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전설급 투수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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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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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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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귀환

DUMMY

버스터 포지 주니어는 지금 몹시 짜증이 나있는 상태였다.


갑작스럽게 주전 포수가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지난 시즌 활약과 이번 시즌 초의 좋은 활약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에 콜업되는데 성공했었다.


데뷔 경기 4타수 2안타를 치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고 메이저리그에 콜업이 된 이후, 0.280 / 0.345 / 0.462에 홈런 5개를 기록했다.


신인치고 굉장히 준수한 기록이었다.


순조롭게 메이저리그에 정착하나 싶었던 버스터 포지 주니어였지만 부상이 자신의 발목을 붙잡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홈으로 쇄도하던 주자의 거친 태클에 발목 인대가 파열되고 만 것이다.


보호장비를 하고 있었지만 하필 장비가 보호하지 못하는 곳으로 태클이 들어왔고 자신은 결국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최소 2개월은 결장해야 하는 부상이었다.


그때가 8월 초였기 때문에 결국 시즌 아웃 판정을 받고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며 자신은 다시 2군으로 내려와야 했다.


그런데 막상 치료를 해보니 인대가 완전히 파열됐었다던 첫 번째 진단과는 다르게 두 번째 진단에서는 '인대 부분 파열'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완전 파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증이라서 수술까지도 필요 없었고, 1달간 깁스를 한 채 왼발을 사용하지 않으니 생각보다 빠른 시간 안에 회복이 되었다.


그러나 자신은 이미 60일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태.


덕분에 부상은 다 나았지만 메이저리그로 다시 콜업되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구단에서는 기왕 이렇게 된 거 후유증이 있을 지도 모르니 확실하게 재활하고 천천히 올라오자고 했지만 버스터 포지 주니어는 이 상황이 몹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Fuck! 다시 마이너에서 경기를 뛰어야 하다니 기분 정말 뭐 같군.'


그도 그럴 것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는 대우부터가 다르다.


연봉 차이는 물론이고 세부적인 것들도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중 제일 체감이 큰 두 가지가 바로 식사와, 이동 수단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구단 측에서 뷔페식을 매끼 제공을 해주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자신의 사비로 값싼 빵이나 햄버거 등으로 끼니를 때워야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체감이 크게 느껴지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원정 경기를 떠날 때 전용기를 타고 편하게 이동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는 7~8시간을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애초에 마이너리그 생활만 겪었을 때는 불편하지만 참을만하다고 생각했던 버스터 포지 주니어였지만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편한 생활을 겪고 온 상황.


그는 굉장히 큰 역체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였다.


'날씨도 굉장히 더워서 불쾌하군.'


'아니, 이런 경기에 내가 굳이 출전할 필요가 있는 건가? 상대 선발 투수는 썬이잖아.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선수인데 왜 내가 경기를 뛰어야 하는 거지?'


이미 지난번에 상대해 본 적이 있는 선수였다.


주태양.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이름을 떨친 투수인 건 분명했다.


그러나 그의 나이는 어느새 마흔이 다 되어간다.


자신의 아버지와도 고작 몇 살 차이가 나지 않았다.


'왜 저렇게까지 자존심 구겨가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거지?'


버스터 포지 주니어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지난번 상대해 본 결과, 지금의 주태양은 상대하기 너무 쉬운 투수였다.


고작 90마일 정도의 패스트볼, 그리고 밋밋하게 들어오던 슬라이더를 사용하는 투 피치 투수.


자신처럼 트리플 A에서도 최상급으로 평가받는 선수가 아니더라도 저정도의 공은 트리플 A선수라면 충분히 칠 수 있을만한 공이었다.


그런 투수를 상대로 굳이 자신을 선발 출전 시킨 감독에게 약간 화가 났지만 기왕 경기에 출전했으니 주태양을 쌍대로 분풀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응? 내가 잘못 봤나? 썬의 공이 빨라진 거 같은데.'


마운드에서는 주태양이 새크라멘토 리버캐츠의 선두 타자를 상대하고 있었다.


다시 한번 주태양이 타자를 향해 공을 던졌고 리버캐츠의 선두타자가 허공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 스트라이크!


어느새 노 볼, 투 스트라이크로 타자에게 불리한 카운트가 되어버렸다.


'확실해. 구속이 빨라졌어!'


버스터 포지 주니어는 주태양의 구속을 확인해 보기 위해 전광판을 바라봤지만 그곳에는 구속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그리고 곧,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장내 아나운서가 스피드 건이 고장이 나서 지금 수리 중에 있다고 알린 것이 떠올랐다.


아마 지금 고치고 있는 중이니 조금 있으면 정상 작동이 될 터였다.


그 순간, 리버캐츠의 선두타자가 주태양의 슬라이더에 배트가 끌려 나오며 헛스윙 삼진 아웃을 당하는 모습이 보였다.


