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탑랭커는 이세계로 납치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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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쨩
작품등록일 :
2024.08.16 11:55
최근연재일 :
2024.09.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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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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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과거의 동료(1)

DUMMY

"페이! 물고기 잡으러 가자"

"알았다"


이제는 익숙해진 상황에 페이는 앞장서서 호수로 갔다.


'설마 용과 안면을 틀 줄이야'


예전이었다면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다.

용은 재해의 숲에 사는 몬스터 중에서도 그 강함이 수위를 다투는 존재.

반면 자신은 강한 축에 속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용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었다.


"오늘도 많이 잡았네? 빨리 구워서 먹자!"

"알았다"


페이는 백연우가 물고기를 굽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다.


"빨리 전해주고 우리도 먹자!"

"좋다"


물고기는 참 맛있었다.

고기도 맛있지만 물고기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별미였다.


"용아!"


촤아아악!


거대한 몸집을 끌어올리며 그 위용을 내보이는 용.


"왔나?"

"응! 여기 물고기 구워왔어!"

"고맙다. 아, 그리고 전해주고 싶은게 있었는데 잠시만 기다려라"

"주고 싶은거? 알았어. 기다릴게"


백연우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가만히 기다렸다.


"뭘 주려는거지?"

"글쎄다. 예상가는게 있나?"

"없어. 아! 혹시 호수 밑에 뭔가 맛있는게 있나? 예를 들면..미역같은거!"


원래 미역은 바다에서 자라지만 혹시 모르지 않는가?

여기는 이세계.

말하는 몬스터도 있는 판국에 호수에서 미역 좀 자랄 수도 있지.


"미역국 먹고 싶네"

"미역국?"

"응! 내가 살던 곳에서는 생일에 미역국을 먹는게 국룰이었어"

"흐음..생일이 뭐지?"

"어..? 일년에 한번 있는 태어난 날 말이야"

"태어난 날..? 그런게 왜 중요하지?"


페이는 이해할 수 없었다.

태어난 날이 뭐가 중요하다고.


"당연히 태어난 날은 기쁜 날이잖아. 그래서 챙기는데.."

"그런가? 여기에는 그런게 없어서 모르겠다"

"재해의 숲에만 없는거야. 여기만"


이세계에 와서 이곳을 조사하면서 느낀건데 이 세계 사람들도 생일을 중요히 여겼다.

일년에 한번 뿐인 날에 선물을 챙겨주면서 보냈다.

그런데 역시나 재해의 숲이었다.


"그럼 언제 태어났는지도 몰라?"

"모른다"

"생일을 챙겨 본 적은?"

"없다"


백연우는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생일은 무척 중요해! 합법적으로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날이라고!"

"그런가?"

"그럼. 태어났다는건 축복 받아 마땅한 일이니까"


나중에 따로 챙겨줘야겠네.

백연우는 시답지 않은 이야기를 나누며 용을 기다렸다.


촤아아악!


그리고 다시 용이 나올때.

그 옆에는 작은 물기둥고 함께 커다란 돌덩이가 보였다.


"준다던게 이거야?"

"그렇다. 옆에 늑대 녀석과 닮지 않았나?"

"흐음..확실히 그렇네"


늑대와 똑같이 생긴 바위는 너무 그럴싸했다.

다리에 상처까지 너무 현실과 똑같아서 놀라울 지경이었다.


"란.."

"음? 왜 그래?"

"란..란이다.."

"란?"

"그렇다..내가 과거 속했던 무리에 있던.."

"어..?"


페이는 한 눈에 란을 알아볼 수 있었다.

어떻게 있겠는가?

오랜 세월 함께 했는데.


"바실리스크의 독..석화독에 중독되서 죽었다.."

"아.."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바위를 가져온 용도 마찬가지였다.

추욱 처린 귀와 꼬리가 페이가 슬프다는 것을 한 눈에 보여줬다.


"묻어줄까..?"

"아니다. 좀 더..곁에 있고 싶다.."

"알았어.."


용은 어색한 분위기를 못 이겨 돌아갔고 백연우는 조용히 숨을 죽였다.

페이는 한참이나 란의 시체를 떠아지 못했다.

시체를 몸으로 감싸 안기도 하고, 혀로 핥기도 했다.

그 모습에 그리움이 가득 담겨 있어서 백연우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돌아가자.."

"알았어.."


결국 페이는 란이 죽음을 인정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복수할거야?"

"복수..? 내가 어떻게 하겠나.."


페이는 란을 제외한 다른 동료들이 어떻게 됐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역시나 답은 같았다.


