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망한 대공전하의 난감한 시첩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새글

라키7
작품등록일 :
2024.09.01 20:38
최근연재일 :
2024.09.19 22:0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98
추천수 :
0
글자수 :
87,306

작성
24.09.18 20:17
조회
2
추천
0
글자
15쪽

역전[3]

DUMMY

웅성웅성 시끌시끌.


지금 내가 이 세계의 황제를 보러 온 것이 맞나 아닌가 헷갈리는 의식 속에 잠시 사고가 멈췄다.


뭔가 엄숙하고 장엄한 분위기 속에 멀리, 그리고 높은 곳에 앉았을 황제와 황후를 향해 반듯한 붉은 카펫 같은 것을 따라 걸어나가 인사하는, 뭐 그런 일들을 상상했건만.


이게 무슨.. 시장통도 아니고.


물론 내부는 내가 가늠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은 광활한 크기와 화려한 황금 갈색빛을 자랑했다. 반질한 대리석과 군데군데 균형을 잡은 거대한 석조 기둥들은 각자의 웅장함을 과감히 드러내며 개미 정도의 위치에 선 나를 한껏 깔아뭉개 있는대로 기를 죽였다.


그러나 각오했던 것과 달리 이곳의 분위기는 말도 못하게 신기했다.


질서있게 놓여진 여러 개의 낮은 테이블 위엔 가벼운 다과와 음료잔들이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음료나 먹을 것을 집어가기도 하고 혹은 아예 그 테이블 주변을 둘러서서 자리를 잡은 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어림잡아 서른명 정도는 족히 넘을 듯한 남녀들이 서넛씩 무리를 지어 시선을 마주한 채 끊임없이 뭔가를 토론하고 치열하게 논의했다.


이 무리들과 약간 떨어진 자리엔 다른 그룹, 그러니까 척 보기에도 이들을 보좌하고 있는 듯 보이는 여러 명의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들은 한켠에 놓인 수많은 책상들을 이리저리 공유하며 지시를 수정하거나 합의된 의견을 정리한 뒤 제 상관에게로 다가가 서류를 보여주고 뭔가를 적기도 하며 바쁘게 움직였다.


회의하는.. 뭐 그런.. 건가..


재빠르게 눈을 굴려대며 저들이 나누는 대화나 말소리를 주워담아 눈치껏 상황을 분석하느라 머리가 터져나갈 즈음이었다.


저만치 떨어진 자리 어딘가에서 와락 울리는 커다란 목소리에 움칫 어깨가 움츠러들며 몸이 굳었다.


"왔구나! 들었으면 바로 내게 오지 않고!"


뭔가 심하게 반가운 듯 터져나온 소리에 웅성거리던 이들의 말과 행동이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렸다. 멀뚱하게 깜빡이는 눈들이 도르륵 소리를 내며 순간 나를 향해 일제히 쏠려왔다. 별 말없이 그저 나와 함께 조용히 서 있던 라이가 우리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오는 이를 향해 반듯하게 고개를 숙였다.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녀석. 이렇게 얌전히 굴 줄도 아는군.


그래도 황제 앞이라고 이게 꼼짝 못하고 허리 숙이는 모양을 보이니 갑자기 기분이 무척 살랑해졌다. 지금껏 내가 경험한 이 세계 가장 강하고 오만한 슈퍼클래스 였는데, 이제보니 그 위에 로열초특급슈퍼클래스가 떡하니 버티고 있음에 아주아주 만족스러워 심지어 간질거리기까지 했다.


암만 날고 기어봐야 너도 황제 밑이잖아. 찍소리도 못할 주제에. 잘난 척은.


얼른 표정을 단속한 다음 자세를 숙였다. 유크린과 안헬, 그리고 두어명의 다른 시녀들에게 출발 전 속성으로 배운 예의바른 인사법이 신경을 지배하며 태도를 다잡았다.


"폐하를 뵙습니다. 카디 아론입니다."


"그래그래, 그런 건 되었다. 어디 좀 보자."


걸음이 무척 빨랐다. 꽤 먼 자리에서 걸어오는 걸 보고 고개를 숙였는데 어느 새 내 앞으로 가까이 다가선 그가 성급하게 말을 건넸다.


사실 배운 건 이게 다였다. 반듯하게 인사하는 각도, 이것 뿐이었다.


황제가 아는 체를 하면 배운대로 몸을 낮추고, 그가 뭔가 말을 걸어 인사를 받아주면 그 때부턴 오히려 고개를 숙이면 안된다고 했다.


나는 라이크릭스 대공의 루카이니 오직 황제와 황태자 앞에서만 인사를 청해야 하며, 그 외 다른 사람들 앞에선 함부로 자세를 숙이거나 태도를 낮추는 것이 큰 무례임을 여러 차례 주의받았다.


