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가 너무 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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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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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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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7. 그 기분, 누구보다 잘 안다면 믿어줄래?

DUMMY

#. 2016년 8월 22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카후쿠 CDP

#-3. 카후쿠 고등학교

#-4. 풋볼 필드


지난 주말은 상당히 시끄러웠다.


할머니 집으로 많은 대학 관계자들이 방문했고, 집 앞에 늘어선 방송사는 누가 찾는지를 촬영했다.


이는 그들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그리고 기자들은 마우이와 오아후를 돌아다니며, 날 아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했다.


내가 이렇다느니.

내가 저렇다느니.


어렸을 때부터 인사성 밝고 예의 발랐다는 흔한 이야기조차 큰 뉴스에서 주요 소식으로 다뤄질 정도로, 미국은 지금 내게 완전히 미쳐있었다.


하지만.

“뭘 하고 싶다고?”


I Don`t Care.

(신경 안 써).

내게는 집중해야 할 더 중요한 일이 있다.


바로.

“훈련이요.”

“어떤 훈련?”

“그냥, 이런저런 거요. 시니어들 말고 다른 사람들이랑 조금 어울려봐도 되나요?”

“···.”


존 모스 코치님이 날 올려다보고 있다.

이분은 팀의 쿼터백 전담 코치다.


NFL. 하다못해 NCAA만 해도 쿼터백 전담/패싱 게임 코디네이터/오펜시브 코디네이터와 같은 전문 인력들이 있지만, 고교 수준에선 쿼터백 코치 한 명이면 충분하다.


뭘 더 하려고 해봤자.

알아듣지 못할 테니까.


하지만, 나는 그 뭐를 더 하고 싶다.


“정식 팀 훈련 시간 외에 말이지?”

“네- 한 서너 명 정도만 데리고 하려고요.”

“흠-”

“혹시 그게 규정 위반이 될까요?”


전에도 말했지만, 전미 고교 체육협회는 하루 2시간, 주 최대 14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훈련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만약 이를 어기게 되면.

가장 값싼 대가가 벌금이다.

대충 고등학교 1년 예산의 1/4 정도?


그래서 어떤 학교는 해당 규칙을 위반하게 되면, 벌금 대신 시즌 자체를 아예 포기하고 리빌딩에 들어간다.


현재 내가 걱정하는 것도, 하고자 하는 일이 NFHS의 규정을 어기진 않을까 하는 거였다.


“모이!”

“?”


훈련이 끝났을 때, 존 모스 코치님이 훈련 전에 문의했던 내용에 관한 답을 가지고 오셨다.


“필드에 코치들이 없다면 가능해.”

“정말요?”

“그래. 대신, 확인은 잘 해야 한다. 알겠지?”

“Oorah-”


이러면 됐다.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내가 가장 잘하는 일.


전생에서 나는 쿼터백을 잘 키우는 감독이기도 했지만, 선수들의 장점을 잘 살리는 감독으로도 유명했다.


또 이건 내가 쭉 해왔던 일이다.


존 모스 코치님에게서 돌아선 나는 주말 동안 고심 끝에 선택한(?) 동료들의 곁으로 다가갔다.


일단, 졸업반은 제외다.

나는 내년.

그리고 내후년을 바라보고 있다.


“ST!”

“?”

“잠시, 이야기 좀 가능해?”

“물론.”


ST.

시탈레키 통기(Sitaleki Tongi).

올해 주니어인 와이드리시버다.


현재 팀에는 14명의 와이드리시버가 있는데, 주전 로이스 파오를 제외하면 그나마 가장 쓸만한 게 이 친구다.


나머지는 고등학교가 마지막 풋볼 커리어일 거다.

그 정도로 실력이 형편없다.


“함께 훈련하자고?”

“응. 추가로. 코치님께 확인했는데, 규정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데.”

“···.”


잠시 생각하던 통기가 고개를 저었다.

그럴 시간이 없다고 말을 했다.


이렇게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기 때문에, 특별히 실망스럽거나 하진 않았다.


통기도 자신의 실력이 풋볼로 대학에 갈 정도가 아님을 알고 있고, 그래서 SAT 공부에 힘쓰고 있다.


이래야 고고 생활이지.

