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쫓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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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운석
작품등록일 :
2024.09.01 02:12
최근연재일 :
2024.09.22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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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2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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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라이터

DUMMY

 지암이 말했다.


 “내가 왜 집을 버리고 여기에 온 줄 알아?”


 헤밀튼과 노먼은 갑작스러운 지암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황당하기도 한 질문이기도 했고 답을 할 수도 없는 질문이었다. 지암은 다시 말했다.


 “내가 집을 버리고 온 이유는 이 이탈리아에 있는 갱 때문이다.”


 “그 말은···우리가 같이 갱을 잡는 것을 도와야 한다는 것인가?”


 지암은 끄덕였다. 헤밀튼은 이 상황에 만족할 수가 없었다. 온갖 수모를 겪으며 찾은 사람인데 그 사람의 요구까지 들어야 한다는 것은 자칫 무리한 요구일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노먼은 어느 정도 예상하였다는 듯 수긍을 하고 있었다. 헤밀튼은 그런 노먼을 이해 할 수 없었기에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참을 수 없었다. 


 “아니···노먼 넌 설마 이 요구를 들어줄 생각이야? 우린 종말을 막아야 한다고. 우린 종말을 막기 위해, 이 위험한 일에 가담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노먼은 한숨을 쉬었다. 그런 노먼이 헤밀튼은 못마땅했으나 노먼이 말하려는 것을 막을 순 없었다.


 “맞아. 우린 종말을 막아야 하지. 그런데 우리의 지금 목적은 이자를 데려오는 일이 먼저야. 만약 이자가 혼자 갱을 소탕하려다 죽어버리면 어떡할 거지?”


 지암은 속으로 웃었다. 지금 이 헤밀튼이라는 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모를 것이다. 만약 자기 능력을 알고 있다면 노먼의 주장에 반박할 것이지만 그럴 수 없기에 지암은 이 상황이 재미있기만 했다. 반면 헤밀튼은 여전히 못마땅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허나 헤밀튼은 어쩔 수 없이 노먼의 말에 굽히기로 했다. 


 “하···그래 갱, 그거 소탕하면 되겠지···”


 지암이 말했다. 


 “내일 날이 밝으면 갱의 소탕에 대해서 이야기하자고.”


 이 말을 끝으로 그들은 서로 떨어졌다. 지암은 여전히 자신의 방에서 자면 될 것이지만 헤밀튼과 노먼은 이 엉망이 되어버린 방에서 잘 수 없었기에 몰래 숙소에서 나오기로 했다. 그 후 그들은 근처에 있던 또 다른 숙소에서 묵었다. 바닷가를 낀 길가엔 숙소는 적지 않았다.


화창한 날씨 속에서 태양 빛이 보도를 내리쬤다. 보도에 내린 빛은 튕겨 나가 노먼과 헤밀튼에게로 강타했다. 헤밀튼은 눈을 찌푸리며 다가오는 빛을 손으로 막았다. 노먼은 아무 반응이 없었고 그랬기에 그저 길을 걷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들은 처음 그들이 잡은 숙소에 도착했다. 로비의 의자 중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이 중 한 남자가 그들의 향해 손을 흔들었다. 지암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 누군가가 앉아 있었다. 지암의 옆에 앉아 있던 이가 꺼림직하긴 했으나 그들은 결국 지암의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그들의 사이를 벌려 놓은 식탁 위엔 커피 4잔이 각각 한명 씩 놓여 있었다. 


 노먼이 먼저 물었다. 


 “지암 옆에 있는 사람은...?”


 지암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를 도와줄 사람.”


 남자가 말했다. 


 “제 이름은 팔코인입니다. 전 갱의 일원입니다.”


 노먼과 헤밀튼은 눈썹을 찡그렸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갱에 들어간 건 갱을 무너뜨리기 위함이지요.”


 헤밀튼이 말했다. 


 “설명해봐.”


 “제가 담당하고 있는 부서는 마약 운 반부입니다. 마약 운반 부는 당연히 마약을 운반하지요. 그리고 그 목적지는 물류창고입니다. 갱이 가진 물류 창고는 마약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건들이 오갑니다. 그래서 갱의 본부는 물류창고로 관리자를 보냅니다. 그 관리자는 본부에서 온 거고요.”


 노먼이 말했다. 


 “그러니까 네 말은 물류창고에 있는 관리자를 이용해서 본부를 찾아낼 거란 말인가?”


 “맞아요.”


 헤밀튼은 팔코인은 잠깐 힐끗 보다 창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노먼은 헤밀튼의 행동에 의문을 가지려 하지 않았다. 분명 이상한 행동임은 맞았으나 그럴만한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지암이 말했다. 


