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상태창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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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빌런
작품등록일 :
2024.08.16 04:35
최근연재일 :
2024.08.2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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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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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신의 열연

DUMMY

#004화. 혼신의 열연






결심이 섰다면, 혼신의 열연을 펼치는 건 순식간이다.


“내 특성! 내 특성 덕분에 알아! 저 씹새끼들, 보스만 족치면 다 병신되는 거!”


내가 끝까지 얼굴에 철판을 깔고 ‘이건 특성 덕분이다’라 우긴다면, 동생으로서는 내 말을 믿을 수밖에 없을 테니.


“뭐?”

“내 특성 덕분에 안다고. 저 새끼들 ‘약점’!”


이게 통할 이유는 간단하다.


“···진짜야?”


앞서 말했듯 ‘게이트 관리국’에 비치된 스캐너를 통하지 않는 이상에야, 사람은 다른 사람의 상태창을 볼 수 없으므로.


“야 이씨. 내가 오늘 아침에 정신병원에서 퇴원해서 그런 거야?”


애초에 내가 정신병원에 갇힌 것도, 거기서 퇴원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이유가 컸지 않나?


스캐너는 한국에 한 대밖에 없다.


당연히 [상태창 등록증] 발급에 쓰기도 바쁜 걸 ‘난 상태창이 없다!’고 외치는 웬 미친놈을 위해 쓸 수는 없는 법이라, 의사로서는 ‘상태창은 인간 모두가 가진 것.’이라는 대전제 하에, 내 말만으로 진료를 볼 수밖에 없었거든.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럼 뭔데? 나한테 아직 ‘상태창 등록증’이 없어서 그래? 거기에 찍혀 나오는 특성을 못 봐서?”


내 계획에 확신을 가지는 것도 그래서다.


오늘 아침에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나한테 [상태창 등록증] 같은 게 있을 리가 없으니, 내가 내 특성을 가지고 뭘 어떻게 구라를 치든 동생은 믿을 수밖에 없으므로.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스파독한테 ‘광폭화’ 같은 특성이 있다는 건 나도 처음 들어서···.”

“야, 그래. 그럼 이거 봐. 나, 내 말 증명할 수 있다니까?”


특히, 동생의 의심에 대비한 결정타까지 준비한 지금은 더!


화아악-


나는 신성력을 잔뜩 끌어올린 다음, 그걸 유형화시켜 마치 ‘뭔가 있는 것처럼’ 몸을 빛냈다.


“그 흰 빛은···!”


그리고 이 빛 때문에라도 동생은 내 말을 믿을 수밖에 없을 거다.


“자, 봤지? 니 말대로 나는 10년간 병원에 있느라 아직 스킬 하나도 못 익힌 놈인데, 이 흰 빛이 내 [특성]에서 나온 게 아니면 어디서 나왔겠냐?”


정신병원 의사들이 그랬듯, 심지어는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도 그랬듯. 사람이 ‘이능’을 발휘하는 건 ‘상태창’ 덕분이라는 그 당연한 ‘상식’ 때문에라도.


“그, 그럼··· 오빠가 말한 ‘광폭화’인지 뭔지 하는 그게 진짜라고?”

“그. 그러엄- 이 새끼야! 내가 이래 봬도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거짓말을 안 해본 사람이라고.”

“그래, 알았어. 믿을게.”

파캉-!


위태위태하던 쉴드 한쪽이 완전히 깨진 건 그때.


콰득-


또 팔뚝을 희생해야 하나 싶은 찰나, 동생의 대응이 빨랐다.


티디디딕-


예의 그 괴력으로 차 문짝을 뜯어내고는, 그걸 방패처럼 치켜들어 가시 세례를 막아낸 것.


“그러면 이제 뭐 어떻게 해야 하는데? 보스는 어떻게 찾게? 그 새낀 쟤들 다 뒈지기 전까지 숨어있는데···.”

“보스는 내가 찾을 수 있으니까, 그건 걱정하지 말고. 너는 그냥 저 새끼들 뚫고 보스 앞까지 갈 준비만 해.”

