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탑랭커는 이세계로 납치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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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쨩
작품등록일 :
2024.08.16 11:55
최근연재일 :
2024.09.19 17:00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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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716

작성
24.09.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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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무아

DUMMY

"무아 물 마실 시간이야"

"무아!"


무아가 내 부름에 다다다 달려왔다.


"무아~"

"맛있어?"

"무아!"


무아는 물을 정말 좋아했다.

특히나 시원한 물을.


"다행히 아이들이랑도 잘 지내내"

"그러게 말이다"


무아는 파이네 아이들과도 사이가 좋았다.

혹여나 먹이로 보지 않을까 고민했던게 무색할 정도였다.

종종 향이가 입맛을 다시기는 하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하나도 없었다.


"흐음..그런데 보면 볼 수록 신기하구나. 저런 몬스터는 들어본적이 없다"

"그래?"

"그렇다. 나무형 몬스터가 없는건 아니지만..대부분 육식일텐데.."


제이크는 무아를 보며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애초에 저 녀석이 몬스터가 맞긴 한걸까?

몬스터는 기본적으로 고기를 먹는데 녀석은 물만 마셔도 살았다.

그래, 진짜 나무처럼.


"무아가 특별한가 보지"

"흐음..하긴 가끔 변종이 나타나기도 하니까"


제이크는 무아를 변종정도로 취급했다.

뭐, 딱히 해를 끼치는 것도 아니고 무아무아 거리며 귀여운 나무니까 상관없겠지.


"저렇게 보여도 용감해"

"아아 처음에 페이를 막았다고 했었지?"

"응. 위험해보였나봐. 날 지키려고 그 앞을 막는게 정말 귀여웠어"

"흠..그건 정말 귀엽겠구나"


페이 앞에서 바들바들 떨면서도 물러나지 않는 무아라..

상상만 해도 귀엽다.


"하암.."

"어? 잘 잤어?"

"그렇다..뭐하고 있었나?"

"무아를 보고 있었어"

"그렇군. 그런데..이 달콤한 냄새는 뭐지?"

"달콤한 냄새..?"


제이크와 나는 서로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맡아도 그런 냄새는 안 나는거 같은데..


"무아한테서 난다만"

"..그래? 우린 모르겠는데"

"흐음..늑대의 후각은 사람보다 몇배는 예민하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긴 하다만"


대체 무아한테서 달콤한 냄새가 왜 난다는거지?


"모르겠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겠지"


지금 몰라도 언젠가 알게 되겠지.

나는 대수롭지 않게 이 일을 넘겼다.


***


며칠 후.


"와아! 정말 귀엽다!"

"꽃이 폈구나"


무아의 나뭇가지에서 꽃이 폈다.


"예뻐졌네"

"그러게 말이다"

"무아~"


무아도 신가한지 자기가 피워낸 꽃을 이리저리 바라봤다.


"무아~무아~"


그러다가 톡 떼어냈다.


"아니 왜 그래? 마음에 안들어?"

"무아~"

"..이거 나 주는거야?"

"무아!"

"..고마워"


설마 꽃을 선물해 줄줄이야!

어디서 이런 귀여운 나무가 우리한테 왔을까!

그래, 이때까지는 모두가 흐뭇해할 뿐이었다.

다음 날 꽃에서 열매가 맺어지기 전까지는..


"..이거 열매..라고 해야하나?"

"글쎄다. 대체 저게 왜 저기에.."

"뭐라하기 애매하다"


무아의 꽃에서 만들어진 열매..?

아무튼 열매는 반짝반짝 빛이났다.

농담이 아니라 보석이 만들어졌다.


"무아?"

"그..너 대체 정체가 뭐냐?"


나무에서 보석이 열리다니.

그것도 물만 마신 녀석이 대체 이런건 어떻게 만들어낸거지?


"무아!"

"아니 달라는게 아닌데"


무아는 잔뜩 겁먹은 얼굴로 보석을 내게 건넸다.

마치 '이거 줄테니까 화내지 마요..'라고 하는듯 했다.


'쓰레기가 된거 같네'


어린아이 사탕을 빼앗은 기분이랄까..


"무아야 혹시 너 만들어진 생명이냐?"

"무아..."


덜덜 떨며 뒤로 가는 무아.

제이크가 혀를 쯧쯧 찼다.


"이제 알겠구나. 저 녀석은 키메라다"

"키메라?"

"그래. 몬스터에게 이런 저런 실험을 해서 만들어진 인공적인 생명체지"

"..그게 왜 여기에 있는거야?"

"키메라 실험은 불법이거든. 그런데 재해의 숲에 버리면 알아서 몬스터한테 잡아먹혀 죽으니 여기에 버리고 간 거지"

"..그런 쓰레기 같은 짓을 했다고?"