"바실리스크한테 먹혔겠지"


바실리스크는 그 독도 독이지만 덩치와 은밀함 때문에 까다로운 몬스터였다.

큰 덩치를 가졌지만 가죽이 주위와 동화되는 특성을 가져 잘 보이지 않았다.

만약 기습을 당했다면 동료들이 살아있을 가능성은 없었다.


"그리고 복수는 무리다"


페이는 자신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았다.

무리에서 강한 편이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바실리스크한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기껏해야 도망쳐서 살아남는게 고작이겠지.


"내가 도와주면 되잖아"

"연우가..?"

"응. 내가 고작 뱀 따위한테 질거 같아?"


바실리스크가 고작 뱀이라..


"연우에 힘을 빌려 복수하고 싶지는 않다"

"왜?"

"복수는 내 힘으로 해야 의미가 있는 거니까"

"흐음..그렇긴한데..지금은 무리일텐데?"


백연우는 냉철했다.

페이가 귀여움은 몰라도 전투력이 대단한건 아니니까.

오우거한테도 쩔쩔매는 녀석이 뱀을 어떻게 상대하겠다는건지.


"알고 있다. 그러니 부탁한다"

"뭘..?"


복수는 직접 하겠다며.


"나를 강하게 만들어줘라"

"뭐..?"

"나도 연우처럼 강해지고 싶다"


붕붕!


페이는 꼬리를 프로펠러처럼 돌리며 연우를 바라봤다.


"훈련을 하겠다고?"

"그렇다"

"어..음.."


어떻게 반응해야하지?


'늑대를 어떻게 훈련시키지?'


당연하지만 나는 후배를 교육시킨 경험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사람.

늑대를 훈련시킨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음..아! 그 녀석이 있었지!'


각성자는 각자 능력에 따라 힘이 천차만별.

하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힘의 차이가 큰 분야가 있다.

그건 바로 소환계열.

정령을 소환하거나 몬스터를 소환하는 등.

자신이 직접 싸우지 않고 소환수를 대신 싸우게 만드는 각성자들.

그들은 소환수와 교감하고 소환수의 힘에 따라 강함의 척도가 달라졌다.


'하은수!'


그 중에서 자신과 친분이 있었던 하은수.

그녀는 다양한 몬스터를 소환했고, 그 중에서는 늑대도 있었다.

소환수가 강해져야 강해지기에 그녀는 소환수를 훈련시켰다.

그 방법을 빌리면 가능할 것이다.


"좋아! 나한테 맡겨!"

"잘 부탁한다"


그리고 페이가 훗날 이 날을 회상하기를..


'그때 그랬으면 안됐다..'


지옥을 봤다라 말했다.


***


"우선 가장 중요한건 능력을 잘 다루는거야"

"능력?"

"응. 바람 능력. 잘만 쓰면 하늘도 날 수 있을걸?"

"하늘을..?"


바람늑대가 아무리 바람을 다룰 수 있어도 하늘은 별개의 얘기.

어떻게 늑대가 하늘을 날갰는가? 새도 아니고.


"바람을 타봐"

"바람을..?"

"그래.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는거지"

"...?"


이건 무슨 개소리일까.


"바람에 목소리를 싣는 것과 비슷할걸?"


아무리 생각해도 별갠데?

그게 어떻게 비슷해?


"바람을 일으켜봐"

"..알았다"


페이는 시키는대로 바람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백연우는..


"..?!"


말 그대로 바람을 타고 날았다.


"어떻게 한거냐!"

"말했잖아. 바람에 몸을 맡기라고"

"..그게 진짜 되는거였나?"

"당연하지! 내 주변에 있었어"


이건 바람 능력을 다루는 각성자에게 배운 방법이었다.

페이도 마찬가지로 바람을 다루니 가능할거라 여겼다.


"아..알았다. 한 번 해본다.."


페이는 바람을 일으키고 그 위에 올라갔다.


"이런!"


하지만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 무너지기 일수였다.


"음..많이 어려워?"

"대체 이걸 어떻게 한건가?"

"그냥 했는데?"


페이는 이 날 처음으로 그냥이라는 말이 빡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알게 된 사실은..


'재수없군..'


백연우가 가진 재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당연했다.

재능 없이 어떻게 세계 최강 헌터라 불렸겠는가?

그런데 '이걸 왜 못하지?'라고 말하는 듯한 시선을 보면 참 열이 받았다.


"바람을 느끼면 되는데?"

"..."


절벽에 대고 혼자 말하고 있는건가?


