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한 고인물이 특전을 독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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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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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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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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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밖의 행운 (2)

DUMMY



 일단 채광 시설에 대해 확실히 알아둘 필요가 있었다.

 채굴장의 문을 열자마자 서늘한 공기가 얼굴에 닿았다.


 “좀 으스스한데.”


 문 바로 옆, 손이 닿기 쉬운 곳에 마치 잡동사니처럼 널려있는 곡괭이 여러 자루가 보였다.

 내구도가 다 닳더라도 새로 보충되는 기본 곡괭이였다.


 안쪽으로는 어두운 동굴이 길게 뻗어있었다.

 천장에 매달린 작은 전등들이 간간이 빛을 발했지만, 희미하게 내부를 밝힐 뿐이었다.

 동굴 벽면에 그 빛을 따라 반짝이는 푸른색의 작은 돌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알티, 하우징 정보에서 채굴장만 띄워줘.”


 [ 1레벨 채굴장 ]

 [ 유형 : 작업 공간 ]

 [ 운영 : 활성화 ]

 [ 하우징 내에 설치된 기본 채광 작업 공간입니다. ]

 [ 현재 채굴 가능한 광석 : 서늘석 ]


 [ 매일 자정 (24:00) 기준으로 채굴장이 초기화됩니다. ]

 [ 채굴 완료 시 작업자에게 경험치가 소량 제공됩니다. ]


 서늘석이었구나.

 얼음 속성을 가진 광석이고, 품고 있는 마력이 오랜 시간 약한 냉기를 뿜어내는 돌이었다.

 마법적인 활용이 가능은 하지만 가치는 낮아서 고가로 거래되지는 않는다.


 공급도 적지만, 수요도 그리 많지 않은 광석.

 하지만 분명 찾는 곳은 있을 터.


 직접 곡괭이를 들어 눈에 보이는 서늘석을 캐보았다.


 캉. 캉.


 손가락 한마디만 한 크기의 광석이 금방 떨어져 나왔다.

 하지만 그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동굴 깊숙이 들어가거나 벽을 파내야 서늘석을 찾을 수 있겠지.


 “매장량이 많진 않은 거지?”


 [ 1레벨인 만큼 광석 매장 밀집도가 굉장히 낮을 겁니다. ]


 “두 사람이 캐면 하루에 얼마나 캘 수 있을 것 같아?”


 [ 정확한 양은 알 수 없습니다만, 하루 평균 5kg 정도는 채굴할 수 있을 거라 추정합니다. ]


 5kg이라.


 “서늘석 1kg에 얼마인지 알아?”


 [ 현재 기준은 아닙니다만, 1kg에 약 10지르 정도의 가격으로 팔렸습니다. ]


 지르(Zir)와 리카(Rika).

 이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공용화폐는 지르이고, 1000리카가 1지르에 해당한다.


 “대략 한 달에 1500지르 정도 나올 것 같다는 말이네.”


 [ 1지르에 천원이 좀 넘어간다는 이야기가 며칠 전의 로그에 남아있습니다. ]


 “뭐, 1지르가?”


 하긴 이 세상은 지구와 연결되어 있어 두 세계간 무역이 가능하다.

 환율이 형성되는 것은 당연하겠지.


 보통 저렴한 여관의 숙박비가 30에서 50지르.

 싸구려 검이 100지르 정도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1지르가 천 원이라는 게 이상하지 않다.

 그럼 리카는 그냥 원화나 다름없겠군.


 “한 달에 대략 150만원이라.”


 부엌을 설치해 주고 밥은 직접 만들어 먹으라고 하면, 넉넉잡아 한 달 30만 원. 더 줄여도 되고.


 나쁘지 않다.

 한 달 동안 일해서 1인당 고작 60만 원 버는 꼴이지만 무슨 상관인가.

 어차피 내가 일할 것이 아닌데.


 그리고 이 시설은 이제 고작 레벨 1이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겠지.


 “아참, 감옥에 인원 제한은 있나?”