타자는 꼴사납게 한쪽 무릎을 바닥에 꿇은 채로 멍하니 주태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더그아웃에 들어와서 선수들에게 말했다.


"젠장, 무슨 마법을 부린 건지 모르겠지만 지난번에 상대했던 썬이 아니야. 공이 굉장히 좋아. 다들 주의하는 게 좋겠어. 특히 슬라이더의 변화가 상당해. 눈앞에서 사라지더라고."


선두타자의 역할 중 하나는 타석에서 제일 먼저 공을 보고 오늘 투수의 컨디션이나 볼의 움직임 등을 후속 타자들에게 알려주는 역할도 있다.


비록 공 3개 만에 물러났지만 자신이 본 것을 다른 타자들에게도 친절하게 알려주는 리버캐츠의 선두타자였다.


'흥! 그래봐야 너네 수준에서 대단한 정도지.'


버스터 포지 주니어는 리버캐츠의 선두타자가 너무 과장해서 말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구속이 조금 빨라진 것 같기는 했지만 손도 못 댈 만큼 압도적인 공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에는 100마일을 던지는 투수들도 꽤나 많다.


자신은 그런 선수들이 뛰는 리그에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고 잠시 부상 때문에 트리플 A에 머물고 있는 것일 뿐.


자신이라면 썬의 공을 못 칠 리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경기장을 바라보니 리버캐츠의 2번 타자도 썬의 공에 맥없이 헛스윙을 하고 있었다.


'어휴. 흘러가는 꼬라지를 보니 또 내가 해결해야겠군.'


곧 자신의 타석이 돌아온다.


버스터 포지 주니어는 헬멧을 착용하고 대기타석으로 향했다.


대기타석에 들어온 지 30초는 지났을까?


1번 타자에 이어 곧바로 삼진을 당하는 리버캐츠의 2번 타자였다.


'젠장. 나를 위해 공 몇 개 더 보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인가?'


바깥쪽으로 크게 빠지는 공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는 모습을 본 버스터 포지 주니어는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투털거리며 타석에 들어선 그는 마운드 위의 주태양을 바라보았다.


'흐음.... 확실히 몸을 만들어 오긴 했군. 그때는 살이 뒤룩뒤룩 쪄서 한 마리의 돼지 같았는데 말이야.'


하지만 그때와 달리 지금 저기 보이는 주태양은 나이에 맞지 않게 굉장히 탄탄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봤자 나이는 못 속이지. 사람이라면 나이가 들면서 오는 에이징 커브를 이겨낼 순 없어.'


주태양이 크게 와인드업을 하기 시작했다.


살이 쪄서 무릎이 가슴팍에 닿지도 않던 지난번과는 달리 주태양의 오른쪽 무릎이 가슴팍을 정확하게 찍고 마운드에 발을 디뎠다.


역동적인 투구폼.


전성기의 주태양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휘이익-


몸 쪽 꽉 찬 코스로 패스트볼이 들어왔다.


- 스트라이크!!


'뭐지? 아까도 이렇게 공이 빨랐나?'


버스터 포지 주니어는 당황하고 있었다.


대기 타석에서 보던 것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몸 쪽 코스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였다.


그런데도 예상보다 빠른 공에 배트를 내지도 못했다.


'이 정도면 96마일(154.5km) 정도는 되겠군.'


순간 깜짝 놀랐던 버스터 포지 주니어였지만 금방 평정심을 찾았다.


자신의 생각보다 더 빠른 공이었기에 잠시 당황했던 것이지 못 칠만한 속도의 공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두 번째 홈런이 98마일(157.7km)의 패스트볼을 받아쳐서 만들어 낸 홈런이지 않은가.


저 정도의 공은 제대로 걸린다면 충분히 펜스를 넘길 자신이 있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주태양의 손에서 공이 떠나갔다.


휘이익-


'걸렸다!!'


실투성 공이었다.


아니, 실투성 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운데로 몰려서 오던 공은 자신의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부웅-


- 스트라이크!!


자신의 무릎 높이로 떨어지는 공에 헛스윙을 하고 마는 버스터 포지 주니어였다.


'뭐지? 이 공은? 이게 슬라이더였다고?'


그는 혼란에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 5개월 전, 주태양에게 홈런을 뺏어낸 패스트볼과 비슷한 속도로 날아오는 공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힘을 제대로 실지 못해 실투가 난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자신이 스윙이 멈출 수 없는 지점에서 갑자기 공이 떨어졌다.


믿을 수 없지만 방금의 공은 90마일 정도의 슬라이더라고 봐야 했다.


'90마일의 패스트볼도 간신히 던지던 투수가 90마일의 슬라이더를 던진다고? 고작 5개월 만에? 이게 말이 되나?'


정말 믿기지 않았다.


'진정하자. 아직 끝난 건 아니야.'


마음을 진정시키며 평정심을 찾으려던 버스터 포지 주니어였지만 주태양은 그럴 틈을 주지 않았다.


