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는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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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예준
작품등록일 :
2024.08.1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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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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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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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군 (3)

DUMMY

왜 다들 그런 생각 한 번씩 해본 적 있지 않나? 나중에 시골에 가서 농사나 하며 살고 싶다.라는 진심 아닌, 농담을 한 번씩들 한다. 모상현, 루멘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매일 화제가 끊이지 않고,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 나와 시골에 조용하고, 느긋하게 농사나 하며 살고 싶다고.



 괜히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 아니었다. 모두가 이 광경을 보고는 느끼면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적당한 온도의 따뜻함과, 눈과 폐를 정화시키는 초록색 풀들이 넓게 퍼져 자리를 잡고, 여러 가지의 색의 꽃들이 어우러져 마치 꼭 그림 속에만 있을 것 같은 정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철컥. 철컥.


그런 아름다운 광경과는 달리 무거운 금속 소리가 풀들이 흔들리는 소리를,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죽였다.




로베리안의 병사들과, 평민 일행들은 절벽을 넘어 동남쪽을 향하고 있었다.



“와아.”



비오스, 모상현은 현대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에 넋을 놓고 걷다, 헤르빈의 등에 부딪혔다.



“으윽⋅⋅⋅⋅.”


“응?”



헤르빈은 뒤에서 작은 돌덩이가 부딪히 느낌에 뒤를 돌아보니, 자신의 가슴팍까지 오는 키의 루멘이 서있었다.



백발의 머리가 햇빛을 머금으니, 꼭 금발의 머리카락이 살랑거리는 것만 같았다.


헤르빈은 루멘의 볼을 꼬집었다.



“요놈. 나중에 크면 이런 거 하지 말고, 여자 하나 제대로 잡아서 살아라.”


“네? 아⋅⋅⋅.”



헤르빈 무릎을 낮춰 루멘에게 어깨동무하며, 크게 웃었다.



루멘은 돌연 엉뚱한 말에 이해하지 못했지만, 곧 이해할 수 있었다. 루멘, 모상현도 한 번씩 느끼지만, 팔 한 쪽이 없다는 것 빼고는 평범한 신체와 반반한 얼굴이 달려 있었다.



툭.



조빈의 긴 머리카락이 흩날리며, 헤르빈의 얼굴을 강타했다.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길게 풀어진 채찍과 아픔이 유사했다.




“아! 전 기사 양반. 다시 그 모자 좀 쓰시지?”


“내가 알아서 한다.”



헤르빈은 왠지 심통 부리는 조빈에 당혹감이 스쳤다.



“정신 놓고 있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다.”


“아⋅⋅⋅ 네.”


“에잉. 쯪. 아직 전쟁이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이런 말도 할 수 있지. 이래서 기사 양반들이란 어딘가 다들 좀 꼬였다니까.”



잠시의 담소로 긴장이 풀리고 있던 그때.



쿠아아앙!



큰 굉음 소리에 깜짝 놀라 다들 뒤를 돌아봤다.


온몸이 철퇴로 묶여 있는 용이 몸부림치며 소리치고 있었다.



드드득.



또 어디선가에는 용의 울음소리에 미치지 못하지만, 온몸에 솜털들이 바짝 긴장을 세우게 하는 기이한 소리가 났다.



드드득.



이빨을 가는 소리의 출처는 곧 모습을 드러냈다.


저편에 큰 돌들 사이에서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인간의 모습과 흡사했지만, 4개의 팔다리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흉측한 얼굴.



키메라.



병사들 중 제일 먼저 검을 꺼낸, 조빈은 전투태세를 취했다.



‘아마리.’



조빈은 속으로 키메라를 보며 중얼거렸다.



쿵! 쿵!



비쩍 마른 몸이라도, 큰 체구에의해 지면을 흔들기에는 충분했다.


고룡보다는 크기가 작았지만, 인간에 비하면 발 크기만 해도, 인간을 담기에는 어처구니없는 크기였다.



“키메라다!”



병사들도 멈춰서 키메라를 주시했다. 말단 병사들은 키메라를 몇 몇 상대해 보았지만, 이런 크기의 키메라는 또 처음이었다.