 [ 수감 가능 인원에는 제한이 없습니다만, 크기에 제한이 있습니다. 이는 수집품을 더 모으는 것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

 [ 또한 채굴장의 최대 사용 가능 인원은 현재 4명으로, 레벨업을 통해 늘릴 수 있습니다. ]


 당장은 사람을 마구잡이로 잡아넣을 수 없다는 말이군. 

 반장님에게 일을 맡기기 위해서는 지하를 어떻게 개조할지 확실히 정해둬야 했다.


 ‘정리해 보자. 물은 지하수 펌프를 이용하면 되고, 식량은···.’


 사실 하우징 안에서 굶어 죽는 일이 가능한진 잘 모르겠다.

 싸움으로 죽는 일은 원천 차단되어 있긴 한데, 애초에 이런 생각을 해볼 일 자체가 없었으니까.


 그래도 굶기면서까지 일을 시키는 건 좀 불쌍하지 않나.

 소중한 채굴 기계···아니, 인적 자원이 될 텐데 잘 관리해야지. 암.


 “식량을 많이 사는 건 문제가 없는데, 이걸 어떻게 보관하지?”


 이전에 반장님께 물어봤을 때 냉장 기능을 추가하려면 마공학 발전기를 구매해야 해서 가격이 어마어마할 거라고 하셨었다.

 그래도 역시 돈을 투자하는게 맞겠지.


 [ 도혁 님. ]


 “잠시만, 고민 중···.”


 [ 빡대···아니, 도혁 님. 지금 채굴장에서 나오는 게 뭔지 잊으셨습니까? ]


 이 자식이 갑자기 욕을.

 당연히 나오는 건 서늘석···.


 나는 이내 얼굴을 감싸 쥐었다.

 서늘석! 자연산 석빙고를 이미 만들 수 있지 않나.


 머릿 속에 있는 알티가 나를 흘겨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생존게임 같은 건 안 해봤으니까 바로 안 떠오를 수도 있지.

 오늘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그래.


 아무튼.

 계획은 대충 완성되었다.



**



 하우징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일어난 나는 주저 없이 반장님을 불러 견적을 짜기 시작했다.

 해야 할 일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확장 및 배관 공사. 1층과 지하 감옥에도 화장실을 만들고, 물탱크를 설치하고, 펌프를 지하에도 놔둘 예정이다. 물 정도는 알아서 퍼야지.

 둘째, 1층과 지하를 아우르는 널찍한 창고를 건설해 연결하는 것.

 셋째, 지하의 전시실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시설을 감옥 안으로 옮기는 것.


 이외에도 몇 가지 자잘한 가구 설치를 부탁드리기도 했다.

 집의 구조를 통째로 바꾸는 대공사였지만 비용은 50만 크레딧 정도밖엔 들지 않았다.

 반장님이 조금 가격을 줄여주신 것도 있지만, 지하실의 구조 변경은 하우징 관리인이 시스템을 통해 손쉽게 구조를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실질적으로는 창고와 화장실, 배관 공사 비용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크레딧을 지불한 뒤.


 “읏차. 읏차.”


 나는 지금 1층 외곽, 배관공사를 위해 곡괭이로 땅을 파고 계시는 반장님의 모습을 구경하고 있었다.

 별로 힘을 들이시지도 않은 것 같은데 흙이 숭덩숭덩 퍼내진다.


 새삼 신기했다.

 다신 볼 수 없리라 여긴 사람이 눈앞에 있는 것도, 또 이제는 인공지능의 존재가 아니라 현실의 사람이 되었다는 것도.


 이렇게 건축 작업을 하시는 모습은 이전의 삶에서도 거의 본 적이 없었다.

 반장님을 처음 만났던 연합 레이드 이벤트에서 진지를 구축하시던 모습 정도 밖에 없다.


 그렇게 멍하니 일하는 반장님을 바라보다가 문득 궁금한 게 생겼다.


 “반장님.”


 “응?”


 “반장님은 두더지잖습니까.”


 “뭐, 그렇지. 따지고 보면 이족보행 하는 두더지지.”