“포위망 뚫는 거야 이동 스킬 몇 개 쓰면 될 거 같은데··· 아니. 그 전에, 은신 중인 퀸을 찾을 수 있다고?”


직후 동생이 물었으나, 나는 동생의 물음을 무시한 채 오러를 끌어올렸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우우웅-


그러자, 더욱 예민해진 기감에 수많은 기척이 잡힌다.


익숙한 냄새, 익숙한 괴성. 그리고 각 개체에 연결된 이질적인 기운까지.


퀸의 흔적이다.


‘고작 한 달 모은 마력으로는 안 되나.’


다만 흔적을 느낀 것 정도로 퀸의 위치를 알아내기는 힘들었다.


라가이아 대륙 시절의 기억이 있어 마력을 다루는 스킬 자체는 대단하나, 지구로 돌아와 모은 마력이 얼마 되지 않은 탓.


‘진짜 이러기 싫었는데···.’

화아악-!


결국, 나는 어쩔 수 없이 다시 한번 신성력을 끌어올렸다.


우우웅-!


그러자, 한껏 몸을 채운 신성력이 오러를 증폭한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받은 축복은 ‘조화’의 축복.


그렇기에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신성력에는 ‘조화’라는 특성이 붙어있고, 그 특성 덕분에 신성력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것 외에도 마법이나 오러를 증폭시킬 수도 있으므로.


두근-


다만 아쉬운 점은 이 힘을 너무 막 쓰기엔 ‘부작용’이 있다는 건데···.


‘아직 걱정할 정도는 아닌가.’


그래도 그 대단한 부작용도 살아있어야 느낄 수 있는 법.


“찾았다.”


나는 슬쩍 모습을 드러내려는 ‘부작용’을 무시한 채, 동생을 보며 말했다.


“뭘?”

“북동쪽. 한 50m쯤 떨어진 거 같은데, 퀸은 거기 숨어있어.”

“진짜?”

“그리고 근처에 ‘근위대’ 느낌으로 스무 마리 정도 있는 거 같은데··· 괜찮냐?”

“저 새끼들은 좆밥이라 총알이 통해서 괜찮긴 한데··· 뭐? 보스를 찾아?”


얘기를 들은 동생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니, 눈 감고 잠시 명상하는 것 같더니··· 대체 어떻게 찾은 거야?”

“내 특성 이 새끼야, 특성.”

“그건··· [약점 파악] 계열 아니었어? 쟤들 약점 찾아낸 거랑 오빠 특성이랑 관련 있었던 거 같은데··· 설마, 이중 특성?! [미니맵]이나 [탐지] 계열 특성도 있는 거야?!”


아마도 내 특성이 여러 개라 착각하는 모양.


“씨발, 우리 집에 경사 났네! 오빠, 나중에 헌터할 거면 꼭 우리 길드 와. 알았지?”


다만, 문제는 이중 특성이라는 게 내 생각보다 더 대단한 것 같다는 거다.


‘내가 너무 과한 구라를 쳤나? 나중에 뭐라고 대답하지? 아직 [특성] 이름도 안 지어놨는데···.’


덕분에 다가올 미래가 살짝 두렵긴 한데··· 하,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상태창 없는 걸 나보고 어쩌라고.


- 캬아아아악!


상황이 급변한 건 그때.


“야, 쟤네들 돌격한다!”


그걸 본 동생이 소리쳤다.


‘광폭화’와는 달리, 가시를 다 쏘아내면 돌격하는 저 공격 패턴은 헌터들도 아는 습성인 모양.


‘저건 저 새끼들이 돌진하기 전에 내는 소린데? 체내에 생성해둔 가시를 벌써 다 쓴 건가?’


이 공격 패턴 자체는 익숙한 부분이긴 하나, 다만 익숙하기에 되려 의아한 게 있었다.


보통 때보다 돌진 타이밍이 훨씬 빠르게 느껴졌던 것.


스윽-


그런데 그때, 갑자기 나를 껴안는 동생.


