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치킨이 더 강한 먼치킨을 낳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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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탄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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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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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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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DUMMY









7화.


-예측할 수 없는 사각에서 찔러 들어오는 공격, 그게 네가 익힌 전투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적어고 그 일격만큼은 상당한 수준임이 분명했다. 그렇기에 개천교에서도 생체골렘 19호를 중용한 것일 테니까.


-네가 얼마나 임무를 수행했는지 기억할 수 있나?

-시간을 말하는 건가?

-기간, 횟수 어떤 것도 좋다.


시안은 찬찬히 기억을 되새겨본다. 그러나 명확히 기억나지 않았다. 하나하나 수를 꼽아보려다가도 흐릿해지는 기억을 느낀다.


-뇌가 바뀐 탓인가?


배경 지식이 부족하지만, 평생을 생체골렘으로 살아온 탓에 인체 구조에 대해서는 일반인 이상의 지식을 지니고 있다.


그 말에 검은 한숨을 쉬고 말았다.


-난 마법사도, 학자도 아니다.


그런 걸 알 리가 없다는 것이다. 기억이 뇌에 작용하는 것인지, 영혼에 작용하는 것인지는 저기 배금교단의 사제들 사이에서나 활발하게 토의될 내용이다.


희미한 기억을 붙잡으며 더듬더듬 수행한 임무들을 늘어놓는다. 희미한 기억일수록 쉬운 임무. 이를테면 무장이 빈약한 마을을 몰살하는 것에서 특정 인물을 암살하는 것까지 이어졌다.


확실히 기억할 수 없다는 것치고는 임무 상황의 묘사가 치밀했다. 정확히는 개천교가 그의 머리에 심어두었던 명령 같은 것들이다.


-지독한 놈들이군.

-그런가? 그런 것 같군.


왠지 씁쓸하게 들리는 시안의 목소리에 검은 속으로 한숨을 토해내곤 주제를 바꿨다.


-생체골렘일 때 너의 암살 능력은 추정이지만 5성 기사에게도 통용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적절한 조건을 대입한다면 더 강력한 존재에게도 먹힐 정도겠지.


하지만 그건 ‘전투법’이라고 부르기에도 미묘한 본능에 가까운 움직임. 몬스터의 인자를 활용한 폭발성을 이용한 것뿐이다.


-하지만 이제 너에겐 그런 비정상적인 육체는 없다.


그러나 시안이 쌓은 경험이 무의미해진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또한 생체골렘의 몸이 아니라는 것일 뿐, 시안에겐 아트라의 육체가 있었다.


-그리고 너는 이제 오러를 사용할 수 있지.


당장은 생체 골렘 때의 힘을 낼 수 없을지라도, 제대로 성장한다면 골렘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힘을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러니, 그 점을 활용해-


-무공을 만들 것이다. 네 전생의 힘을 활용하기 위한 무공.


검의 말에 시안은 할 말을 잃었다.


-그게 그렇게 쉬운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검이라면 가능했다. 더욱이, 검은 염제의 무공에 대해서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었다. 염제 본인을 제외한다면, 그녀의 무공을 가장 본질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은 검일 것이다. 그렇기에, 염제의 무공에 간섭하지 않으며 상호 보완이 가능한 형태로 구성할 수 있다.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있나?

-이유라? 말하지 않았나, 염제를 웃게 하고 싶다고.

-그 이유 때문에 나에게 무공을 가르쳐주겠다는 건가?

-그래. 미래에 닥칠 재앙을 막기 위해서다.


단정적인 말. 시안은 그 말에 깃든 어둠에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만 같았다. 검은 적어도 그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대단한 존재라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의 검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부정적인 감정 뿐이었다.


대체 뭐가 나타나기에 검이 이토록 두려워하는 것일까?


-염제는 죽는다.


단정적인 말. 시안은 온몸의 피가 빠져나가는 기분이 되었다.


-최소한 내가 살았던 시간대에선 그랬었지.

-어떻게 죽는 거지?

-앞으로 약 20년 후, 개천교에 의해서.


입술을 질끈 깨무는 시안, 문득 자신이 19호로 죽기 직전이 떠오른다. 그때, 자신이 이상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분명 레이첼은 죽었다. 염제는 강하다. 하나, 염제 레이첼은 개인에 불과했다. 개천교는 단일 단체로서는 세계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의 힘을 지닌 곳. 그들이 진심으로 레이첼 하나만을 바라보고 달려든다면···.