 “두더지면서 왜 곡괭이로 땅을 팝니까? 손톱을 쓰시면 훨씬 빠르고 편하실 것 같은데.”


 그 왜 장갑 바깥으로 툭 튀어나온 손톱이 있지 않나.

 그걸 쓰면 훨씬 편할 것 같아보이는데.


 하지만 내 질문을 들은 반장님은 갑자기 입을 떡 벌리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뭐, 왜요.


 “애송이 너, 너 이 자식···. 지금 인종 차별을 하다니.”


 “푸헙!”


 순간 당황해서 사레가 들릴 뻔했다.


 “예?!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잠깐만요, 실제로 다르지 않습니까!”


 아니 생각해 보니까 진짜로 종(種)이 다르잖아.

 이걸 지금 인종 차별이라고 부르는 게 맞냐고.


 아무튼 폭탄 발언을 내뱉은 반장님은 터벅터벅 내게 다가오시더니, 갑자기 팔의 문양을 빛내며 무언가를 꺼내 휙 하고 던졌다.

 반장님의 곡괭이보다는 조금 작은 아담한 삽이었다.


 “벌이다. 와서 도와. 할인도 좀 해줬잖냐.”


 가만히 구경이나 하고 있으면 될걸, 쓸데없는 소리를 꺼냈다가 코가 꿰이고 말았다.

 솔직히 말해서, 뻘쭘하게 구경만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작업을 돕는 게 마음이 편하긴 하다.


 아마 반장님도 비슷한 의도로 장난을 치신 거겠지.

 어쩌겠나, ‘망할 인종차별주의자’가 되지 않으려면 작업을 도울 수밖에.


 “보아하니 말이다. 애송이.”


 어디선가 꺼내온 배수관을 삽입하고 수평을 맞추며 입을 여는 반장님.


 “지하에 있던 채광시설. 그걸 감옥 안에 넣어서 그 두 덩치 놈들에게 일을 시키려는 것 아니냐.”


 “네.”


 나를 탓하시려는 건 아니실 거다.

 몰다린 일족에도 거대한 수감시설은 존재하고, 그 안에 있는 중범죄자들은 평생 강제 노역형에 처해지니까.


 “채광 시설이나 작업실에서 나오는 부산물들. 네가 쓸 생각이냐?”


 “음···. 들르는 섬마다 시간 내서 팔려고 합니다.”


 내가 다 쓸 일은 없으니 팔아치우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반장님이 이런 말을 꺼내신다는 건, 혹시.


 “그거, 내게 팔아라. 값은 똑바로 쳐주마.”


 “반장님!”


 크게 감동받은 표정으로 반장님을 바라보았다.

 마음 같아선 저 팔이라도 끌어안고 싶은데, 털 만지는 걸 엄청나게 싫어하시니까 참아야지.

 여담이지만 몰다린 족은 땀샘도 없어서 냄새도 안 나고 털도 햄스터마냥 보드랍다.


 아무튼 이건 엄청난 기회였다.

 채굴한 광석을 보관하고, 옮기고, 또 판매 흥정을 하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소모되지 않나.

 그럴 필요 없이 하우징에서 곧바로 팔아치울 수 있다니.

 심지어 반장님은 몰다린 족.

 가격을 후려치실 이유조차 없다.


 이 세상의 광물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족은 드워프 족과 몰다린 족일 것이다.

 특히 몰다린족은 건축을 주로 도맡기 때문에, 순수 거래량으로는 압도적일 게 분명하다.


 가장 제값을 쳐줄 수 있는 커다란 거래처를 단숨에 뚫어버린 것이 아닌가.


 반장님은 징그럽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날 한번 바라보곤 작업을 계속하셨다.

 거기에 나도 바짝 달라붙어 일을 거들었고.


 거래처까지 마련된 상황에서, 남은 고민은 하나였다.


 ‘과연 그 똘마니들이 제대로 일을 하겠느냐는 거지.’