“지금 뭐 하는···.”

“꽉 잡아. 안 그럼 다친다.”


갑작스러운 포옹에 좀 당황하긴 했으나, 동생이나 나나 대한민국의 평범한 오빠 동생으로서 피차 서로 정답게 끌어안을 사이는 아닌 걸 잘 아니, 아마도 아까 말했던 ‘이동기’를 쓰려는 듯했다.


“···.”

슥-


그에 창피함을 무릅쓰고 동생을 끌어안았을 때.


“[도약]”


마침내, ‘스킬’이라는 것이 사용된다.


‘역시, 스킬 쓸 때는 마력이 움직이는구나!’


그와 동시에 동생의 하체로 모여드는 마력.


쾅-!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체로 몰려든 마력이 폭발하듯 내뿜어지고, 동생과 나는 그 반동을 이용해 하늘로 날아올랐다.


‘···미친. 못해도 한 20m는 뛴 거 같은데?’


놀라운 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여기서 어디로 가?”

“저, 저쪽. 저기 큰 나무 보이지? 그쪽이야.”

“오케이. [강하].”

쌔애액- 쾅-!


새로운 스킬이 사용되자, 동생의 몸이 무슨 전투기에서 발사된 미사일이라도 되는 양 바닥에 내리꽂힌 것이다.


- 키에엑?

“오, 진짜 여깄었네? 보스? 오빠 특성 뭔진 몰라도 대단하구나!”


그것도 보스 앞으로, 정확히.


‘상태창 씨발, 좆되네 진짜.’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처음부터 방향을 잡고 점프한 것도 아니고, 그냥 일직선 위로 점프했다가 공중에서 방향을 바꾼다?’


20m 점프 자체야 나도 하고자 하면 할 수 있는 거니 그렇다 쳐도, 허공에서 몸을 틀어서 원하는 곳에 정확히 내려꽂힌 [강하]는 대체 뭐냐고.


‘이딴 게 가능하다고?’


원하는 곳으로 점프해서 가려면 처음 점프를 했을 때부터 목적지 쪽으로 점프를 하는 게 맞지 않나? 지금처럼 그냥 일직선 위로 점프했다가 원하는 곳에 내려꽂히는 게 아니라?


“그나저나 이제 좀 떨어지지? 내가 좋은 건 알겠는데, 저 새끼 조져야 할 거 아냐.”


내 상념을 깬 건 동생의 목소리였다.


“어우씨, 미안.”


나는 그제야 내가 아직 동생을 끌어안은 채 있었다는 걸 깨닫고는, 곧바로 동생에게서 떨어졌다.


“내가 좀 매력적이긴 하지?”

“미친 새끼가.”

“부끄러워하기는.”

“아니 이런 미···.”

“어쨌거나 잠깐 떨어져 있어, 금방 끝낼게.”


내 반응에 피식 웃은 동생이, 퀸 쪽으로 다가가며 사격을 시작했다.


타타타탕-!


그런데 그 명중률이 대단하다.


다다닷-


달리면서 총을 쏘고 있음에도, 그게 쏘는 족족 맞는다.


퍼버버버벅-!


거기다 대가리에 구멍 하나 뚫렸다고 픽픽- 쓰러지는 스파독들까지···.


‘마법이고 오러고 뭐고, 총은 존나 위대한 거구나!’


덕분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만, 안타깝게도 퀸이 쓰러지지는 않았다.


- 끼에에에!


위기감을 느낀 퀸이 괴성을 내지르자, 주변에 있던 스파독들이 자신들의 몸을 던져 퀸을 보호했기 때문.


철컥-


그에, 나도 동생에게 선물 받은 권총을 꺼내 들었다.


‘이 새끼들을 빨리 조지면 조질수록 내 거짓말이 들킬 순간도 빨리 오겠지만··· 어쩔 수 없겠지.’


최대한 빨리 퀸을 끝장내지 않으면 주변의 스파독이 죄다 몰려들 텐데, 가만히 있을 순 없지 않은가.


‘여기서 뒤지는 것보단 낫잖아.’


