저 영향을 받는 것이 오러니까.

세 발 맞으면 끝이다, 라고 생각해버리면 실제 오러 능력이 10발은 막을 수 있더라도, 심리적 요인에 의해 정말 세 발에 끝나버릴 수도 있었다.

본디 베테랑이라면, 자신은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하고 오러를 다룬다. 그렇게 해도 모자라니까.

자기의심은 절대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었다. 그런 의심이 오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그럼 곧바로 목숨으로 직결되니까.


그런 오러를 구성하는 심리적인 요소에 대해서도 모르는 건가.


쌩초보 중의 초보가 따로 없었다.


그런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

세 발에 끝이라면, 이 정도를 먹여주면 확실히 끝내겠지.


"크크······. 븅신 같은 새끼. 잘~ 들었다."


모진영은 웃기 시작했다.


"서너 발이면 끝이라 이거지? 그거? 오냐. 처먹여주마. 한 열 발 처먹여 줄게!"


총구를 윤도하에게 향했다.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반자동권총이었다. 거추장스러웠지만 방아쇠를 계속해서 당기는 데에는 주저함이 없었다.


윤도하는 몸을 오러로 감싼 채 달려오기 시작했다.


팅, 팅!

총알 두 발이 몸을 튕겨나갔다. 여기까지는 예상했다.


그러므로 틈도 주지 않고 계속해서 방아쇠를 당겼다.


느리다.

모진영은 그렇게 생각했다.


아무리 비전투대원이라도 체이서인 이상 신체능력은 단련해야 되는데, 윤도하는 발 좀 빠른 일반인 수준이었다.


어이없을 정도로 그의 달리기 속도는 느렸다.

표적을 일부러 빗맞히기도 힘들 정도라, 그냥 몸통과 머리를 향해 총을 쐈다.


탕, 탕, 타앙!

팅, 팅!


세 발, 네 발, 계속해서 튕겨나갔다.


어?


여섯 발.

일곱 발.

여덟 발.


뭐지?

이상했다.


그 뒤로도 계속 방아쇠를 당겼다.


열네 발이나 쐈다.


그런데, 왜?


분명 여유분까지 해서 이 정도면 충분했을 텐데.

왜 윤도하의 <기갑전신>이 깨지지 않는 거지······?


"우······. 와앗!"


어느새 윤도하는 모진영의 코앞까지 왔다.


무작정 주먹을 휘두르는 윤도하. 물론 느렸다. 모진영은 곧바로 몸을 숙여 피했다.


"이런 씨발!"


생각 외로 강력한 오러인가? 하지만 윤도하의 심리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그 때 갑자기.


'이 쯤이면 됐겠지. 해제하자.'


그런 표층심리와 함께 윤도하의 <기갑전신>이 풀렸다.

몸 주위의 오러가 완전히 사라졌다.


이건······. 기회였다.


"이······. 븅신새끼! 싸우는 데 오러를 풀어!?"


틈을 놓치지 않는다. 그게 베테랑이었다.


아직 한 발 남았다.

곧바로 총을 다시 겨눴다.


"뒈져라······! 어억!"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타앙-!

총알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고, 모진영의 몸은 하늘을 날았다.


"크아앗!"


무언가에 부딪혔다. 그런 인식을 하기도 전에 땅바닥에 처박혀 바닥에 쓸렸다.

거대한 오러 덩어리와 접촉했다. 그렇게 판단하고 고개를 들었다.


모진영 앞에는 <기갑전신>을 쓰고 있는 신주혁이 보였다.


"뭐, 뭐야······!"


순간적으로 오러로 방어는 했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접촉하고 나서야 반응했다.

결국 땅에 처박힐 때, 몸을 감싸는 데에만 그쳤다.


이상했다. 그럴 수가 없었다.

심층심리까지 읽어낼 수 있는 신주혁이 상대라면, 분명 자신의 '범위' 이내로 들어왔을 때 그 생각을 읽어낼 수 있었을 터였다.


그러나 모진영은 신주혁이 오는 줄도 몰랐다.


정신이 팔렸던 건가? 윤도하에게?

그랬다면 자신의 실책이었다.


조금 더 정신 차려야 했다.

스킬에 집중했다.


[윤도하와 신주혁에게 <쌍으로 궁예질>을 사용합니다.]


두 사람의 표층심리를 한꺼번에 읽어낼 수 있는 스킬로, 한 치의 방심도 하지 않겠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스킬 사용에 실패했습니다.]


