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고인물이 메이저리그를 깨부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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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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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수미상관

DUMMY

25. 수미상관




#


그건 아무래도 우연에 가까운 일이었다.


- 아. 결국 헌터 블레이크도 필리스의 매서운 배트를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물러납니다.

- 그래도 필리스의 마누엘 페르난데스보다는 한 타자라도 더 잡아내긴 했군요.

- 홈그라운드니까요.


쿠어스란 이름에 걸맞게 3차전을 맞이한 양 팀의 선발이 약속이나 한 듯 4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한 뒤.


필리스와 우린 1회부터 줄곧 1점 차를 유지하며 역전의 재역전, 재재역전을 반복하는 시소게임을 벌이고 있었다.


얼마나 치열했으면 덕아웃에 남은 교체 자원이 나를 포함해 3명밖에 안 남았을 정도로.


그리고 맞이한 8회 말.


[10-11]


전광판의 숫자는 여전히 한 점 차를 유지하고 있었다.


“리암 웨스트! 난 너를 믿어! 너마저 무너지면 전세기를 불태워 버릴 거다!”


그리고 이닝 시작과 함께 돌아온 타순은 8번, 우익수 브렛 월드.


“다녀오지. 뒤를 부탁해.”


평소에도 말수가 적고 매사에 진지한 성격인 브렛 월드는 그렇게 한마디를 남기고 타석으로 떠났고.


뻐억-


“아악-”

“힛 바이 피치!”


우우우우우-


“엄살떨지 말고 일어나!”

“한 번만 더 홈플레이트에 그딴 식으로 붙었다가는 공이 아니라 내 총알이 네 대가리에 박힐- 아, 알겠어. 알겠다고.”


그렇게 그는 초구에 장렬하게 배트가 아닌 옆구리로 상대 투수의 싱커를 쳐내며 무사 주자 1루를 만들고 산화해 버렸다.


그 순간 덕아웃 난간을 붙잡으며 ‘팀워크 파밍을 할 기회’를 엿보던 나였지만, 필리스의 투수가 바로 슬쩍 모자챙을 잡으며 사과하는 모습에 모두가 서서히 끌어올렸던 호흡을 정리하는 사이.


“갈비뼈에 공을 맞았어요. 바로 검사를 해야 합니다.”

“그래? 테일러. 대주자로 1루에 나가. 그리고···”


감독은 나가자마자 부상으로 실려 나간 브렛 월드 대신 남은 인원 중 그나마 주루센스가 있는 테일러 모건을 대주자로 1루에 내보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초이? 준비됐나?”

“네. 준비됐습니다.”

“좋아. 데빈? 대타야. 오늘 수고했네.”

“···네.”


다음 타순인 데빈 올리버 대신 나를 대타로 지목했다.


‘테일러 모건을 대주자로 내보낼 때 예상은 했지만.’


경기 후반, 타격전이 이어지는 양상에 이닝이 시작될 때 벤치에 남아있던 교체 자원은 3명.


내야 유틸리티인 테일러 모건, 그리고 외야 유틸인 타일러 브룩스, 그리고 나.


세상 어느 감독이라도 시즌 타율이 1할대에 출루율이 2할대인 타자를 중요한 승부처에 쓰진 않을 테니, 결국 타일러 혹은 나를 대타로 내보내야 한다는 건데···


‘구단주가 뭔가 했나 보군.’


정상적인 판단이라면 타일러를 대타로 내보낸 뒤 다음 이닝에 수비위치를 조정해 나를 대수비로 쓰는 게 맞는 거겠지.


하지만 감독은 그러지 않았고.


- 대타. 호-히언 초이.


뭐, 그 뒤에 어떤 물밑에서의 거래가 오갔는지는 내가 굳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었다.


“후우.”


이 순간, 감독이 나를 지목했고, 그에 따라 내가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는 사실만 확실하게 인지하면 될 뿐.


“저 덩치는 뭐야?”

“19살이라는데?”

“하. 19살? 우리 아들보다 어리다고?”