시안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지?

-힘을 키워야 한다.


그 말이 동기가 된다. 시안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 레이첼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 그 마음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깊어지고 있었다.


-좋은 눈빛이구나.


검은 웃고 있는 듯했다.


-이곳이라면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힘을 거스르지 말고 받아들여라.


시안과 검 사이에 정신적으로 연결된 통로.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만이 아니라, 이미지를 보이는 것 역시 가능했다. 그렇다면 한발 더 나아가-


시안은 눈을 끔벅였다. 몸을 휘감는 기운. 오러와는 다른 미묘한 감촉, 청량하고 차가운 기운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휘감았다. 검이 요구한 대로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인다.


복잡하고 왜곡된 이미지가 눈을 어지럽혔다. 간신히 눈을 뜨자, 온통 얼음으로 이뤄진 기묘한 공간이 보였다.


-여기는?

-내가 만든 가상의 공간이다. 여기에서 네 전투를 보여라. 그것을 기반으로 무공을 만들 것이다.


꽤 막무가내인 요구였지만, 동시에 합당한 요구이기도 했다.


시안은 살을 에는 듯한 한기에 입김을 내뿜었다. 그에겐 익숙지 않은 추위. 그리고 그는 시야가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이건···.”


생체골렘의 몸. 시안에겐 익숙한 그것. 최종 개조 이전의 육체가 되돌아와 있었다.


-네 정신이 너에게 가장 익숙한 형태를 표현한 것이다.


비록 새로운 몸을 얻었다지만, 생체골렘의 몸이 더 익숙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목적에는 이 모습이 가장 부합했다. 그 사실을 인식한 순간,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어느 순간 씻은 듯이 사라졌다. 생체골렘의 몸은 추위를 느끼지 못하니까.


-네 전투를 보여라.


그 말과 함께 얼음 결정 하나가 위에서 떨어져 내렸다. 쩌저적 갈라지는 얼음, 내부에선 자그마한 체구의 몬스터가 비틀비틀 걸음을 내뻗었다. 개와 닮은 머리 붉은빛으로 달아오른 눈동자, 손에는 창을 쥐고 있었으며 입으로는 역겨운 숨을 내뱉는다.


코볼트


아인종 몬스터. 고블린보다는 상급으로 치긴 하지만, 그렇다고 강력한 몬스터는 아니었다. 근력 자체는 인간보다 강했지만, 체구가 작았고 지능도 떨어졌다. 보통은 조잡한 무기를 휘두르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예리한 날을 지닌 글레이브를 양손으로 들고 있었다. 얼음 결정이 자아내는 희미한 빛. 그것에 반사되어 어슴푸레 빛나는 칼날은 섬뜩한 예기를 자아냈다.


“크워어어!”


개의 울음소리 같기도, 사람의 고함 같기도 한 미묘한 울음소리가 시안의 귀를 자극했다. 어느새 그의 손엔 익숙한 단검이 들려있었다.


명령은 없다.


몸을 제어하는 그 기묘한 감촉은 느껴지지 않았다. 손잡이까지 뼈로 만들어진 단검. 시안은 그것을 빼 들었고-


뭔가가 흐릿하게 지나갔다고 여긴 순간.


서걱


코볼트의 목이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단 한 번의 움직임. 발을 축으로 삼아 뒤튼 허리, 단검의 날을 이용해 코볼트의 머리를 목뼈째로 베어버렸다.


‘기술이다.’


단순히 생체골렘의 신체 능력이 우월하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저 코볼트는 보통의 코볼트가 아니다. 개천교가 세상을 혼돈으로 물들인 뒤 나타난 개체. 무기 역시 개천교에서 만든 것이었고, 의도적으로 공격성을 강화해 통상의 코볼트보다 한 단계 위로 평가받았다.


특히나 움직임이 강화되었다는 평이 많다. 반응속도 자체가 기존보다 상승한 것이다. 거기에 더해 그럴듯한 무기까지 쥐여주니, 더 이상 고작해야 코볼트라고 무시하긴 힘들었다.


시안이 그 코볼트에게 지리라곤 생각한 적은 없지만, 설마 그 코볼트의 머리를 일격에 날려버릴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시안의 근간은 어디까지나 암살자. 급소를 노려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고 일격이탈을 취하는 방식이다. 근력이 뛰어나긴 해도, 목을 한 번에 베어내는 건 기술적인 움직임이 아니면 불가능했다.


