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전설급 투수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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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마음
작품등록일 :
2024.08.20 14:26
최근연재일 :
2024.09.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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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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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메이저리그 안 갈 건데요?

DUMMY

과거로 돌아오자마자 내가 한 첫 번째 행동은.


짜아악-


있는 힘껏 내 뺨을 후려친 것이다.


와씨 존나 아프네.


이거 꿈 절대 아니다.


진짜 돌아왔다! 진짜 내가 과거로 돌아온 거야.


"....?"


갑작스러운 내 돌발행동에 부모님, 그리고 낯선 남자 한 명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미친놈인가?'


아마 저 낯선 남자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테지.


부모님은 당연히 그런 생각은 하지... 않으시겠지...?


그나저나 이게 지금 어떤 상황일까?


나는 들뜬 마음을 추스른 후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지명, 분명 지명이라고 했다.


19살, 그리고 지명 거부, 메이저리그.


20년이 훨씬 지났기 때문에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저것들을 조합해 보니 금방 상황을 유추할 수 있었다.


아마 저 5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남자는 대전 브레드의 스카우터일 것이다.


스카우트 팀 팀장이었나?


하여튼 어느 정도 권한이 있는 양반이었다.


내가 이 상황을 파악하느라 그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가만히 있자 옆에 계신 아버지가 대신 물음에 답했다.


"... 하하하! 우리 애가 메이저리그에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아버지는 대전 브레드 스카우터의 눈치를 보면서 말씀하셨다.


스카우터는 그런 아버지를 바라보며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아버님. 태양 군이 장래가 유망한 선수인 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괴물들이 득실득실한 곳이에요. 마이너리그만 하더라도 태양 군 같은 유망주들이 발에 치일 정도로 많은 곳이 미국 땅입니다."


저건 개소리다.


그 당시 메이저리그에서도 나 정도 되는 특급 유망주는 결코 흔하지 않았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의 팜 유망주 랭킹 3위에 올라있던 나였으니까.


아마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41위인가? 했을거다.


고작 41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순위는 결코 낮은 것이 아니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매년 TOP100 유망주들을 선정한다.


이 안에만 들어도 메이저리그에서 상당히 주목하고 있는 유망주라는 뜻인데 거기서 41위인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아메리칸 리그에 15개 팀, 내셔널 리그에 15개 팀, 총 30개의 팀들이 존재한다.


30개 팀 중에 41위.


각 팀에서 최고 유망주로 뽑히는 선수 한 명씩만 빼더라도 30명이다.


그리고 그 뒤를 잇고 있는 것이 내 위치였고.


하긴 아직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도 않았는데 내가 그런 높은 평가를 받을 거라는 걸 저 스카우터 양반이 어떻게 알까?


대전 브레드의 스카우터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거기다가 어린 나이에 타지에 나가면 적응을 하기도 힘들고 마이너리그에서 수년간 구르고도 메이저리그로 올라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국제 유망주 계약은 그리 크지 않은 지출이니까요."


음. 저건 맞다.


몇몇 스몰 마켓들은 그 금액조차 부담되겠지만 굳이 빅 마켓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구단에서는 국제 유망주 계약 정도는 복권을 사는 마음으로 충분히 질러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그 복권이 당첨되기라도 하면 어마어마한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이고. 내 사례처럼.


흠흠.


"그럼 우리 태양이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만한 재능은 아닌 건가요....?"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스카우터의 말에 걱정이 가득한 표정이셨다.


"하하하. 어머님. 태양 군 같은 경우는 긴 KBP 리그 역사에서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의 유망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당연히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만한 재능이죠. 하지만 당장은 아닙니다. 아직은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제구도 그렇고... 구위도 그렇고... 어쩌고저쩌고-"


대전 브레드의 스카우터는 부모님과 꽤나 오랜 시간 동안 내 투구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아들이 야구 선수라는 점 때문에 야구라는 스포츠에 대해 남들보다는 조금 더 잘 알고 계시지만 그렇게 세세한 부분까지는 잘 알지 못하던 부모님은 그의 말을 묵묵히 듣고만 계셨다.


