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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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말랭
작품등록일 :
2024.08.1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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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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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과 성장

DUMMY


검사장은 본부 별관에 따로 마련된 곳이었다.


간단한 신체검사부터 시작해서 오러 능력을 종합 평가까지 다양한 검사가 가능한 곳.

꼭 병무청의 신체검사장 같은 분위기였다.

검사 대상이 나 혼자라는 걸 빼면.


검사 과정은 총 5단계.

신체검사 - 식별 - 계측 - 종합평가 – 계약이었다.


우선 신체검사.


"신체검사부터 하려고? 아······. 그거 가라로 적을 테니까 대충 넘어가면 안 돼? 어차피 중요한 거 아니잖아."


양하정의 일처리는 처음부터 개판이었다.

비어있는 신체검사표를 던져주고 하는 말이 이런 말이었다.


"자. 자기 키랑 체중이랑. 알지? 아는 대로 그냥 거기다 적어."


아무리 공무원이 일 안 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닐 텐데.

작가가 가진 공무원에 대한 편견이 그대로 드러나는 캐릭터였다.

안 좋은 감정이라도 있나.


[<궁예질> - 남은 사용시간 1시간 08분]


하지만 시간이 부족한 나에게는 오히려 잘 된 일이었다.

어차피 신체 스텟 낮은 거, 무마시키려면 차라리 이러는 편이 나았다.


나는 내 원래 스펙을 서너 배 정도 뻥튀기 시켜 적고는 양하정에게 건네주었다.


"신체 스텟은······. 그럭저럭이네."


그 다음으로 식별.


"오러는 있는 사람이지? 그럼 식별 필요 없지 않아?"


일 할 생각이 있기는 한 건지 의심스러웠다.


"계통을 확인해야 될 것 같아서요."

"······자기 계통도 몰라?"


양하정은 어이없다는 듯 나를 봤다. 무시하고 검사준비나 했다.

언제까지 그럴 수 있나 보자고.


"어······. 너는 바로 식별실로 가. 기계 켜지면 거기 써져 있는 대로 장비하면 돼. 안 도와줘도 되지?"

"그래."


어차피 도와달라고 해도 옆에서 투덜댈 게 뻔했다.

장비도 간단하니 그냥 혼자 하기로 했다.


"별로 좋은 계통도 나올 것 같지는 않은데······."


마음대로 생각해라.


그저께 했던 식별은 오러가 발현되어 있는지 아닌지 확인하는 용도로 한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식별을 진행하는 목적은 따로 있었다.


능력 타입을 확인하는 것,

오러의 발현여부는 그 확인과정에서 덤으로 알 수 있는 부차적인 정보였다.


식별만을 위한 기계가 따로 개발되어 있을 정도로 이 타입 확인은 중요한 일이었다.


"그럼 시작할게. 얼른 끝내고 나와 줘. 나 게임하고 있을 테니까."


식별실 안에 또 따로 마련된 별실 안에 들어간 나는 기계에 몸을 기댔다.

유리창을 통해 강서아와 양하정이 나를 보고 있었다.

마치 X레이 사진이라도 찍는 느낌이었다.


양하정이 기계를 조금 두드리더니, 우웅 하는 가동음이 들렸다. 그와 동시에 양하정은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얌전히 기계에서 5분 정도 있자, 삐익-. 하는 소리와 함께 작동이 멈췄다.


"나와도 돼."


그렇게 말하는 양하정은 나를 보지도 않았다.

중심의 모니터에는 몇 가지 인적사항과 함께 정보가 떴다.


[윤도하의 식별 결과]

[오러 발현 여부 - 발현]

[오러 타입 – GN9(고유)]


내 상태 창 정보와 똑같이 역시 고유계.

"고유계네? 흐음······."


고유계. 5대 계통에 속하지 않는 개성 강한 희귀 타입. 발현 가능성이 0.5% 정도밖에 안 되는 걸로 알고 있었다.