신병들도 무기를 꺼내긴 했다만, 공포의 크기는 키메라의 원래 모습보다, 더 크게 보이게 했다.



“다들 정신 차려라!”



기사단장이 크게 소리쳤지만, 이미 전의를 상실한 병사들은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위잉. 



다행히도, 전쟁에 짬이 찬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전투를 준비했다. 마법사들의 마법이 떠오르며 부피를 불렸고, 검사들도 최대한의 오러를 끌어냈다.



그때.


저벅. 저벅.



잔뜩 긴장하고, 있는 병사들 사이로 금발을 휘날리는 사내가 걸어 나왔다.



크리안.



병사들은 뜬금없는 등장에, 멀뚱히 크리안을 쳐다봤다. 그것도 당연한 게, 크리안은 전쟁에 있어서는 그 어느 분야에서도 재능이 없다는 것은 대부분의 병사들은 알고 있었다.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던, 기사단장이 급히 크리안에 향해 뛰어갔다.



“공자님. 위험합니다. 그러니 어서⋅⋅⋅⋅.”



기사단장은 말을 하다, 멈췄다. 왜냐면 크리안의 눈에는 무언가 희열에 찬 눈빛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흐흐흐흐.”



크리안은 희느끼는 웃음을 흘리며, 쇠퇴에 감겨 있는 고룡에게 다가갔다.



“자! 이제 너가 보여줄 시간이다.”



크리안이 두 손을 펼치자, 흑마력이 새어 나가면 고룡을 옥죄하고 있던, 쇠퇴와 흑마법사들이 힘을 잃으며 쓰러졌다.



쿠아아악!



크리안은 왕실에 갖춘 예법 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고, 희열에 가득 찬 표정을 드러내며 고룡을 올려다봤다.



“자, 카마쉬 너의 힘을 보이거라.”



곧 카마쉬가 벌린 입에서 마력이 점점 모이자 칠흑색의 마력 구체가 입안 가득한 크기를 자랑했다.



퓨융.



공기 중을 찢어 나가는 소리와 함께 카마쉬의 입에서 마력이 발사되었다.


일자로 쭉 뻗어 나가는 마력의 여파 만으로도, 주변에 있던 병사들이 죽어 나갔고, 곧 키메라인 아마리에게까지 도착했다.



펑!



루멘은 한 번도 마법, 마력, 오러를 본 적은 없지만, 사람의 감각으로 전해져 오는 느낌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저것을 맞는다면 뼈도 못 추리고 죽는다는 것을. 그의 생각이 알맞게도, 주변에 있던 병사 약 2만 명이 쏟아져 나가는 마력의 여파로 뼈도 못 추리고 죽어 나갔다.



“하하하하.”


크리안은 흡족한 미소와 함께 희열을 느꼈다.



쿵!



연기 속에서 그림자의 꿈틀 거리는 크기가 크게 다가오며, 연기 속을 빠져나왔다.


아마리의 몸에는 작은 생채기들이 새겨져 있었지만, 어디 하나 제대로 된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조빈이 그 광경에 이를 꽉 물었다. 다른 생명체, 키메라라면 버티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 그런데 아마리는 달랐다. 애초에 그를 건드려서는 안 됐다. 



퓨융.



아마리의 지팡이 끝에서, 아까 카마쉬가 쏟아부었던 마력이 지팡이로부터 생겨나고 있었다.



그것도. 마법과 관련된 것들이라면, 더욱더 아마리를 상대해선 안 된다. 그건 꽤나 유명한 일화로 책에도 있는 것을. 그는 신경에 거슬리게 하지 않으면, 별다를 행동이나 공격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고룡의 울음소리가 그의 신경을 건드리고야 말았다.



퓨융.



아마리의 지팡이 끝에서 마력이 발산되었다. 지면이 박살 나다 못해, 흔적도 없이 증발하며, 고룡에게 쏘아졌다.



급히 마법사들이 결계를 펼쳤지만, 있으나 말 정도로 가볍게 부서지고, 카마쉬에게 격타했다.