일단,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


나는 바로 다른 이에게 다가갔다.

팀의 주니어 타이트 엔드.

세코페 라투다.


얘는 풋볼에 열망이 큰 편이다.


“좋아. 언제부터?”

“내일.”

“그래. 그렇게 알고 있을게.”


예상했던 대로, 얘는 바로 수락했다.

세코페라면 충분히 NJCAA 정도는 갈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은 NCAA를 노리고 싶을 거다.


Junior가 붙고 안 붙고는 하늘과 땅 차이.

미래 자체가 아예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또 타이트 엔드(Tight End)라는 포지션 자체가 팀과 쿼터백에는 매우 중요한 위치다.


전술적인 가치가 최상위권이다.

나도 세코페가 필요하지만.

얘도 나를 이용해 가치를 어필해야 한다.


이제 다음은.


“싫어!”

“원하는 여자애 연락처 따줄게.”

“진짜? 그럼 냉큼 해야지!”


동기들의 차례였다.

마르커스는 일단 가장 쉬웠다.

여자애 연락처면 되니까.


또 솔-제이도 함께하겠다고 했다.

얘는 내년 포지션을 바꾸려고 한다.

리시버 중 하나로 말이다.


쿼터백으로 남아있어 봐야 계속 백업에 머물 수밖에 없고, 전학을 가기에도 사정이 여의치 않다.


그래서 포지션을 바꿀 준비 중이다.

나도 그게 현명하다고 본다.


그럼 남은 건.


“세이프티로서 네가 필요해.”

“··· 진짜로 내가 필요해?”

“그렇다니까. 그러니까, 같이 하자.”


카오노히는 최근 자신감이 부쩍 떨어졌다.

유틸리티 포지션의 숙명이라고나 할까.


특정한 포지션에서 진득하게 훈련해야 실력이 느는 게 보일 텐데, 필요에 따라 여기저기 찍먹만 하고 다니니까 스스로 훈련용 셔틀처럼 느껴질 거다.


나는 얘가 세이프티(Safety)로 적절하다 본다.

또 팀이 취약한 부분이기도 하고.


“좋아. 이 정도면···.”


숙소로 돌아와, 책상 앞에서 훈련 방법을 구상했다.

크게 세 단계로 분류하려고 한다.


월/화는 회복 겸 체력훈련.

수/목은 기초 전술 훈련.


만약 친구들이 나를 잘 따라와만 준다면, 감독님께 연습한 전술을 제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쿼터백이 가진 특권 중 하나다.


딸깍.


만족스러운 노트 정리를 끝내고선, 전술 공부를 추가로 하기 전에 씻을까 하여 밖으로 나왔다.


화장실 겸 샤워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길도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다.


타마티가 집에서부터 이어지는 길을 만들어줬고, 또 지붕과 외벽을 간단하게 설치해 격리된 느낌도 더했다.


덕분에 마음 편하게 씻고 다닌다.


끼릭-

쏴아-


콧노래를 부르며, 차가운 물에 몸을 적셨다.

몸 여기저기 시퍼런 멍이 들어있다.


고교레벨이라지만, 태클은 역시 아프다.


끼릭-

딸깍.


샴푸랑 바디 워시 등이 담긴 바구니를 옆구리에 끼고, 아까부터 불렀던 노래를 계속 흥얼대며 숙소를 향해 걸었다.


수업이나 교우관계도 만족스럽고.

또 풋볼도 출발을 잘 끊었다.


학교 신문에선 올해야말로 세인트루이스를 꺾고 디비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 거란 말도 나오고 있다.


안그래도.

그렇게 만들 생각이다.


“응?”


숙소 문 앞에, 바구니 하나가 놓여 있다.

타마티인가?


<네가 가장 좋아하는 피칸 파이란다>


아, 그러네.

오늘도 타마티가 피칸 파이를 가져다줬다.


이렇게 매번 받기만 해서.

나도 도움을 주려 노력 중이다.


여느 고등학교가 그러하듯 이곳도 질 나쁜 아이들이 있었는데, 최소 신입생들은 내 눈치를 보느라 사고를 치지 못했다.


초등학생 때도 또 고등학생 때도.

자경단 역할을 하는 셈이다.