다시 한번 와인드업을 하고 공을 던지는 주태양이었다.


휘이익-


'이번엔 정말 패스트볼이다.'


버스터 포지 주니어 역시 뛰어난 타자.


조금 전에 던졌던 주태양의 패스트볼 타이밍을 이미 기억해둔 그였다.


그는 타이밍을 맞춰서 날아오는 공에 배트를 휘둘러보았지만 이미 공은 포수의 미트 안으로 빨려 들어간 후였다.


- ....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


늦었다. 그것도 많이 늦었다.


지금의 공은 분명하게 주태양의 첫 번째 공보다 빠른 공이었다.


허탈한 마음에 타석에 서서 발을 떼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마침 스피드 건의 수리가 끝이 난 건지 전광판에는 방금 공의 구속이 표시되어 있었다.


99마일(159.3km).


버스터 포지 주니어는 정말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



-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


심판의 아웃 콜이 들린다.


헛스윙을 한 버스터 포지 주니어가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는 표정을 지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 왜.


이게 원래 너와 나의 실력 차이인데 뭘 새삼스럽게.


지난번에 홈런 2방?


그거 나 아니야. 아니, 내가 맞긴 한데, 또 아니기도 하고, 아! 몰라. 아무튼 그거 나 아님.


아, 물론 너 정도면 잘하는 편 맞지.


메이저리그급인 것도 맞고.


그런데 말이야....


내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너 정도되는 선수들을 얼마나 많이 봐왔는지 네가 알긴 할까?


아마 못해도 한 팀에 두세 명쯤은 있었을걸?


어어어.... 그만 노려보고 이제 들어가라고. 거물인척하지 말고. 무슨 지가 시대를 대표하는 그런 대단한 선수인 줄 아나. 혼자 뭐 영화 찍으세요?


내가 이런 말까진 안 하려고 했는데 마이크 트라웃, 무키 베츠, 오타니 쇼헤이, 애런 저지 등.... 너와 비교조차 하지 못하는 그런 대단한 타자들도 내 공에 삼진 먹고 들어가고 그랬어 인마!


버스터 포지 주니어는 내가 마운드를 완전히 내려와서 더그아웃에 도착할 때까지도 계속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하여간 어린놈이 벌써부터 겉멋만 들어가지고, 지가 스타인 줄 알아요. 쯧쯧. 진정한 스타플레이어가 어떤 건지 오늘 경기에서 내가 보여줄게.'


오늘 내 컨디션은 완전 빨딱 선 상태.


나는 다짐했다.


오늘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며 메이저리그의 킹. '썬'이 다시 돌아왔음을 알리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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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2011 정규시즌 개막 24.09.17 675 19 11쪽
32 좀 속아주셔야겠어요. 24.09.16 796 19 13쪽
31 누가 내 공 좀 받아줘! +2 24.09.15 910 16 11쪽
30 태양이 하고 싶은 대로 다해. 24.09.14 1,015 15 13쪽
29 쟤 왜 제구도 돼? +2 24.09.13 1,075 19 12쪽
28 이게 팀이야? +3 24.09.12 1,119 16 11쪽
27 2011 KBP 신인 드래프트 +3 24.09.11 1,219 16 12쪽
26 야! 우냐? 울어? 24.09.10 1,319 17 12쪽
25 저 메이저리그 안 갈 건데요? +4 24.09.09 1,444 16 11쪽
24 D-day 24.09.08 1,533 25 13쪽
23 300승! 그리고.... +1 24.09.07 1,522 18 12쪽
22 네가 왜 거기서 나와? 24.09.06 1,434 17 12쪽
21 1년 반 만의 승리, 그리고.... +4 24.09.05 1,487 20 12쪽
20 직접 상대해봐라. 그럼 알게 될 테니까 +2 24.09.04 1,448 17 13쪽
19 체이스 필드로 돌아온 주태양 +1 24.09.03 1,496 17 13쪽
18 기가 팍 죽은 규철이 +2 24.09.02 1,493 14 15쪽
17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은 쿠어스필드 +1 24.09.01 1,649 18 12쪽
16 돌아온 탈삼진왕 +1 24.08.31 1,711 17 14쪽
15 시범경기 개막 +2 24.08.31 1,700 18 11쪽
14 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 +2 24.08.30 1,701 19 14쪽
13 2031 시즌 스프링캠프 +1 24.08.29 1,748 19 14쪽
12 엄청나게 화끈한 LA 다저스의 구단주 +1 24.08.28 1,785 23 10쪽
11 엥? 어디라고? +1 24.08.27 1,741 20 13쪽
10 좀 당황스럽네? +1 24.08.26 1,806 20 13쪽
9 4,000만 달러의 가치 +1 24.08.25 1,844 22 13쪽
8 완벽한 경기력 +1 24.08.24 1,863 22 14쪽
» 왕의 귀환 +1 24.08.23 1,975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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