양하정은 그런 결과를 보고서도 놀란 표정조차 짓지 않았다.


오히려 놀란 건 강서아였다.


"네? 고유계요?"

"응······. 왜 그래? 문제 있어?"


얼떨떨한 표정의 강서아. 메타계인 줄 알고 있었는데 엉뚱한 게 튀어나왔으니 놀랄 만도 했겠지.


하지만 메타계는 애초에 식별 자체가 불가능한 케이스였다.

전문시설과 전문가를 동원해 정밀검사라도 받지 않으면 안 되었다.


"······아니요. 아무 것도 아니에요."


강서아는 뭔가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여기서 따지고 들어간다고 딱히 이득이 될 건 없었다. 시간만 질질 끌 뿐.


"희귀 계통이라고 바로 통과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마. 고유계도 많이 봤거든······. 하암. 바로 다음으로 넘어갈까?"


양하정은 여전히 다크 서클 깔린 눈으로 힘없이 식별실을 나섰다.


이 정도로는 놀라지도 않는다는 건가.

하지만 나에게는 아직 기회가 남아있었다.


"다음. 바로 '계측' 시작하자."


계측실이라는 또 다른 방으로 이동했다.


방 구조나 검사방식은 식별과 비슷했다. 나는 또 기계에 몸을 맡겼다. 이번에는 시간이 꽤 걸렸다.


계측.

식별이 오러의 타입을 알아낸다면, 계측은 오러의 용량을 측정한다.

그 이외에도 각종 스킬의 위력을 수치화하기도 한다.


나는 상태창만 보면 타입과 용량은 알 수 있는데, 항상 식별과 계층을 할 수 있다고 보면 되는 걸까.


삐이익---.

결과가 나왔다.


"······."


강서아는 모니터를 보고는 할 말을 잃었다.


"아~. 큰일 났네."


화면을 옆에서 보던 양하정도 한 소리 했다.

상태창에서 봤던 내 오러 용량은 55. 신주혁이 2천 대, 모진영이 4천 대였으니 비교적 너무 적어서 그런 건가?


갓 발현되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이거······. 더 이상 검사하는 의미가 없지 않아? 돌아가도 될 것 같은데."


양하정은 쓴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특기대는 커녕 체이서로서도 의미가 없는 수준인데······. 일 하다가 죽지 않겠어?"


도대체 얼마나 심하게 나왔기에 저러는 걸까.

궁금해서 나도 모니터를 확인했다.


[윤도하의 계측 결과]

[오러가 너무 미약하여 계측할 수 없음.]


"······."


나도 할 말을 잃었다.

원래 주인공은 여기서 1만 이상이 뜨면서 양하정의 눈을 뒤집히게 만들었다. 그걸 바탕으로 계약했었는데.

나는 그런 식으로는 안 될 것 같았다.


"있잖아, 이제 그만 하면 안 될까? 나 돌아가서 쉬고 싶은데."


이젠 완전히 무시하는군.


하지만 아직 나에게는 한 번의 기회가 더 있었다.

두고 보자고. 공무원 나으리.


++++


종합평가장.


실기시험장,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되었다. 오러 스킬을 직접 써서 선보여, 주관적인 평가를 받는 곳이었다.


2층이 통째로 종합평가장이었는데, 엄청나게 넓은 공간에 샌드백이나 통나무, 돌 따위가 널부러져 있었다.

아마 그런 것에다 스킬을 쓰라는 거겠지.


그리고 이곳에서 나는 지금까지의 결과를 만회할 생각이었다.


[<궁예질> - 남은 사용시간 0시간 17분]


17분.

그거면 충분했다.


"하암~. 자. 여기서 네 스킬 아무거나 막 쓰면 돼. 다 하면 말해줘."


양하정은 아예 내 스킬을 볼 생각도 없는 것 같았다. 아무 기대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기대를 송두리째 돌릴 카드를 나는 쥐고 있었다.