“와- 씨, 냄새.”


양손을 모아 잘 먹겠다는 짧은 기도를 한 후, 난 챙겨온 포크로 피칸 파이 귀퉁이를 잘랐다.


“Oh, God. 이거지.”


차라리 이걸 파는 게 낫지 않을까?

흠-


언젠가는 한번 꼭 권해봐야 할 것 같다.


일단 지금은.

“Oh, God.”

진짜 미쳤네.


감탄하며 이 맛있는 파이를 뱃속으로 집어넣는 게 먼저였다.


***


#. 2016년 8월 23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카후쿠 CDP

#-3. 카후쿠 고등학교

#-4. 교장실


화요일.

카후쿠 고등학교로 손님이 하나 찾아왔다.


“뭘 하겠다고요?”

“전국에 있는 점포에, 모이의 유니폼을 내어놓고 싶습니다.”

“···.”


카후쿠의 교장 존 해거티는 자신을 찰리 포스터(Charlie Foster)라고 소개한 남자의 말을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찰리 포스터는 카후쿠 고등학교의 풋볼팀 유니폼 후원사인 ‘언더아머’의 마케팅 및 판촉 총괄 담당이다.


결국, 존 해거티가 다시 물었다.


“뭘 하겠다고요?”

“하하. 놀라시는 것도 이해합니다.”

“이해고 뭐고. 진심입니까?”

“그렇습니다. 카후쿠에도 이건 큰 기회라 봅니다.”

“그야 그렇긴 합니다만···.”


NCAA Top 25에 속한 학교 기준, 이들은 그들의 풋볼팀을 통해 매년 1억 달러에 이르는 수입을 올린다.


프로가 아닌 대학팀이 말이다.

작년 앨라배마는 1억 1,500만 달러를 벌었다.


이와 같은 수입은 티켓과 유니폼 판매 그리고 방송중계권료 등으로 얻어지는데, 고등학교 팀은 이의 1/100도 안 되는 수입을 올리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카후쿠는 하와이 주(州).

풋볼팀 평균 연 수입이 10만 달러 안팎에 불과했다.


다만, 지금은 이를 이미 훌쩍 넘겼다.

Fox Sports가 지급한 중계권료 때문이다.

한데 여기에, 또 하나의 호박이 넝쿨째 굴러왔다.


“일단, 이건 마케팅 계획이 적힌 서류입니다.”


존 해거티가 떨리는 손으로 서류를 받아든다.

그리고 찰리 포스터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저희는 모이의 유니폼을 통해, 카후쿠에 연 5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안겨다 드릴 거로 자신합니다.”

“자, 잠시만요. 500만 달러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오, 신이시여···.”


지난 5년간 카후쿠 고등학교의 학비 등으로 인한 연(年) 매출은 700~800만 달러 수준이었다.


여기에 하와이주에서 지급하는 예산을 더하면 1,000만 달러가 조금 넘었고, 학교를 유지하는 비용을 제하고 남는 400만 달러로 선생님들의 연봉이 계산됐다.


그중엔 당연히 교장인 자신과 풋볼팀 감독 및 코치들의 연봉도 포함되어 있다.


한데 지금.

언더 아마는 500만 달러의 수입을 보장했다.


“사실, 이미 생산 라인은 돌아가고 있습니다.”

“벌써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오- 맙소사.”

“첫 번째 Fox 중계가 끝났을 때, 이미 밑 작업은 끝났습니다. 우리 언더아머는 모이를 향한 열기가 지속 가능할 수 있는지를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충분하다는 결론을 맺었죠.”

“그래도 500만 달러라니.”

“하하. 그건 어디까지나 최소 수치입니다.”


정말로 500만 달러의 순수입이 카후쿠 고등학교에 주어진다면, 앞으로 수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다.


가장 먼저 교육의 질을 높이고.

시설 개선도 가능했다.

또 지역사회와 밀착하여, 오아후를 넘어 하와이에서 제일가는 고등학교로 만들 수도 있다.


다만, 이 수입은 시간제한이 걸려 있다.

모이가 카후쿠에 있는 동안이라는.


“변호사와 상의하고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러시죠. 저는 이틀 정도 머물 겁니다.”

“풋볼팀을 견학하시겠습니까?”