그 여파로 병사 2만 명이 더 죽어 나가고, 제일 선두에 있던 루멘, 평민들에게도 뜨거운 열파의 연기가 전해졌다. 



후욱.



조빈은 급히 루멘을 망토로 얼싸안았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루멘이 조심스럽게 눈을 천천히 떴다.



조빈이 감싸고, 있는 힘 때문에 품에서 벗어 날 수 없었다. 머리와 등에 느껴지는 손에서 힘이 느껴졌고, 아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조빈은 지난 과거에 가족을 잃고, 자신을 잃었다. 매일 하염없이 허망하게 살아 숨 쉬던 그였다.



그런데 자신의 죽은 아들과 비슷한 나이와 이루지 못한 소망이 자신도 모르게 이 아이에게 향하고 있었다.



“어⋅⋅⋅⋅ 저 괜찮으세요?”


“응. 아무렇지도 않단다.”



조빈이 몸을 일으키며 루멘의 행색을 살폈다.



“너는⋅⋅⋅.”


“아, 저도 괜찮아요.”


“으으⋅⋅⋅⋅.”



옆에서는 헤르빈과 로븐 또 수많은 사람들의 앓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행히도, 다들 죽음은 면했다는 사실이다.



루멘은 쓰러져 있는 헤르빈에게 다급하게 뛰어갔다.



“괜찮으세요?”


“아이고, 허리가 다 쑤시네.”



괜찮아 보였다.



조빈은 루멘의 손을 낚아채며, 아마리를 주시했다.



“옆에 있거라. 위험하다.”


“네⋅⋅⋅.”



한편 크리안도 흑마법을 둘러 무사했다. 옆에서 수많은 죽음을 보았지만, 크리안의 표정은 굉장히 무언가 씁쓸해 보였고, 아쉬워 보였다.




“공자님! 공자님!”



기사단장은 크게 소리쳤지만, 크리안의 귀에는 이명의 소리에 묻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정말감과 함께 묻혀 갈 때 쯤.



“공자님! 공자님!”



기사단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



기사단장은 크리안의 목소리에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다행이십니다.”


“역시 안되는 건가.”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아니 이럴 때가 아닙니다. 어서 자리를 피해야 합니다.”



기사단장은 아직 굳건히 서있는 마리아를 쳐다봤다. 그리고 옆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고룡을 올려다보았다.



고룡의 몸에도 생채기만 있을 뿐. 다행히도 큰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다행이라는 말이 맞는지가 참담했다.



“저, 공자님 어서 몸을.”


“고작 저런 것도 뚫지 못하는 것인가..”



크리안의 중얼거림에는 몹시 쓸쓸함이 묻어 나왔다.



그래. 지금 정신 충격을 받은 것이다. 기사단장은 어서 이 전투에 벗어나야 된다고 생각해, 크리안을 들쳐 업고, 돌아왔던 길로 뛰었다.



“안 돼, 안 돼. 돌아가. 돌아가.”


“안 됩니다. 공자님. 저의 임무는 공자님을 살리는 것.”



기사단장과 황태자는 자신의 병사들을 버리고서는 어딘가로 도망쳤다.


지휘관을 둘이나 사라지고, 지휘가 높았던 기사단장 몇 마저도 사라지니 절망감과 상실감에 빠져 어떻게 움직여야 되는지를 갈피를 잡지 못했다.



도망가야 되나? 아니면 맞서 싸워? 황태자도 도망간 마당에 우리가 어떻게.



그때.



어두운 망토를 입은 사내의 머릿결과 검의 형태가 어우러져 하나의 예술을 보는 듯했다.



퓨융.



마력이 곧 사내에게 쏘아지고, 연기가 걷히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어⋅⋅⋅⋅⋅? 아⋅⋅⋅⋅”



루멘이 절망했다.



휙.



연기 속에서 걷혀 나온 조빈은 아마리에게까지 도약하며 검을 머리 위로 올렸다.


연기안에서 적의 아마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한 번 기억한 자리의 아마리에게 칼끝이 들어갈 정도의 거리를 완벽하게 계산하여 어깨관절부터 다리까지 상처를 내며, 바닥에 발이 닿았다.



