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전설급 투수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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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마음
작품등록일 :
2024.08.2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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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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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은 쿠어스필드

DUMMY

-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


6회 초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주태양이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런 그를 맞이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썬, 오늘은 여기까지네. 고생했네!"


"아!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그는 바로 LA 다저스의 감독을 맡고 있는 데이브 로버츠였다.


데이브 로버츠는 2015년에 이곳, LA 다저스에 부임한 뒤로 수많은 우승을 만들어낸 명장이었다.


부임 초에는 이해하지 못할 투수 운영과 가을야구만 했다 하면 아무 힘도 못쓰는 바람에 '돌버츠'라는 오명을 듣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고 오타니 쇼헤이가 구단에 입단한 뒤로는 그야말로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월드시리즈 우승 5회, 내셔널리그 우승은 12회나 기록했다.


다저스의 단장조차도 그에게 함부로 대하지 못할 만큼 구단 내의 그의 입지는 대단했으나 딱 한 사람, 그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다저스의 구단주인 하나키 보우야였다.


이미 다저스에서 엄청난 업적을 이루면서 구단 내외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그였지만 그도 결국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고용된 입장이었다.


구단주가 앞으로 내리막길만 있을 거라고 예상되는 썬을 연간 4,000만 달러를 주고 영입했다고 했다는 소리를 듣고 얼마나 짜증이 났던가.


'그따위로 돈을 땅바닥에 버릴 거였으면 그 돈에 조금 더 보태서 페이튼 마틴을 잡았어야지요!!!!'


자신의 앞에서 해맑게 웃고 있는 구단주의 면전에다가 이 말을 시원하게 던지고 싶었지만 엄청난 인내심으로 참아냈다.


하지만 구단주의 망언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 감독님! 이번 시즌 다저스의 1선발은 썬으로 가시죠.


여기서는 정말 구단주고 뭐고 다 엎을뻔했다.


3~4선발의 역할도 간신히 수행할 거 같은 썬에게 1선발을 맡기라니. 이게 무슨 정신 나간 소리란 말인가!


말도 안 된다면서 처음으로 구단주에게 반항 아닌 반항도 해보았지만 구단주의 고집도 대단했다.


- 제가 다저스의 구단주가 된 이후로 감독님이 선수단을 꾸리는 데 있어서 한 번이라도 참견을 한 적이 있었던가요? 이번만 제 의견에 따라주시죠. 이번만 제 의견에 따라주신다면 앞으로도 감독님의 선택에 태클을 거는 일은 없을 거라고 약속하죠.


결국 구단주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이번 시즌 다저스의 1선발을 썬으로 정했다.


물론 썬이 1선발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과거 10년 전의 썬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그 정도의 기대치를 가질만한 선수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단주가 사람 보는 눈이 있었던 것일까?


썬은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모습으로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왔다.


최고 99마일의 패스트볼과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초고속 슬라이더의 각, 그리고 칼 같은 제구력까지.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썬의 모습은 분명 자신이 기억하던 메이저리그 킹의 모습이었다.


'썬이 오늘 같은 경기력만 보여준다면 이번 시즌에도 지구 우승은 여전히 우리 다저스의 것이 되겠군. 흐흐흐.'



***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시범경기 개막전은 LA 다저스의 승리로 끝이 났다.


스코어는 5 : 1.


주태양이 내려간 이후에도 다저스의 불펜진들은 7, 8, 9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다저스의 타자들도 추가 득점에 성공하며 주태양의 승리를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비록 시범경기였지만 정말 오랜만에 승리투수가 된 주태양이었다.


그리고 승리투수가 된 주태양은 지금 랜디 존슨에게 귀가 따갑도록 잔소리를 듣고 있는 중이었다.


"뭐가 좋아서 그렇게 실실 처웃고 있냐. 에잉. 내가 방심을 금물이라고 그렇게 말을 했건만. 타자가 대놓고 '나 패스트볼만 노리고 있소!'하고 광고를 하는데 그걸 패스트볼을 던져서 홈런을 맞냐? 어휴.... 답답하다 답답해."


"아이씨. 누가 보면 오늘 패전투수라도 된 줄 알겠네. 저 오늘 승리투수라고요? 예? 아니, 퀄리티스타트도 기록했구만.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어요. 홈런 하나쯤 맞을 수도 있는 거지. 누가 보면 누구는 현역 시절에 홈런 하나도 안 맞은 줄 알겠네."


주태양의 말에 랜디 존슨의 눈이 굉장히 무섭게 변했다.


"뭐? 이 자식아? 오타니 쇼헤이가 적절한 때에 역전 홈런을 쳐줬기에 네가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던 거지, 그거 아니었으면 넌 오늘 패전투수가 될 수도 있었어. 타자의 도움을 받아서 겨우 패전을 면한 주제에 뭐가 그렇게 당당한 거냐!"


"아오! 알았어요. 알았어. 다음부터 더 신경 쓸 테니까 그만 좀 뭐라 해요. 어우, 노인네가 무슨 목청이 저렇게 좋대?"


