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미래가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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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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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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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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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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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화. 일론 마스크(2)

DUMMY

티슬라의 배터리 데이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상으로 일론 마스크였습니다.”


그 막에 걸맞게 일제히 박수갈채와 함성소리가 곳곳에 울려퍼졌다.


"마스크 최고!!!"

"우와아아아! 다음에 또 봐요 마스크 형!"

“우리 형 화성 가즈아앗!”


일론 마스크가 무대에서 빠져나가자, 관객들도 뒤이어 하나 둘 자리를 이탈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소란스러운 틈 사이로 한 직원이 내게 다가왔다.


"안녕하십니까. 일론 마스크 대표이사님을 모시고 있는 제임스 비서실장입니다. 혹시, 아까 퀴즈를 맞추셨던 분이 맞습니까?"

"네, 이 분이에요. 바로 이 분!"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이나연이 더 신이난 듯 나를 두 손바닥으로 지목했다.


"저희 대표님께서 뵙자고 하십니다."

"저만 말씀이십니까?"

"그렇습니다."


그의 말에 나는 눈을 굴려 이나연을 바라봤다.


"저는 괜찮아요. 기다리고 있을테니···"

"이 분도 함께 갔으면 하는데 괜찮을까요?"


직원은 난감하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하하, 아무래도 대표이사실을 들어가는거라 지정되지 않은 손님은···"

"그렇군요."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 쪽으로 안내···"

"그럼, 저도 안가겠습니다."

"네?"


내가 안가면 낭패를 보는 건 직원일 것이다.

일론 마스크는 나를 궁금해하고 있을거거든.

도대체 그 퀴즈를 어떻게 맞혔는지.


무엇보다 이나연 덕에 여기까지 왔는데 이나연에게 뭐라도 보답해주고 싶었다.


어쩔 줄 몰라하는 직원의 앞에서 내가 몸을 돌리려하자.

직원은 다시금 내 앞을 막아섰다.


"하하, 진정하세요. 제가 다시 확인해보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진즉에 그랬어야지.


직원은 누군가와 통화를 간단히 마치고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대표님께서 같이 올라고 하시네요. 이 쪽으로 모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프리몬트 티슬라 본사.

'T'자가 건물의 외곽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본사가 공장부지들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보니 곳곳에는 사각형 건물의 기가팩토리들이 줄을 잇고 있었다.


"우와아."

"어마어마하긴 하네요."


본사 방문은 처음인 듯 이나연도 입을 벌리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러고는 다시.


"정말 고마워요. 민규 씨에게 이렇게 도움을 받을 줄이야. 별 기대 안했··· 흡!"


그녀는 말을 하다말고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하하.

다시 돌려보낼까.


"이 정도면 길 안내 비용으로는 충분한 값을 지불한 것 맞겠죠?"

"당연하죠. 지불 한 것 뿐만 아니라 그 이상으로 제가 갚아야겠는걸요."

"갚는 건 이기영 실장 조져주는 걸로 퉁치는 걸로 하겠습니다."

"그 말 진심이었어요?"

"저는 거짓을 말한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치- 아까 배터리데이 때문에 미국 왔다고도 거짓말 했으면서."

"선의의 거짓말은 거짓말이 아닙니다."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엘리베이터는 한참을 올라간 후에야 대표이사실이 있는 층수에 도착했다.


50층의 대표이사실.

직원은 잠시 문 앞에 우리를 멈춰세우고는 문을 두드렸다.


똑. 똑.


"대표님. 손님들 모셔왔습니다."

"들어오세요."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서자.

그저 평범한 아저씨 한 명이 잇몸미소를 만개하며 우리를 반겼다.


"반가워요. 코리아 친구들. 저는 티슬라 대표이사 일론 마스크입니다."

"민규 킴입니다."

"나연 리에요."


마스크는 악수를 간단히 나누고는 우리를 테이블로 앉혔다.


"연설 잘 들었습니다. 정말 훌륭하던데요?"


이나연이 먼저 실실 웃으며 입을 뗐다.

이런게 사회생활인가.


"하하, 고마워요. 나연 리도 얼굴이 참으로 훌륭하네요. 두 분은 관계가 어떻게 되시죠? 부부?"

"어머, 그렇게 보였나요?"

"잘 어울리는 한 쌍인걸요?"

"호호, 대표님도 참 주책이에요."


둘은 그렇게 티키타카를 이루고는 하이파이브를 쳤다.

내가 아무런 반응은 보이지 않자 둘은 한참을 웃다 이내, 헛기침을 하고는 정색을 유지했다.


"흠흠. 아무튼 저녁식사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서 여러분들을 잠시 안으로 모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가 언제 또 이런 곳을 와볼 수 있겠습니까."


이것만큼은 진심이었다.

마스크 사무실에 들어올 이가 몇명이나 있을까.