[연결된 사용자 정보]

[양하정 / 25세 / 8급 공무원 / 조연]

[신체 능력 : 체력 16 / 힘 9 / 민첩 11 / 지구력 15]

[오러 능력 : 용량 16 / 타입 조정 / 스킬 <스킬없음>]

[특성 : 나태 Lv.8 / 편법 Lv.2 / 게이머 Lv.5]


<블루투스>로 양하정을 연결하자 상태창이 떴다. 예상대로 쓰레기 같은 스텟에, 부정적인 특성이 눈에 띄었다.


예상외인 것은 오러 능력이 있다는 것.

물론 나보다도 더 별볼일없는 용량에 스킬마저 없었다.


너무 미약하다보니 계측도 안 되고, 심지어 다른 체이서들 눈에도 띄지 않는 것이겠지.

본인조차도 오러가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어쩌다가 오러가 발현된 걸까.


아마 저 귀찮아하는 태도를 다른 체이서들에게도 보이다가 한 대 얻어맞은 게 아닐까 싶었다.


"있잖아. 빨리 해 줄래? 여기 데이터가 잘 안 터져서······."


스마트폰을 계속 눌러대며 양하정은 나를 재촉했다.

시키지 않아도 할 참이었다.


[오러 능력 : 용량 16 / 타입 조정 / 스킬 <스킬없음>]


양하정에게서 가져올 수 있는 스킬은 없었다.


상식적으로 상태창만 아니었다면, <블루투스>로 연결까지 할 필요도 없었겠지.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스킬 같은 걸 가져올 생각은 없었다.


"그래. 해 주지."


그렇게 대답하자, 양하정은 살짝 고개를 들어 나를 봤지만 다시 흥미 없는 듯 스마트폰으론 눈을 돌렸다.


저럴 수 있는 것도 이제 끝이다.


[스킬 <궁예질>을 선택하였습니다. 이 스킬을 전송하시겠습니까? 복사/잘라내기/붙여넣기]

[스킬 <궁예질> 붙여넣기 완료]


내 종합평가의 시작이었다.


++++


양하정은 귀찮았다. 게임하느라 바빠 죽겠는데. 친한 동생, 서아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꺼지라고 했을 터였다.

요즘 시대에 특기대에 오겠다고 하는 사람들 중에 쓸 만한 사람은 없었으니까.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 데려온 남자도 하찮기 짝이 없었다.


신체검사는 아예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몸이 허약해보였다. 검사표에 적어 낸 수치는 준수했지만 거짓말인 게 눈에 보였다.


식별된 타입은 의외로 희귀한 고유계였지만, 오러 용량은 너무 미약해서 의미가 없어보였다.

체이서 특기대로서의 가치는 전혀 없는 남자였다.


아무리 인력이 부족한 특기대였지만 이런 초보까지 받아들일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니 일찌감치 포기하고 가 줬으면 좋겠는데, 서아는 기어코 스킬을 쓰는 것 까지 봐달라고 애걸했다.


"으아아······."


친한 동생이 부탁하니 거절할 수도 없고. 빨리 좀 끝내줬으면 좋겠다.


그 때.

양하정은 몸에 무언가 변화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무언가 흘러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체이서도 아닌 그녀가 그 정체까지 알아챌 수는 없었다.


그냥 옆에서 스킬을 쓰니 드는 위화감인가.

그렇게만 생각했다. 가끔 이런 느낌을 받곤 했었다.


앞의 남자는 뭐 할 생각이 있기는 한 건지 의심스러웠다. 아까부터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아, 아.'


방송인가?


마이크 테스트를 하는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게임에 집중했다.

조금만 더 하면 깰 것 같은데.


'뭐야. 안 들리는 건가?'

"?"


흠칫, 해서 고개를 들었다.


방송을 한다고 하기에는 서아나 옆의 남자나 아무 반응도 없었다.