'그럼.. 황후나 황태자비는?'


'물론 황실 가법이 있으니 그 두 분들과는 서로 존대하셔야 하지만, 서열 상으론 그들도 전하와 루카의 아랫사람입니다. 먼저 인사하실 필요 없어요.'


'켁.. 뭐야 그게..'


쿡 하고 사레가 들려 목 뒤가 뻣뻣하게 굳었다. 이해 못한 채 미적거리는 반응에 둘러선 이들은 왜 이러나 싶은 표정이었지만 안헬만은 눈치를 채고 얼른 나를 향해 소근거렸다.


내가 이 세계를 제대로 받아들지 못하고 있음을 그녀는 한치도 이상해 하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무식한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로 결심했던 것 같다. 하나부터 열까지, 안되면 네번 다섯번이라도 안헬은 내가 상황을 이해할 때까지 참을성 있게 설명했다.


'황제폐하, 황태자전하, 그 다음이 대공전하 이시고 그 밑으로 황실 비첸들의 서열이 섭니다. 그리고 그 아래로 귀족 비첸들이구요.


비첸의 서열은 오직 권능과 혈통만을 기준으로 정해져요. 이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제국 시아멘타의 질서입니다.


일전에 만나셨던 시에린 영애는 아직 대공전하와 혼인 전이라 황실 비첸의 지위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루카보다 한참 아래에요.


전하와 혼인하더라도 어차피 다시 매겨질 서열은 아래쪽이니, 사실 루카가 하대 하셔도 상관없어요.


굳이 머리 아프게 아래쪽 서열 세어보실 것도 없습니다. 루카는 이 시아멘타 제국에서 대공전하와 같은 서열의 지위를 받은 고귀한 분이시니까요.'


..뭐야, 그럼. 나 넘버쓰리야?


**


라이랑.. 닮았네..?


상당히 비슷했다. 머리 색과 눈동자는 아주 빼다 박았다. 이것만 놓고 보면 데이키먼은 아버지 유전자를 별로 받은 게 없나 싶었는데, 다시 찬찬히 살펴보니 전체적인 분위기는 라이보단 오히려 황태자 쪽이었다.


체격이 단단하고 선이 굵은 느낌이었다. 처음 데이키먼을 마주했을 때 느꼈던 것 처럼 각진 턱선과 강인한 입매가 여지없는 분위기로 그를 겹쳐 보이게 했다.


라이처럼 선이 가늘고 성의없는 느긋한 느낌은 설탕조각 만큼도 엿보이질 않았다. 은빛 머리칼에 짙푸른 눈동자, 오만한듯 강렬하고 자신감 넘치는 분위기. 내 눈앞의 황제는 어느모로 보나 두 형제의 아버지임이 분명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성격 확실하시네. 섞어서 안주고 한놈은 체격이랑 분위기, 한놈은 외모 이렇게 몰아주셨구만.


내가 얌전한 눈길로 그를 살피고 있는 사이, 황제 역시 조금도 주저않고 나의 모든 것을 분석하듯 이리저리 훑어보고 있었다.


시선은 무례하지 않았다. 마치 외국에 나가 오랫동안 공부하고 돌아온 딸을 이제 막 마주해 살펴보는 아빠처럼, 황제는 너무나 즐거운 얼굴로 계속해서 웃으며 말을 걸었다.


"그래, 데이건 라이건 저 말도 안듣는 떨떠름한 놈들 말고. 내가 애지중지 여기며 키울 귀여운 황녀가 꼭 하나 있었으면 했지! 너는 라이와 다름없는 사람이니, 내게는 황녀나 마찬가지 겠구나. 그렇지?"


.. 정말 적응 안된다.. 이게 또.. 뭔..


이런 건 교육받지 못했다. 어떻게 받아쳐야 하는지 진심으로 모르겠다.


굳이 따지자면 나는 태어나 제대로 된 사랑이란 걸 받아 본 적 없는 사람이고, 그래서 사람 사이에 주고 받는 적절한 사회적 대화 같은 것에 지극히 면역 없는 모자란 인간이다.


애니메이션 같은 것에서 본 애교 많은 소녀처럼 '아이잉' 뭐 이래야 하나? 아니면 그냥 딱 정색하고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이게 맞는 반응인가?


머릿속 사고 회로가 과열되고 있었다. 펑 하고 터지기 일보직전의 느낌이었다.


중대한 위기를 맞은 나는 메두사 눈깔 빔에 맞은 병사마냥 회색빛 돌이 되어 굳어가고 있건만. 옆에 선 저 하얀 녀석은 제 알 바 아니라는 듯 심드렁한 표정으로 딴청이나 피우고 있었다.