이동주 회장도 이건 못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배터리 데이에 직접 오신 것 보면 이 쪽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인가보네요?"

"네, 저는 자동차업계. 그리고 민규 킴은 2차전지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오우, 저희는 좋은 친구가 될 것만 같네요."

"저희야 영광이에요."


문제를 맞춘 건 나인데.

마스크는 나는 안중에도 없고, 이나연과 대화를 실컷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왜 저 티셔츠에서 계속 '미래시'가 보일 듯 말 듯 하는거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아까 마스크의 연설때에도 '미래시'는 내게 뭔가를 말해주려는 듯 계속해서 깜빡거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어떤 특정한 수치가 나오는 건 아니었다.


시바견.

뭘까 저건.


마스크는 티셔츠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는 걸 느꼈는지 나를 보며 말을 이었다.


"예쁘죠? 제가 직접 제작한 티셔츠입니다."

"그러네요. 무슨 의미가 있는 겁니까?"

"그냥 귀엽지 않습니까? 귀여운게 최고죠. 푸하하하핫!"


직접 제작했다길래 제작의 비밀이라도 있는 줄 알았건만.

김이 팍 식으려는 사이 그의 입에서 다시금 말이 흘러나왔다.


"저는 가끔 이 귀여운 걸 가지고 저희 사업과 연관지으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그게 무슨 말이죠?"

"가령 그런거죠. 일종의 코인 같은 걸 만들어서 티슬라 제품 결제 수단으로 사용한다던가. 혹시 알아요? 나중에는 화성으로 향하는 우주선에도 코인이 이용될 지. 크하하핫!"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는 듯 마스크는 어린아이같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코인을 직접 만드시겠다는 건가요?"

"하하, 그럴 리가요. 그냥 해본 말입니다. 그런 거에는 관심이 생기지가 않아서. 굳이 코인을 만든다면 이름은 강아지(DOG)에 티슬라E 모델의 E를 인용해 '도지(DOGE)' 어떤가요? 귀엽지 않나요?"


미래시가 반짝이길래 기대했건만.

역시 괜한 걸 기대했나.


"예, 귀엽네요."


나는 냉랭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뭐, 저는 관심이 없지만. 언제고 누군가 저런 코인을 만든다면 관심을 가져볼 수는 있겠죠. 시간이 얼추 됐네요. 일어나시죠. 제가 무드있는 곳으로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대표이사실에서는 아쉽게도 수확이 없었다.

미래시도 맛이 가려는 것 같은데 스스로 조금이라도 더 성장해야한다.


과연 대재벌의 식사는 무엇일지.

다시 기대를 안고 그의 뒤를 따랐다.


***


고층에서 아름다운 경관을 보며 스테이크를 써는 모습을 생각했는데..


"이, 이게 맞습니까?"

"삼겹살 못 드십니까?"


1층 식당.

문을 열자 익숙한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당장에 내 옷에 달라붙겠다는 듯 연기가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마스크는 혐오스럽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어떻게 한국인이 삼겹살을 못 먹지?'


이나연은 내 옷자락을 붙잡고 조용히 소곤거렸다.


"마스크가 K-푸드를 좋아한다는 건 들었지만 그게 진짜일 줄은 몰랐어요."


이나연과 이야기 하는 사이 마스크는 이미 먼발치에 자리를 잡고는 손짓하고 있었다.

그것도 좌식이다.


이나연은 다시금 옷자락을 끌어당기며 말을 이었다.


"일단 저희도 앉아요. 대표님 민망하실 수도 있잖아요."

"한국사람한테 한국음식을 사주는 게 맞습니까? 그것도 미국에서?"

"워낙에 괴짜잖아요. 그러려니 이해해야죠."


자리에 앉자 잠시 후, 준비된 음식이 세팅되기 시작했다.


삼겹살 2인분.

목살 2인분.

참이술 하나···


뭐? 참이술이 미국에도 있다고?


내 눈이 커지자, 마스크는 피식- 웃고는 소주를 까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한 잔 받으라는 듯 술병을 내 쪽으로 기울였다.

나는 잔을 들어 그의 술을 차분히 받았다.


"술은 좀 드십니까?"

"뭐, 못 먹지는 않습니다."

"오늘만큼은 술친구가 되어보는 겁니다. 하하핫!"


뭐가 그리 신났는지 마스크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날 새가 없었다.


그 사이, 불판에 올려진 고기가 노릇하게 구워지고 있었다.

마스크는 편하게 먹으라는 듯 양손에 집게와 가위를 들고는 고기를 균일한 간격으로 자르고는 나와 이나연의 앞접시 위로 올려놓았다.


"드셔보시죠."


이나연은 먼저 젓가락을 들어 고기를 맛보고는.

다시금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으음~ 정말 맛있어요. 대표님은 역시 못하는 게 없나봐요."

"하하하하, 맛있게 먹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사이.

나는 고기를 입에 넣으며 곰곰히 생각했다.