 식량이나 물을 대가로 주며 어떻게든 일을 시킬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그게 열심히 일을 하도록 만들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좋은 방법이 없을까, 알티?’


 [ 사람을 움직이는 힘에 대해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


 ‘내가?’


 [ 예. 그냥 쉬는 날에 인터넷 보시면서 말하시던 잡담이었습니다만. ]

 [ 거기서 착안해볼까 합니다. ]


 왠지 즐거운 듯한 목소리를 내는 알티.


 [ 희망을 원동력으로 삼게 하죠. ]




**




 -알겠나? 너희들은 시스템의 허가 아래 여기에 갇힌거야. 내 허락 없이는 절대로 못 나가.


 “하···.”

 “젠장···.”


 깡.

 깡.


 어두운 동굴, 두 사내가 벽을 향해 곡괭이질을 하는 것이 보인다.

 그 발치에는 작은 바구니가 있는데, 손가락 한마디 쯤 될까 싶은 파란 돌들이 몇 개 눈에 띄었다.


 사내들의 이름은 이정호와 박철민.

 본래 은성파라는 조폭 집단에 발을 담갔다가 개척자가 되었지만, 지금은 땅굴에 갇혀 광석이나 캐고 있는 상황이었다.


 “정호 형님. 그게 정말일까요? 여기 못 나간다는 거.”

 “그건 모르겠지만, 봤잖냐. 주먹이 무슨 탱탱볼처럼 튕겨 나왔잖냐.”


 자신을 이 감옥의 주인이라 밝힌 성도혁.

 그는 이곳이 시스템에 의해 정당히 만들어진 감옥이며, 자신을 죽이려고 했기 때문에 무기징역이라는 수감 시간이 설정되었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였다.

 변호사를 불러달라고 했지만, 그는 코웃음 칠 뿐이었다.


 그 비웃음에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이정호는 그에게 주먹을 내뻗었다.

 이미 한번 패배했지만, 상처가 치유된 데다가 이렇게 가까운 거리라면 유효타를 먹일만도 했으니까.


 퉁.


 하지만, 그 주먹은 마치 무언가에 가로막힌 듯 튕겨 나오고 말았다.


 퍽.


 그리고 놈의 주먹은 가감 없이 그 고통이 느껴졌고.

 그걸로 상하관계 정립은 끝이 나버렸다.

 흡족스레 고개를 끄덕이던 성도혁.


 -좋아, 일단 하루 굶어서 배고프지? 자, 밥이다.


 툭.


 -앞으로 밥을 먹고 싶다면 저기서 파란 돌을 캐와야 할 거야. 들어는 봤는지 모르겠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


 그가 바닥에 던진 것은 노릇하게 구워진 소시지 빵 두 개였다.


 -열심히 해라. 혹시 모르지. 일하는 모습에 감명받아서 너희를 꺼내주고 싶어질 수도 있지 않겠냐.


 그 말을 남기고 그는 사라졌다.

 조금 전 그가 가리켰던 방향에 무엇이 있는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감옥이 갑자기 커지며 생겨난 문.

 그곳에는 긴 동굴과 곡괭이가 있었다.


 이정호와 박철민은 한참을 고민했지만, 결국 당장은 채광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이렇게 동굴 속에서 곡괭이를 들고 정체불명의 파란 돌을 캐고 있던 것이다.


 “아오, 진짜!”


 캉!


 바닥에 내팽개쳐진 곡괭이.


 “형님···.”


 “이딴 강제노역을 시키다니. 나가기만 하면 참말로···.”


 “일단 그래도 살아남아야 나갈 수 있을 거 아닙니까.”


 “캘 만큼 캤어, 난 못 하겠다. 빵 한 조각은 주겠지.”


 그렇게 곡괭이를 놔둔 채, 동굴 바깥으로 나가는 이정호.

 박철민은 그를 바라보다가 한숨을 내쉬곤 다시 천천히 일을 시작했다.


 분명 본인들은 이곳의 주인인 성도혁을 죽이려고 했고, 패배했다.