마지막 말은 랜디 존슨의 귀에 안 들리도록 조용히 궁시렁거리는 주태양이었다.


"그래서 다음 등판 일은 언제냐?"


"음.... 아마 5일 뒤에 열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가 아닐까요?"


"로키스라.... 끔찍한 날이 되겠군."


랜디 존슨은 마치 자신이 그날의 선발투수라도 된 거처럼 표정을 찡그리며 고개를 젓고 있었다.


"그러게요. 저도 쿠어스 필드는 굉장히 싫은데 말이죠."


쿠어스 필드는 타자친화적인 구장으로 굉장히 유명한 구장이다.


이곳에서는 타자들이 공을 외야로 보내기만 하더라도 투수들은 진땀을 흘리며 긴장해야 한다.


경기장이 높은 곳에 위치해있어서 공기 저항이 굉장히 적기 때문에 다른 구장보다 타구가 쭉쭉 뻗어나가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구장에서는 외야 플라이가 될만한 공이 쿠어스 필드에서는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주태양 역시 쿠어스 필드에서의 성적은 3.87으로 좋지 않은 편이었다.


물론 쿠어스 필드치고 절대 나쁘다고 평가할 수 없는 방어율이었지만 그의 통산 방어율인 3.28에 비하면 좋지 않다고 할 수 있었다.


"그날은 특히! 공 하나하나 더 신중하게 던져라. 쿠어스 필드는 정말 최악이야. 나도 거기서 3연타석 홈런을 허용한 적도 있었지. 정말 말도 안 되는 구장이었어."


"그래야죠.... 아 참! 규철이는 좀 어때요? 좀 달라졌나요?"


"흥! 투수라는 포지션이 그렇게 짧은 기간 안에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거였다면 메이저리그에도 100승 투수들이 널리고 널렸을 거다. 아직은 자세를 교정하고 있는 중이다. 그 아이는 투구를 할 때 자꾸 몸이 흔들리는 경향이 있어. 그렇기 때문에 힘도 제대로 실리지 않고 제구도 들쑥날쑥하는 거지. 이것만 바로잡아도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다."


"그렇군요. 그래도 훈련장에서 훈련만 하는 거보다 얻어맞더라도 실전도 필요할 텐데 말이죠. 이번 시범경기 때 한차례라도 기회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크흠. 그래도 1이닝 정도는 기회를 줘서 테스트해 보지 않겠나? 그래도 다저스의 입장에서도 나름 눈여겨보고 있는 유망주일 텐데 말이야."


"그렇다고 해도 아직은 더블 A 수준의 유망주일 뿐이니까요. 어쩌면 시범경기 내내 등판 기회를 못 잡을 수도 있어요. 워낙 다저스에 좋은 투수들이 많은 편이라.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고 있는 선수들부터 기회를 주지 않겠어요?"


주태양의 말에 랜디 존슨도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렇겠군. 아쉽구만. 실전에서 타자를 상대해 보면 훨씬 빨리 성장할 텐데 말이야."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5일 뒤에 쿠어스 필드에서 열리는 주태양의 시범 경기 두 번째 선발 등판일.


그날 김규철이 등판해서 주태양의 승리를 날려버릴 거라는 것을 말이다.



***



- 이 타구는 어디까지 가나요? 이 타구는 담장을!! 넘어갑니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4번 타자 얀 브로안이 썬에게 홈런을 빼앗았습니다!! 추격하는 솔로포! 스코어는 이제 4 : 1입니다.



'쿠어스 필드 시X.... 저게 넘어가냐.'


주태양은 허탈한 마음에 괜히 마운드의 흙을 발로 차고 있었다.


방금도 넘어갈만한 타구가 전혀 아니었다.


다른 구장이었다면 넉넉하게 좌익수 플라이가 될만한 타구였다.


그러나 얀 브로안이 친 타구는 분명 배트의 중심에 맞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바람을 타고 쭉쭉 뻗어나가서 결국 담장을 넘어가버렸다.


이게 쿠어스 필드의 힘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쿠어스 필드를 홈으로 쓰는 콜로라도 로키스의 타자들은 평균적으로 다른 팀의 타자들보다 개인 스탯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시장에서 스탯대로 평가를 받지 못한다.


방금 주태양에게 홈런을 뺏은 얀 브로안만 봐도 지난 시즌에 3할에 가까운 타율과 41홈런을 때려낸 강타자였다.


충분히 내셔널리그 올스타 외야수 자리 하나는 차지할 수 있을만한 성적이다.


하지만 그는 올스타에 뽑히지 못했다.


전반기 성적이 안 좋았던 게 아니냐고?


이미 전반기에 2할 8푼에 홈런 23개를 때려내며 홈런 랭킹 3위에 올라있었다.


그런데도 올스타에 선정되지 못한 이유는 딱 하나.