그리고 이제 이곳이 내 새로운 홈구장인 쿠어스 필드라는 것도.


#


노아웃.

주자 1루.


“후우···.”


마운드엔 이닝이 바뀌자마자 상대에게 몸맞는공을 내주고 호흡을 고르고 있는 오른손잡이 투수.


“리암 웨스트, 리암 웨스트, 리암 웨스트, 오늘 제대로 못 던졌다가는 널 똥통에 버리고 갈 거다! 여기가 서부(West)인 걸 명심해!”


그리고 다소 소란스러운 원정팀 팬.


여기서 정석은, 다음 타순인 1번 타자에게 기회가 이어지도록 진루타를 노리거나 적어도 병살은 피할 수 있도록 최대한 공을 띄워 때리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배운 야구 상식으로는 번트 역시 선택지에 들어갈 거고.


‘최대한 오래 공을 지켜볼 것.’


하지만 여긴 MLB였고, 실제로 3루 코치가 내게 내린 지시는 번트 따위가 아닌 그저 공을 오래 지켜보라는게 전부였다.


“후우.”


으음.

오래 지켜봐라.

맞는 말이긴 하다.


‘97마일까지 나오는 하드 싱커, 결정구로는 커터, 그리고 가끔 체인지업.’


여긴 쿠어스 필드고, 일단 투수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구장 특성 상 훨씬 더 원래의 모습을 찾기 어려운 편이라고 하니까.


게다가 덕아웃에서 연습 투구를 지켜본바, 비록 스펜서 리치 수준은 아니지만 상대 투수 역시 메이저리그 팀의 필승조이니만큼 결코 쉽게 느껴지는 상대는 아니었다.


폼 자체는 전형적인 로우-쓰리쿼터 식으로 던지기에 어려울 게 없었지만, 일단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싱커와 커터의 움직임이 꽤 까다로워 보이기도 했고.


‘지켜봐라. 지켜본다. 음. 싫은데.’


하지만, 나는 그 지시를 따를 생각이 없었다.

이왕 구단주를 등에 업은 김에 그 ‘약빨’이 떨어지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몸에 축적시켜 놓는게 내겐 이득이었으니까.


그렇다면 엇비슷한 구속. 하지만 방향은 반대인 두 구종 중 어느 공을 노려야 할까.


가타부타 할 것 없이 초구에 던질 것으로 예상되는 둘 중 하나를 잘만 노려 친다면 나는 오늘 이 경기의 영웅이 될 수 있을 거다.


그 반대라면, 글쎄.

아마 신인 대신 시원한 야외용 선풍기 한 대를 올려보냈다며 단장이 욕을 먹겠지.

팬에게든, 감독에게든.


즉, 내게는 그 어느 결과가 나오든 손해가 없는 상황이란 거지.


단지 기회가 왔을 때 홈런을 못쳤다는 그 더러운 기분과, 감독과의 신뢰만 약간 저버릴 수 있다면.


“후우우우···”


쿠어스 필드의 기압 때문일까.

한참 호흡을 고르던 투수는 아까부터 계속 신경을 긁고 있는 테일러를 흘끗 바라본 뒤 투구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정확히 5초 뒤.


따악-


싱커와 커터.

둘 중에서 커터를 노린 내 스윙의 끝에선 놀랍도록 커다란 타구음이 터져 나왔다.


말 그대로 ‘풀 스윙’을 하기 위해 온몸을 웅크렸다 비튼 뒤, 한꺼번에 폭발시킨 내 타격폼에 의해서.


단언컨데, 이번 스윙은 내가 해온 스윙 중 가장 깊고 높은 곡선을 그렸을 터였다.


매 회차, 마지막 순간에 내가 그렸던 바로 그 궤적처럼.


텅-


“아. 아아.”


이곳이 쿠어스 필드여서 그런지, 타구가 비어있던 우중간 3층 관중석을 때리는 소리가 울렸음에도 불구하고 숨이 모자란 듯 꺽꺽대며 지켜보고 있는 팬들.