 “그럼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짤 필요가 있겠네?”


 팔코인이 말했다.


 “네, 그 물류창고에는 경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관리자실은 건물의 가장자리에 있어요. 그래서 우린 관리자실로 가기 위해 물류창고에 불을 지를 겁니다. 불이 난 건물에서 경비의 일부는 불을 끄려고 하겠지만 일부는 도망칠 겁니다. 어쨌든 우리는 경비를 피해 관리자실로 갈 수 있습니다. 물론 불에 휩싸이는 일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관리자실엔 창문이 있습니다. 거길 통해 빠져나오면 그만이죠. 물론 관리자가 창문을 통해 나올 수도 있으니 한명은 대기를 하고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노먼이 말했다. 


 “내가 하도록 하지. 멀리서 지켜보다 빠져나오려고 하면 공간이동해서 퇴로를 막을게”


 “노먼, 네 마음대로 그 주술 보여줘도 되는 거야? 난 이 일이 기밀인 줄 알았는데?”


 “아 걱정하지 마, 알아서 잘 둘러대면 될 테니까. 전에 그 녀석도 입막음했어.”


 “그 녀석이라면 그 저격수?”


 “그래.”


 팔코인은 헤밀튼과 노먼의 대화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노먼과 헤밀튼은 잠깐 팔코인을 보다 문뜩 자신들이 계획 설명하는 것을 막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헤밀튼이 말했다.


 “아 미안, 계속해도 돼.”


“음 일단 어쨌든 제가 직접 물류 창고 천장에서 물류가 쌓여있는 곳으로 라이터를 떨어뜨릴 생각입니다.”


 “그래서 물류들에 불이 붙어 경비들이 혼란에 빠질 때 우리가 관리자실로 들어가서 관리인을 데리고 나오면 된다는 건가?”


 “맞습니다.”


 노먼은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다. 어떻게 안 들키고 물류창고의 땅으로 갈 건가. 가장 먼저 설명되어야 하는 것이 비어있었다.


 “그런데 우리 물류창고로 땅으로 어떻게 들어갈 거야? 우린 갱도 아니라서 못할 텐데.” 


 팔코인은 당황했다. 자신의 계획이 완벽하다는 생각에 계획의 허점이 있지 않은가에 대한 생각은 하지 못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어버버하고 있는 팔코인을 보고 있던 헤밀튼이 말했다. 


 “네가 운반부라며? 그럼 우리가 상자에 들어가서 잠입하면 되잖아.”


 팔코인은 헤밀튼의 아이디어에 놀랐다. 자신도 생각하지 못하던 것 자신에게 가장 가까이 있던 것을 활용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자신도 생각하지 못한 것을 ‘마약 운반부’라는 말에서 단번에 떠올린 것에 감탄했다.


 “오··· 오 그거 좋은 계획이네요!”


 “그래? 그러면 그 계획대로 지암이랑 내가 상자에 들어가서 잠입하면 되겠네.”


 지암은 한쪽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근데 어떻게 나올 거야? 무슨 신호를 받고? 우린 상자 속에 갇혀 있다가 불에 타 죽을 수도 있다고.”


 노먼은 지암에 말에 흠칫했다. 그의 능력은 충격을 에너지로 흡수하는 능력이다. 불에 타 죽는 것은 충격이라고 볼 수 없다. 지암의 말대로 정말 그는 불에 타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때 팔코인이 말했다.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지암이 물었다.


 “무슨 말이지?”


 “물류를 쌓아 두는 곳은 하나가 아닙니다. 즉 전 불을 여러분이 숨어있지 않은 곳으로 지르면 됩니다.”


 “오 그럼 다 된 건가?”


 “그런 것 같네. 그럼 움직이자고.”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쨍쨍 이는 햇볕을 뒤로 하고 추악함을 숨기듯이 밝히고 심연에 잠기듯 떠오르는 집단을 처단하러 그들은 숙소에서 나왔다.


 그리고 일어서는 그들을 뒤로 보고 있던 한 이가 있었다. 


 “그래 연기. 네가 주술사인가 보구나. 하지만 두 번은 안 당할 거다.”


 그이 또한 일어났다. 그의 이름은 니콜라였다. 




 박사는 머리채를 부여잡았다. 허리를 수그리며 팔꿈치로 책상에 기댔다. 3시간 전 박사에게 한 정보가 왔다. 비석에 쓰인 이를 찾았다는 정보. 박사는 난감했다. 이 속도로 이 진전으로는 절대 마나석을 훔칠 수 없다. 그는 아무리 반복해도 단서를 풀지 못하는 자신을 죽이고 싶었다. 자신을 죽이고 자신의 몸에서 나온 그 살과 피를 대신해서 악마와 계약하고 싶었다. 정말로 악마가 있다면. 