 지구가 아니라 이계에서 벌어진 일이니, 살려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게 맞았다.

 이성적으로는 말이다.


 하지만 속에서는 정말 이렇게 기약없이 노동만 해야하는 건가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온다.


 ‘나도, 그냥···.’


 채광이고 뭐고 쉬어버릴까 하고 마음먹던 그때.


 타다닥.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가 났다.

 다른 사람이 올 리는 없으니, 당연히 그 주인은 이정호였다.


 “정호 형님?”


 “야, 철민아!”


 다급히 이름을 부르는 것과 동시에, 던져놨던 자신의 곡괭이를 다급히 들더니 채광을 하기 시작한다.

 그 모습에 철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형, 형님?”


 “그, 아니다. 야. 너도 저기 그 뭣이냐. 스크립터! 감옥 옆에 달린 스크립터 보고 와라. 얼른!”


 “예?”


 감옥의 입구에는 스크립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걸 통해서 밥을 주겠느니 하는 말을 했었는데, 거기에 도대체 뭐가 있다는 건지.


 멀뚱멀뚱 서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철민을 보자 답답했는지, 이정호는 직접 그를 밀쳐가며 감옥의 한복판으로 끌고 갔다.


 그리고 곧바로 스크립터 옆에 있는 판에 손을 대게 했다.

 마치 등록소에 있는, 신규 개척자 등록을 위한 판과 같은 모양의 설비.


 그곳에 손을 대자마자 옆의 스크립터에 상태창이 떠올랐다.


─────


이름 : 박철민

레벨 : 4

직업 : 수감자

상태 : -


<기본 능력치>

근력 : 18

내구 : 12

민첩 : 17

지능 : 6

마력 : 1


잔여 성장 포인트 : 0


<특성(2)>

석공의 감각(A) : 채광 작업을 통해 근력이 점진적으로 상승합니다. 특수 광물 채광량이 100kg을 초과할 때마다 근력 + 0.3

지하 생존술(B) : 어두운 환경에서 내구 능력치가 2배 상승 적용되며, 채광 작업을 통해 내구가 점진적으로 상승합니다. 특수 광물 채광량이 100kg을 초과할 때마다 내구 + 0.2


─────


 “너도, 너도 뭔가 떴냐?”


 “혀, 형님! 특성이!”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반응을 보아하니, 철민뿐만 아니라 정호까지 특성을 얻은 모양이었다.


 그것도 A급과 B급 특성이라는 엄청난 등급을 보유했다니!

 아무리 배운 것이 없는 그들이라고 해도, 특성이란 게 얼마나 개척자에게 중요한지는 알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갇혀버린 그들에게, 마치 기다렸다는 듯 채광의 특성이 개화(開化)하다니.


 이정호는 굳은 결의가 담긴 눈으로 철민의 어깨를 부여잡았다.


 “잘 들어라, 철민아.”


 “···! 예!”


 “여기서, 우린 미친 듯이 성장할 수 있다. 아까 경험치도 조금 오르는걸 봤잖냐. 레벨과 능력치를 모두 올릴 수 있다고!”


 “예!”


 “그렇게 힘을 모아서, 이 감옥의 주인 녀석에게 한 방 먹여주는거지!”


 “···그냥 벽을 부수고 탈출하면 안 됩니까?”


 “그것도 나쁘지 않고. 어쨌든! 이런 특성이 붙은 이상, 아주 그냥 끝장을 보잔 말이야!”


 “예, 형님!”


 능력치를 일시 상승 시켜주는 것도 아니다.

 채광하면 할수록 무한히 능력치가 올라가는 특성!

 듣도보도 못한 최고의 성장형 특성 아닌가!


 그 특성이 둘에게 ‘희망’이라는 이름의 불씨를 피워내고 있었다.


 곧 둘은 동굴 안으로 들어가 있는 힘껏 채광을 하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콧노래까지 부르며 일을 한다.


 그 광경을 성도혁은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다.



**



 “···진짜 속네.”


 긁적.


 알티가 부탁하여 설치한 스크립터.

