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쫓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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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운석
작품등록일 :
2024.09.01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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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2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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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1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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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계획

DUMMY

 팀장의 이마엔 땀 한 방울이 맺혔다. 팀장은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렇게 돼버린 일, 엎어진 물을 다시 담을 수 없듯이 그저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팀장은 자신 앞에 서 있는 저 칼을 들고 있는 남자를 먼저 분석해야 하겠다고 느꼈다. 


 “정말 자네가 비석에 대해 아는 건가···?”


 노먼은 당당했다. 여전히 칼은 그의 손에 쥐어있었고 그의 칼이 보여주는 날카로움과 영롱함이 노먼의 자신감을 대변한다. 칼의 위상은 팀장의 앞에 있은 주술사의 위상과 같았을 것이다.


 “당연하죠, 종말에 관한 비석. 그리고 당신이 헤밀튼에게 준 지도가 그 비석의 위치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팀장은 당당하게 주장을 하는 주술사를 한번. 그 뒤에서 상황에 떠밀려 버린 듯한 헤밀튼을 한번 째려봤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냥 이 상황이 빠르게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팀장은 하는 수 없이 자신 앞에 있는 주술사의 담화에 주의를 기울이기로 했다.


 “당신의 우리의 적인가?”


 노먼의 씩 웃으며 말했다.


 “저는 당신 같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적이냐 아군이냐를 따지자면 전 아군입니다. 당신들의 훌륭한 총알받이가 되어줄 아군인 겁니다.”


 아군이라··· 이젠 두 가지로 나뉘게 됐다. 이자를 믿을 것인가 아니면 믿지 않을 것인가. 방금 본 연기와 연기에서 나온 팔과 칼은 분명 초자연적인 현상이었고, 그 현상은 이 자가 주술사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처음 보는 자 그리고 여길 처음 온 자가 이 장소에 무언갈 설치하여 눈속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당장 주술사라는 작자의 모습은 그저 시내의 돌아다니는 시민 한명쯤 되는 인상이다.


 그러나 또 이 시민처럼 보인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시민처럼 생긴 사람이 어떻게 주술사인가? 내가 아는 주술사는 망토를 두르고 파괴적인 아우라를 뿜어내는 존재이다. 


 팀장은 결정했다.


 이자를 믿는 것으로.


 팀장은 더 이상 어떠한 긴장감도 느낄 수 없었다. 갑자기 나타나선 주술사에 비석에 아군 같은 말을 꺼내 드는 것은 팀장의 견해에 어떠한 회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노먼이 말했다. 


 “지도에 그려진 곳에 비석이 있습니다. 그 내용에 대해선 저도 자세하게는 알 수 없습니다. 아, 제가 이런 말 하나 했다고 불신을 가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쨌든 저희의 가문에서 이 비석의 내용이 종말에 관한 것이라고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팀장은 이 주술사가 자기 일에 완전한 협조를 해줄지는 모르겠다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건 확신 할 수 있었다. 팀장은 자신 앞의 주술사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자네는 비석의 내용을 해석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이 말인가?”


 노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그 칼 좀 집어 넣어주게”


 노먼의 손에 있던 칼은 팔에서 피어오른 연기에 둘러싸여 지더니 이내 사라져 버렸다. 팀장은 그 광경을 보며 자신이 방금까지 봤던 초현실적인 상황이 자신이 헛것을 본 것임이 아님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물론 자신이 있는 기관마저 초현실이라는 개념을 미리 머릿속에 심어두고 만들어진 기관임은 틀림없다. 그런데도 자신 앞에 일어난 일은 놀랍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주술사의 뒤에 있던 남자 그러니까 헤밀튼은 이 상황을 받아드렸다. 그것도 팀장보다 더 빠르게. 칼을 들고 있으면서 연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듯한 남자의 모습은 어디선가 자신이 선망하던 자의 모습과 일치했다. 그러한 의식이 헤밀튼에게 빠른 수용을 가져다주었을 듯했다. 그러나 어쩌면 그 의식은 헤밀튼이 만들어낸 가짜일지도 모른다. 반대의 의식을 합리화하기 위한 가짜 의식.




 팀장이 비석의 정밀 탐상에 대한 승인을 받은 지 6개월이 지났다. 기관은 단순하고 좁디좁은 조직에 불과했으나 어느샌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기관의 연구실 또한 생겨났다.