가끔 '아!'라는 추임새를 넣어가며 말이다.


"... KBP 리그에서 기량을 갈고닦아 FA 자격을 취득한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분명 대규모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겁니다!"


설명을 마친 대전 브레드의 스카우터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부모님께서 그의 말에 어느 정도 설득이 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기야 부모님의 입장에서도 하나밖에 없는 아들놈이 '아메리칸드림'을 꿈꾼다면 정말 외롭고 힘든 싸움이 될 거라고 하는데 어떻게 동요하지 않을 수 있을까?


부모님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시며 나를 바라보았다.


"휴... 태양아. 그렇다는구나.... 그래도 여전히 네 마음은 바뀌지 않겠지?"


애초에 부모님께서도 내가 그냥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걸 바라셨다.


하지만 내 고집이 엄청 세다는 걸 알고 계셨기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으시는 거다.


이 시기의 나는 타협 따위는 모르는 고집불통이었으니까.


부모님의 의견 같은 거보다 내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시기니까.


그렇기 때문에 회귀 전에도 결국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민아와 둘이 미국으로 떠났었고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이미 한번 이루어 봤던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살 거다.


주변 사람들을 챙기지 못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생에는 내 주변 사람들을 꼭 행복하게 해줄 거다.


부모님과 스카우터가 하는 이야기들을 묵묵히 듣고만 있던 내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저 메이저리그 안 갈 건데요?"



***



나의 선언에 모두 벙찐 얼굴들을 하고 있었다.


"아, 안 갈 거라고?"


아버지는 말까지 더듬으시며 내 의중을 다시 한번 확인하셨다.


"네. 그냥 해본 소리였는걸요. 메이저리그는 무슨 메이저리그에요. 귀찮아요. 그냥 한국에서 뛸래요."


"......."


아버지와 어머니의 표정이 당황으로 물들어있었다.


하기야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내가 반드시 메이저리그에 갈 거라고, 부모님이 동의해주시지 않으면 혼자라고 갈 거라고 큰소리를 쳤었을 테니까.


그랬던 아들의 태도가 갑자기 확 바뀌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쪽 대전 브레드의 스카우터 맞죠?"


"그, 그쪽....?"


아! 실수했다.


그쪽이라는 표현은 우리 부모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하기엔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었다.


미국 생활을 너무 오래 해서 그런가.


아니면 수많은 사람들에게 추앙받으며 살아온 마흔 두 살, 썬의 삶에 너무 적응이 되어서 그런가.


아직 이곳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거 같았다.


"아, 아니. 말이 헛나왔네요. 그쪽 분....? 아니, 대전 브레드의 스카우터 분?"


"그냥 스카우트 팀장님이라고 불러주세요."


"네. 스카우트 팀장님. 갈게요. 대전 브레드. 어차피 지명 순서대로면 대전 브레드가 가장 먼저 지명할 수밖에 없잖아요."


2011 KBP 신인 드래프트에서 제일 먼저 지명권을 가진 팀은 지난해 꼴찌를 한 대전 브레드.


내게는 선택권이 없었다.


대전 브레드.


부산 누들즈와 함께 항상 타 팀 팬들의 놀림감이 되는 팀이다.


거기다가 투수들의 무덤으로도 유명했다.


쿠어스 필드처럼 타자 친화 구장이기 때문이 아니라 투수 육성을 놀라울 정도로 못한다고 말이다.


상위 라운드 픽을 받으며 프로에 입단했던 투수 유망주들이 여기서 다 묻혔다.


성공 사례는 딱 두 명.


06년 입단한 류승우 선배와 22년 입단한 문기주라는 선수 말고는 제대로 터진 투수가 없다.


딱 0.8인분 정도 해주는 투수들만 가득했다.


내가 회귀 전에도 KBP 리그의 지명을 거부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것도 그런 이유였다.