‘재밌겠어.’


검은 조용히 뇌까렸다.


**


시안은 눈을 떴다.


묘하게 기분이 가라앉는다. 레이첼의 죽음, 간신히 그걸 막아냈건만, 또 다시 그것이 되풀이 되려고 하고 있었다.


시안은 잘 먹어 보기 좋게 살이 오른손을 바라본다. 그리고 온갖 흉측한 근육으로 뒤덮여있던 생체골렘의 팔이 교차되듯 떠오른다. 그 이질감에 눈을 질끈감고 만다.


“일어났니?”

“마-.”


시안은 저도 모르게 그렇게 말하며 양팔을 허공으로 휘저었다. 레이첼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곧 살짝 웃으며 시안을 안아 올렸다.


“나쁜 꿈이라도 꿨어?”


모르겠다. 생각하고 싶지 않다. 시안은 생각을 포기하고 몸에 느껴지는 온기에 몸을 맡겼다. 이 온기를 잃고 싶지 않다. 이전의 몸과 현재의 몸 사이의 괴리감 때문에 구역질이 나올 것 같았지만, 작은 손으로 레이첼의 거친 손을 움켜쥔다.


지킨다.


생체골렘으로서 처음으로 한 ‘옳은 일’. 그리고 지금의 그가 하고 싶고 바라는 일. 레이첼을 위해서라면, 그의 모친이 되어준 이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


강해질 것이다.


시안은 고요히 다짐했다.


검은 그런 시안을 주시했다.


‘정신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가.’


원래의 몸으로 되돌아간다는 것. 현재와의 괴리감, 그런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렵군.’


검은 내심 혀를 차고 말았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어찌 되었든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시안의 움직임을 직접 보고 파악한다. 그의 정신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고, 또 육체는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가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시안을 위한 무공. 오직 검만이 만들 수 있는 그것.


그것은 직진 일변도인 염제의 무공을 보완할 매개가 되어줄 것이다.


**


레이첼과의 수련이 이어진다.


레이첼을 따라 특정 동작을 반복하는 것. 기공체조의 일종이라 볼 수 있는 이것은, 사실 아트라 검가의 기초 무공 중 하나였다. 그 자체로는 전투력과 무관하지만, 유연성을 발달시키고 오러코어를 만들기 적합한 신체를 만들도록 돕는 것이다.


레이첼은 그것을 살짝 비틀어서 시안의 몸에서 자연스럽게 오러가 흘러나올 수 있도록 변형시켰다. 시안은 오러코어를 만들 필요가 없는 상태였다. 그의 몸에는 이미 코어가 자리잡고 있었으니까.


아무리 간단하다고는 하나, 무공 그 자체를 변형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다만 시안의 수련을 같이 지켜보고 있던 미샤는 우려를 표하지 않았다.


레이첼보다 시안의 몸을 잘 아는 이는 없었고, 레이첼보다 무공이 뛰어난 이는 극소수였다. 이런 기초 무공을 변형하는 것 정도야 레이첼에겐 숨을 쉬듯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체조의 동작은 총 열여덟 가지. 동작은 단순했고, 누구라도 따라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당장에 아트라 검가에서도 그냥 체조라고 부르는 수준이지, 이름조차 지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체조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아트라 검가의 기본 심공인 ‘페이스’와 연계되었을 때부터다. 최소 5성 이상의 경지에 오른 무인이 기본공을 운용하면서 특유의 오러를 퍼트리면, 그 오러와 체조의 동작이 반응해 전신의 기맥을 자극하는 것이다.


레이첼이 하고 있는 것도 그와 비슷한 일. 시안은 아직 혼자서 오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지 못했지만, 체조를 하는 중에는 시안의 몸에선 오러가 막힘없이 흐르고 있었다. 스스로 운공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태에 돌입한 것.


미샤는 그런 시안의 동작을 보며 감탄을 삼켰다.


‘꼭 십 년은 수련한 무인을 보는 것 같아.’


레이첼이 보여준 동작을 정확히 따라 하는 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동작 하나하나에 미묘한 힘의 균형이 담겨있었고, 그것이 어긋나면 바로 어색함이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안에겐 그런 어색함이 없었다.


‘왠지 조금 음험해 보이는 느낌이기는 한데···.’