탁-


그렇게 약간의 침묵 속에서 1루로 나아간 내가 1루 베이스를 밟았을 때.


-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마침내 웅크리고 있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 개같은 자식아!”

“저딴 핏덩이 하나를 못 잡는다고? Fuck.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리암 웨스트. 리암 웨스트. 리암 웨스트. 그러니까 내가 저 폐기물 새끼는 불펜에서 영원히 없애버려야 한다고 말했잖아!”


마찬가지로 숨죽인 채 입만 벌리고 있던 원정팀의 욕설과 함께.


“이야아아아아아악! 이거지! 최호현! 파이팅!”


잠깐만.

방금 한국말이 들린 거 같은데?


···저 사람은 왜 저기서 추격전을 찍고 있어?


#


‘아무래도 이상하단 말이지.’


제이현 스포츠의 기자인 신정식은 최호현에 대한 특집기사를 준비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름에는 덥다고 얼음물 아니면 마시지도 않던 애가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미지근한 물만 찾더라고요. 운동 끝나고 와서도 한참을 게임이니 뭐니 하면서 핸드폰만 붙잡고 있던 애가 10시도 안 돼서 자고. 혹시 여자 친구하고 헤어진 충격에 저러나 싶어서 가만 살펴봤는데, 그런 흔적은 또 없었거든요? 아. 이건 너무 프라이버시인가? 이건 지워주세요. 기자님.’


사람이 이렇게 바뀔 수도 있는 건가?

분명 고2 때까지만 해도 유망주라고 부르기에도 조금 민망한 수준의 선수였는데.


“쯔읏.”

“왜 또 애먼 볼펜을 빨고 앉아 있어? 뭐 또 막혔냐?”

“네. 좀 그러네요.”

“뭔데?”

“아니, 정 기자님. 사람이 갑자기 확 바뀌려면 일반적으로는 뭔가 계기가 있죠?”

“그렇지.”

“근데 그런 것도 없이 갑자기 바뀌는 사람이 있으면?”

“뭐, 죽을 때가 다 된 거겠지. 옛말에도···”

“그렇죠? 죽을 때가 다 되지 않는 이상 사람이라는 게 갑자기 막 바뀌진 않잖아요.”

“···내 말은 듣는 거지? 누군데. 최호현? 얘 걔 아니냐? 이번에 메이저리그 직행한 애.”

“네.”

“얘가 왜. 죽을 때가 다 됐다는 애가 얘야?”

“네. 인터뷰 따온 거 보니까 갑자기 고3 때부터 사람이 확 바뀌었더라고요. 뭐 이렇다 할 계기도 없이.”

“으이그. 멍청아.”

“아, 또.”

“이 시기때 사람 바뀌는 게 어디 그렇게 고민할 일이냐? 존나게 놀고 놀고 또 놀다가 프로 지명 받을 때쯤 되니까 ‘앗 뜨거라!’ 하고 빡세게 구르는 놈들이 한두 명도 아니고. 뭐 이런 걸 가지고 고민해?”

“그런가···”


그건 말하자면 일종의 ‘개연성’에 관련된 문제였다.


‘진짜 그런가···? 그거 말고는 딱히 짚힐게 없긴 한데. 양친이 안 계신다는 거 말고는.’


그의 상식선에서는 최호현이란 선수가 이렇게 갑자기 ‘떡상’을 할만한 이유를 찾을 수 없었으니까.


아니, 차라리 그런 것들은 얼마든지 이해가 갔다.

선배의 말대로 재능이 있는 선수가 절치부심하면서 준비했다고 친다면 고등학교 수준에서 그 정도 성장세는 억지라도 이해를 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영어 공부요? 음··· 걔 고1일 때 영어 8점 받아온 애예요. 제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점수도 기억하고 있다니까요. 근데 또 이번에 보니까 영어도 제법 하던데? 나 모르는 사이에 어디서 공부라도 했나?’


영어는?

고1일 때 영어 점수가 8점이던 사람이?

2년 만에?