아, 정말. 어쩌라고!!


"어떠하냐. 라이 녀석이 잘 해 주느냐? 저 별난 녀석이 루카를 삼다니. 이렇게 신통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


다행히 황제는 딱히 답을 기다리지는 않았다. 문양이 새겨진 손을 가볍게 당겨 쥔 그가 신기해 죽겠다는 모양 내 손등을 내려다 보며 계속 웃음섞인 투로 말을 이었다.


".. 네. 자.. 잘.. 대해 주십니다.."


계속 말을 먹고 있으면 안될 것 같아 입을 열긴 했는데 생각보다 목소리가 어정쩡하게 튀어나왔다.


주눅들지 말고 의연하게 행동해라, 단단히 주의를 들었지만 내게 닥친 상황이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라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질 않았다.


"하하하!! 그래! 저 제멋대로인 놈이 그럴 리가 없겠지. 못된 녀석. 이렇게 귀여운 아이를 들였으면 성의껏 잘해 줘야지!"


응? 나 방금 잘해준다고 맞게 대답한 거 같은데?


"대공이 못살게 굴거나 혹시라도 괴롭히거나 하면 언제든 내게 오너라. 들어볼 것도 없이 나는 네 편을 들어주마. 저 녀석 단단히 혼내줄테니 염려말고, 무엇이든 얘기해라. 알겠지?"


"네.. 폐하. 그런데, 정말 잘 해주십니다. 지내기 어려운 점 없습니다."


실은 저 자식이 며칠 전에 손목을 자르네, 사람을 죽이네 뭐 이러면서 먹을 것도 없는 데로 저를 쫓아냈어요! 하고 싶지만.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지. 어쩔 수 없다. 쩝..


곁에 선 시퍼런 눈길이 빤히 나를 향해 있었다. 성의껏 행복해 하는 표정을 들어 올린 나는 눈을 휘어 웃고 있는 황제를 보며 나긋하게 미소지었다.


"여기 조금만 기다리거라. 얼른 마무리하마. 만찬 함께 해야지."


황제는 손등을 두어번 토닥거린 다음 빠르게 몸을 돌려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그가 움직이자 조용히 굳어있던 실내의 모든 이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나와 라이가 선 방향을 향해 정숙한 태도로 고개를 숙였다.


라이가 표정없는 얼굴로 한 손을 들어 가벼운 동작으로 허공에 털었다. 저 거만한 동작이 인사를 받아주는 표시인 모양이었다.


멈춰 있던 이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던 일을 이어서 계속하려는 모양 대부분 마주선 이들과 나누던 대화를 이었고 누군가는 저만치의 서류 테이블을 향해 내딛던 걸음을 바쁘게 연결했다.


약간의 시간과 여유가 주어진 셈이었다. 구석진 자리 비어있는 곳으로 옮겨간 나는 조용히 저들의 동작과 행동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라이는 저만치에 섞여 있었다. 이스, 그리고 비슷한 또래의 제법 젊은 사람 몇몇이 그와 함께 모여 서서 뭔가를 얘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이스는 군부의 재상이라고 했지. 그럼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하고 있는 저들 역시 재상 정도의 위치에 있는 같은 그룹의 사람들이겠네.


제국에는 아홉 개의 부처가 있고 부처에는 각기 세명 씩의 재상이 저마다의 분야를 체계적으로 통솔한다고 했었다.


이스처럼 젊은 사람이 어떻게 재상이란 위치에 있을 수 있는지 무척 놀라웠지만, 대충 파악한 이 세계는 다분히 개인이 가진 능력으로 많은 것이 평가되는, 실력만 출중하다면 배경이나 나이는 큰 장애가 되지는 않는 상당히 합리적인 세상인 모양이었다.


물론 좀 더 들어보니 이스는 약간 다이아수저 같은 개념인 모양이었지만, 그녀가 거머쥔 자리가 단순히 그런 뒷배경만으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님은 제법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서른명 남짓한 재상들 그룹은 굳이 비율을 재 보자면 나이든 쪽이 더 많았다. 이스 또래로 보이는 이는 일곱명 정도가 전부였고 그 외엔 다들 중년을 훌쩍 넘긴 나이 지긋한 풍모의 사람들이었다.


차분히 살피니 라이의 집무실에서 느꼈던 것과 분위기가 비슷했다. 그 곳처럼 심하게 무질서하진 않지만 저들 역시 대체로 격의없이 대화하고 업무 상 나누는 지시와 수행에는 딱히 상하를 구분짓지 않는 자유로운 눈빛이 숨김없이 드러났다.


아직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겠지. 그래도 이제는 약간 알 것 같기도 하다.