 아무리 봐도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 박사는 자신의 신세에 한탄할 수 없었다. 자신이 벌인 일이었으니 일단 끝내고 봐야 했다. 저 창문 너머로는 태양이 보이지 못했다. 지금쯤 태양은 어디 있을까 박사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 태양은 헤밀튼에게 내리쬐고 있었다. 




 헤밀튼은 소형 트럭에 앉아 있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곤 트럭 위에 있는 상자를 물끄러미 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이 상자에 들어가면 된다는 거지? 좀 좁은 거 같은데”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한번 직접 들어가 본 적 있습니다. 딱히 납치 된 거 같은 기분은 안 들었어요.”


 헤밀튼은 팔코인을 한번 째려봤다. 태양을 보곤 한마디를 더 했다.


 “아니 그 보다 너무 더울 거 같은데?”


 지암이 말했다.


 “헤밀튼 말이 맞아. 이거 너무 더워 보이는데.”


 “흠··· 얼음팩 넣어 드릴게요.”


 헤밀튼은 체념 하듯 고개를 숙였다. 




 검문소에 서 있던 한 남자가 말했다. 


 “운송품은?”


 “복숭아.”


 남자는 문을 열어주었다. 차를 운전하고 있는 팔코인은 물류창고 안으로 차를 끌고 갔다. 운송하고 있던 상자들을 내린 후 차를 돌려 물류창고 주차장에 세웠다. 차에서 내린 팔코인은 다시 물류창고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 검사관이 상자를 열었다. 위에서 상자를 보고 있는 검사관은 상자에 마약에 차 있는 것을 보곤 다시 상자의 뚜껑을 닫았다. 검사관은 모르겠으나 사실 마약 아래에 있는 것은 또 다른 마약 더미가 아닌 헤밀튼이었다.


 헤밀튼이 들어가 있는 상자는 상자가 쌓여 있던 곳에 놓였다. 


 팔코인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그리고 상자 더미의 4m 높이 위에 있던 철재 다리에 올라탔다. 그는 주머니에 있던 라이터 꺼내 불을 붙였다. 라이터는 환하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누구에겐 희망이 될만한 조그마한 빛은 누군가에겐 태양이 될만했다. 그는 바라보던 라이터를 뒤로하고 아래를 보았다. 팔을 뻗었으나 그의 팔은 무언의 힘으로 다시 꺾이고 말았다. 


 그의 팔을 꺾은 이의 이름은 니콜라였다. 니콜라는 손에 있던 라이터를 보았다. 


 “흥미로운 계획이었어. 근데 여긴 네 친구들이 있는 곳이 아닐 텐데? 내가 대신 던져주지”


 팔코인은 상황이 잘못됐음을 깨닫고 그의 팔을 풀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몸을 달려대는 팔코인을 향해 니콜라는 팔을 휘둘렀고 팔코인은 라이터를 떨어뜨리곤 쓰러졌다. 


 다시 고개를 들어 니콜라를 본 팔코인의 안색은 새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이 라이터는 여기에 쓸 게 아니다.”


 니콜라는 팔코인을 바라보고 있던 고개를 돌려 상자 더미 맞은편에 있는 또 다른 상자 더미를 보았다. 팔코인은 니콜라가 저 상자 더미 즉 자신의 동료가 숨어있는 곳으로 던질 것이란걸 깨달았다. 허둥지둥 일어나 니콜라에게 다가가려 했으나 라이터는 이미 던져진 후였다. 


 니콜라는 씩 웃었다. 


 “정말 멋진 계획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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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명의 라이터 NEW 4시간 전 2 0 11쪽
16 끝나갈 일 24.09.18 5 0 11쪽
15 두 태양 24.09.15 4 0 11쪽
14 만남 24.09.14 5 0 11쪽
13 분열 24.09.13 6 0 11쪽
12 무너지는 것 24.09.11 7 0 11쪽
11 칼과 칼 24.09.11 8 0 12쪽
10 24.09.08 9 0 11쪽
9 여정(2) 24.09.07 10 0 11쪽
8 여정 24.09.06 10 0 12쪽
7 안개속 빛(2) 24.09.06 9 0 12쪽
6 안개속 빛 24.09.05 10 0 12쪽
5 박사 그리고 지암 24.09.03 12 0 12쪽
4 단 한번의 침몰 24.09.03 16 0 12쪽
3 두 계획 24.09.01 15 0 12쪽
2 도달한 자 24.09.01 19 0 12쪽
1 태양을 쫓는 자 24.09.01 29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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