아니, 옆의 남자는 조금 달랐다.


서서히 양하정을 향해 몸을 돌렸다.

눈이 마주치자 싱긋 미소지었다.


'들리나 보네.'


"뭐야······."


이상했다.

남자는 입을 전혀 열지도 않고 있었다.


그럼에도 양하정에게는 마치 자신에게 말을 거는 듯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 들리지? 소리가 들리면 오른손을 들어봐.'


"······."


조심스럽게 오른손을 들었다.


'성공이군. 혹시나 했는데.'

"뭔데······. 이, 이 소리는."

'응? 아아. 하긴 조금 당황스럽긴 하겠네. 아, 대답은 말로 해줘.'


뭐?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남자는 계속 자신을 보며 말했다.

아니,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목소리만 들렸다.


'왜냐면 잘라다가 붙여 넣어준 거니까. 복사는 해보려했는데 레벨이 낮아서 안 되더라고.'


이해되지 않는 말만 계속했다.

하지만 어렴풋이 짐작은 갔다. 이런 상황이 너무 낯선 상황은 아니었으니까.


가끔씩 이런 사람들이 있었다.

정신계 능력을 쓰는 사람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정신에 개입하려는 사람들이 가끔 있었다.


그렇지만 분명히 아까 본 이 남자의 타입은 달랐다. 아까 본 이 남자의 타입은······.


'고유계였을 텐데······. 이상하지?'


자신의 속마음을 읽기라도 하는 듯 남자는 그대로 따라했다.


'이상할 것 없어. 나는 원래 그런 능력이니까.'

"무, 무슨 능력?"


얼떨떨하며 목소리를 냈다. 남자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표면적으로는 고유계통이지만 어디까지나 표면적으로거든.'


고유계통인데 다른 계통도 복합적으로 가진 건가? 정신고유계?


아니 그런 계통은 존재하지 않았다.

고유계는 그 자체가 독립적인 계통이라 타 계통과 복합되지 않았다.

애초에 다른 계통에 복합적으로라도 속하지 않는 것이 고유계의 정의였다.


그럼에도 정신계 능력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내놓아야 하는 답은 하나였다.

사용하고 있는 스킬 자체가, 다른 계통과 이어져야 했다.


'응. 눈치 챈 것 같네. 그래. 그거 맞아.'


양하정은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지금까지 본 체이서만 수백 명. 하지만 이런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


'전 계통 모두 사용가능한 올라운더.'


++++


물론 거짓말이었다.


올라운더가 실제로 존재하기는 했지만, 나처럼 남의 스킬을 가져다가 사용하는 케이스는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계통의 제한이 없는 경우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럼에도 내가 정신계 스킬을 쓰는, 아니 쓰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단순했다.


조금이라도 더 나를 과대평가하게 만들어야만 했다.


"오, 올라운더······?"


내 생각을 읽은 양하정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양하정은 지금 <궁예질>을 나에게 사용하고 있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가 건네주었다.


이건 스킬 이름이 블루투스일 때부터 떠올린 아이디어였다.

블루투스의 기능을 생각해보면 단순히 타인의 능력을 가져오거나 복사하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을 터였다.


나도 상대방에게 스킬을 전송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가능성이 떠올랐고,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그래서······. 나한테 텔레파시라도 보내는 거야?"


양하정은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이제야 놀란 표정이 보이기 시작했다.


"분명히 아까는 고유계였는데······. 기계가 잘못된 거야?"

'아니. 고유계는 맞아. 단지 다른 계통의 스킬도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을 뿐이지.'


속마음으로 이렇게만 생각해도 양하정에게는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어, 어떻게 그런 능력이······. 오러 용량도 별로 없었는데."

'용량 따위는 상관없어.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잠재성을 지니고 있느냐잖아?'

"······그래."


맞는 말이라는 듯 양하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용량이야 나중에 얼마든지 키울 수 있었다.