적어도 만들어낸 생명이면 책임을 져야하는거 아닌가.

무엇보다 이렇게 귀여운 무아한테 어떻게 그런짓을!


"아무래도 실패했다고 생각해서 버린 모양이다"

"실패..? 왜? 이 정도 능력이면 충분히 대단한거 아니야?"


물만 먹고도 보석을 만들어내는데.


"이 세계에서는 보석이 가치가 없어?"

"그럴리가. 보석은 활용성이 높다. 내 생각엔 아마 실패했다고 생각해서 버린 모양이다"

"성공했지만 실패했다고 생각해서 버렸다고? 왜?"


무아가 우리와 함께한 것은 일주일 정도.

그 정도 시간이면 알 수 있는 사실인데?


"흐음..내가 봤을때는 아마 기분에 따라 능력을 쓸 수 있는게 아닐까 한다"

"확실히 그거라면 말이 되긴 하는데.."


실험을 한 자들은 분명 무아한테 무섭게 대했을 것이다.

잔뜩 겁 먹은 무아는 능력을 쓰지 못했고 결국 이곳에 버려진 것.


"쯧. 연금술사들 중에는 그런 자들이 몇 있지"

"무아야 이리 와봐"

"무아..무아.."


무아는 바들바들 떨었다.

그와 동시에 잎사귀와 보석들이 후두둑 떨어졌다.

즙도 얼마나 많이 짜는지 금세 홀쭉해졌다.


"괜찮아. 괜찮아. 여기서 너한테 뭐라고 할 사람 없어"

"무아..무아.."

"정말이야. 그러니까 안심해. 자 이 보석은 다 니거야. 니가 만들어낸 거잖아"

"무아.."

"괜찮아. 만약 그 사람들이 또 오면 우리가 지켜줄게"


한참을 내 품에서 흐느끼던 무아는 마침내 울음을 그쳤다.


"무아.."

"목마르지? 잠시만 기다려"

"무아.."


나는 무아에게 물을 가져다 줬다.

쭉쭉 빨아들이는 녀석.


"무아!"


다시 잎사귀도 돋아나고 기운을 차렸다.


"저기서 아이들이랑 놀고 있어"

"무아~"


무아는 호야와 노을이에게 다가가 같이 놀았다.


"무아한테 그런 과거가 있을 줄은 몰랐어"

"나도 몰랐다"


그냥 새롭게 나타난 몬스터인줄만 알았지 설마 키메라일줄 누가 알았겠는가?


"아무튼 잘 대해줘라"

"말 안해도 그럴 생각이었는데"

"그래. 그럼 난 이만 이 보석을 좀 연구하러 가보마"

"알았어. 잘 부탁해"

"말 안해도 그럴거다"


제이크는 무아의 보석을 연구하러 대장간으로 갔다.


'이대로 끝아지는 않을거 같은데..'


뭔가 느낌이 온다.

무아를 만들어낸 자들.

그들이 뭔가 일을 낼거 같은 느낌이.


***


"왜 아직 살아있지?"

"스승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필리아 분명 그 나무를 재해의 숲에 버린게 맞겠지?"

"예. 물론입니다"

"흐음..그런데 어째서 아직 살아있는거지?"


아직까지도 반짝반짝 빛나는 수정구슬.

이 구슬이 빛난다는건 그 나무가 아직 살아있다는 뜻이다.

그곳에 들어가면 아무리 길어도 삼일이 최대인데.

나무는 아직까지도 멀쩡히 살아있었다.


"뭔가 이상하단 말이지"

"스승님 저는 분명 나무를 재해의 숲에 버렸습니다!"

"널 의심하는건 아니다. 단지 나무가 왜 살아있는지 모르겠어서 이러는게지"


자신이 만들어냈지만 그 나무한테 무력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재해의 숲에서 살아가는 몬스터들이 봤다면 벌써 죽고도 남았어야하는데.

아직까지 수정은 빛나고 있으니 이것 참..


"설마..내 연구가 성공한 것인가"

"예? 분명 실패작이라고.."

"그랬지. 하지만 그 나무가 살아있을 유일한 가능성이라면 그거 밖에 없다"

"하지만 스승님의 연구는 나무에서 보석이 열리게 하는 거였잖아요. 그 능력으로 어떻게 재해의 숲에서.."

"드래곤"

"드래곤이요?"

"그래. 드래곤은 반짝이는 것을 좋아하지. 그러니 만약 녀석이 보석을 만들어냈다면 분명 드래곤이 녀석을 보호할게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찾을 수 없지 않나요"


드래곤은 지상 최강의 생명체다.

마음 먹기에 따라서 왕국 하나를 단시간에 멸망시킬 수 있는 최강의 존재.