그래서 퀸 쪽을 향해 총을 조준하려는 때, 갑자기 팔에서 느껴지는 통증.


욱씬-


그러고 보니 아까 동생을 보호하느라 맞은 가시가 아직 팔뚝에 박혀 있었다.


‘이걸 아직 안 뽑았었네.’

쩌억-


가시를 뽑아내자, 분수처럼 뿜어지는 피.


스파독의 가시가 그냥 보기엔 작아 보여도, 한번 맞으면 상처와 출혈이 깊어지도록 설계된 브로드헤드(Broadheads) 화살촉처럼 생긴 탓이다.


화아악-


그런데도 가시를 뽑아낸 건, 신성력을 믿기 때문이고.


내게 축복을 내려준 여신님이 라가이아 대륙의 주신(主神)이셨던 만큼, 마력 증폭의 효능을 떠나 치유력 자체도 대단했기에.


- 키엑?

- 켁?


스파독들이 이상 반응을 보인 건 그때.


- 캬아아아악!

- 크르르르···.


이놈들이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내 쪽을 보더니, 갑자기 돌진하기 시작한 거다!


- 끼에에에!


심지어는, 퀸 본인마저도.


‘저 새끼들 왜 저래?’


처음 보는 반응에 잠시 당황했지만, 곧바로 사격을 시작했다.


탕-! 탕-!

‘···설마 신성력에 반응하진 않았을 거고, 그냥 우연이겠지.’


저놈들이 왜 갑자기 저러는진 모르겠으나, 내 모가지를 노리고 있는 건 확실해 보였기에.


탕-!탕탕-!


···근데, 벌써 다섯 발이나 솼는데 총알이 안 맞는다. 당황하거나 겁을 먹어서 조준을 제대로 못 한 게 아닌데도.


‘총이 아니라 활을 들고 있었다면 맞았을 텐데!’


자연히 동생이 나한테 준 총이 중국산인지, 아니면 내가 들고 있는 게 활이 아니라 총인 게 문제인지 하는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치는 때.


“야, 빨리 피해!”


얼굴이 새하얘진 동생이, 나와 스파독들 사이를 막아선다.


“[괴력], [경화(硬化)]!”


저 미친놈들이 몸에 바람구멍 몇 개가 뚫리든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노리니, 계속 총이나 쏘는 대신 직접 몸으로 막는 게 낫다고 생각한 모양.


쾅-!


그리고 동생의 판단은 반만 맞았다.


으득-


내 쪽으로 미친 듯 달려오던 스파독들이 동생과 부딪치자 무슨 철벽에 박기라도 한 듯 찌부러져 죽은 건 좋았으나···.


“아, 안 돼!”


근력 스탯 빨에 스킬까지 사용한 힘이 얼마나 강하든, 동생의 신체적인 조건은 기껏해야 170cm 정도 되는 키에 가녀린 체구.


- 캬아아!

- 캬악!


그런데 나를 향해 달려들던 스파독은 한두 마리가 아니었으니, 동생이 아무리 기를 쓰고 막아봤자 한 몸으로 다섯 마리의 스파독을 다 붙잡아둘 수는 없었던 거다.


- 끼에에에!


결국, 퀸이 동생의 통제를 벗어났다.


“오빠아아아!”


그걸 본 동생의 눈에 절망과 자책이 어린다.


“안돼에에에!”


근데 뭐, 솔직히 그걸로 뭐라고 할 수 있겠나.


- 캬아악!

- 캭!


스파독들의 급발진은, 이놈들을 30년이나 봐온 나도 예상 못 한 일인데.


‘잠깐만.’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이거, 오히려 나한테 잘된 거 아닌가?’


지금 이 상황. 나쁘지 않은 듯도 하고.


‘대충 퀸한테 팔 좀 물어 뜯겨주고 기절한 척 좀 하면, 번거로운 일이 많이 줄어들 거 아냐? 시간도 좀 벌 수 있고.’


스파독들에게 죽을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고는 하나, 이미 나는 ‘이중 특성’이라는, 수습이 힘들 만큼 거한 구라를 친 상황.