나의 빛나는 재능을 매몰시키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증명해냈었지.


"흐하하하하! 잘 생각했어요. 태양 군. 우리 대전 브레드는 태양 군의 성장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을 할 겁니다."


지원....? 내 알아서 클 테니 걱정 마쇼.


"네, 뭐.... 계약금이나 많이 주세요. 그 돈 절대 아깝지 않다고 느끼게 해드릴 테니까요."



***



"엄마. 나 잠깐 나갔다 올게요!"


"늦게 다니지 말고 빨리 들어와."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밥 한 끼 하는 사이 이미영 여사님의 호칭은 '어머니'에서 '엄마'로 격하되었다.


스카우터가 돌아간 뒤 식사를 하던 중 내 입에서 나온 '어머니'라는 소리에 엄마는 기겁을 했다.


- 뭐야! 아들. 갑자기 어머니라니. 그렇게 말하니 꼭 애늙은이 같네. 우리 아들.


하긴 아직 19살이면 부모에게 어리광을 부릴 나이 아닌가.


예전에도 나이가 서른이 넘어가서야 부모님의 호칭을 아버지, 어머니라고 불렀었다.


그것도 1년에 한 번, 2년에 한 번 정도의 간격으로 보다 보니 사이가 조금 어색해졌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입에서 그렇게 나왔던 것이다.


내가 메이저리그에 안정적으로 정착한 뒤에 부모님께 미국으로 건너오시겠냐고 물어봤었지만 단칼에 거절하셨다.


한국에 있는 인연들과의 관계를 정리하기 힘들다는 이유였다.


부모님들도 자신들의 인생이 있다.


내게 부모님이 있듯, 아버지와 어머니도 부모님이 있고 형제, 자매도 있다.


그때는 괜히 섭섭했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부모님께서는 나를 위해서 한 결정이었던 거 같다.


당시 나는 민아와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룬 상태였고 아마 부모님은 자신들이 미국에서 생활하게 된다면 민아가 불편할 거라고 생각하셨을 것이다.


애초에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행을 택했을 때도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한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함께 미국행을 결정하셨던 분들이시다.


물론 민아가 우리 부모님께 자신이 대신 가서 나를 케어하겠다고 당차게 말한 덕분에 부모님은 결국 한국에 남아계셨지만 결코 나를 아끼지 않아서 나와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않은 것도, 내가 미국으로 넘어오라는 제안에 거절하신 것도 아니다.


나와 민아 사이를 방해하고 싶지 않으셨던 것이다.


이런 내용들은 민아와 이혼한 뒤, 아버지와의 통화에서 유추할 수 있었다.


부모님은 우리의 이혼 소식을 듣자마자 나를 혼자 둘 수 없다고 당장 미국으로 넘어오겠다고 하셨고 나는 그걸 말린다고 진땀을 뺐었다.


거기서 두 분의 진심을 알 수 있었다.


그전까지는 부모님이 나를 그렇게 많이 사랑하지 않는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 역시 부모님께 꾸준히 돈은 보내드렸지만 자주 찾아뵙지 않았던 것이었고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부모님과도 시간을 많이 보낼 거다.


근데 엄마, 아빠 미안!


지금은 더 중요한 게 있어서.


민아!


민아를 보러 가야겠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99 희망작
    작성일
    24.09.09 16:14
    No. 1

    민아는 떠돌이 직업을가진 사람과 어울리지 않는 여자입니다 ..외국나가서 향수병걸릴정도면 자기 고향에서 살아야되요 .. 그냥 좋은 남자 만나게 두고 딴여자 알아봅시다 ...
    주인공은 이미 자기 욕심으로 (가정과 야구) 망했었잖아요..
    미혼으로 야구만하던가 . 미국가서 미국여자랑 결혼하던가 .. 최소한 향수병 안걸리고 아무곳에서나 잘 사는 여자 구하던가.

    결혼하고싶으면 야구때려치고 1회차 경험 살려서 유튭찍는 개인 사업자 하던가 ..