그런 드래곤에게서 어떻게 키메라를 되찾아 올 수 있겠는가.


"그건 그렇지. 하지만 굳이 되찾아올 필요는 없다"

"예?"

"후후 이 가설이 사실인지 확인만하면 그까짓 나무는 백이든 천이든 만들어낼 수 있으니"

"아 그렇군요"

"그러니 필리아 다녀오거라"

"네..?"

"드래곤의 둥지에 다녀오라고"

"스..스승님!"


그건 그냥 죽으라는 말이잖아요!


"싫으냐?"


싸아아아..

차가워진 공기.

필리아는 감히 눈을 마주보지 못하고 고개를 푸욱 숙였다.

사실 알고 있었다.


'스승님한테 나는 언제든 대체 가능한 존재겠지'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왜냐하면..


'나도 키메라니까'


자신 또한 그가 만들어낸 키메라.

엘프와 인간의 피를 섞어서 만들어낸 존재니까.

재료가 존재하는 한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위치.


"예..다녀오겠습니다"

"빨리 가거라"

"예.."


필리아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재해의 숲에 갈 준비를 했다.


'난 죽지 않을거야'


드래곤에게 목숨을 구걸해서라도 반드시 살 것이다.

반드시.


***


필리아는 재해의 숲에 들어갔다.


"허억..허억.."


작은 숨소리조차 내면 안되는 곳.

그곳이 재해의 숲이다.

필리아는 초입부터 두려움에 떨어야했다.


'저건..트롤!'


강한 힘과 재생력을 가진 트롤.

비교적 약한 몬스터들이 서식하는 외곽에 벌써부터 저런게 있을 줄이야.

필리아는 숨을 죽이고 트롤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크아아아!"


트롤은 후각도 좋았다.

눈이 나쁜 대신 후각은 웬만한 몬스터 그 이상.

트롤은 필리아의 냄새를 놓치지 않았다.


"으읏.."


필리아는 열심히 달렸다.

다행히도 트롤은 생각보다 느렸기에 충분히 도망칠 수 있었다.


"아파라.."


아프니까 괜히 서러웠다.


"흑.."


왜 자신은 태어나서 이렇게 고생을 해야하는 걸까.

이럴거면 태어나지 않는게 더 좋았을텐데.

그녀는 만들어져서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사랑 받은 적이 없었다.

그녀의 스승은 그녀를 도구취급 했고 언제든 버릴 수 있는 존재로 여겼으니까.

그렇기에 언제나 눈치를 보며 살아야했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도 기댈 사람이 없었다.


'그래..이렇게 태어났는데..'


누가 자신을 환영할까.

엘프도, 인간도 아닌 키메라.

두 유전자를 섞은 돌연변이에 지나지 않을텐데.


'포기 못해..'


드래곤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애원할 각오도 하지 않았나?

그녀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배운 지식으로 약을 만들어 악착같이 생존했다.


'이..이쪽인데..'


앞이 점점 흐려진다.

수정의 빛이 점점 강해지고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에는..


"막.."


드래곤이 만든 막으로 막혀 있었다.


"하하..결국 실패네.."


필리아는 그렇게 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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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필리아(1) NEW 15시간 전 6 0 11쪽
» 21화. 무아 24.09.18 13 0 10쪽
20 20화. 나무 24.09.17 13 0 10쪽
19 19화. 용사 24.09.16 19 0 11쪽
18 18화. 백연우 24.09.13 16 0 10쪽
17 17화. 꿀 24.09.12 13 0 10쪽
16 16화. 순수한 불꽃 24.09.11 15 0 11쪽
15 15화. 조리도구를 만들어줘! 24.09.10 16 0 10쪽
14 14화. 자동차(2) 24.09.09 16 0 10쪽
13 13화. 자동차(1) 24.09.06 19 1 10쪽
12 12화. 제이크(2) 24.09.05 18 0 10쪽
11 11화. 제이크(1) 24.09.04 21 0 10쪽
10 10화. 과거의 동료(2) 24.09.03 21 0 11쪽
9 9화. 과거의 동료(1) 24.09.02 25 0 10쪽
8 8화. 용을 만나다 24.08.30 22 0 10쪽
7 7화. 호야의 가출 24.08.29 24 0 11쪽
6 6화. 태어난 아이들 24.08.28 23 0 10쪽
5 5화. 뜨개질 장인을 만나다 24.08.27 26 0 11쪽
4 4화. 집을 꾸미자!(2) 24.08.26 28 1 11쪽
3 3화. 집을 꾸미자!(1) 24.08.23 34 1 11쪽
2 2화. 페이 24.08.22 37 2 11쪽
1 1화. 이세계 +1 24.08.21 5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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