당연히 퀸을 조진 직후부터 그 여파가 몰아칠 수밖에 없다. 동생 입장에서는 궁금한 게 많아도 존나 많을 테니.


거기다 찾아올 위기가 그뿐이겠나?


게이트 브레이크가 일어났다는 재난알림문자를 받은 지도 꽤 됐으니, 아마 얼마 지나지 않아 ‘긴급 대응팀’도 올 거다.


그러면 ‘광폭화’에 대해 들은 그 사람들이 또 가만히 있겠냐고.


- 끼에에엑!


이런 이유로, 퀸의 이런 급발진은 내게 있어 천재일우의 기회나 다름없는 것이다···!


‘고맙다 퀸아! 네 희생은 잊지 않으마!’


사람들에게 둘러댈 그럴싸한 변명을 생각해낼 만큼, 시간을 벌어둘 기회···!


타닷-!


지금 상황에 대한 정리가 끝났을 때쯤, 퀸이 내게로 몸을 던진다.


한번 고맙다는 생각을 하고 나니, 보통의 스파독보다는 2~3배나 큰 몸집이 이렇게 듬직하게 보일 수가 없다.


“흐에엑!”


그 귀여운 돌격에, 나는 최대한 꼴사나운 비명을 지르며 놀라 발을 헛디딘 척. 뒤로 자빠졌다.


- 끼에엑!


그러자 곧바로 내 위에 올라타는 퀸.


‘됐다!’


겉으로 보기엔 상당히 위험한 순간이지만, 사실은 이게 정확히 의도한 바였다.


퀸이 내 위에 올라타고 자신의 듬직한 덩치로 동생의 시야를 가려준다면, 지금부터 내가 할 일을 들키지 않을 테니.


- 끼엑! 끼에엑!


퀸이 이를 딱-딱- 거리며 내게 대가리를 들이밀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동생이 보기엔 내가 물어뜯기고 있는 것처럼 보일 거고.


“안돼에에!!”


그래서 동생이 저리 처절한 절규를 내뱉는 거겠지만, 사실 내겐 아무런 피해도 없다.


덥석-


오러와 신성력을 통해 강화한 근력으로, 퀸이 날 물지 못하도록 녀석의 아가리를 잡고 있었기에.


샤악-! 서걱-!


하지만 그놈이 발톱을 휘두르는 것까지 막지는 않았다.

다른 이유는 아니고, 적당히 생채기를 좀 입어주고 피라도 찔끔 흘려줘야 기절한 척하기 쉬울 거 같아서다.


‘이 정도면 됐겠지?’


그리고 적당히 피를 좀 흘린 뒤에는, 슬슬 이 상황을 마무리할 차례.


탕- 타탕-!


날 향해 입을 쩍 벌린 퀸의 대가리에, 총알 몇 발을 박아주는 것으로.


퍽- 퍼퍽-!


내 사격 실력이 형편없는 건 사실이나, 대가리에 총구를 가져다 대고 쏜 것까지 빗나가지는 않았다.


털썩-


대가리에 구멍이 다섯 개정도 뚫리자, 퀸이 마침내 쓰러진다.


“안돼에에에!”


동생이 내 쪽으로 달리기 시작한 건 그때쯤.


‘완전히 속았구나···!’


눈물 콧물 범벅이 된 동생을 보며, 나는 슬쩍 눈을 감았다.


“오빠, 정신 좀 차려! 오빠!”


적당한 변명을 떠올릴 때까지, 기절한 척할 생각이었으므로.


‘미안하다, 동생아···!’


혼신의 힘을 다한 열연이 동생을 완벽히 속이는 순간이었으니, 이대로 모든 게 잘 흘러갈 줄 알았지.


‘난 군인들이 오면 걔네 차 타고 병원 가서 좀 쉬고 있을게···!’


근데, 세상사 일이라는 게 생각대로만 흘러가질 않더라.


···내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너무 얕봤다.


작가의말

선작, 추천해주시면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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