“바라던 바입니다.”

“잠시.”


존 해거티가 가빈 트래비스에게 전화를 걸고, 얼마 안 되어 등장한 풋볼팀 감독에게 찰리 포스터를 소개했다.


“모이의 유니폼을요?”


가빈 트래비스 역시 놀랐지만, 이는 학교의 운영 문제였기에 내용만을 듣고 대강 고개를 끄덕였다.


곧, 두 사람은 교장실을 나섰다.


홀로 남겨진 존 해거티.

그는 바로 다시 전화기를 손에 들었다.


“최고 회의를 소집하게. 당장!”


카후쿠 고등학교의 이사들과 학부형 회장.

그리고 학교 변호사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곧, 교장실에 모일 것이다.


하지만 존 해거티는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결론은 어찌 되었든 바뀌지 않을 테니까.


“최소 500만이라니. 오, 맙소사.”


천장을 보며 혀를 내두르는 존 해거티의 입가에선 짙은 미소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


#. 2016년 8월 24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카후쿠 CDP

#-3. 카후쿠 고등학교

#-4. 풋볼 필드, 쿼터백 실


운동선수가 되면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은 최소 풋볼에는 통용되지 않는 이야기다.


오히려 그 반대다.


“러싱 게임에 너무 많은 걸 의존하고 있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네. 저도 알아요. 그치만···.”


쿼터백은 매우 바쁘다.

훈련도 해야 하고.

작전도 외워야 하고.

이렇게 전략 미팅에도 참여해야 한다.


모든 풋볼 팀에 쿼터백을 위한 공간이 따로 존재하는 이유인데, 현재 이곳엔 감독님과 짐 모스 코치님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계속해서 내 의견을 밝혔다.


“최소한 샷 건이라도 완성하자는 거예요. 첫 두 경기에서 만든 패싱 터치다운 숫자가 벌써 6개인 건 알고 계시죠? 작년엔 겨우 10개 밖에 없었고요.”

“···.”

“···.”


침묵하는 감독님과 코치님을 보며, 나는 조금 더 강하게 밀어붙이기로 했다.


“러싱만으론 세인트루이스를 잡지 못해요.”

“흠-”

“제게 기회를 주세요. 저도 생각이 있으니까요.”

“어떤 생각?”


감독님의 질문에, 나는 들고 온 가방을 뒤적였다.

그러곤 따로 작성한 연습 노트를 꺼냈다.


훈련 초기에 팀에서 준 네 개의 연습 노트 중 하나였는데, 보통 이것으로 전술을 복습하거나 아이디어를 내는 데 쓴다.


지금 건, 아이디어가 담긴 쪽이다.


“우린 쓸만한 러닝백과 타이트 엔드가 각각 하나씩 있어요.”

“그렇지.”

“그렇다고 남는 애들을 안 쓸 수도 없고요.”

“그것도 그렇지?”

“네. 그래서···.”


Decoy.

혹은.

Dummy.


어떠한 쪽으로 사용하건 미끼라는 의미가 있다.

풋볼에선 더미보다는 디코이를 더 많이 쓴다.


“디코이를 좀 섞는 거예요.”

“우리도 그런 전술이 있잖아.”

“네. 근데 전부 3년은 된 거잖아요.”


3년이면, 분석이 끝나고도 남는 시간이다.

실제로 난 필드에서 그걸 확인했다.


지난주에 패스를 줄 곳을 못 찾아 달렸던 걸 기억하나?

그때 우리가 쓴 게 디코이였다.

그리고 상대는 그걸 완벽히 대처했다.


전국 레벨 최하위권 팀인 아이에아도 그런데, 하와이 최고의 팀인 세인트루이스는 우리의 디코이를 접시째로 먹어치울 거다.


“16페이지에 제가 생각한 디코이가 있어요.”

“···.”

“당장 하자는 건 아니니까, 한번 읽어보세요.”

“그러지. 그런데, 모이.”

“네?”

“넌 어떻게 이런 것을 다 구상한 거니? 그러니까, 넌 풋볼이 처음이잖아. 그렇지? 게다가 이제 3개월 차야.”


전생의 것들을 조금씩 꺼낼 때마다.

사람들은 이렇게 날 의심했다.