질서와 규칙이 명확한 세계.


매겨진 서열과 밟고 선 위치는 스스로 정확히 인식하고 살아야 한다. 허나 그렇게 자신이 선 자리를 틀림없이 지키기만 한다면, 사람이 태어나 누릴 수 있는 성공과 자유를 의지대로 선택해 보상받으며 살 수 있다.


자기 몫을 지키고 노력하는 이들 앞에 비첸의 권능이 선사하는 윤택과 풍요는 별다른 차별 없이 공평하게 나눠진다.


물, 불, 바람, 흙. 저들에게 자연은 단순히 주어진 것이 아니다. 생명의 바탕이 되는 환경적 기본은 비첸의 권능이란 불가사의한 힘에 의해 마음대로 다뤄지고 편리하게 사용된다. 저들이 원하는 의지대로 가꿔진다.


무자비한 자연의 힘에 몰살당하지 않는다. 아무 뜻없는 거만한 손길에 그대로 짓눌려 헐벗을 필요가 없다.


저토록 신비한 힘이 자연을 움켜쥐고 있으니 기초적인 과학의 출발선에 사람들이 설 까닭이 없다.


나라가 돌아가는 시스템이나 삶을 가꾸는 문명은 발전하지만, 이뤄진 바탕 위에 불편이 없으니 당연해야할 과학적 호기심은 손바닥만한 지위조차 없이 설 자리를 잃는다.


과학이 분배하는 폭발적인 동력과 혼란이 없다. 안정되어 있으되 고요히 머무른다.


비첸의 권능은 강력하다. 그 불가사의한 힘 앞에 철저히 복종하기만 하면 저들이 이뤄주는 질서있는 체계 아래 아무런 부족함없이 더불어 살 수 있다.


이것이 바탕이었다. 단지 이것만이, 제국 시아멘타의 정신을 이루는 기본 문화임을 알 것 같았다.


**


느낌상 마무리하는 단계인가 보다. 서류 테이블들이 하나둘 가지런히 정돈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바쁘게 뛰던 걸음이 차츰 늦어졌고 분주했던 손길은 어느새 느려졌다.


"만찬엔 나와 가지. 에스코트 하겠네."


익숙한 저음에 고개가 돌아갔다. 어, 분명 없었는데? 언제 들어 왔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곁에 선 데이키먼의 붉은 눈은 호의적인 빛이었다.


"화..황태자..전하를.."


허둥지둥 인사하려 몸을 낮추는 순간 그가 툭 내 손목을 끌어당겨 자신의 팔에 얹어버렸다.


"앞으로는 굳이 격식 차릴 필요없다. 편하게 대해라."


대수롭지 않은 표정이 나를 끌어당겼다. 저만치에 라이를 두고 황태자를 따라 먼저 나가도 되는 건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움찔한 얼굴로 우물쭈물 거리는 내게 부드러운 목소리가 내려앉았다.


"왜. 라이가 신경쓰이나? 나와 함께 가는 것을 녀석이 싫어할까 걱정인가, 아니면 그저 내 곁에 서는 것이 싫어서 그러한가?"


빙그르 웃는 눈매에 장난기가 가득했다. 곤란하게 만든 다음 쩔쩔매는 반응이 보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런 부분을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저 제가 예법을 잘 몰라, 바르게 행동하지 않을까 싶어 염려가 됩니다."


데이키먼이 쿡쿡 웃는 소리를 냈다. 여튼 이러나 저러나 어정쩡한 걸음은 이미 그와 함께 열려진 입구 문을 향해 내딛어 지고 있었다.


"그대는 굳이 바르게 행동할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 시간나면 라이가 그동안 저지르고 다녔던 일들이나 한번 알아보게.


녀석과 같은 지위에 선 루카께서 무슨 그런 쓸데없는 걱정을 하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요망한 대공전하의 난감한 시첩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 역전[4] NEW 4시간 전 1 0 12쪽
» 역전[3] 24.09.18 3 0 15쪽
12 역전[2] 24.09.13 5 0 11쪽
11 역전[1] 24.09.11 6 0 16쪽
10 냉대[4] 24.09.10 7 0 17쪽
9 냉대[3] 24.09.09 5 0 12쪽
8 냉대[2] 24.09.08 6 0 17쪽
7 냉대[1] 24.09.07 7 0 13쪽
6 시첩[6] 24.09.06 7 0 12쪽
5 시첩[5] 24.09.05 6 0 11쪽
4 시첩[4] 24.09.04 8 0 12쪽
3 시첩[3] 24.09.03 12 0 12쪽
2 시첩[2] 24.09.02 10 0 17쪽
1 시첩[1] 24.09.01 16 0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