"뭐!?"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원인을 파악할 여유는 없었다.

일단 위험한 신주혁 만이라도 커버해야 했다.


[신주혁에게 <궁예질>을 사용합니다.]

[스킬 사용에 실패했습니다.]


<궁예질>도 되지 않았다.


말도 안 되었다. 이건 모진영의 기본 스킬이었다.

무의식중에도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익숙한 스킬이었다.


[스킬 <궁예질>이 일부 손상되었습니다. 능력 사용이 제한됩니다.]


일부 손상?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처음 겪는 상황에 몸이 굳어버렸다.


"이상하지?"


눈앞에 다가온 것은 윤도하였다.

그 놈은 왜인지 실실 웃고 있었다.


"남의 마음을 읽는 게 참 쉬운 일이 아니야. 그렇지?"

"이, 이 새끼······."

"'아, 씨발. 갑자기 왜 이러지?'"


모진영은 놀랐다.

윤도하의 말투가 바뀌어서가 아니었다. 방금 윤도하가 한 말.


자신이 머릿속에서 생각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뭐야, 저 새끼가 어떻게 내 생각을!?'"


윤도하는 계속해서 모진영을 따라했다.


"씨, 씨발. 뭐, 뭐야!"

"'저 새끼는 뭐지? 뭐하는 놈이지?'"

"다······. 닥쳐! 닥치라고!"

"아. 그래. 닥쳐줄게."


윤도하는 싱긋 웃으며 입을 다물었다.


"근데 이거 하나만 말해줄 게."

"······?"


뭐지? 하는 생각을 했다.


"'뭐지?' 응. 뭐냐면, 아까 세 발이면 끝난다는 생각 있잖아."


그리고 이어지는 말에 모진영은 욕을 외칠 수밖에 없었다.


"그거 뻥이었어. 미안."


++++


모진영의 나에 대한 이해도는 낮다. 따라서 표층심리밖에 읽을 수밖에 없었다.

이건 원작에서도 주인공의 표층심리밖에 읽을 수밖에 없었으니, 나에게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간단히 유추할 수 있었다.


내가 의도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표층심리. 심층심리와 다르게, 이것만큼은 내가 원하는 대로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심층심리와는 반대로 의도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어떨까.

안 되겠다. 망할 것 같다. 그런 생각만 하면.


당연히 모진영에게도 그런 생각만이 흘러 들어갈 게 뻔했다.


서너 발이면 끝날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도, 그걸 노리고 방심시키기 위해서였다.


실제로는 탄창 하나 정도는 충분히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

<기갑전신>의 위력이 아무리 약화돼도 그 정도는 가능할 테니까.


"너 겁이 좀 많더라?"

"으으······."


내 말에 모진영은 부들댔다.


"서너 발만 쏘면 죽는다는 생각을 하면, 한 네다섯 발 쏘고 끝낼 줄 알았는데. 열 발 넘게 쏘던데?"


"이······. 씨발······!"


모진영의 심리가 곧바로 흘러들어왔다.


"방심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무서워서 아니야?"

"닥치라고 했잖아! 닥쳐!"

"그래주지."


물론 나도 조금은 걱정하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었다. 나에게도 위험은 있었다.

그리고 그건 모진영에게 기회이기도 했다.


총알이 몇 발이 남았든, 나는 반드시 모진영 바로 앞에서 <기갑전신>을 해제해야만 했으니까.


총을 눈앞에 두고 엄청나게 위험한 도박이었다.


다행히도 눈치 빠른 신주혁이 적절한 때에 돌진해주었다.

타이밍이 참 좋았다.


내가 조금만 늦었으면, 아마 신주혁이 접근하는 걸 모진영이 알아차렸겠지.

신주혁이 온다는 것을 <궁예질>로 읽어냈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의 모진영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씨발! 왜 도대체 스킬이 써지지 않는 거냐고!'


스킬은 지금 '손상'되었다.


모진영의 바로 앞까지 접근한 순간.

나는 블루투스로 연결한 <기갑전신>을 삭제했다. 그와 동시에 <기갑전신>도 풀렸다.


위험했지만 이럴 수밖에 없었다.

남은 용량을 만들려면 기존 스킬을 삭제해야지.


그리고 남는 공간에, 새로운 스킬을 넣는다.