“그냥, 놀라워서 하는 말이야.”

“전 풋볼에 미쳐있으니까요.”

“많은 애들이 그렇지. 하지만 그 누구도 이런 걸 써내지는 못해. 잠깐 본 것뿐이지만, 딱 보기에도 수준이 높아 보이거든.”

“그럼 고려해주시는 건가요?”

“그래. 약속하마.”


감독님의 마지막 이야기가 만족스러웠던 나는 미소를 지으며 이만 나가보겠다고 했다.


밖으로 나와 복도를 걷는다.

저 앞에, 세코페가 보였다.


“콥!!”

“?”


콥은 세코페의 애칭이고, 화요일부터 함께 훈련한 우리는 부쩍 가까워졌다.


“미팅한 거야?”

“응.”

“그거 빡셌겠네.”


나란히 걸으며, 우란 대화를 계속 나눴다.

세코페는 추가 훈련을 마음에 들어 했다.


또 굉장히 빨리 흡수했다.


“루즈 삭스가 흘리는 거고, 스위치 잼이 블록 한 다음에 가운데로 돌아나가는 거랬나?”

“맞아.”


루즈 삭스.

스위치 잼.


현재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는 것으로, 타이트 엔드를 통해 퍼스트 다운을 획득하는 데 목적을 둔 전략이다.


빠르면 다음 달 2일 캠벨 전이나.

6일 래드포드 원정에서 써보려고 한다.

여유는 래드포드 쪽이 좀 더 있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주 최약체거든.


“젠장. 요즘 들어 풋볼이 미치도록 재밌어.”

“그렇지? 내가 말했잖아.”

“어쨌든. 너 덕분이다. Bro.”

“얼마든지.”


보충수업이 있었던 세코페가 학교 건물로 돌아가고, 전 과목 쪽지 시험 만점을 기록 중인 나도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금은 공부가 목적은 아니다.

내 목적은 바로.


“Warrup, ST.”

“··· 너도 참 끈질기네.”

“스톤하면 인내심이거든. 앞에서 공부해도 되지?”

“하아- 마음대로 해.”

“하하. 고마워.”


천연덕스럽게 나는 ST의 앞에 앉았다.


아마도 중간고사 다음이 아닐까?

얘가 합류하는 건 말이다.


만약 래드포드 전에서 세코페와 연습한 전술을 훌륭하게 성공시킨다면, ST도 분명 함께할 거로 본다.


“와이 더블은··· 리시버가···.”


조용히 중얼거리는 혼자 말에, ST가 눈알을 위로 올려 흘끔흘끔 이쪽을 쳐다봤다.


이어폰을 꽂고 있지만. 노래가 흘러나오지 않고 있을 거라는 것에 내 남성성을 걸겠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얘도 풋볼을 좋아한다.

안타깝게 재능이 한정적일 뿐.


그 기분.

누구보다 잘 안다면 믿어줄래?


지금은 절대 전할 수 없는 말을 속으로 삼키며, 나는 ST를 유혹하는 일을 계속했다.


***


[역대 최초로 전국 언더아머 매장에 고등학교 풋볼팀 선수의 유니폼 판매가 이뤄지다. - 뉴욕타임스]


작가의말

제목 변경 고려 중입니다.

말씀처럼 미식축구란 단어를 앞쪽에 넣으려고요.


타이트 엔드.

세이프티.


해당 포지션을 알아가는 시간은 가까운 시일 내의 에피소드를 통해 전개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그냥 그런 포지션이 있구나 정도만 아셔도 됩니다.


미식축구를 아시는 분들껜 죄송하지만.

최대한 쉽고 천천히.

그렇지만 재미있게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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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05. 조금도 시간을 허투루 쓰기 싫다. +17 24.08.21 18,064 503 14쪽
4 004. 두 번째 단계에 발을 내디뎠다. +23 24.08.20 18,636 483 13쪽
3 003. 전부 내 미래를 위한 일종의 투자다 +23 24.08.19 19,544 509 13쪽
2 002. 난 최고의 쿼터백이 될 거야! +53 24.08.19 21,498 481 13쪽
1 001. NFL의 역사를 바꿀 남자 +69 24.08.19 23,544 5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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