 놀랍게도 저 스크립터에는 알티가 원격으로 접속하는게 가능했다.

 덕분에 지하실 내부의 모습을 감시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미리 식재료를 채워둔다면 녀석들이 입력하는 대로 급식을 하는 것도 가능했다.


 상태창 기능이 있는 것도 진짜다.

 그러나 그들이 본 특성은 안타깝게도 알티가 만들어낸 가짜에 불과하다.


 시스템에 접속하려면 스크립터나 운명의 거울 같은 아이템이 필요하단 걸 이용해서 알티가 위조 상태창을 만들어버린 것.

 만일 채굴을 통해 레벨을 올려도, 그 능력치 투자를 전부 근력으로 바꿔버리는 것도 가능했다.


 [ 역시 인간은 재밌습니다. ]


 “위조 상태창은 상상도 못했네.”


 물론 다른 사람이어도 이리 쉽게 속았을까 싶긴 하지만, 알티가 만족했다니까 굳이 언급하진 않았다.


 공사가 끝나 감옥 내부에는 이불, 화장실, 그리고 직접 불을 피워야하긴 하지만 부엌도 존재한다.

 음식 배급은 알티가 맡았으니 내게는 그야말로 자동화 채굴 시설이 만들어진 것이다.


나를 죽이려고 했던 놈들이고, 어차피 죽일 생각이었지만 조금 동정심까지 생기려고 하네.


 효과를 확인하고 만족스럽게 하우징을 떠나려고 하다가, 잠시 궁금한 게 생겼다.


 “근데 알티. 저거 실제로 있는 특성은 아니지?”


 [ 비슷한 특성은 있습니다. 수치가 다르긴 합니다만. ]


 “···그럼, 혹시 정말로 하루 종일 돌만 캐다가 비슷한 특성을 개화할 수도 있는 거야?”


 [ 그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


 다행이긴 한데, 제로는 아니라는 거네.

 왠지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들이 정말로 특성까지 개화해서 채굴의 스페셜리스트가 되면 어떡하지’하는 불안한 예감.

 아니, 내게 있어서는 좋은 예감인가.


 캉! 캉!


 -아, 으쌰!

 -허이짜!


 아무튼 뭐, 좋은 게 좋은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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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 밖의 행운 (2) +4 24.09.12 1,103 39 18쪽
25 뜻 밖의 행운 (1) +2 24.09.11 1,161 4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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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경계를 넘는 자 (3) +1 24.09.09 1,216 40 20쪽
22 경계를 넘는 자 (2) 24.09.08 1,325 47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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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진짜 재능이란 (4) +2 24.09.05 1,456 46 19쪽
18 진짜 재능이란 (3) +1 24.09.04 1,460 46 20쪽
17 진짜 재능이란 (2) +2 24.09.03 1,465 47 20쪽
16 진짜 재능이란 (1) 24.09.02 1,503 48 20쪽
15 돌풍을 몰고 오는 (4) 24.08.31 1,485 46 18쪽
14 돌풍을 몰고 오는 (3) +1 24.08.30 1,531 45 18쪽
13 돌풍을 몰고 오는 (2) +1 24.08.29 1,644 44 18쪽
12 돌풍을 몰고 오는 (1) +1 24.08.28 1,724 45 19쪽
11 최초의 특전 (3) +1 24.08.27 1,809 50 20쪽
10 최초의 특전 (2) +1 24.08.26 1,890 50 20쪽
9 최초의 특전 (1) +1 24.08.25 1,938 49 16쪽
8 튜토리얼? 일단 버그부터 써보자고 (3) +2 24.08.24 1,938 54 18쪽
7 튜토리얼? 일단 버그부터 써보자고 (2) +3 24.08.23 1,984 52 18쪽
6 튜토리얼? 일단 버그부터 써보자고 (1) +1 24.08.22 2,087 51 19쪽
5 당신을 위한 AI (2) +1 24.08.21 2,187 55 18쪽
4 당신을 위한 AI (1) +1 24.08.20 2,256 57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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