[연결된 사용자 정보]

[모진영 / 31세 / 백수 / 까메오]

[신체 능력 : 체력 88 / 힘 61 / 민첩 119 / 지구력 80]

[오러 능력 : 용량 4900 / 타입 정신 / 스킬 <궁예질 Lv.6> <쌍궁예질 Lv.5> <마구니가 있다 Lv.2>]

[특성 : 성격파탄 Lv.5 / 음흉 Lv.4 / 신중 Lv.3 / 끈질김 Lv.6]


당연히 새로운 스킬은 <궁예질>.


[스킬 <궁예질>을 선택하였습니다. 이 스킬을 전송하시겠습니까? 복사/잘라내기/붙여넣기]


그리고 여기서, 아까와는 다른 선택을 했다.


블루투스는 원래 연결된 두 디바이스간의 전송을 하는 기능.

파일을 옮긴다면, 복사만 가능한 게 아니라 잘라내고 붙여내는 것도 가능하다.


상대에게 있는 스킬을 '잘라내고' 나에게 붙여 넣는다면.


'이런 씨발! 망할! 스킬이 막혀!? 강서아. 이게 다 강서아 때문이야······!'


상대의 스킬을 없애고, 완전히 나의 것으로 하는 것이 가능했다.


[스킬 <궁예질> 잘라내기 완료]


물론 나의 용량은 아직 부족하기에 일부밖에 전송되지 않지만.

본디 파일은 일부만 손상되어도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일부 손상? 일부 손상이 뭐냐고!'


그건 스킬도 마찬가지였다.


'저 녀석은 어떻게 내 생각을 읽어내는 건데, 설마······!'


"그 설마다."

"뭐······!"

"네 스킬. 지금 나한테 있다고."


피식, 비웃어줬다.


자신의 것을 눈앞에서 빼앗겼을 때의 굴욕감을 충분히 안겨주고 싶었으니까.


'설마 능력강탈······!? 그, 그렇더라도 잘 다룰 수는 없을 텐데. 어떻게 처음 보는 사람인 내 심리를······!'

"읽을 수 있지."


속마음을 읽어내고, 들으라는 듯 말해줬다.


모진영의 생각대로였다. <블루투스>를 쓰면, 스킬이 가지고 있는 제약도 그대로 옮겨진다.

<궁예질>이 가지고 있는 제약. 상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도 그대로.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건 의미 없었다.


"너 같은 인간 아주 잘 알고 있거든."


모진영의 그 쓰레기 같은 본성에 대해서는, 현실에서부터 알고 있었으니까.


"우······."


모진영은 바들바들 떨었다.

그리고 곧장 튀어 올랐다.


"우와아아아아악!!!"


주먹을 휘둘렀다. 엄청나게 빨랐다.

총알이 없더라도, 체이서는 원체 신체능력이 월등하다. 체술은 기본.


그것으로라도 이겨보려고 하는 건가?


"멍청한 놈."

"뒈져어어어!!"


모진영은 내 몸으로 튀어와 주먹을 날리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여유를 가졌다.


그의 심리를 읽어서, 알고 있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이제 모진영의 심리 따위는 읽지 않아도 되었다.


대신 다른 사람의 심리를 읽었다.


그리고 그 사람 역시, 처음부터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었다.


"쓰레기라서 퇴출당했으면 얌전히 방구석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번개. 그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그 오러가 공격하는 모습은.


순식간에 어딘가에서 날아와 모진영의 몸을 후려쳤다.


퍼억-!


"크엇!"


낡아빠진 옷이 찢어지며, 맞은 부위 그대로 살이 쩍 벌어졌다.

피가 하늘로 튀었다.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 들어와서 남의 명상을 방해해?"


톡 쏘는 싸가지 없는 목소리.

그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너 때문에 완충 안 됐잖아."

"가, 강서아······!"


땅바닥을 기는 모진영은 기겁했다. 바닥을 기어서라도 도망가려고 했다.

아까는 그렇게 만나려고 했으면서. 지금은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있었다.


"함부로 내 이름 부르지 말아줄래? 선배?"


탓.

내 앞에 선 강서아는 환자복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전혀 환자답지 않았다.

손에 쥔 채찍으로 오로지 다른 사람을 환자로 만들 생각만 하고 있었다.


"기분 나쁘니까."


채찍은 또 다시 땅바닥을 갈랐다.


그걸 보며 나는 생각했다.


피 웅덩이 또 보게 생겼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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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오러 스킬 24.08.19 7 0 13쪽
13 오러 스킬 24.08.19 8 0 12쪽
12 오러 스킬 24.08.18 8 0 13쪽
11 주인공 방해하기 24.08.18 9 0 18쪽
10 주인공 방해하기 24.08.17 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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