쿠어스 필드에서만 잘 치는 타자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시즌 그의 원정 경기 성적은 0.243 / 0.301 / 0.398에 홈런 7개.


나머지 34개의 홈런은 쿠어스 필드에서 나온 홈런이었다.


홈에서 장타율이 6할에 가까웠다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극명한 차이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 쿠어스 필드가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것이었다.


그래도 주태양은 오늘 굉장히 좋은 투구를 펼친 편이었다.


6이닝 동안 피안타 6개, 피홈런 1개를 맞으며 1실점.


2루타를 3개나 맞았지만 후속 타자들을 다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은 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의 투런홈런과 이제는 노장이 돼서 7번 타순까지 내려간 무키 베츠의 투런홈런으로 4점을 획득한 상태였기에 주태양은 오늘도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갈 수 있었다.


"오늘도 수고했어."


"썬, 오늘도 나이스 투구였습니다!!"


"시범경기부터 너무 달리시는 거 아니에요? 흐흐."


주태양이 마운드를 내려와서 더그아웃으로 오자 다저스의 코칭스태프들과 선수들은 하나같이 주태양의 호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때 어떤 선수 한 명이 주태양에게 말했다.


"썬! 벌써 시범경기 2승이네요. 축하드려요!"


"아직 경기도 끝나지 않았는데 무슨.... 쿠어스 필드에서 3점 차는 정말 순식간이야."


"그건 그렇죠. 하지만 로키스의 타자들은 아직 컨디션이 안 올라온 거 같은데 무난히 이기지 않을까요? 오히려 불펜이 약한 로키스에게 우리 타자들이 점수를 더 뽑아낼 거 같은데 말이죠. 하하하."


"으음...."


하긴 오늘 로키스의 타자들은 컨디션이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무사 2루, 1사 2루, 2사 2, 3루의 세 번의 득점권 찬스에서 단 한 점도 내지 못했으니까.


야구라는 게 참 희한하다.


콜로라도 로키스는 6개의 안타를 치고도 겨우 1점을 내는데 그쳤고, 그에 반해 LA 다저스는 오히려 더 적은 5개의 안타를 치고도 4점을 냈다.


뭐, 물론 3개의 안타 중 2개가 홈런이긴 했지만 말이다.


아무리 안타를 많이 치더라도 결국 득점권에서 치지 못한다면 점수는 올라가지 않는다.


그리고 오늘 로키스의 타자들은 계속해서 득점권에서 굳어버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고.


하지만 우리가 너무 설레발을 쳐서 였을까?


8회 초, 결국 문제가 터져버리고 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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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2011 정규시즌 개막 NEW 13시간 전 315 11 11쪽
32 좀 속아주셔야겠어요. 24.09.16 569 12 13쪽
31 누가 내 공 좀 받아줘! +2 24.09.15 719 12 11쪽
30 태양이 하고 싶은 대로 다해. 24.09.14 828 11 13쪽
29 쟤 왜 제구도 돼? +2 24.09.13 904 15 12쪽
28 이게 팀이야? +3 24.09.12 956 12 11쪽
27 2011 KBP 신인 드래프트 +3 24.09.11 1,055 12 12쪽
26 야! 우냐? 울어? 24.09.10 1,158 14 12쪽
25 저 메이저리그 안 갈 건데요? +3 24.09.09 1,278 13 11쪽
24 D-day 24.09.08 1,371 23 13쪽
23 300승! 그리고.... +1 24.09.07 1,365 16 12쪽
22 네가 왜 거기서 나와? 24.09.06 1,278 15 12쪽
21 1년 반 만의 승리, 그리고.... +4 24.09.05 1,340 18 12쪽
20 직접 상대해봐라. 그럼 알게 될 테니까 +2 24.09.04 1,302 15 13쪽
19 체이스 필드로 돌아온 주태양 +1 24.09.03 1,353 15 13쪽
18 기가 팍 죽은 규철이 +2 24.09.02 1,352 12 15쪽
»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은 쿠어스필드 +1 24.09.01 1,502 16 12쪽
16 돌아온 탈삼진왕 +1 24.08.31 1,566 15 14쪽
15 시범경기 개막 +2 24.08.31 1,553 15 11쪽
14 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 +2 24.08.30 1,547 17 14쪽
13 2031 시즌 스프링캠프 +1 24.08.29 1,601 17 14쪽
12 엄청나게 화끈한 LA 다저스의 구단주 +1 24.08.28 1,635 20 10쪽
11 엥? 어디라고? +1 24.08.27 1,593 17 13쪽
10 좀 당황스럽네? +1 24.08.26 1,653 18 13쪽
9 4,000만 달러의 가치 +1 24.08.25 1,688 19 13쪽
8 완벽한 경기력 +1 24.08.24 1,703 19 14쪽
7 왕의 귀환 +1 24.08.23 1,807 20 12쪽
6 노인의 정체 +1 24.08.22 1,815 19 11쪽
5 재도약을 위한 준비 +1 24.08.21 1,945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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