    또 뻔히 고생시킬께 뻔한 사람과 결혼해서 맞지도 않는 리그에서 야구를 .. 메자에서 레전드 칭호 딸정도의 선수가 한국 야구하면 홧병으로 돌아가실껄요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45 pa******
    작성일
    24.09.09 22:07
    No. 2

    ; 굳이 메자300승 투수가 국내에 있어야되는 이유를 모르겠누 차피 비시즌에 죽도록 운동하면서 매시즌 갱신할 몸만드는거대신 가족들과 충분히 시간보내면 지난삶에선 단한번도 그런적이없어서 그렇겠지만 이번삶에선 어차피 원정50 홈50이면 홈경기때 꾸준히 집들어갈텐데 ㅋㅋㅋ그때 잘챙기면되는걸 국내나 해외나 야구선수는 어차피 원정 홈 번갈아가면서 뛰어서 그게 그건데 300승 에이스 대신 국내에서도 무난한 선발될생각일텐데 그럴바엔 국내 무난한 선발보단 메자 계산서는 선발이낫지 ㅋㅋㅋ무대옮기는이유가 너무 빈약한데 해외선수들도 가족들과의 시간을 중요시여겨서 훈련외에는 가족들이랑 시간잘만 보내는데 ㅋㅋ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12 마제소바
    작성일
    24.09.10 13:00
    No. 3

    아 부제목이 하차허고싶게 만드는 제목이네

    찬성: 2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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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전설급 투수가 됨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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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2011 정규시즌 개막 NEW 13시간 전 315 11 11쪽
32 좀 속아주셔야겠어요. 24.09.16 569 12 13쪽
31 누가 내 공 좀 받아줘! +2 24.09.15 719 12 11쪽
30 태양이 하고 싶은 대로 다해. 24.09.14 828 11 13쪽
29 쟤 왜 제구도 돼? +2 24.09.13 904 15 12쪽
28 이게 팀이야? +3 24.09.12 955 12 11쪽
27 2011 KBP 신인 드래프트 +3 24.09.11 1,055 12 12쪽
26 야! 우냐? 울어? 24.09.10 1,158 14 12쪽
» 저 메이저리그 안 갈 건데요? +3 24.09.09 1,278 13 11쪽
24 D-day 24.09.08 1,371 23 13쪽
23 300승! 그리고.... +1 24.09.07 1,365 16 12쪽
22 네가 왜 거기서 나와? 24.09.06 1,278 15 12쪽
21 1년 반 만의 승리, 그리고.... +4 24.09.05 1,340 18 12쪽
20 직접 상대해봐라. 그럼 알게 될 테니까 +2 24.09.04 1,302 15 13쪽
19 체이스 필드로 돌아온 주태양 +1 24.09.03 1,353 15 13쪽
18 기가 팍 죽은 규철이 +2 24.09.02 1,352 12 15쪽
17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은 쿠어스필드 +1 24.09.01 1,501 16 12쪽
16 돌아온 탈삼진왕 +1 24.08.31 1,566 15 14쪽
15 시범경기 개막 +2 24.08.31 1,553 15 11쪽
14 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 +2 24.08.30 1,547 17 14쪽
13 2031 시즌 스프링캠프 +1 24.08.29 1,601 17 14쪽
12 엄청나게 화끈한 LA 다저스의 구단주 +1 24.08.28 1,635 20 10쪽
11 엥? 어디라고? +1 24.08.27 1,593 17 13쪽
10 좀 당황스럽네? +1 24.08.26 1,653 18 13쪽
9 4,000만 달러의 가치 +1 24.08.25 1,688 19 13쪽
8 완벽한 경기력 +1 24.08.24 1,703 19 14쪽
7 왕의 귀환 +1 24.08.23 1,807 20 12쪽
6 노인의 정체 +1 24.08.22 1,815 19 11쪽
5 재도약을 위한 준비 +1 24.08.21 1,945 2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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