 해석가들에 의해 비석의 일정부분의 내용을 알게 되며 종말에 관한 전반적인 전개와 막는 방법에 관해서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진전에 참여한 박사가 있었다. 박사는 문자의 샘플을 받아 소수의 문자만으로 해석에 성공해냈다. 그 덕에 그것들을 토대로 삼아 비석의 해석에 속도를 붙일 수 있었으며, 기관이 비석의 해석 다음의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되었다.


 팀장실의 문에 누군가 두드리는 듯한 소리를 냈다. 


 “팀장님? 잠깐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박사였다. 팀장은 익숙한 이 상황에 박사가 방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했다. 근래 비석의 내용들을 해석하게 되어가며 그에 따른 종말에 대한 대응책을 설비하고자 많은 인원이 팀장을 방문하곤 했다. 그리고 팀장은 박사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박사는 한 종이를 들고 들어왔다. 팀장의 옆에 비서 한명이 서 있는 것을 보곤 팀장에겐 이 내용은 기밀 사항이라며 비서가 방에 나가주기를 원했다. 팀장은 그에 응했고 비서는 쫒겨나듯이 방에 나왔다.


 비서가 나가고 나자 박사는 종이를 들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팀장님 이 종이를 봐주십쇼. 이 돌 보이십니까? 비석의 내용 중에 마나석이라는 것이 나옵니다. 이 사진의 돌이 바로 마나석입니다.”


 “마나석이라니?”


 팀장은 마나석에 대하여 매우 놀라거나 하지 않았다. 이미 기관이 비석에 대한 연구와 주술사를 만나며 초자연적인 것들에 대해 익숙해진 지 오래였다.


 “비석의 내용에 따르면 지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이 돌 하나에 담겨있다고 합니다. 또 이 마나석이라는것이 종말의 해결에 관하여 핵심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팀장은 자기 턱을 어루만졌다.


 “흠 그럼 이거 마나석을 찾는 것도 중요하겠군. 일단 그거 위에다가는 보고 하지 말게.”


 “네? 굳이 그럴 필요가.”


 “자네가 마나석이 다량의 에너지를 담고 있다고 핮 않았는가 에너지라는 말만 들어가도 정부는 그걸 종말에 막는 것이 아닌 다른 용도에 사용할 게 뻔해. 예를 들면 마나석을 통해 발전에 이용할지도 모르겠군.”


 “아니, 하지만 그건 맞는 말 아닌가요? 애초에 종말이 진실일지···”


 “종말이 거짓이라면 마나석도 존재하지 않겠지.”


 박사는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박사는 팀장의 방에서 나왔다. 그 사이 팀장은 수화기를 돌려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그래 타격대팀. 아마도 작전이 하나가 더 생기겠군. 일단 이번 임무를 맞추고 난 뒤로 알려주겠다. 그나저나 이제 임무를 시작할 때가 됐어. 요원들을 출발시킬 때가 된 거다.”




비석이 발견된 후 그날의 아침에서 지암은 침대 위 땀 속에 파묻혀있던 자기 몸을 일으켜 세웠다. 밖을 보았다. 쨍쨍 이는 햇볕이 이미 오후 3시는 넘은 듯했다. 분명히 이 시간대에 일어나면 죽을 듯이 피곤한 몸에 다시 잠이 들겠지만, 오늘은 무언가 달랐다. 자기 몸이 이상하리만큼 활기찼다. 


 창을 채우고 있던 것은 하늘과 태양 그리고 태양의 빛이었다. 노먼은 그 타오르는 태양을 올려다보며 자신의 인생은 어쩌면 저리 타들어 가는 태양과 같다고 느꼈다.




 비석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된 헤밀튼은 기관의 입장에선 그를 처리하는 것이 굉장히 곤란했다. 헤밀튼은 단순히 잠깐동안 탐사를 위해 고용된 인부일 뿐이었기에 비석이 종말과 관련되어 굉장히 중요하게 된 이 상황에서 그를 입막음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상황 속에서 직접 노먼이 입장을 내세웠다. 헤밀튼을 요원으로 고용하자는 것이었다. 헤밀튼을 요원으로 고용하게 되면 헤밀튼이 알게 된 사실을 자연스럽게 사실이 나오지 못하도록 파묻는 획기적인 방법이었다. 결과적으로 헤밀튼은 요원으로서 고용이 됐고 지옥의 훈련을 맛봐야 했다. 