‘가능은 하지. 가능은 한데··· 주변 인터뷰에서는 공부한 흔적이 안보이니 문제지.’


심지어 최호현의 영어는 꽤 괜찮은 수준이었다.

발음이 네이티브 수준은 아니었지만, 오랜 시간 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한 그가 봐도 현지인과의 대화에 전혀 부족함이 없을 수준의.


허나, 그런다고 한들 그가 진실의 조각에 닿는 일은 없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 빈칸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계속해서 죽어 삶을 반복하기 때문에 갑자기 그런 행보를 보일 수 있었다.’라는 내용을 채워 넣을 수 없을 테니까.


‘신기한 사람이네. 이 친구. 진작에 여기까지 바라보고 준비를 한 건가? 아. 학폭 이야기도 있었지? 그럼 선배들 때문인가?’


결국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자신이 가진 정보 사이에 그럴싸한 가정을 끼워 넣게 될 뿐.


하지만, 하나는 확실했다.


“부장님!”

“아, 왜!”

“허가 아직 안 났습니까?”

“···야. 거기까지 가는 비행깃값이 얼마인줄이나 알아?”

“제가 견적서 보냈는데 당연히 알죠.”

“그걸 알면서··· 시끄러워! 이제 막 마이너에서 구르는 선수 인터뷰 하나 따자고 그 돈을 들이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감이 왔다니까요. 감이.”

“그 감 믿던 애들 죄다 고꾸라진 다음에 남은 게 나야 인마. 누군 현장 안 뛰어봤어?”


원래라면 포유땅의 판떼기 강화를 위한 제물로 선택된 선수였지만, 이제는 기자 신정식이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선수가 되었다는 것.


“아, 보내주세요! 진짜 이번 거 확실하다니까요?”

“네 돈으로 가. 그리고 청구해. 조회수 많이 나오면 아마 본전은 건질 수 있을걸?”

“진짜요? 저 진짜 갑니다?”

“휴가 내고 가라.”

“아, 부장님!”


그리고, 신정식은 근성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자유를 꿈꾸면서도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던 거고.


“부장님?”

“꺼져.”

.

.

.

“부장님. 힘드시죠? 어깨라도···”

“안 아파. 어제 마사지 받았어. 지금 아주 시원해. 저리 가.”

.

.

.

“부장님.”

“꺼져.”

“아뇨. 휴가 결재 부탁드린다고요.”

“휴가? 야. 너 진짜.”


그렇게 그가 조르고 조르다 지쳐 결국 눈물을 머금고 적금을 깨 덴버로 향하는 직항 티켓을 구매하려던 순간.


[Ho-Hyun Choi, Joins Rockies' 26-Man Roster]


“신정식!”

“넵!”

“가! 여기 티켓!”

“넵! 감사합니다! 근데 좀 진작 주시지!”


그는 무사히 덴버로 향할 수 있었다.

자비가 아닌 회사의 돈으로 구입한 티켓을 들고.


#


그렇게 성사된 최호현과의 인터뷰는 신정식에게 꽤 깊은 인상을 남겼다.


“포유···”

“신정식입니다.”


비록 사소한 실수 때문에 아주 약간의 오해를 사긴 했지만, 실제로 기사의 대상을 마주하고 보니 풀리지 않던 의문이 어느 정도 가시는 듯도 했고.


‘덩치가 무슨···’


예를 들면, 분명 그가 입수한 고등학교 입학 때 사진만 보면 최호현은 살짝 살집이 있는, 그렇다고 해서 크다고 하기에는 애매한 사이즈의 선수였다.


“운동을 좀 하다 와서.”

“아, 괜찮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가 마주한 최호현은··· 말 그대로 인간보단 영장류에 가까울 정도로 거대한 덩치와 근육을 가지고 있었다.


흉통은 물론이고, 흔히 어깨너비라 말하는 가로 폭만 봐도 웬만한 마른 여자 두 사람 정도는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그럼. 경기 때 뵙겠습니다.”

“네.”


그렇기에 그는 납득을 해버렸다.