"이게 어려우면 다른 훈련부터 해보자"

"알았다"


뭐가 됐든 이것보다는 쉽겠지.

아니, 쉬워야한다.


"우선 나랑 한번 싸워볼래?"

"..난 죽고 싶지 않다.."


페이는 한 발 뒤로 물러났다.

백연우가 싸우는 방식은 순식간에 적을 얼리는 것.

거기에 당하면 죽음 확정이다.


"걱정마 걱정마. 내가 설마 힘 조절 하나 못해서 널 죽이겠어?"

"..."

"날 못 믿는거야?"

"..."

"못 믿네..알았어. 그럼 난 검으로 싸울게"

"좋다"


페이 이 녀석이?

나는 헛웃음을 흘렸다.


"각오해. 검으로 이겨줄테니까"

"능력만 안쓰면 이길 수 있다"


페이는 확신했다.

저 작은 몸에 힘이 있겠는가?

얼음능력만 아니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아니, 확실히 이긴다.

그럴수록 백연우의 입가에 미소가 지워지지 않았다.


꽈드드득..


순식간에 날카로운 검을 벼려낸 백연우는 손가락을 흔들며 페이를 도발했다.


"가지.."


페이는 백연우에게 달려들었다.

다리에는 바람이 감싸져 있었다.

말 그대로 바람같은 속도.

나는 피식 웃으며 뒤로 한 발 물러섰다.


"느려"

"제길.."


설마 이걸 피할 줄이야.

페이는 연속해서 앞발을 휘두르며 공격했다.

하지만 조금도 소용없었다.


"공격이 너무 정직해"


훅!


눈 앞에 떨어지는 검.

분명 막았다 생각했는데..


퍽!


대체 왜 다른 곳에서 검이 나타나는거지?


"봤어?"

"어떻게 한거냐? 분명 막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바로 허초라는 거야"

"허초..?"

"여기로 공격하는 척 하면서 다른 곳을 노린거지"

"음..어렵다"

"지금 니 공격은 너무 정직해. 마음만 먹으면 피할 수 있을 정도라고"

"그런가..?"


추욱..


"아니! 그렇다고 약하다는건 아니야! 풀 죽지마!"

"괜찮다. 내가 약한건 사실이니까.."

"아니..아니라고! 충분히 강해질 수 있어! 괜찮아!"


나는 추욱 처진 페이를 위로했다.

물론 효과는 없었다.

흐물흐물 늘어지는 녹은 버터같은 페이.


"하아..그걸 극복하려고 훈련하는 거잖아. 괜찮아"

"알았다. 다시 한번 부탁한다"

"그래"


페이는 그 이후 몇시간이나 백연우와 대련했다.

하지만 그의 공격은 단 한번도 백연우에게 닿지 않았다.

스치지도 못한다는 것에 페이는 다시 한번 충격받고 말았다.


"음..나 말고 용한테 한번 대련을 부탁하는건 어때?"

"연우 말고?"

"응. 난 오랜 시간 몬스터와 싸웠거든. 그래서 전투에 익숙해"

"연우..거짓말은 나쁘다. 대체 어딜봐서 오랜 시간 싸운거냐?"


딱 봐도 키도 작고 어려보이는데.


"그건.."

"됐다. 조언대로 용한테 부탁하겠다"


용은 다행히 페이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줬다.

바야흐로 스파르타식 훈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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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화. 나무 24.09.17 13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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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백연우 24.09.13 16 0 10쪽
17 17화. 꿀 24.09.12 13 0 10쪽
16 16화. 순수한 불꽃 24.09.11 15 0 11쪽
15 15화. 조리도구를 만들어줘! 24.09.10 16 0 10쪽
14 14화. 자동차(2) 24.09.09 16 0 10쪽
13 13화. 자동차(1) 24.09.06 19 1 10쪽
12 12화. 제이크(2) 24.09.05 18 0 10쪽
11 11화. 제이크(1) 24.09.04 21 0 10쪽
10 10화. 과거의 동료(2) 24.09.03 21 0 11쪽
» 9화. 과거의 동료(1) 24.09.02 26 0 10쪽
8 8화. 용을 만나다 24.08.30 22 0 10쪽
7 7화. 호야의 가출 24.08.29 24 0 11쪽
6 6화. 태어난 아이들 24.08.28 23 0 10쪽
5 5화. 뜨개질 장인을 만나다 24.08.27 26 0 11쪽
4 4화. 집을 꾸미자!(2) 24.08.26 2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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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화. 페이 24.08.22 37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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