 헤밀튼과 노먼은 공항에 발을 들이자마자 가장 근처의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의 칸수는 총 11칸이었고, 헤밀튼은 6번째 칸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화장실에 들어온 이유는 지정된 칸에 그들이 가져가야 할 무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헤밀튼은 더플 백을 들고 칸에서 나왔다. 


 헤밀튼이 물었다.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한다고?”


 “좌표가 찍혔다고 하더군, 그쪽으로 가자고.”


 헤밀튼은 공항의 입구에서 나와 한번 뒤돌고는 간판에 쓰인 글씨를 보았다. 


 ‘나폴리 국제공항


 헤밀튼과 노먼이 도착한 곳은 바로 이탈리아다. 그들의 임무는 목표물을 데려오는 것 그들의 발은 어느 곳을 향해 나아갔다.




 박사는 창밖을 보았다. 창은 상당히 작았지만, 판 자체는 두꺼워 보였다. 구름 위의 하늘. 더없이 화창한 날씨였다. 이런 화창한 날씨는 그의 계획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는 잠시 계획을 밤에 실행할지를 고민해봤지만, 이내 그 생각을 접어버렸다. 


 아메리카의 울창한 숲이 보인다. 그 숲의 일부엔 숲이 품지 말아야 했던 종양이 있다. 하지만 숲의 의미는 모든 것을 품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라도 자신의 피해를 주더라도 숲은 그것을 품는다.


 비행기에 내려 박사가 땅을 밟고 처음으로 간 곳은 도시 속 허름한 집 한 채였다. 박사는 안으로 들어갔고 그를 마주한 것은 한명의 남자였다. 남자는 거실 벽에 기대어 앉아 마치 박사가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박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입을 열었다.


 “주술사 데번. 용병으로서 활동한다더군? 보수는 원하는 만큼 주지 어떤가?”


 데번 씩 웃었다.


 “나를 부른 이유가 뭐니? 난 아무 짝에 쓸모없는 존재인데?”


 박사는 데번이 자신을 압도하기 위해 분위기 조성한다고  판단했다.


 ‘마치 자신이 지배자가 되려는 듯하군.’


 박사는 당황해하는 기색 하나 들어내지 않고. 데번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해 주었다.


 데번은 박사의 말에 순응할 수 밖에 없었다.


 울창한 숲이었던 곳에 가느다란 실 하나가 놓이게 되었다. 그 실은 길을 따라 박사는 비범하게 덤프트럭을 운전하고 있었다. 박사와 데번은 서로 차를 운전하는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서로 둘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구불구불하는 길을 따라 데번과 박사가 도착한 곳은 철조망이 쳐져 있는 것이 마치 군사시설을 연상하게 했다. 어쩌면 진짜 군사시설일지도 모른다. 


 박사는 차에 내려 검문소에 다가가자 검문소에 있던 남자가 나왔다. 검문소의 경비는 사실상 군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총 그리고 보호대 무전기 등 모두 군사 장비 같았다. 


 남자는 박사를 보며 놀랐다. 


 “박사님?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상부에서 누군가 방문한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습니다.”


 박사는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나도 긴급하게 온 거다. 이 지역에 있다가 명령이 내려진 거지. 그러니 어서 문을 열어줘.”


 남자는 박사의 문을 열어달라는 직접적인 요구에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 기관에서의 법칙이 있다. 상부에서 내려진 명령 없이는 어느 것도 믿지 말라는 것. 그리고 어떠한 상부의 명령도 없었다. 남자는 박사에게 무례를 보이지 않기 위해 정중하게 요청을 거절했다.


그러나 박사의 대답은 사늘했다.


 “원래의 주인이었던 자가 다시 나타날 뿐이다. 과연 이 열쇠로도 문을 못 열 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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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두 태양 24.09.15 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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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칼과 칼 24.09.11 8 0 12쪽
10 24.09.08 9 0 11쪽
9 여정(2) 24.09.07 10 0 11쪽
8 여정 24.09.06 10 0 12쪽
7 안개속 빛(2) 24.09.06 9 0 12쪽
6 안개속 빛 24.09.05 10 0 12쪽
5 박사 그리고 지암 24.09.03 12 0 12쪽
4 단 한번의 침몰 24.09.03 16 0 12쪽
» 두 계획 24.09.01 16 0 12쪽
2 도달한 자 24.09.01 19 0 12쪽
1 태양을 쫓는 자 24.09.01 2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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