일론 마스크와의 식사라해서 내심 기대를 했건만.

그 결과물이 삼겹살이라니.


마스크도 마스크지만.

미국에서의 내 하루를 이렇게 허무하게 보내기는 싫었다.


"그런데, 선물이 대표님과 저녁식사가 고작인가요?"


고작이라는 단어에 상황을 지켜보던 직원의 미간이 좁혀졌다.

이나연도 사레가 걸린 듯 연신 기침을 해대기 시작했다.

다른 누군가들은 돈을 주고서라도 밥을 먹어달라고 하는 마당에 고작이라니.


직원은 속으로 생각했다.

'I Kill you'


"저와의 만찬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가요?"

"아니요. 하지만 그 어려운 퀴즈를 맞췄는데 선물이 만찬 하나라면 조금 아쉬울 것 같아서요."

"푸하하하핫! 아니죠, 아니죠. 아주 어려운 퀴즈를 맞췄는데 고작 저와의 저녁식사가 전부겠습니까?"

"그럼, 이 다음에 또 뭐가 있는 겁니까?"

"그 전에 저도 물어볼 게 있습니다. 어떻게 맞추신 건가요? 제 논리로는 납득이 되지가 않아서요."

"운이 좋았습니다. 찍는 것 말고 달리 방도가 없잖아요?"

"흐음, 그래요?"


마스크는 자신의 턱을 어루만지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러고는 다시.


"완전 러키보이네요."

"제 대답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러니, 대표님도 대답해주시죠."

"제가 준비한 선물은···"


그는 잠시 하려던 말을 멈췄다.

그의 다음 말을 기다리며 나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보여줘봐라.

재벌의 선물은 무엇인지.


"제가 준비한 선물은 2차입니다."

"뭐, 뭐라고?"

"2차는 치맥입니다. I Love BBQ!"


미국에서 총기사건이 일어나는 이유가 총기의 합법화 때문일까, 아니면 그럴만한 사유가 있어서일까.

마스크를 보고 있자면 후자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졌다.


내 정색을 느꼈는지 마스크는 옅은 미소를 띄우고는 다시 말을 잇기 시작했다.


"하하, 농담이었는데 안 웃겼다면 죄송하네요. 그럼 말해보세요. 원하는 게 무엇인지."

"마치 원하는 걸 다 들어주겠다라는 소리로 들리는데요?"

"화성 가는 것 말고는 못 들어줄 것도 없겠죠."


그의 진지해진 표정에 나도 본론을 꺼내들었다.

궁금했다.

내 영향력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는지.


"한국에 내방하실거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소문이 벌써 거기까지 갔나보네요?"

"내방의 목적이 티슬라에서 자체 생산하는 배터리의 원료 때문입니까?"

"그렇죠. 굳이 한국에만 국한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원료들이 없다면 빈 손으로 다시 돌아올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그건 갑자기 왜 물어보시는거죠?"


나는 소주 한 잔을 입에 과감히 털어놓고 잔을 탁- 내려놓았다.


"저와 계약해주시죠. 손해는 보지 않을 겁니다."

"What???"


마스크는 벙찐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내 옆에서 이나연은 마치 아침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입에 머금고 있던 음료수를 컵에 다시 흘리기 스킬을 시전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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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힐링 여행(1) +11 24.09.14 7,796 158 12쪽
30 30화. 일론 마스크(3) +7 24.09.13 8,132 165 12쪽
» 29화. 일론 마스크(2) +12 24.09.12 8,797 165 12쪽
28 28화. 일론 마스크(1) +13 24.09.11 9,706 187 11쪽
27 27화. 재벌의 품격 +16 24.09.10 10,692 194 12쪽
26 26화. 제가 뭘 얻을 수 있습니까(2) +18 24.09.09 11,182 198 12쪽
25 25화. 제가 뭘 얻을 수 있습니까(1) +12 24.09.08 11,799 194 12쪽
24 24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12 24.09.07 12,005 193 12쪽
23 23화. Only Invest +11 24.09.06 12,472 208 12쪽
22 22화. 최고의 인복(2) +8 24.09.05 13,053 199 12쪽
21 21화. 최고의 인복(1) +13 24.09.04 13,146 214 12쪽
20 20화. 생명의 은인 (2) +9 24.09.03 13,466 217 12쪽
19 19화. 생명의 은인(1) +13 24.09.02 13,859 203 12쪽
18 18화. 최고의 복수 +13 24.09.01 14,066 219 12쪽
17 17화. 너, 내 동료가 돼라. +10 24.08.31 13,474 205 12쪽
16 16화. 밧데리 아저씨(3) +8 24.08.31 13,688 229 12쪽
15 15화. 밧데리 아저씨(2) +8 24.08.30 13,993 225 12쪽
14 14화. 인턴, 네 손에 달렸어 +16 24.08.29 14,242 2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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