하지만 계통이나 스킬은 선천적인 재능의 영향이 강했다.


희귀한 스킬을 지닌 사람은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것이다.


"혹시 그럼 다른 스킬도 구사할 수 있는 거야? 정신계뿐만 아니라······."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나한테 관심 하나도 없더니, 호기심이 당긴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그 호기심을 채워줘야겠지.


[연결된 사용자 정보]

[강서아 / 23세 / 체이서 특수기동대 / 메인 히로인]

[신체 능력 : 체력 43 / 힘 35 / 민첩 32 / 지구력 54]

[오러 능력 : 용량 5365 / 타입 증폭부여 / 스킬 <무한의 채찍 Lv.9>]

[특성 : 복수귀 Lv.6 / 냉혈한 Lv.3 / 폭주 Lv.4]


목표는 하나뿐이었다.


[스킬 <무한의 채찍>을 선택하였습니다. 이 스킬을 전송하시겠습니까? 복사/잘라내기/붙여넣기]

[<스킬 <무한의 채찍> 복사 완료]


'좋아. 원한다면 얼마든지.'


꿀꺽.

양하정의 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손에 오러가 감돌기 시작했다. 스킬의 효과였다.

원래 스킬도 레벨이 워낙 높다보니, 나한테도 엄청난 위력이 같이 전송된 느낌이었다.


그래도 <무한의 채찍>을 그대로 보여줄 순 없었다.

나에게 채찍도 없을 뿐더러, 어차피 성능이 떨어져서 완전히 동등한 위력을 낼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응용은 가능했다.


"하아압······."


눈앞에 띄엄띄엄 매달려 있는 샌드백들을 보았다.

여러 샌드백들을 목표로 삼고, 곧바로 스킬을 발동하고 주먹을 내질렀다.


퍼펑!

뻗친 주먹에서 오러가 뻗어나갔다. 정면에 있는 샌드백을 때린 오러는 튕겨 나와, 다른 샌드백을 향했다.


퍼퍼퍼펑!

뒤이어 다른 샌드백도 때리고 튕겨나갔다.


대여섯 개가 넘는 샌드백을 후려치고 나서야 오러는 사라졌다.


"후우······."


촤아아······.

옆구리가 터져서 내용물을 쏟아내는 샌드백들이 가득했다.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양하정을 보았다.

양하정은 손을 꽉 쥔 채 샌드백과 나를 번갈아 봤다.


"이건······. 설마······. 서아 스킬······."

'응? 아. 재밌어 보여서. 따라했어.'


별거 아닌 척 둘러댔다.


"따라했다고······? 서아가 2년 걸려 만든 스킬을······? 그냥 보기만 하고?"

'그래. 말했잖아? 올라운더라고. 아, 남의 스킬을 쉽게 배운다는 소리는 하지 않았었나?'

"······뭐, 뭐야. 너."


양하정의 입이 부르르 떨렸다.


반만 들어맞는 허풍에 지나지 않았다.

쉽게 배우는 것도 아니고, 마음대로 꺼내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나는 태연히 허세를 부렸다.


'다음은 어떤 스킬 해볼까. <기갑전신>이라도 할까? 아님 <양자택일>? <규제폭탄>은 어때?'

"으, 으으······!"


그리고 그런 허세만으로도 양하정을 넘어오게 하기엔 충분했다.


주인공에게 그랬었지.

양하정은 약한 사람에게는 관심 없었지만, 강한 사람에게는 한없이 약해지는 캐릭터였으니까.


"보, 보여줄······. 주실 수······. 있어요?"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양하정을 나는 깔보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보고 싶으면 계약서 가져와."


이제부터 갑질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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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약과 성장 24.08.21 8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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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오러 스킬 24.08.20 6 0 13쪽
14 오러 스킬 24.08.19 7 0 13쪽
13 오러 스킬 24.08.19 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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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주인공 방해하기 24.08.18 9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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