툭. 툭.



헤르빈이 비오스의 어깨를 두드리며 손가락이 어디론가 향했다.


손가락의 끝을 따라가니 조빈이 아마리와 싸우는 것을 목격했다.



그제야 고개를 완전히 든 루멘은 미소를 지었다.



병사들도 직감했다. 지금 우리의 지휘관은 저 앞에 싸우는 사람이라는 것을.



누군가 앞에 나서서 이끌어 준다면, 수그러 졌던 마음도 다시 불타오르는 법.


남은 병사 5만 명의 함성 소리는 사기를 끌어올리고, 마음이 모여 뭉쳐 일심동체가 되면, 죽음이란 바람도, 불타오르는 감정을 식히지 못했다.



털썩.



아마리의 두 무릎이 굽혀져 몸이 앞으로 떨어졌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조빈은 아마리의 목에 올라타 검을 세차게 사선으로 휘두르고, 반 원을 그리며, 목이 떨어질 때까지 검을 손에서 놓치지 않았다.



조빈의 송골 맺힌 땀들이 두두두둑. 비처럼 흘러내렸고, 아마리의 목에서는 피가 터져 나왔다.



그 전방에는 피로 된 굵진한 비가 떨어졌다. 조빈의 순수한 땀은 피와 섞여 살의가 흘러내리는 것만 같았다.



“으아아!!”



보고만 있을 수 없던 것도 있고, 지금이 기회라 생각한 병사들과, 헤르빈 로븐은 검을 꺼내들어 아마리에게 목이 터져라 아우성을 지르며, 뛰었다.



루멘은 멀리서 모든 광경을 하나도 빠짐없이 보았다. 


아마리에게 뛰어가던 병사들은 절규와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들의 함성 소리는 서로를 끌어올리고, 사기를 높이 올렸다.



지금 보이는 자들에게는 죽음이 보이지 않았다. 


이 남자의 심금을 울리는 광경을 모상현, 루멘은 이 두 눈으로 담을 수 있다는 것에 빙의 후 처음으로 심장이 뛴다는 것을 느꼈다.



쿠욱!



헤르빈은 마다리의 흉측한 눈알을 두 손으로 잡아 뽑았다.


뭔가 툭 하고 끊어지는 느낌이 손을 자극했다.



“와⋅⋅⋅.”



헤르빈은 자신의 몸뚱아리만 한 눈알을 들고는 탄식을 흘렸다.


그리곤 눈알이 터지지 않게, 조심히 품에 안아 루멘에게 향했다.



‘응? 저걸 왜 들고 오시는 거지.’



“자, 이 눈알 좀 봐⋅⋅⋅.”



푸욱.



어디선가 등장한 조빈이 눈알을 칼로 찔렀다. 푸욱. 바람 빠진 풍선처럼 눈알은 쪼그라 들어갔다.



“내 눈알⋅⋅⋅⋅.”


“그 흉측한 눈알은 교육에 필요 없다.”


“맞아. 헤르빈 그 눈알은 너만 좋아하는 거야.”



어느새 로븐도 조빈의 말에 동조했고, 그들은 들판에서 시시덕 거리며 불안은 묻혀갔다.



“저⋅⋅⋅⋅.”



조빈의 뒤에서 말을 건 것은 주인을 잃은 강아지. 병사 한 명이었다.


조빈도 지금 저 병사의 망설임을 알았다. 저들을 이끌 지휘관 하나 없는 이 전장에 지금 지휘관으로 보이는 사람은 조빈뿐이었다.



“돌아간다.”



조빈이 말했다.



펑!



마다리의 시체 주변에 있던 병사들이 몸이 터지고, 장기들이 하늘을 날아다녔다.



“어딜 돌아가시려고.”



곧 마다리의 시체 필두로 옆, 뒤 수 많은 인종과, 병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발⋅⋅⋅.’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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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행군 (2) 24.08.21 9 0 11쪽
3 행군 24.08.20 17 0 14쪽
2 루멘 24.08.19 13 0 16쪽
1 프롤로그 빙의 24.08.19 2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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