이 정도의 피지컬적인 발전을 이룰 정도로 노력을 한 선수에게 딱히 다른 이유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실례라고 느꼈기에.


게다가.


“자신의 장점을 짧게 어필하자면?”

“장점이라···.”

“그냥 간단한 것도 괜찮습니다. 뭐, 예를 들어 타석에서 참을성이 좋다든지, 수비가 자신 있다든지, 혹은 투수와의 대화가 잘 이루어진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장점. 제 장점은 어떤 상황에서도 제 스윙을 할 수 있습니다.”

“오호.”


그 대상이 개인적으로도 참 좋아하는 유형이기도 했고.


신진식이 생각했을 때, 강타자라면 모름지기 기본적으로 상황의 맞춘 타격이 아닌 자기 타격에 상황을 맞춰야 했다.


예를 들면, 지금은 없어졌지만 과도한 시프트가 유행했던 그때 그 시절 강타자들이 코너 내야수 쪽이 텅 비어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하게 당겨치며 그 시프트를 뚫어냈듯.


‘타자로써 롱런하려면 그래야지.’


신정식은 어쩌면 이 최호현이란 어린 야구선수를 취재 대상과 기자가 아닌 팬과 선수로 마주할 순간이 얼마 남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 그때까지만 해도.


“안녕하세요. 홍보팀 인턴, 셀리에요.”

“안녕하세요.”

“자리는 어느 쪽으로 드릴까요? 저희는 마일-하이 좌석이 유명, 아. 내 정신 좀 봐. 기자시니 높은 곳은 별로시죠?”

“네. 하하하. 3루 쪽 자리도 괜찮을까요? 1루 쪽이 홈인 건 아는데 아무래도 사진을 잘 찍으려면 마주 보는 방향이 좋아서···”

“3루 쪽이요? 남아있는 자리가 있으려나? 한번 알아봐 드릴게요.”


그 뒤, 자신을 인턴이라 소개한 로키스 홍보팀 직원이 오늘 상대가 ‘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인 걸 잊어버린 아주 사소한 실수와.


따아아아악-


-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 개같은 자식아!”

“저딴 핏덩이 하나를 못 잡는다고? Fuck.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리암 웨스트. 리암 웨스트. 리암 웨스트. 그러니까 내가 저 폐기물 새끼는 불펜에서 영원히 없애버려야 한다고 말했잖아!”

“이야아아아아아악! 이거지! 최호현! 파이팅!”

“저 새끼 잡아!”

“뭐?”


어쩌면 팬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르는 어린 선수의 역전 홈런에 힘입어, 그가 칼 대신 값비싼 카메라를 든 채 쿠어스-파크 추격전을 벌이기 전까지만 해도.


‘잡히면 죽는다. 반드시. 허억, 헉.’


훗날 그가 말하길, 왜 선수들이 이곳 쿠어스 필드에서 산소호흡기를 사용하는지 직접 체감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최호현의 1호 팬임을 자처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고.


“무슨 소리야? 1호 팬은 나지.”


그의 아내는 결코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작가의말

드디어 천.타.홈이 1권 분량에 도달하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주 큰 틀에서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에피소드들이었는데요.

처음 1화를 썼을 때부터 그려왔던 25화의 장면을 무사히 그려낼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이 모든 것은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닌 독자님들의 클릭 한번 한번이 모여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길 바라면서.

내일, 26화부터는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굴러다니는 호현이의 모습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언제나, 항상, 늘 그랬듯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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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 내가 뭘 해줄 수 있는 건 아니고 +4 24.09.05 4,500 1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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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 만남은 쉽고 이별은 더 쉬운 +2 24.09.01 4,716 10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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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He’s a Genius +5 24.08.29 5,074 115 16쪽
13 13. 저는 지금부터 적어도 3점은 더 낼 수 있는데. +2 24.08.28 5,236 122 14쪽
12 12. 미친놈(들) +8 24.08.27 5,521 116 13쪽
11 11. 스포케인 인디언스 +2 24.08.26 5,631 11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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