고작해야 아이의 동작에서 그런 걸 느끼는 게 더 이상하다. 미샤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도 그녀의 눈은 주변을 빈틈없이 훑는다. 아무리 레이첼이 대단해도 이런 수련 중에 습격이라도 받으면 내상을 입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쭉 뻗었던 팔을 다시 가슴으로 모은다. 펄펄 끓어오르던 오러를 식히듯, 부드럽게 마무리되는 동작. 레이첼을 따라 시안은 멈췄던 숨을 다시 내뱉었고, 구슬땀이 주륵 흘러내렸다.


“잘했어. 어제보다 더.”


검과의 가상 공간에서의 수련이 도움이 된 것일까? 이질감보단 오히려 몸을 움직이기 한결 쉬워진 기분이다.


오전에는 레이첼과, 그리고 밤에는 검과의 수련이 이어진다. 시안의 나이를 감안하면 끔찍할 정도의 스케줄이지만, 시안에겐 평생을 통틀어 제일 안락한 시간이었다. 더욱이, 레이첼을 지킨다는 분명한 목적도 지니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매순간을 충실히 보냈다.


오러를 다루는 연습은 그의 생각 이상으로 흥미를 자극했다. 어쩌면 즐거운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안은 아직 ‘즐겁다’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가장 단순한 좋고 나쁨을 표현하는 것 자체도 어색해하고 있었으니까.


생체골렘은 그런 감정을 외부로 드러내도록 허락받은 존재가 아니며, 만약 그런 표현을 했었다면 19호는 진즉에 폐기당했을 것이다.


덕분에, 이 무뚝뚝한 아이를 공략하는 것에 두 성인 여성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수련이 끝나고 땀을 닦은 시안에게 미샤가 눈을 반짝이며 다가온다.


“도련님, 이거 보세요.”


미샤는 손에 아이용 장난감을 들고 나타났다. 미샤가 준비한 회심의 물건이다. 반면, 레이첼은 시큰둥한 표정이었다.


“어디서 사온 거야? 갓난아기나 가지고 노는 거 아냐?”


미샤가 손에 든 것은 딸랑이다. 물론, 그냥 딸랑이는 아니었다. 시안도 다시 태어난 후 몇 번 본 적 있는 물건이었지만, 이번 것은 확실히 특이하게 생겼다. 방울이 달린 막대기라는 건 같았지만, 막대기엔 나비를 흉내낸 듯한 날개가 달려있었다.


“짜잔.”


미샤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딸랑이를 흔들었다. 방울이 울리자, 청아한 소리가 퍼졌고, 그 소리를 인식한 딸랑이 내부의 마법진이 반응했다.


환하게 빛나기 시작하는 나비의 날개가 은은한 푸른 파스텔톤으로 물든다.


“예쁘다.”


시큰둥했던 레이첼의 표정이 대번에 놀람으로 물들었다.


“후후, 그렇죠?”


검림은 번화한 대도시와는 거리가 멀었기에, 이렇게 호화로운 빛을 구경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놀라야 할 아기는 뚱하기 그지없는 굳은 얼굴이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라는 반응.’


그 표정을 본 미샤는 좌절했고, 레이첼은 은은하게 색이 변하는 날개를 보며 호들갑스럽게 감탄했다.


아기보다 어른이 더 좋아하는 장난감인 꼴이다. 이거 장난감이라지만, 아티펙트다. 시안을 위해서 큰돈을 들여서 구매한 것인데, 아이는 조금도 반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꺄악꺄악거리는 레이첼을 보며 시안은-


웃고 있었다.


좌절감이 가득했던 미샤는 그런 시안을 보며 피식 웃고 말았다.


‘그래, 웃었으면 됐다.’


일단은 그걸로 만족하며, 저 철모르고 좋아하는 아가씨의 등을 짜증을 담아 후려치며 이제 들어가자고 말한다.


사실, 시안이 놀라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어떤 의미로는 평생을 마법과 함께했지만, 마법이 이렇게 아름다운 빛을 만들어내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미샤가 무슨 반응을 원하는지 정도는 눈치로 알고 있었기에 조금은 놀라는 척을 해줄 용의도 있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느닷없는 문구에 시안은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발광형 딸랑이 021번 모델]


검의 장난인지도 모른다. 고개를 저으며 털어버리고, 환하게 웃는 레이첼에게 시선을 돌린다. 저 모습이 좋았다.


그러나, 그 감상의 순간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딸랑이의 화려한 이름 다음에 솟아오른 메시지.


[분해 가능]

[‘분해’의 권능을 사용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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